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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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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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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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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8

DUMMY

한국의 전통음식엔 다양한 음식이 있다.


이제는 유명한, 여러 밈으로 활용되어지는 김치부터 시작해 불고기, 잡채, 식혜, 산적, 된장, 비빔밥 등등... 이곳 발해에 와서는 이제 지영이 와서 뿌려놓은 여러 요리까지.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을 거론할 때 나오지 않는 음식이 있다.


“그래도, 이 볶음밥 통조림 덕분에 보급은 편하군.”


“그게 그나마 다행이지요. 아직 식생 파악이 되지 않았으니 통조림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굶어 죽었을 병력이 얼마인지...”


바로 볶음밥이다.


현대인 중에 볶음밥을 안 먹어본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볶음밥은 대중적인 음식이었다.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기 좋은 김치 볶음밥, 계란 볶음밥부터 야채 볶음밥, 군필자들이 좋아 죽는 동결 건조형 비빔밥 등등 이미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물론 전통요리 중 볶음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대표적으로 해주비빔밥이라는 명물이 있다. 하지만 다른 요리, 다른 밥에 비하면 그 인지도나 명성이 떨어진다.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생산되는 쌀은 현대에 생산되는 것 중 일부에 불과하다. 볶음밥에 어울리지는 않는 밥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볶음밥과 관련된 요리가 크게 발달하기 어렵다.


반대로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한국인들에게는 ‘안남미’라고 불리우는 이 쌀들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볶음밥에 어울리는 쌀이며 기후도 알맞아 기름과 향신료, 고기를 넣은 볶음밥 요리가 발달했다.


그리고 발해는 이런 안남미를 대량으로 수입해서 써먹고 있는 나라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론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발해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파트너로 안남도호부를 점찍었고 안남도호부는 위로 중국, 아래로 참파의 공격과 견제를 버티며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했다. 양쪽으로 숙적이 있는 그들로서는 적어도 한쪽의 힘을 빼주고 필요한 물건을 교류할 수 있는 발해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굳이 꺼릴 이유는 없다.


군수물자란 하루아침이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분업을 적용하고 자연의 힘을 이용한다고 한들 근본적으로 수공업의 형태이다. 칼 한 자루, 갑옷 한 벌을 만드는 데에는 자연히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 법이고 발해를 포함한 모든 나라는 현재 군수품의 생산력이 전장에서의 소모속도를 절대로 따라가지 못한다.


그러니 평시에, 긴 시간을 투자해 비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안남 도호부 체급에 두 나라를 모두 견뎌내기란 힘든 일이다. 발해는 이를 보조해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다.


발해의 경우는 반대로 군량미 확보가 주된 목적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볶음밥,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지만 볶음밥은 의외로 전투식량이 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향신료와 고기를 넣고 기름에 볶는다. 자연히 한 끼에 섭취할 수 있는 열량이 높아지며 밥을 볶는다는 행위 하나만으로 밥의 보존성이 높아진다. 수저 하나만으로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으며 굳이 다른 반찬이 필요치 않다. 까놓고 말해 각기 맛이 다른 볶음밥 통조림만 있으면 적어도 식수를 제외한 식사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안남미는 볶음밥을 만들기 매우 적합한 품종이다. 그냥 밥을 하면 대부분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지만 볶음밥으로 만들어 먹으면 그냥저냥 먹으니까.


안남미를 공수하면 군용 식량으로 빠지는 식량을 민간으로 돌릴 수 있다. 그리고 절대 수가 적지 않은 우호적인 시장 개척도 가능하며 여차할 때 중국의 뒤를 물 전략적인 동맹으로도 써먹을 수 있다.


경유해서 인도로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땅을 파면 화약이 나온다니까? 말이 안 되, 그 땅은”


“... 누군 저렇게 건물 지어서 힘들게 화약 만드는데 참으로 속 편한 동네네요.”


무연화약이 나오기 전까지 유효한, 아니 무연화약 나온 후에도 다른 용도로 유용한 초석이 땅에서 나오는 땅, 인도.


그 외에도 얻을 것이 많은, 발해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신천지가 아닐 수 없다. 폭력적인 방식을 제외하고 평화적인 교류만 이어가도 이득이 되는 신천지.


결론만 말하자면 안남과의 교류는 양국에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아... 시발 또 볶음밥이야? 취사병아, 딴 거 없니?”


“다른 맛으로 드립니까?”


“아니... 하... 아니다, 그냥 내놔.”


... 아무튼 큰 이익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어이구, 얘들아. 비서실장님 오셨다.”


그 말에 느릿하게 덩어리들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을 거 같던 왕건은 손을 휘휘 내저었다.


“괜찮습니다. 뭐 다른 사람들 귀찮게 할 거 있나요.”


“성격도 좋으셔. 그래서 뭐요, 심부름?”


“예, 전하께서 보내셨습니다. 자, 여기 명령서.”


남자는 껄렁한 태도로 명령서를 휙휙 읽고서는 작게 혀를 차더니 품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명령서에 쿡 꽂고는 휙 던졌다.


누가 보면 이 묘기만 연습한 것 같이 단검은 자연스럽게 뒤돌아 있는 사내의 손에 정확히 안착했다. 물론, 손잡이 부분으로.


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그저 동네 왈패, 농사꾼, 어디에나 있는 노인 등으로 보일만한 이들이었고 왕건 역시 처음에는 ‘이딴 게 발해의 그림자라 불리는 비밀경찰국...?’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들의 실력, 임무 수행 능력을 보자마자 그런 생각을 곱게 접을 수밖에 없었다. (정보성은 비밀경찰국으로 개편되었다.)


현지 공작원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들 역시 명민한 두뇌, 뛰어난 임기응변, 주위와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친화력 등등 비밀경찰국이 왜 비밀경찰국인지를 똑똑히 알려주는 듯했다. 이들은 아마 국내외로 수백, 수천명이 깔려서 온갖 정보를 모으고 교차하여 나온 정보들을 지영에게 물어다 주고 있겠지.


그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르게 섬뜩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었다. 그런다고 무언갈 할 생각은 없었지만.


“애미, 특작대 소집해야겠네.”


“오야, 욕봐라.”


“예이.”


단검과 명령서를 받은 남자는 어느샌가 사라지고 대장격인 남자만 남아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거, 실장님.”


“예”


“혹시 비서실장 끝나면 비밀경찰 일 할 생각 있으신가?”


“...? 저요?”


“그럼 여기에 실장님이 어디에 또 있나. 당연히 내 눈앞에 있는 왕 실장님이지. 내가 나름 사람 보는 눈이 좋거든? 왕 실장님은 비밀경찰이나 외교관 같은 직업이 천직이우. 경험삼아 한 몇년 굴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왕건은 진심으로 당혹스럽다는 듯 대장을 바라보았다. 아니, 누구라도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건 당연하리라. 나름대로 국왕 직속이며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고 봐도 좋은 비서실장직. 장관직으로 가는 것도 어지간하면 ‘애매한데?’라는 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비밀경찰이라니.


물론 비밀경찰도 요직 중의 요직이다. 중요도를 따지자면 비서실장만큼이나 높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약 백 년간은 자신이 비밀경찰로 임기를 보냈다는 사실은 공표되지 않겠지만.


그리고 의외로 대장의 눈이 정확했던 것이 왕건은 실제로 외교력과 친화력에서 능력을 발휘한 것이 사실이다. 아마 외교관으로 일하거나 혹은 비밀경찰로 친화력을 발휘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 역시 잘 할 것이다.


“음... 그게, 제가 아직 비서실장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뭐, 그냥 그쪽으로도 생각해보라는 이야기요. 아직 젊잖소? 젊을 땐 원래 이리저리 굴러보면서 배우는 것도 다 경험이요. 크게 되려면 이런 저런 경험이 많은 게 유리하지.”


크게 된다는 뜻이 내무성 총리임을 알아챈 왕건은 자연스럽게 얼버무리고 그 자리를 떴다. 국왕인 지영도 그렇고 저 대장도 그렇고, 자신을 너무 올려치는 것 같아 약간은 곤란했다. 뭐, 기쁘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어이구, 견 소장님 아니십니까? 여긴 어쩐 일로 오셨답니까?”


“화포 개발이 이곳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여서 말입니다.”


“아아, 그렇지요. 견 소장님이 새로운 부대를 담당하시니 궁금해하실만도 합니다. 자자, 제가 안내하지요.”


견훤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이번에 제가 온 건 새로운 개념도를 한 장 발견해서 말입니다.”


“호... 한 번 보여주시죠.”


안 그래도 철제 화포의 개발이 영 지지부진하던 차에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개념도라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그는 눈을 반짝였다.


세부적인 개발이야 자신들이 하고 있지만 이 화약 병기라는 생각 그 자체는 바로 국왕에게서 나온 것이며 국왕의 개념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주고 정답에 근접하도록 인도하는 참고서와도 같았다.


“아... 그런데 이건 화포라고 보긴 좀 그래 보입니다. 기동성이야 좋겠습니다만”


“... 거대한 화약 화살을 쏘는 겁니까?”


개념도를 훑어 본 짤막한 연구원의 감상평에 견훤은 고개를 끄덕였다. 로켓 병기가 화살이랑 비슷하게 생겼고 그걸 화약으로 힘으로 날려서 터뜨리는 거니 영 틀린 말도 아니었던 셈이다.


“맞습니다. 보시다시피 차체 제작에는 큰 노력이 들어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다련장포탄이라는 것만 잘 만들면 될 것 같군요.”


“음...”


“아시다시피 군은 즉각적으로 전력화 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합니다. 특히나 제가 계획하고 있는 군의 특성상 기동성이 보장되면서도 적을 제압할 수 있고 때로는 성벽도 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합니다, 연구소장님.”


“흠... 뭐, 군의 입장이야 이해합니다. 그럼 따로 부서를 하나 꾸려보도록 하죠. 인력이 남을진 모르겠습니다만.”


중화기개발연구소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총기야 저쪽 견훤이 공동개발연구소장으로 있어서 연구하지 않는다지만 화약 무기에 총만 있던가. 박격포, 대포, 이번에 견훤이 슬그머니 들고 온 다연장포 등등... 거기에 대포도 구경, 탄도 등에 따라 또 세부적으로 나뉘어지는지라 중화기개발연구소 안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부서가 세워져 있을수 밖에 없었다.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소장님.”


“나라를 위한 것인데 최대한 힘써야지요. 아, 총기는 잘 개발되어 갑니까?”


그 말에 견훤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잘 개발되어가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치륜식의 기계장치는 여전히 말썽이었고 화승식은 성능이 뒤떨어졌으며 수석식은 부싯돌 구하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그런 견훤의 표정에 연구소장은 다 이해한다는 듯이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게 다 그렇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작가의말

발해의 안전은 비밀경찰국이 책임집니다! 신민 여러분을 언제라도 보호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안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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