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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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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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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2.1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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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험시방극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3화 험시방극(驗時方劇)




나는 계룡산으로 향했다.

참사제일검이신 이순신 검주의 추천을 받았기에.


------------------------


예안은 사인참사대 덕분에 큰 화를 면했다.

주모는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대접했다.


순이는 국을 들고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나는 대청에 앉았다.

분에 넘치게도 참사제일검의 맡은 편에.


말없이 술을 기울이시던 그분이 침묵을 깼다.


“너를 참사대에 추천하겠다.”


참사대라.

처음 듣는 명칭이다.

잘 알지 못하겠으나, 분명 큰 호의를 베푼 것이겠지.

그리 여기며 감사를 전하려 하였는데, 주변 반응이 심상치 않다.


“......검주님께서 추천을?”

“까다롭기가 옥황상제보다 더한 분이?”

“처음 아닌가? 우리 검주가 추천하는 건?”


주막의 모든 이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그들의 눈빛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가, 감사합니다.”


주변 눈치를 살피며 고개를 숙였다.

검주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신 후, 참사대에 대해서 설명하셨다.


“임진년 이후, 조선에 이같은 재앙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가 벌써 정유년임에도 말이다.”


“이, 임진년? 지금은 정유년이란 말씀......”


나는 황망하여 말허리를 끊었다.

다행히 검주께서는 내 버릇없음을 책망하지 않았다.


‘내가 죽은 것이 임진년 5월이었는데, 벌써 정유년이란 말인가? 그럼 시간이 5년이나 지났단......’


다시 되살아난 것도 놀라운데, 시간마저 이리 흐르다니.

아둔한 머리가 고장난 기분이다.


웅성거리던 대원 중 한명이 검주께 물었다.


“검주님. 저 소년을 추천하는 연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그의 물음에 주막이 조용해졌다.

모두의 시선이 검주의 입으로 향했다.


그분께서는 잠시 주변을 돌아본 후, 입을 열었다.


“내가 남흠을 추천하는 이유는 세가지다.”


세가지?

추천 이유가 세가지나 될 줄이야.


속으로 놀라고 있을 때, 검주께서 입을 여셨다.


“첫째는 용맹이다. 이 소년은 스스로 나아가 적을 물리쳤다.”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두번째는 판단력이다. 소록귀의 겉모습에 속지 않고 적을 파악하여 대처했다. 이 능력이 용맹보다 앞선다.”


주모와 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은 가능성이다.”


가능성?

나는 고개를 들어 검주님을 바라보았다.

검주께서는 내 손을 잡아챘다.

그리고 그 손을 모두에게 들어보였다.


“이 아이는 무예를 익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같은 일을 행한 것이다.”


나는 검주의 말에 고개를 숙였고, 주변은 끄덕였다.


“과연 그렇군요.”

“무예도 모르는 소년이 대단하군.”


틀린 말이 아니긴 하였으나, 틀린 말이기도 했다.


‘남흠이라면 모두 옳은 말이지만, 나는......’


나는 이미 동래에서 괴이를 상대했었다.

그 때 베어넘긴 괴이만 수백이 넘으리라.

무예도 익혔다. 눈 앞의 검주님만큼은 아닐지라도 꽤 높은 수준을 이뤘었다.


왠지 부끄러워 말이 없자, 검주께서 다시 입을 여셨다.


“내 추천을 받아들이겠느냐?”


나는 생각을 접고, 그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검주의 옆에 놓친 양날검도 보았다.

부끄럽기는 하였으나, 거절할 종류의 것이 아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4월 초하루까지 동학사로 오거라.”


나는 그 길로 예안을 떠났다.


-----------------------------------


“참사검이라 했던가?”


나는 검주와 다른 대원들이 들고 있던 검을 떠올렸다.


사인검.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만들어진 검.

삿된 것을 베고 재앙을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했다.


이순신 검주께서 들고 있던 것이 사인검이고, 다른 대원들이 들고 있던 것은 삼인검이라 했던가.


‘삼인검.’


인월, 인일, 인시에 만들어지는 검.

12년마다 만들어지는 사인검에 비해, 삼인검은 매년 만들 수 있다 하였다.


‘사인검에 비해 약하지만, 일반 쇠붙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사인검과 삼인검 모두 참사검이라 불린다 했다.


“참사검은 사용인을 초인으로 만든다 했지.”


참사검으로 삿된 것을 베면, 육신이 강해진다던가.

믿기지 않은 기사였으나, 실재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으니, 안 믿을 도리도 없다.


‘믿고 안믿고의 문제도 아니지, 사람을 초인으로 만들어 준다면 반드시 얻어야 할 뿐.’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니까.


신장!


그놈과 그 곁에 있던 괴물들.

그것들을 죽이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해져야 했다.


‘인간을 초월하는 힘이 필요해.’


참사대에서 삼인검을 얻는다면, 인간을 초월할 수 있으리라.


‘올해도 삼인검을 벼렸다고 했지.’


그렇게에 나는 동학사로 향했다.


계룡산 동학사.

그곳이 바로 참사대의 본진이었으니까.



****



동학사에 도착했다.


‘나 말고도 많구나.’


당연했지만, 대웅전 앞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략 오십명 정도?


나는 힐끔거리며 주변을 살폈다.

여기 모인 이들도 나처럼 낯설어보였다.

어설프게 무리에 끼어들자, 대웅전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다들 모인 거 같군.”


전형적인 유생이 그들의 맨 앞에 나타났다.

유건을 쓴 모습이 절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 뒤로 칼을 찬 무인들이 나타났다.

모두가 절과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리라.

그나마, 유생의 옆에 선 스님만이 이 곳이 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다.


유생의 복장을 그가 단상에 올랐다.


“모두들 잘 왔소. 나는 사인참사대의 참사대장인 류 서애라고 하오. 모두를 환영하는 바이오.”


그는 스스로 참사대장이라 칭했다.

학같은 자태와 맑고 깊은 눈매가 좌중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여기 모인 모두는 저마다의 사연과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오.”


그는 우리를 위로했다.


“모두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왔을 것이오. 그를 위해 피와 땀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오.”


좌중을 훑어보는 그의 눈빛에 감정이 서렸다.

마치, 이 많은 이들의 심정에 공감한다는 듯이.


“작은 목표, 어쩌면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세웠을지도 모르오. 그러나 아무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소.”


나도 모르게 주먹이 쥐어졌다.

그의 말에 적잖이 마음이 움직였으니까.


“그 목표를 잊지 마시오! 그 기세를 이어가시오! 당신들 스스로를 믿으시오! 그리고 이겨내시오!”


참사대장의 곁에 서있던 대원이 검을 건넸다.

글 읽는 사대부가 검을 쥔 모습이라니.

이는 마치 물 위에 뜬 불처럼 비현실적이었다.


참사대장은 받아든 검을 뽑았다.


스르릉-


시퍼런 칼날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 검은 삼인검! 올해 인월 인일 인시에 벼린 참사검으로, 이 세상에 오직 13자루뿐이오.”


나는 본능적으고 모여있는 사람의 수를 다시 세었다.

수는 정확히 쉰여섯.


“사인검주에게 추천을 받은 이들이여, 자네들 중 태반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오.”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그러나 낙담하지 마시오. 그건 당신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더 뛰어난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니.”


돌아갈 수 없다.

나는 반드시 급제하리라.


“그러니 기뻐하시오. 당신보다 더 뛰어난 자가 이 삼인검의 주인이 되었음을.”


참사검.

중귀를 한낱 잿더미로 만들었던 사인검을 떠올렸다.

그 검과 지금 참사대장이 들고 있는 검이 겹쳐보였다.

저 검을 반드시 얻어야 했다.


모든 이들의 눈이 참사검에 꽂혔다.

나와 우리는 이 순간 같은 것을 열망했다.


참사대장은 이제 시험에 대해서 설명했다.


“계룡산 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수통골이 있소. 그곳에는 소록귀가 있을 터, 그 마물들은 입대 시험을 치르기 위해 남겨진 것이오.”


소록귀를 남겨두었다고?

그것들을 통제할 수단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들의 역량에 혀를 내둘렀다.


놀라는 와중에도 참사대장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놈들의 귀를 50개 잘라 오시오. 당락은 선착순이오.”


선착순이라.

이 말에 벌써 한명이 뛰기 시작했다.

등에 긴 칼을 짊어진 이였는데, 얼굴이 제법 곱상했다.


타다다닥!


참사대장과 모두는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흠, 흠, 무기는 저 삼성각 안에 많이 있으니, 필요한 사람들은 잘 골라서 가져가시오. 그리고······.”


참사대장은 멈췄던 말은 이었다.


“······모두 무사하길 바라오!”


참사대장이 진심을 전했다.

그러나, 그 걱정을 들은 사람은 소수였다.

대부분은 그 전에 뛰어나갔으니까.

곱상한 아이가 뛰자, 덩달아서.


‘삼성각이라.’


나는 뒤춤에 찔러넣은 낫을 꺼냈다.

이것으로 많은 괴이를 베었으나, 아무래도 좀 아쉬웠다.


‘소록귀라면, 그 왜소한 괴이를 말하는 거겠지.’


삼성각으로 향하며, 상대할 적을 가늠했다.

도착한 그곳에는 과연 무구가 많았다.


“이건 미첨도구나, 오? 이건 야태도가 아닌가? 왜국의 무기가 어찌 이런 곳에?”


나는 익숙한 무구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그 무기들은 내가 찾는 것이 아니다.


내가 찾는 것은.


‘작고, 짧은 것. 그리고 단단한 것.’


참사대장은 분명 소록귀 ‘만’ 언급했다.

시험을 치루면서 함정을 파지는 않을 터.

그렇다면, 수통골에는 그 왜소한 것들만 있겠지.


‘그 작은 것들을 베는데, 이런 거창한 것은 필요없다.’


나는 미첨도를 치우고, 작은 도끼를 챙겼다.

장작을 팬 후, 가지를 다듬는데나 쓸 법한 작은 것이었다.

그리고 등패도 하나 챙겼다.

적들은 수가 많으니, 방어 수단이 하나쯤 필요하겠지.


‘이정도면 되었다.’


들고왔던 낫을 앞춤에 꼽고, 도끼는 뒷춤에 꽂았다.

그리고 등패를 왼손에 들고 걸음을 옮겼다.


옆으로 수험생들이 뛰기 시작했다.


“헉, 헉, 헉.”


손에 들린 무기는 하나같이 과했다.


‘벌써부터 그리 뛰다니, 싸움은 어찌할 생각인가?’


나라고 초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힘을 쏟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


선두가 되고 싶었다면, 더 빨리 움직였어야 한다.

아까 등에 칼을 짊어진 아이처럼 말이다.


나름대로 숨을 고르며 수통골로 향하는데, 단 세명의 사내만이 나처럼 걷고 있었다.

하나같이 기도가 범상치 않았다.


한명은 서른 쯤 되어보이는 사내로 덩치가 컸다.

지난 생의 나와 같은 몸이라고 할까.

딱봐도 무예를 익힌 태가 났다.


또 다른 한명은 그와 반대로 삐쩍 말랐다.

나이는 스물초반? 혹은 열아홉?

그러나, 눈빛이 매서웠다.

저런 눈빛을 가진 사람은 일단 피하고 봐야했다.


나머지 한명도 소년이었는데, 얼굴이 맑고 잘생겼다.

웃고 있는 표정에서 여유마저 느껴졌다.


나와 세 명의 사내들은 서로를 살폈다.

우리는 은근히 서로를 견제하며 수통골 입구에 도착했다.


도착한 곳에는 금줄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이 금줄이 괴이를 통제하는 수단일테지.

나무 사이를 엵은 금줄은 딱 한군데만 열려있었다.


나를 비롯한 세명의 사내는 그 곳으로 들어섰다.

입구가 좁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여야 했다.


“큼.”

“허,험.”


어색하게 헤어지려는데, 서른 언저리로 보이는 사내가 입을 열었다.


“이리 만나게 된 것도 인연인데, 통성명이나 합시다.”


연배가 가장 높아서일까.

그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모두를 훑으며 말했다.


“나는 곤양현에 사는 정기룡이오.”


그를 시작으로 모두는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나는 광주에서 온 정충신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맑고 잘생긴 얼굴의 소년이 자신을 정충신이라 밝혔다.

이어 삐쩍마른 소년도 입을 열었다.


“나는 황해도 출신 한명련.”


그는 짧게 쏘아부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우리는 그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자네는 이름이 무언가?”


시선을 돌린 정기룡이 나에게 물었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연배가 한참 어려보였겠지.

나는 크게 게의치 않고 답했다.


“나는 정, 아니 남흠이라고 하오. 동래, 아니지. 경상도 안동에서 왔소이다.”


“그렇군.”


정기룡이 눈빛을 빛냈다.

정충신도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


“허면, 다들 무운을 빌겠소.”


“그럽시다.”


그 후, 우리는 세 방향으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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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미궁초출 24.03.02 3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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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검주황진 24.02.29 33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69 0 11쪽
14 읍참괴이 24.02.27 34 0 11쪽
13 소참괴이 24.02.26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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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시심즉검 24.02.24 42 0 11쪽
10 시심즉검 +2 24.02.23 46 1 12쪽
9 백의종군 24.02.22 48 1 12쪽
8 남아일언 중천금 24.02.21 44 1 12쪽
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6 남장여인 24.02.19 5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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