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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403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2.1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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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험시방극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4화 험시방극(驗時方劇)



“키엑!”

“저리로 간다! 쫓아!”

“잡아!”


수통골은 난리였다.

사방에서 소록귀의 비명이 들렸다.

수험생들이 사방에서 소록귀를 잡았으니까.

그들은 개인 혹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들을 지나쳤다.


‘저래서는 오십을 채우기 녹록치 않을 텐데.’


소록귀 한 마리를 수험생 서너명이 쫓고 있었다.

이래서는 잡고 나서도 문제다.


“이건, 내가 잡았네.”

“아니야! 이 상처 안보이나? 내가 먼저 베었네.”


주변에는 비슷한 상황이 계속 벌어졌다.

나는 수험생이 잡은 소록귀를 바라보았다.


‘소굴이 근처에 있는가?’


무리를 이루는 놈들이 홀로 다닐리 없다.

헌데, 홀로 다닌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다.


‘무리에서 버림받았던지, 아니면 척후병이겠지.’


나는 저것들이 척후라고 판단했다.

버림받은 놈이라기에는 무기가 제법 괜찮았으니까.


수험생들은 다툼이 끝났는지 이동을 시작했다.


“저기다! 저기에 소록귀가 있다!”

“어디? 어디야?”

“이번엔 내가 먼저다!”


누군가의 외침에 우르르 몰려갔다.

나는 모두가 사라지길 기다려 움직였다.


스르륵-


조심히 나무 아래와 수풀 뒤쪽을 살폈다.


‘있다.’


그러던 중, 놈들의 분뇨를 발견했다.

사방에 싸질러 놓은 양을 보니, 수가 예상되었다.

적어도 서른은 넘으리라.


나는 분뇨를 쫓아 걸음을 옮겼다.

한 5리쯤 걸었을까.

내 시야에 한 폐가가 들어왔다.


주변을 돌며 상황을 파악했다.

일단, 다른 수험생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곳을 발견한 건 내가 최초일 터.

이 곳에 소록귀가 있다면 만사형통이리라.


몸을 낮추고 폐가로 접근했다.

폐가에서 십여장 거리까지 접근하자, 조약한 함정이 나타났다.

나는 그것을 건들지 않고 옆으로 이동했다.


‘저 곳이 확실하구나.’


함정이 있다면, 척후도 있으리라.

나는 천천히 움직이려다가, 멈췄다.

눈 앞에는 분뇨가 보였으니까.


“놈들은 야행성이다. 코도 좋지.”


동래성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수없이 잡고 죽였다.

그렇기에 놈들에 대해서 잘 알았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옷을 벗었다.


‘똥독이 대수냐?’


놈들을 속일 수만 있다면, 무엇도 상관없다.

옷을 홀랑 벗었다.

벗은 옷을 잘 게어두고, 분뇨를 발랐다.

끔찍한 냄새가 올라왔으나, 참았다.

어차피 코는 적응될 터.


꼼꼼히 바른 후, 다시 전진했다.

마치 바닥을 기는 뱀처럼.


무너진 담벼락 근처에 이르자, 폐가가 더욱 잘보인다.


‘음? 대청 아래, 저 붉은 색은......’


담벼락 안쪽을 살피자, 대청 아래에 무언가 보였다.


붉은 색.


놈들의 눈깔 색이었다.

붉은 눈을 희번뜩 거리는 꼴이라니.


나는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 생각을 정리했다.


‘이대로 들이닥칠까? 아니면, 유인할까?’


저 폐가에는 서른마리 이상이 있을 터였다.

잘못 유인했다가는 낭패이리라.

폐가를 다시 살피며 고민을 거듭했다.


‘어? 저 구멍이라면.’


고민하며 폐가를 살피는데, 지붕에 난 구멍이 보였다.

나는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저 담을 타서, 지붕에 오른다면......’


담을 돌아 움직인다면, 대청 아래있는 척후의 눈도 피할 수 있을 터.


나는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였다.

등패는 내려놓고, 도끼와 낫만 챙겼다.


조심히 움직여 담을 탄 후, 지붕에 올랐다.


터덕, 턱.


흙더미 떨어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움직임을 멈췄다.

오감을 집중하여 대청 아래의 반응을 살폈으나.


‘움직임은 없다.’


다행히 놈들이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조금씩 움직여 드디어 구멍에 이르렀다.


구멍으로 본 아래의 상황이란.


‘마의 소굴이 따로 없구나.’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록귀가 깔려있다.

놈들은 모두 잠에 빠져있었다.

이것들은 야행성이었으니까.


나는 좁은 구멍으로 몸을 밀어넣었다.

남흠의 키가 큰 덕에 뛰지 않고 사뿐히 내려올 수 있었다.


‘서른이 넘겠구나.’


발 디딜 틈 없이 깔린 괴이를 보니, 속이 뒤틀린다.

나는 조심히 몸을 낮췄다.


발 뒤꿈치를 들고 소록귀에게 접근했다.

잠들어 있는 소록귀의 입을 막고, 낫을 찔렀다.


“으그급.....급!”


목이 찔리자, 놈은 발악했다.

나는 손가락이 베이는 것도 모르고, 더욱 강하게 낫을 찔러넣었다.


“그급! 급!”


어찌어찌 하나을 죽였는데, 발 밑에 있던 놈이 몸을 일으켰다.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깨어난 듯했다.

나는 두근 거리는 심장을 숨기며 몸을 낮췄다.


“키렉?!”


잠에서 덜 깬 괴이가 주변을 돌아보았다.

놈은 이내 늘어지게 하품하더니, 다시 누웠다.


나는 지체없이 그놈의 몸을 구속했다.


‘고맙다. 덕분에 하나 배웠어.’


두 다리로 허리와 다리를 잡고, 두 팔로 놈의 상체를 억압했다.

그 이후, 낫으로 목을 찔렀다.


“.....!”


괴이는 몸을 움찔거리다가, 똥을 싸지르며 절명했다.

나는 낫을 뽑고, 다음 놈도 같은 방식으로 죽였다.


“......!”


이건 싸움이 아니었다.

사냥이라고 하기에도 거창하다.


“......!“


그저 같은 동작의 반복일 뿐이니까.


“.....!”


짚을 꼬아 짚신을 만들 듯.


“......!”


혹은 도끼로 장작을 패 듯.


“!”

“!”


그런 행위와 일정 다를 바 없었으니까.

그저 단순한 행위의 반복이다.


“!”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


어떻게 하면 정확한지가 중요한 단순 작업 말이다.


나는 하나씩 죽일 때마다 정교해지고 빨라졌다.

감히 단언컨데, 이 조선에서 이 작업을 나보다 더 잘하는 이는 없으리라.

조금은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다.


바닥은 시퍼런 피로 가득했으나, 피는 계속 추가되었다.

그렇게 모두를 죽이고 보니, 사체의 수가 쉰이 넘었다.


’지루할만 했구나.‘


나는 도끼를 들어 귀를 수거했다.


서걱-


또다시 작업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베는데, 바깥이 소란스럽다.


“끼에엑!”

“케엑!”


척후를 보던 것들이 이상을 알아차린 듯했다.

아마도 시퍼런 피가 대청 아래까지 흘러들었겠지.


나는 하던 동작을 멈추고 낫과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뚫린 문 살 사이로 밖을 살폈다.

밖에는 소록귀 넷이 무어라 떠들고 있었다.


‘지루했던 참인데, 잘되었다.’


나는 문살을 걷어차며 밖으로 나갔다.


타앙!


소록귀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대로 한 놈의 대가리에 도끼를 꽂았다.


“케엑!”


그리고 낫을 휘둘러 옆에 놈의 멱을 땄다.

순식간에 둘이 당하자, 하나는 도망쳤다.

하나는 당황하여 굳었고.


나는 굳은 놈의 목을 낫으로 딴 후, 절명한 놈의 대가리에서 도끼를 뽑아 던졌다.


휘리릭- 퍼퍽!


도끼는 그대로 날아가 소록귀의 등판에 꽂혔다.

나는 쓰러진 괴이에게 걸어가, 낫으로 목을 베었다.


“키엑!”


기습은 성공적이었다.

나는 대청 아래를 살폈다.

혹시 더 남은 놈이 있나 싶었으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은 놈은 없었다.

이제 다시 지루한 작업을 반복할 시간이었다.


“자! 다시 해보자.”


작업이 끝난 건, 시간이 꽤 흐른 뒤였다.


****


귀때기를 짊어졌다.

보자기는 소록귀의 거적때기를 이용했다.


몸이 더러워 옷은 차마 입지 못하겠다.

대충 아랫도리만 가리고 보니, 이게 사람 새끼인지 괴이 새끼인지 분간이 안간다.


나는 그 꼴로 동학사로 향했다.


돌아가는 길에는 속도를 냈다.

이제 체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헉, 헉, 헉.”


숨이 턱이 막히게 뛰어 도착했다.


‘아무도 없다?’


도착한 대웅전에는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어쩌나 싶어 눈을 깜빡이는데, 대웅전 뒤에서 한 인형이 나타났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검을 뽑았다.


“으악! 마물이냐?”


뽑아든 검에서 푸른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입고 있는 건 붉은 두정갑이었고.


참사검과 붉은 두정갑.

그로 미루어보아, 이 사람......아니지, 이분의 정체는 아마도 검주이리라.


나는 서둘러 손을 내저었다.


“놀라지 마십시오. 저는 수험생입니다. 이름은 남흠, 안동에서 왔습니다.”


“수, 수험생? 헌데, 꼴이 왜 그런 것이냐?”


“이건..... 그러니까.”


나는 검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뭐야? 벌써 다 모아왔다고? 이제 겨우 한시진 밖에 안 지났는데?”


그것밖에 안되었나.

나는 검주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 말에 거짓은 없습니다.”


“허면, 보여봐라.”


나는 보자기를 열었다.


“흐음.”


그는 육중한 몸으로 내 결과물을 살폈다.


‘이런 몸으로도 검주가 가능한가?’


그가 내 보자기를 살피듯, 나도 그를 살폈다.

몸은 육중하고, 볼에 살이 덕지덕지 붙었다.

욕심이 그득해보이는 것이 빈말로도 좋은 인상이라 하기 어려우리라.


보자기를 보던 그가 고개를 들었다.


“다 왼쪽이군. 오십도 넘는 거 같고......”


“확인되셨습니까?”


나는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왠지 내키지 않아 보였고.


“사웅이는 보이지도 않는데....... 잠깐 그러고보니 네놈이름이 남흠이라고?”


“네! 제 이름이 남흠입니다.”


“허면...... 이순신이 추천한 놈이 아니더냐?”


“네, 맞습니다!”


그는 내 대답에 미간을 찌푸렸다.


“이순신이 추천한 놈이 장원이라는 건가......그건 안 될 말이지.”


혼잣말하더니, 갑자기 내 가슴팍을 밀었다.


“다시 돌아가라.”


“네?”


나는 놀라 물었다.


“소록귀 백마리!”


“배, 백마리?”


“그래, 내가 깜빡했는데, 시험 내용이 바뀌었다.”


그는 뒷짐을 쥐고 거드름을 피웠다.

나는 그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깟 소록귀 백이든 이백이든 문제될 거 없지만.....’


오십을 베는데, 한시진 걸렸다

그 말은 소굴만 찾으면 식은 죽 먹기라는 뜻이다.

자신도 있다. 다만, 찝찝한 것은.


‘말을 건네는 이자의 태도다.’


혼잣말로 이순신 검주님의 성함을 함부로 들먹였다.

사웅이라는 이름도 왠지 찝찝하다.

아는 사람인가? 혹시 아들은 아니겠지.


‘설마하니......’


생김새는 어떠한가.

볼살이 두둑한게 아주 욕심이 덕지덕지 붙었다.


‘생김새로 이런 판단을 해서는 아니되지만......’


왠지 사사로움이 느껴진다.

이순신 검주에 대한 열등감과 반감도 느껴지고.


내 눈초리 이상했을까.

그가 대뜸 소리를 지른다.


“이놈이!”


그는 자신의 참사검을 들었다.


“나는 사인참사대 제2초장이자, 참사준수석인 사인검주 원균이다! 감히 내 말에 토를 다는가?”


서슬퍼런 외침이었다.

허나, 두려움보다 헛웃음이 나온다.


“저를 벨 생각입니까? 그렇다면......”


항의하려하는데, 원균의 뒤로 한명이 나타났다.

붉은 두정갑을 입은 처음보는 자였다.

아마도 검주 중 하나겠지.


처음보는 검주는 손가락으로 입을 가렸다.

눈치를 보니 지금까지 대화를 모두 들은 듯하다.


그가 눈을 찡긋하며 턱짓했다.


“이놈이 내가 이야기하는데......혹 뒤에 누가 있느냐?!”


원균이 놀라 뒤로 홱 돌았다.

어느새 그 검주는 모습을 감춘 후였다.

전광석화가 따로 없다.


“후유, 누가 있는 줄 알았네.”


원균이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러더니, 참사검으로 내 목을 겨누며 소리친다.


“오십을 베어 오면, 다시 오십을 채워오도록 명하는 게내 역할이다!”


그 검주는 원균이 고개를 돌리자 다시 나타났다.


“너는 정당한 내 명을 따르지 못하겠다는 것이냐?”


나는 원균이 떠들든 말든 뒤에 선 검주와 눈빛을 교환했다.

그 검주는 내 보자기를 가리키며 손짓, 발짓을 했다.


‘본인이 잘 챙겨두겠다는 뜻인가?’


그는 또 원균을 보며 주먹질했다.

과연, 둘의 관계가 그려진다.


‘저 검주는 이 싱황을 이용할 생각이야.’


부정을 폭로할 생각이겠지.

그렇다면, 내가 판단할 것은.


‘저 검주를 믿느냐, 마느냐 하는 것.’


고민은 길지 않았다.

설사, 둘에게 속는다 해도 소록귀를 빨리 베어오면 그만이 아닌가.

나는 귀가 든 보자기를 내려놓았다.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그제야, 원균 검주는 참사검을 회수했다.


“그래야지! 얼른 가봐라, 가서 오십을 더 베어와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원균이 아닌 그 뒤의 검주에게 소리쳤다.

그 검주는 두팔로 원을 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코를 납작하게 해주마!’


속으로 다짐하며 수통골로 향했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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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소참괴이 24.02.26 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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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시심즉검 24.02.24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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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백의종군 24.02.22 4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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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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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험시방극 +2 24.02.18 5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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