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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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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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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5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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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2

DUMMY

플린트락 머스킷. 일명 수석총이라고도 불리는 머스킷의 한 종류.


현대인이 보기엔 아니 매치락 머스킷 쓸 바엔 든든-한 플린트락 머스킷 쓰지 왜 굳이 매치락 씀? 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정말 모르는 소리. (매치락 머스킷의 대표주자로는 조총이 있다.)


“이 축복받은 땅덩어리에서는 이 부싯돌을 제대로 구할 수가 없네. 뭐... 소수라면 구할 수야 있겠지만 대단위로 운영하려면 힘들지.”


우선 부싯돌을 구하는 것부터가 문제다. 적어도 한반도에서는 군대를 운영할 수 있을 만한 부싯돌을 구하는 것부터가 일이었고 이 망할 부싯돌은 꽤 고가인 데다 소모품이기까지 했다. 지영은 이 실험용 소총을 만들 때 한반도에서 정말 많이 나는 자수정을 사용했고 나름대로 괜찮긴 했으나 문제는 자수정은 플린트락 방식에서 너무 잘 깨진다는 게 문제였다.


기계장치와 거기에 쓰이는 재료도 문제였다. 매치락 방식과는 다르게 플린트락 방식은 더 복잡한 기계장치와 더 강한 탄성을 요구했으며 지난 백 년간 관련된 공학의 수준이 높아지긴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그 정도의 강한 탄성을 가진 스프링강을 몇천, 몇만 단위로 만드는 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이제는 일 년에 시계 한두 개 만들던 시절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그럼 이 부싯돌은 도대체 어디서 구해야...”


“저 멀리 떨어진 땅에서 구하는 게 가장 좋지. 정 안되면 일본과 협력을 해야 할 테고. 대륙에서도 긁어모을 수 있고...”


말하다 보니 한숨만 푹푹 나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어설프게 기억했던 엘랑-식 초석밭은 이제 여러 곳에서 정상작동을 하고 있어 조선처럼 부뚜막이랑 길 뒤져가며 흙을 채취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근데 또 본고장인 엘랑에서 했으면 훨씬 빠르게 할 수 있고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을 지을 필요도 없었을 텐데... 아, 건물은 지었던가 어쨌던가.


“후, 아무튼 발사하는 방법이 다르지 위력은 비슷하네. 이게 가장 만들기 쉬웠던 소총일세.”


지영은 화승에 조심스레 불을 붙이는 등의 길고 긴 장전을 완료한 후 발사했다. 그냥 개머리판이 큼지막하게 달린 조총이랑 다를 바가 없어서 길고 긴 장전시간과 화승의 불편함은 여전했다. 그렇다고 위력이나 명중률마저 떨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어때, 구미가 좀 생기나? 이미 지질학자, 화약 기술자, 금속 기술자, 기계 기술자를 포함해 기술진들은 준비가 되어 있네. 군부쪽 인원만 채워진다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지.”


“... 이런 중요한 걸 제가 맡아도 되겠습니까?”


“흠, 자네 맡으라고 부른 거네만. 싫다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좋은 기회가 될 걸세. 안타깝게도 시간이야 좀... 걸리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화약은 이미 코닝 처리까지 완료된 것을 사용하고 있었고 장전방식 역시 종이 탄포를 이용한 장전방식이 이미 정립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가 해야 할 것은 작전요구성능과 생산성을 적절하게 조율하고 이를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전열 보병이나 테르시오가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절대로 그냥 ‘한줄로 서서 가세요’한다고 만들어지는 전술이 아니다. 훈련 방법은 어떻게 해야 하고 사고는 어떻게 방지해야 하며 한 명의 장교나 부사관이 몇 명까지 통솔할 수 있고 화약은 어떻게 보급해야 하는지 등등... 아예 생판부터 고민해야 했다. 다행인 건 큰 형태는 지영이 대강 알고 있다는 것 정도였지만...


“적어도 오 년 이상은 걸리겠군. 화약을 처음 만든 게 거의 백 년 전인데... 참.”


“...예?”


“아, 몰랐나? 이건 거의 백 년 정도 전에 만들어졌네. 모르겠지만 이 화약이라는 물건도 굉장히 골 아픈 물건이라 그 원재료를 양산하고 그 원재료를 최적의 비율로 배합하고, 가공하고 그 과정을 뒷받침할 충분한 예산까지. 그렇다고 내가 할 것이 이거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나? 여러 가지로 일을 벌이다 보니 이리되었지.”


말을 마친 지영은 조용히 그를 쳐다보았다. 선택을 부추기는 듯한 눈빛이었지만 이미 그의 결심은 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것만큼 더 군사적으로 가치있는 일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말대로 오 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오 년에서 십 년이라고 해봐야 삼십 대 후반에서 사십 대 초반이다. 그 정도면 해볼 만했다.


“제게 맡겨 주십시오. 반드시 성과로 보답하겠습니다.”


“음, 그래야지. 그럼 보직은 화기개발연구소 공동개발연구소장으로 해두겠네. 내 직속으로 빼놓을 테니 일 있으면 부담가지지 말고 찾아오게나”








“... 기다리고 있었나?”


“예, 전하...”


지영은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최대한 안 보이게 닦는 비서실장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땀을 닦아도 머리가 땀을 먹어치워 덩치가 커진 것은 감출 수가 없는지라 손수건 한 장을 꺼내 머리를 마구 닦아주었다, 아니 쓰다듬었다 하는 게 옳을까? 어쨌건 머리가 산만해진 것만 제외하면 괜찮아졌다.


“요령이 없어, 요령이. 좀 그늘에서 기다리면 누가 잡아간다더냐”


“그래도 전하를 보좌하려면...”


“어이구야, 내 궁에 가서 기다려도 된다 했거늘. 쯧, 되었다. 가자”


“아... 예!”


말에 타고 나서도 무언가에 신경이 팔린 그의 태도에 이상함을 느낀 지영은 넌지시 물었다.


“신경쓰이는 것이라도 있더냐?”


“아... 예, 이상하게 저 견 소장을 보면 뭔가... 음...”


그 말에 지영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진짜로 저렇게 느끼기에 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실 역사에서도 지겹도록 얽혔던 둘이다. 홀로 알고만 있던 관계가 이렇게 변하는 것도 퍽 신기한 일이었다.








“김뱀, 신임 총독님이 오신다 하지 않았습니까?”


“맞는데, 왜”


“보통... 총독 이취임식 할 때 여단을 끌고 옵니까?”


그 말에 김병장은 망원경을 낚아챈 후 저 멀리서 다가오는 배를 유심히 살폈다.


한눈에 봐도 대규모 함대인 듯 차츰 바다 위를 흰 돛과 선체가 뒤덮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랑이라도 하듯 내걸린 깃발은 총 다섯 개.


“... 2군단?”


“예? 군단? 우리 1군단이 전부잖슴까?”


“... 창설되었나 보지. 가서 총독님께 알려.”


“아, 옛!”


후임이던 일병이 뛰어나가자 김 병장은 괜스레 자신의 무기를 매만졌다.


“음, 신임 총독? 그 흉참한 물건은 좀 치우지 않겠나?”


“이건 전하께서 항상 가지고 다니라 하셨소.”


강렬한 눈빛과 다부진 체구에서 느껴지는 위압감, 그리고 함께 온 군대. 이 뜻을 모를 만큼 멍청하면 대만도 총독이라는 고위직을 수행할 수 없었다.


“공세할 생각인가? 내 군인은 아니지만, 이곳은 날이 덥고 산세가 험해 공세가 어려울 것인데.”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대만 역시 한반도와 같은 동고서저의 지형이었는데 그 정도가 한반도보다 심해 한국이 주로 차지한 동해안 인근에서 서쪽으로 나가기란 쉽지 않았다. 좋게 말하자면 지키기 쉬운 땅이고 나쁘게 말한다면 똥땅인 셈이다.


그럼 굳이 한국은 왜 동해안부터 점령했을까?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한국이 그동안 바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대만총독부에는 큰 지원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 그동안 북해도를 집어삼키고 사할린까지 올라가며 내정을 하기 바빴기 때문에 대만총독부는 수세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둘째는 대만은 당에도 알려지긴 알려진 땅이었으며 당나라는 이런저런 이유로 원 역사보다는 혼란이 덜하고 늦게 찾아왔기 때문에 할 일이 많은 한국으로선 굳이 당나라의 심기를 긁어서 해야 할 일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대만의 용도는 인도차이나반도로 항해할 때 이용하는 중계항 정도가 최대의 용도였으며 그 정도의 용도는 동해안의 일부 지역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의 당은 원 역사처럼 껍데기만 남은 수준은 아니지만 극심한 혼란과 중앙의 부패로 대만 섬 따위에 신경 쓸 여력은 없었고 지영은 북벌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으며 그 전에 대만을 차지해 비옥한 농토, 삼림자원, 지하자원을 이용하고 싶어했다.


“우리의 동화정책은 잘 되어가고 있다네. 저들은 우리의 풍부한 물산과 문명에 감화되어 스스로 우리의 신민이 되길 청하고 있지. 굳이 무리한 공세를 하지 않아도 될 터인데”


“그래서? 우리와 접한 모든 부족이 복속하오?”


“대부분의 부족은 복속했지. 자잘한 다툼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함대와 군대를 끌고 올 일은 아닐세!”


“공포란, 한 번에 압도적으로 주어야 하는 법이오. 저항할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게. 그리고 험한 산세를 말하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동방에 국한하지 않소? 우리에겐 해군과 사백여 척의 수송대가 있소.”


그 엄청난 규모에 그는 질려버렸다. 이만한 규모의 군대가 동원된 게 도대체 얼마 만인지도 알 수 없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아마 역사 시간에 배운 탐라국 원정 당시의 수송대가 이에 미칠까. 아니,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때 동원했던 수송대는 구형과 신형을 모두 합친 것이지만 이미 발해는 모든 구형 수송선을 퇴역시키고 신형인 0형 수송선으로만 수송대를 보유한 상태였다. 그때 주력으로 사용했던 수송선에 비교하면 배수량이 두 배는 큰 배다. 그런 배를 무려 사백여 척을 끌고 왔다는 건 정기적으로 이용되는 수송대와 예비대를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전력을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신임 총독에게 백날 말해봐야 의미 없었다. 아니, 국왕인 지영을 직접 찾아가 읍소해도 소용없을 것이었다. 이미 칼은 뽑았고 뭐라도 베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었기에.


“... 너무 과하게만 하지 마시게. 적어도 동부의 이들은 우리에게 충분히 우호적이야. 그리고 환경도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곳일세. 이들의 수준이 미개하더라도 현지의 협력이 없다면 어려워. 연해도의 통치를 기억하게”


“공포는 수단이고 우리의 목적은 점령 후 통치요.”


“... 그래, 그 정도면 되었네”


그의 심정이 어떤지는 몰라도 그 이후로는 간단한 인수인계 후 이취임식이 치러졌다. 신임 총독은 지영이 내려준 자랑스러운 이름이 총독부 건물에 오르는 것을 남은 눈동자로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2군단장 겸 대만도 총독 김선예’


‘★★★’


두 개의 깃발은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펄럭이며 자신의 위용을 실컷 뽐냈다.


작가의말

예비군 훈련 갔다가 뻗었습니다...
이걸 앞으로 몇 년은 더 받아야 한다 생각하니 아찔하네요 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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