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88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2.16 12:10
조회
144
추천
2
글자
5쪽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0화 프롤로그





나는 죽어가고 있다.


투툭, 투툭.


검은 빗방울이 동공을 때린다.

눈동자도 촉각이 있었구나.

매번 세상을 보기만 하던 곳이라 촉각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눈으로 맞아 본 빗방울은 제법 차갑고, 무거웠다.


“그어억.”


속에서 피가 올라온다.

심장이라도 밀려오는 것인가.

본능적인 거부감에 몸이 떨린다.


바닥에 누운 시야에 시퍼런 빛이 흐릿하게 들어온다.


어스름한 태양빛이 가슴에 꽂힌 칼날을 반사했기 때문이겠지.


“오~ 벗이야. 아직 죽지 않은 건가?”


시야는 흐려지건만, 청각은 되레 또렸해진다.

놈의 여상한 대꾸가 거머리처럼 귀속을 기어들어온다.

당장이라도 귀구멍을 파내고 싶으나, 나는 이미 눈꺼풀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태다.


내 혼백은 이미 저승에 한발 걸쳤으니까.


“이런, 이런, 동공이 풀리고 있군.”


무언가 검은 그림자가 내 시야를 덮는다.

놈의 얼굴이 보인다.


‘신장.’


한 때는 오래 두고 가까이 사귄, 절친한 벗이라 여겼던 자다.

허나 이제는 아니다.

놈은 원수일 뿐.


‘누이와, 고향 동래...... 그리고 나의 원수.’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놈의 비웃음이 손에 잡힐 듯하다.


“그러니까, 제안을 받아들였어야지.”


놈이 거듭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제안, 제안, 그 놈의 빌어먹을 제안!


“쿨럭!”


“아! 받아들일 생각이 들었는가?”


어찌된 일인가.

모든 기관이 먹통일진데, 목소리만은 제대로 울린다.


기이한 일이다.

분명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마치 누군가 내 목구멍만 열어놓은 듯 하다.

내 대답을 듣기 위해서.


“조선을······ 주겠다던 그 제안......말이더냐?”


“아, 역시 기억하는구나! 맞다. 지금이라도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도대체 왜 그런 제안을 하는 것이냐?“


내 말에 신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왜 궁금하지?“


놈은 코앞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조선을 주겠다고! 이 나라를! 갖고 싶지 않아?“


놈의 고개가 홱 돌아간다.

무언가를 가리키는 듯 했으나,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네 누이들을 살려주겠다잖아? 이걸 고민할 이유가 있나? 누이들을 살리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런가?

놈이 가리킨 것은 누이들이었던가.

시야가 흐려지기 전, 마지막으로 보았던 누이들을 떠올렸다.

처참한 몰골로 죽어가던 누이들의 모습을.


어머니같던 첫째 누이.

동생 주제에 나를 보살펴 주었던 둘째 누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막내.


그런 누이들을!


속에서 천불이 치솟고, 울분이 폭발한다.

그럴수록 몸 속의 피는 자꾸만 밖으로 뿜어진다.


“쿨럭!”


놈의 천진한 목소리와 속을 알 수 없는 질문이 속을 헤짚었다.

이제와 생각하니 놈은 언제나 똑같았다.

마치 미물을 죽이는 아이같은 천진함과 호기심이.

매 순간, 사람을 만날 때도 그 본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순간, 번뜩하며 한가지 사실이 스친다.


“······거절한다.”


“뭐?!”


놈의 목소리가 쩍하고 금이 갔다. 마치 번개가 천지를 가르는 거처럼.

이내 흔들리던 놈의 신형이 내 가슴에 박힌 칼을 비튼다.


“컥!”


심장이 비틀리며 피가 솟구친다.


“아파?! 아프지!”


신장은 웃는 듯 우는 목소리로 물었다.

사람같지 않은 울부짖음이리라.


“크흐흐흡, 크하하, 크흐흐흑 흐흑! 그러니까! 내 제안을 받아들여!”


“크흡······ 싫다!”


“왜!”


“나는······”


나는 잦아드는 목소리로 한음절씩 뱉었다.


“나는······ 사람이니까!”


“뭐?!”


“네 놈은······”


생애 마지막에 와서야 간신히 알아차렸다.


“······인간이 아니지 않느냐?”


신장, 이놈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동래에 즐비한 시체를 떠올렸다.


죽어간 동래 사람들이 떠올랐다.

앞으로 죽어갈 조선의 백성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내 누이들을 추억했다.


“그러니 거절한다. 그러니 나는······”


복수를 위해서.

이 조선을 위해서.

더 나아가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반드시, 죽일 것이다······네놈을!”


죽어도 사라지지 않을 한을 담아 선언했다.

반드시 죽이겠다고!

내 한 맺힌 선언에 신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불가능하다. 벗이여”


신장의 비웃음이 내 귀를 지난 후에는, 내 가슴에 꽂혀졌던 칼이 횡으로 그어졌다.


슈가가각-


갈비뼈가 갈라지고 심장이 베였다.


푸슈슉-


가슴에서 피가 솟구쳤고, 신장의 얼굴 위로 내 적혈(赤血)이 뿌려졌다.

피가 빠져나간 혈관에 서리 맺히듯 한이 맺혔다.


“아니······ 반드시······ 네놈을 죽일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지) 갈엎하겠습니다 24.03.20 13 0 -
공지 어제(24.3.14.)깜빡하고 못올렸습니다. 죄송합니다. 24.03.15 6 0 -
공지 제목 변경 24.02.22 19 0 -
30 소녀지사 24.03.19 29 0 12쪽
29 소녀지사 24.03.18 25 0 11쪽
28 소녀지사 24.03.15 21 0 12쪽
27 옥포해전 24.03.13 26 0 12쪽
26 옥포해전 24.03.12 30 0 13쪽
25 한산명월 24.03.11 29 0 12쪽
24 노적성해 24.03.09 36 0 11쪽
23 노적성해 24.03.08 35 0 13쪽
22 미궁탈출 24.03.07 34 0 11쪽
21 미궁초출 24.03.06 29 0 12쪽
20 미궁초출 24.03.05 32 0 11쪽
19 미궁초출 24.03.04 34 0 12쪽
18 미궁초출 24.03.02 34 0 13쪽
17 미궁초출 24.03.01 28 0 13쪽
16 검주황진 24.02.29 33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70 0 11쪽
14 읍참괴이 24.02.27 34 0 11쪽
13 소참괴이 24.02.26 38 0 12쪽
12 초월유별 24.02.25 40 0 11쪽
11 시심즉검 24.02.24 43 0 11쪽
10 시심즉검 +2 24.02.23 46 1 12쪽
9 백의종군 24.02.22 48 1 12쪽
8 남아일언 중천금 24.02.21 44 1 12쪽
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6 남장여인 24.02.19 50 2 11쪽
5 험시방극 +2 24.02.18 52 2 12쪽
4 험시방극 24.02.17 71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