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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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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4.22 13:25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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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82,298

작성
23.07.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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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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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발해6

DUMMY

고구려는 한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서로 창칼을 겨누고 서로의 행보에 견제구를 날리지는 않지만, 혈맹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미적지근한 관계다.


반대로 한국과 끈끈해진 나라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일본이었다.


831년에 양국의 교역이 활발해지며 한-일 상호통상조약을 맺는 것을 시작으로 846년에 맺은 한-일 단위 표준화 조약, 849년에 맺은 한-일 문화교류 협약, 862년에 맺은 한-일 불가침조약, 최근에 협약을 맺은 한-일 물자교류에 관한 협정까지. 공식적인 군사동맹만 아닐 뿐이지 사실상의 동맹 관계였다.


아니, 동맹보다 더 끈끈하다면 더 끈끈했다. 물자교류에 관한 협정으로 인해 한국은 일본산 동, 유황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었고 일본은 한국산 면포, 강철, 설탕을 잔뜩 구매하고 있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였지만 이 물자교류에 관한 협정으로 인해 서로간에 필요한 물자를 최우선으로 구할 수 있었다.


이른바 일종의 분업인 셈. 한국이 동과 유황을 자국 내에서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들이는 인력, 시간, 비용보다 그냥 일본에서 사오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고 일본 역시 면포, 강철, 사탕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사오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아니, 애초에 설탕은 한국만이 생산하고 있었으니 설탕은 아예 대체가 불가능했다.


“장관, 오늘 일본 대사를 만난다고 했지 않았나? 그런데 날 찾아온 이유가 뭔가?”


“이미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흠, 도대체 대사가 무슨 이야기를 하였기에.”


“... 아무래도 독대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교부 장관의 상황 요약에 지영은 무슨 일인지 대충 알아챘다. 요약하자면 일본 내부의 정치싸움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천황파와 섭관가 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 즉위한 천황인 다이고 천황은 한국의 조력을 바라는 것이겠지.


내심 이해는 갔다. 선대 천황은 일개 신하에게 빌다시피 해서 그를 불러들였고 나름 야심차게 개혁을 추진했으나 실패한 다음에 양위한 거니까. 그리고 다이고 천황은 이제 막 열다섯 정도 된 한창 혈기 넘치는 꼬맹이인지라 천황가의 힘이 약해지고 섭관가의 힘이 강해지는 데 불만이 있었던 것이겠지, 아마.


‘우리의 직접적인 도움을 바라는 것은 아닐테지. 그럼 물자교류에 관한 협정에서 힘을 빌려달라 하겠군.’


섭관가의 힘이 강하다고 한들 천황이라는 이름이 주는 힘은 어디 가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맞다면 지금은 섭관정치의 초기. 외세를 불러왔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지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정리한 후 일본 대사를 만났다.


“대사, 그간 잘 지내셨는가.”


“외신이야 평안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그간 평안하셨는지요.”


“나도 못 지낼 이유가 있나. 그냥저냥 지내고 있지.”


둘은 잠시간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래, 이야기는 대강 들었네. 면포와 강철의 독점권을 달라고.”


“그렇사옵니다.”


면포, 굳이 많고 많은 품목 중에 면포를 지목한 이유야 뻔했다. 우선 면포는 생필품에 속하는지라 많은 이들이 구매대상이다. 설탕, 강철, 황칠한 물건들이야 수요층이 한정되어 있지만, 면포는 그렇지 않다.


어디에서나 판매하기 좋은 물건이고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뿌렸을 시 인심을 얻기도 나쁘지 않은 물건이며 다목적으로 쓰이기도 하니 면포 하나면 뽑아먹을 수 있는 이익이 차고 넘치지 않은가. 정치적, 경제적 두 목적에 모두 활용 가능한 품목이었다.


강철 역시 마찬가지. 면포와는 다르게 수요층이 비교적 한정적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넓은 수요층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군사적으로 가치가 굉장히 높았다.


“협정에 그런 조항은 없었네.”


“그러지 말라는 조항 역시 없었지요.”


“틀린 이야기는 아니긴 하네만...”


지영은 느긋하게 차를 홀짝이며 대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급한 건 지영이 아니었고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흠흠... 만일 전하께서 사소한 불편을 눈감아 주신다면 아국의 천황께서 필히 크게 보답할 것입니다.”


“그런가?”


“아국 천황께서는 신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대사가 내민 친서를 확인한 지영은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헌데, 독점이라 함은 우리 기업의 물량 또한 제한하겠다는 이야기지. 그에 대한 대책은 있는가?”


“당연히 대금을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다면 중간에 유통 과정이 하나 더 생기게 되지... 가격 상승은 필연적일 터. 굳이 그런 부담까지 감수하는가?”


“천황께서 지시하신 사항입니다.”


“... 그런가? 뭐, 구매자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이쪽에서 무어라 할 말은 없군. 천황께서 천황만의 생각이 있으시겠지. 하지만 이 이야기는 기업들과도 어느정도는 이야기가 되야 하는 사안일세. 뭐, 그 부분이야 그렇다고는 하고... 하지만 영구적인 독점은 불가능하네.”


“물론 알고 있습니다만 최대한 긴 기간을 보장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말에 지영은 가만히 머리를 굴렸다. 천황의 친서, 그것은 거의 백지명령서나 다름없는 내용이었고 발해 역시 조만간 국력을 끌어모을 일이 생길 예정이었기에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 보였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천황의 권력이 약화되어야 지방의 권력이 강해지며 지영이 알고 있는 막부가 나온다는 것이지만 지영같이 영원히 왕좌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 후손에게 나라를 물려주는 전제군주제의 특성상 지영이 바라는 분열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었다. 물론, 그게 언제인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흠... 좋네. 양국의 우호를 위해 이 제안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처리하려고 노력하겠네. 추후 협상은 장관이랑 하면 될 걸세.”


“역시, 전하께선 신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실로 감사드립니다.”








한반도


쓸만한 지하자원이라고는 없다시피 한 땅.


그나마 캐낼 만한 자원이라고는 텅스텐이나 석회석 정도?


물론 다른 자원들이 없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지만, 채산성이 없는지라 굳이 캐야 하나 싶을 정도.


아무튼 이런 한반도에서 놀랍게도 세계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던 보석류 광물이 있었으니... 바로 자수정이다.


문제라면 자수정의 가치는 애매했다. 아름답긴 하지만 보석이라기에는 희소성이 없고 산업적, 과학적으로 쓸만한 광물도 아니었다. 좀 내려치자면 비싼 돌덩이 정도?


그런 미운오리새끼가 드디어 쓰임을 찾았으니... 그 쓰임새란 바로 부싯돌이었다.


수석식 소총에 끼우면 부싯돌이 쉽게 깨진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의외로 치륜식에 끼우니 그냥저냥 굴러갔다.


“만약 장군께서 화승식이 싫다고 하시면 그나마 이게 가장 나을 겁니다. 문제라면... 음, 생산성과 비용인데...”


김휘는 거뭇해진 눈가를 꾹꾹 누르면서 단언했다.


“이걸 생산한다고 하면 기존의 계획대로 이루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오십 정 정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오백을 오십으로 잘못 말한 것 아니오?”


“안타깝게도 오십 맞습니다. 기계장치가 꽤 복잡합니다. 어지간한 기술공은 손도 대지 못할 테지요. 양산을 위해 부품 단순화와 생산공정 단순화를 해보긴 할 테지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견훤은 지영이 왜 굳이 치륜식 소총을 개념안으로만 남겼는지 대충 이해했다. 만약 수석식을 만들 수 있다면 사실상 치륜식은 돈 낭비, 인력 낭비에 가까운 총이었다.


한 달에 오십 정, 일 년에는 육백 정. 많아 보이겠지만 비축물자를 고려한다면 한 여단에 최소 팔천 정의 소총을 보급해야 한다. 한 개 여단, 그러니까 대략 육천여 명을 무장시키기 위해서 최소 십 년, 최대 십 삼년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소한 초기 생산량이 일 년에 천 정은 되어야 할 것인데...”


“인력을 두 배로 늘리면 되겠군요. 물론... 그만한 인력이 많이 수급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몇 년 우선적으로 인재를 배정받으면 괜찮지 않겠나. 그리고 양산을 위해서 이것저것 한다면 초기 생산량이 늘어날지도 모르지.”


“스읍... 몇 년은 경험이 필요할 겁니다, 소장님. 단기적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화 이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9급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김휘는 그리 직위가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었다. 그런 그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면 방법이 없다고 봐야 했다.


“... 우선 전하께 보고하겠소.”


견훤은 그 자리에서 보고서 한편을 뚝딱 완성한 다음에 시제용 총기를 들고 지영을 찾았다.


“... 연간 육백 정? 이건 너무 심한데. 여단 하나 무장시키는데 최소 십 년 아닌가?”


“양산 최적화 공정과 기술자들의 숙련도가 늘면...”


“견 소장, 우리네 육군 병력만 칠만이 넘네. 적어도 초기 생산량이 일 년에 천 정은 나와주지 않으면 곤란해.”


“하지만 전하, 화승식은 여러 문제점이 많습니다. 생산성과 비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화승식을 피해야 합니다.”


“천 정”


“하지만 전하...”


“천 정”


할 말이 막혀버린 견훤이 애처롭게 지영을 바라보았으나 지영은 냉정했다.


“내가 뭐 비용 가지고 문제 삼은 것도 아니잖나? 내가 시제품으로 만든 소총보다도 비싼데도 아무 말 없잖나. 생산성만 어떻게 하라 이거지, 생산성만. 응? 그게 그리 어렵나?”


“아... 그것이...”


“장군”


“예, 전하.”


“맷돌 갈 듯이 갈게”


“... 예?”


“기술자들을 맷돌 갈 듯이 갈란 말이야. 갈아대다 보면 뭐라도 나온다고, 알겠나? 원리가 어려운 것도 아니잖나?”


맞다, 원리가 어려운 것은 아니긴 하다. 툭 까놓고 말해서 일회용 라이터 원리랑 동일하니까. 그런데 원리가 같다고 난이도가 다 같은 건 아닌지라 견훤은 입만 헤 벌리고 지영을 바라보았다.


“견 소장, 명심하게. 신뢰성을 제외하고 비용과 생산성 둘 중 하나는 잡아야 하네, 알겠나? 기술자를 갈아내지 못하면 군인이 갈린다네.”


소수의 특수부대에게 들려줄 무기였으면 비용, 생산성을 어지간하면 무시하고 최고의 성능을 가진 무기를 만들어도 괜찮으나 이번에 개발하고 있는 소총은 누가 뭐라해도 만 단위의 병력에게 보급해야 하는 제식무기였다.


한 삼만 명 무장시키는데 드는 시간이 몇십 년, 이렇게 나와버리면 곤란했다.


“...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하는 견훤의 눈에는 의지가 활활 불타다 못해 화산이 폭발하듯 거세게 폭발하고 있었다.


“난 견 소장의 능력을 믿네”


토닥토닥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ㅠㅠ

시험은 좀 어려웠지만 어쨌건 앞으로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금요일날 아마 피부 멍울잡힌거 쨀 수술이 있긴 한데 보기엔 심각하진 않아서 입원까진 안하겠죠 ㅎㅎ

암튼 앞으로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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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57 루이미너스
    작성일
    23.07.31 10:05
    No. 1

    ?? : 4달ㄹ....아니 천 정
    ??? : 아니 기술 그게...
    ?? : 천 정
    ??? : 알겠습니다....천 정....공밀레...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07.31 11:41
    No. 2

    안 되면 되게 하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sn****
    작성일
    23.07.31 10:41
    No. 3

    영생의 안늙는 왕 앞에서도 할말 다하는 일본...딴나라도 지영이 안늙는 영생군주 라는거 아나요?
    고구려 나 일본 이나 지영이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궁금합니다
    수술은 수술이라 통증 꽤나 있으실 겁니다....복부에 멍울잡혀서 수술하고 당일 현장 복귀한 친구봤는대 고생꽤나 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07.31 11:51
    No. 4

    간단히 언급하자면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소설에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입원만 안하면 됩니다 입원만 ㅠㅠ 방학에 입원할 순 없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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