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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93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2.19 06:58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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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남장여인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5화 남장여인(男裝女人)




나는 수통골에 도착했다.

그동안 마주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직까지 오십을 벤 자가 없다는 뜻이겠지.


‘소굴 하나만 찾으면 된다.’


나는 금줄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다.


“저쪽이다!”


수험생의 무리는 처음보다 커져있었다.

홀로 된다는 불안감과 무리가 주는 안정감이 저 상황을 야기했을 터.

저 무리를 보고 덤벼들 소록귀가 있을까.

튀어나왔다가도, 오금이 저려 도망을 치리라.


무리를 지나치는데, 한 사내가 물었다.


“자네도 함께하겠나?”


내가 빈손인 걸 안타깝게 여기는 눈치다.


“나는 괜찮네.”


그의 호의를 거절하며, 무리를 지나쳤다.


수험생들은 입구 근처를 배회했다.

무리를 이뤘어도 산 속 깊이 들어가는 것은 두려웠겠지.

이래서야 동반으로 탈락할 뿐이다.


‘안타깝구나.’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더욱 깊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범을 잡으려면 범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이니까.


“어서 덤벼! 이 더러운 것들아!”


꽤 깊숙이 들어서자, 뾰족한 소리가 들렸다.

얼핏 듣기에 여인의 목소리와 같았다.


‘수험생 중에 여인이 있었던가?’


고개를 갸웃했다.

혹은 변성기가 아직 오지 않은 소년일수도 있다.

나는 후자에 무게를 두고 접근했다.


“크윽! 이 치사한 것들!”


나는 수풀에 숨어 상황을 살폈다.


곤경에 처한 이는 소년으로 보였다.

목소리는 얇았으나, 입고 있는 차림새가 소년이 것이었으니까.

그는 붉은 유건을 메고 긴칼을 휘둘렀다.

다리가 불편한지 한쪽을 절뚝이면서.


그의 주변으로 소록귀가 한가득이었다.


‘하나, 둘, 셋......스물이 넘는구나.’


대충 어림잡아도 스물이 훌쩍 넘었다.

소년은 홀로 이 많은 수를 상대했다.


“하얍!”


그는 검을 휘둘렀다.

괴이들은 쉽사리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빈틈을 노려 계속 공격을 시도했다.


“큭!”


검을 휘두르자, 그 빈틈으로 소록귀가 접근했다.


“케케케케!”

“키에엑!”


소년은 황급히 자세를 바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에서 접근했다.

다리를 다쳐 거리를 벌리기 여의치 않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태롭겠어.’


나는 등패를 내려놓고 천천히 이동했다.

소년이 눈 앞에서 죽으면 꿈자리가 사나울 터.

사람이 사람을 돕지 않으면, 누가 도우랴.


‘겸사겸사 괴이의 귀도 챙기자.’


소년을 돕는 것과 괴이의 귀를 챙기는 것.

내가 움직이는 연유 중 어느 것의 비중이 더 큰지는 알 수 없다.


‘좋은 게 좋은 거겠지.’


소년의 검이 워낙 강맹하여, 괴이들은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수풀이 높게 자란 덕에 몸도 충분히 가릴 수 있었다.

나는 그 틈에 가장 끝에 있는 놈의 뒤를 잡았다.


“!”


몸을 구속하고 낫으로 심장을 찔렀다.

놈은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절명했다.

나는 다음 놈을 노렸다.

방식은 여전히 같다.


“!”


차례대로 쓰러뜨렸다.

이변을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소년이었다.


“이놈들! 덤벼라! 덤벼!”


소년은 일부러 소리를 질렀다.

소록귀의 신경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법 눈치가 있구나.’


도울만한 가치가 있다.

소년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다시 움직였다.


“!”


그렇게 열댓마리 쯤 죽이자, 소록귀도 눈치를 챘다.

아무리 둔해도 이러면 티가 안날 수 없겠지.

옛말에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하지 않던가.


“키에엑?”

“키렉?”


놈들은 당황하여 사방을 살폈다.

소년은 그 틈을 대범하게 노렸다.


“죽어!”


놈들의 포위망으로 뛰어든 것이다.

마구 휘두른 칼에, 소록귀 한마리가 당했다.


“케엑!”

“켁!”


괴이들은 당황하였으나, 금새 포위망을 가다듬었다.

소년은 이를 악물고 칼을 휘둘렀다.


이제 내가 소년의 분전에 화답할 차례다.


“키엑!”

“끄에엑!”


소록귀의 몸을 구속하지 않고 베었다.


“키엑?”


괴이의 당황이 손에 잡힐 듯하다.

놈들 입장에서는 방금까지 곁에 있던 동료가 비명횡사하는 꼴이리라.

혼란을 가중시키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케엑!”


나는 이동하며 소록귀의 다리를 잡아챘다.

놈의 다리를 잡고 수풀 이곳저곳을 마구 헤짚었다.


“끼에에에엑!”


공포에 찬 비명이 사방을 울렸다.

동시에, 도끼를 던져 멀뚱대는 소록귀의 대가리를 깼다.


“켁!”


다리를 잡힌 놈의 멱을 따고, 도끼를 향해 이동했다.


사사사사삭-


수풀이 몸에 스치는 소리에 괴이들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놈들을 죽였다.


“켁!”


소년도 놀지 않았다.

괴이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여의치 않았는지, 소록귀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도끼를 던졌다.


“캑!”


돌도 던졌다.

잠시 발을 묶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사용했다.

마무리는 낫으로 지었고.


“끄억!”


그렇게 모든 괴이를 쓰러뜨렸다.

그제야 소년이 긴장을 풀었다.

긴 칼을 던지며, 바닥에 주저 앉는다.


“후아! 죽을 뻔 했네!”


나도 허리를 폈다.

그동안 은밀히 움직이느라, 숙였던 허리다.


소년은 나를 보며 감사를 전했다.


“뉘신지 모르겠으나, 고맙소.”


나는 손을 들어 화답했다.

헌데, 소년의 얼굴이 급격하게 붉어졌다.


‘설마, 다리의 상처가!’


갑자기 소년의 부상이 신경쓰였다.

혹여, 악화되었나 싶어, 얼른 다가갔다.


“자, 잠깐만! 거기 서시오!”


그의 만류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의 다리 맡에 앉아 얼른 다리를 걷었다.

그러자, 뽀얀 다리가 드러났다.


‘음? 아직 소년이라지만.......’


상처보다 다리의 상태에 더 눈이 갔다.

털 없이 미끈하고, 다리도 얇다.


“내 상처는 그리 심하지......”


“독에 당했을 수 있소이다.”


소년의 말처럼 상처는 다행히 깊지 않았다.

허나, 갑자기 얼굴이 붉어진 이유가 독이라면, 큰일이리라.

나는 근처 풀을 씹어 입을 소독하고 다리의 상처를 빨았다.


“자, 잠깐....히잇!”


소년은 옷자락을 움켜주며 표정을 찡그렸다.

곱상한 얼굴로 그러니, 느낌이 요상했다.


나는 손으로 입가를 닦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거 참! 김 첨지네 막네 딸도 아니고, 반응이 왜......”


무안함에 목소리를 높이는데, 소년의 표정이 풀리지 않는다.


‘설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인이오?”


소년이 자신의 다리를 홱 빼냈다.

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꺄악!”


그러자, 소년이, 아니 소녀가......여하튼 소리를 지르며 두 눈을 가렸다.

나는 그 반응에 아래를 보다가, 같이 놀라 몸을 틀었다.

아래를 가렸던 거적때기가 사라졌으니까.


“이, 이건 고의가 아니오!”


움직이며 사라진 것인가.

한손으로 아래를 가리고 한손은 흔들었다.

그러자, 두눈을 가린 소녀가 자신이 입고 있던 배자를 벗어 던졌다.


“일단 가리시오!”


“고, 고맙소.”


나는 얼른 배자를 주워 허리에 둘렀다.

헌데, 눈을 감은 거 맞나.

너무 정확하게 던지는데?


“왜 헐벗은 거요?”


배자를 허리에 두르자, 소녀가 묻는다.


“소록귀를 잡으려고......”


변명처럼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헌데, 처자는 왜 남장을 한 것이오?”


‘그 탓에 큰 실수를 하지 않았소?’ 라는 뒷말은 삼켰다.

조금은 워망을 담아 묻자, 되려 큰소리로 받아쳤다.


“허! 그럼 칼들고 뛰는데 속곳에 치마, 저고리를 입어야 겠소?”


“그, 그것도 맞는 말이오만.”


하기사, 치렁치렁한 옷을 입고 어찌 싸우나.

민망한 와중에도 소녀의 말이 옳게 느껴졌다.


속으로 ‘그래도 그렇지 여인이 남장을......’ 이라며 중얼거리는데, 소녀가 대뜸 물었다.


“나이가 몇이오?”


“나, 나이? 내 나이 말이오?”


“그럼 여기 댁 말고 또 누가 있어 묻는단 말이오?”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참, 맹랑한 처자가 아닌가.


“허, 참.”


나는 어이가 없었다.

소녀를 상대로 대거리를 하기도 모양이 영 좋지 않다.

그래서 그냥 등을 돌렸다.


“어딜 가시오?”


“이제 볼 일은 마쳤으니, 시험을 마저 치뤄야하지 않겠소?”


“그,그게······”


소녀는 어색한 표정을 지우고, 자세를 바로했다.


“나 좀 도와주시오.”


“뭐?”


“보다시피 다리가 이 모양이라, 걷기가 불편하오.”


다리를 내려보며 어색하게 웃음지었다.

참으로 팔색조같은 처자가 아닐 수 없다.

방금까지는 나를 몰아부쳤으면서......


“하아.”


나는 하늘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내 몸은 그만 좀 훑겠소? 민망하여 견딜 수 없소이다.”


“내, 내가 언제 후, 훑었다고!! 생사람 잡지 마시오!”


큰 목소리와 빨간 얼굴로 항변했다.

그런 소녀와 별개로 머리가 복잡하다.


‘도와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당장 생각나는 이득이 없다.

그렇다고 다친 이를 내버려두기도 뭐하고.


‘내 비록 붓을 놓았다고는 하나, 옛 성인의 말씀을 익히던 사대부인데, 눈 앞에 다친 이를 모른 척 해야하는가?’


내 고민이 길어지자, 소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를 도와주겠다고 약조한다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주겠소.”


“무엇을 알고 있소?”


소녀의 제안에 흥미가 동했다.


“피차, 수험생의 몸. 결국 원하는 건 소록귀의 귀가 아니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녀는 내가 넘어왔다 싶었는지, 한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것들의 소굴을 알고 있소. 거기만 털면, 귀때기 50개야 금방이오!”


가슴을 내밀며, 콧대를 세웠다.


“거기가 어디오?”


“......너무 자연스럽게 물어서 넘어갈 뻔 했소.”


소녀가 표정을 바꾸었다.

눈을 제법 사납게 치켜 떴으나, 귀여울 뿐이다.


‘아깝다.’


속으로 헛웃음을 지었다.

주은찬은 세모난 눈을 숨기며 입을 열었다.


“협력하지 않겠소?”


말하면서 표정을 미로로 바꾼다.

동시에 내미는 손은 제법 자태가 곱디까지 한다.

과연, 여인은 여인이라는 것일까.


‘이를 어쩔까?’


도울 지 말지, 고민이 되었다.


‘소록귀의 소굴을 찾는 것도 지루한 일이지.’


찾자면, 못찾을 것도 없지만,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원균, 그자의 콧대를 납작하게 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한시라도 빨리 귀를 모아야 할 터.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나는 결론을 내리고 답했다.


“협력이 맞소? 온전히 내가 손해 같은데?”


나는 손을 맞잡았다.


“이미 잡아놓고 할 소리는 아니지 않소이까?”


소녀는 내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나는 소녀를 부축했다.


“내 이름은 주은찬, 전라도 장수 출신이오.”


“나는 남흠, 안동에서 왔소이다.”


몇걸음 걷는데, 속도가 너무 느리다.


“등에 업히시게,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군.”


“드, 등에 어, 업히라고? 남사스럽지 않소?”


“칼 들고 뛰어도 모자를 판 아니오?”


“아, 알았소.”


나는 주은찬을 업었다.

여자치고 키가 컸고, 기다란 쌍수도를 휘두르기에 제법 무게가 나가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가볍군, 다행이야.”


“그, 그런 소리는 좀 삼가는 게······어, 어딜 만지는 게요?”


“자세를 다시 잡은 것 뿐이네, 거 참”


“모, 몸에서 나는 악취는 또 뭐고······”


“그러면 따로 가시든지.”


“자 어서 출발하시오!”


주은찬은 불만을 이야기하던 말투를 버리고 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저쪽이오!”


나는 주은찬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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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노적성해 24.03.09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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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미궁초출 24.03.04 34 0 12쪽
18 미궁초출 24.03.02 35 0 13쪽
17 미궁초출 24.03.01 28 0 13쪽
16 검주황진 24.02.29 33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70 0 11쪽
14 읍참괴이 24.02.27 34 0 11쪽
13 소참괴이 24.02.26 38 0 12쪽
12 초월유별 24.02.25 40 0 11쪽
11 시심즉검 24.02.24 43 0 11쪽
10 시심즉검 +2 24.02.23 47 1 12쪽
9 백의종군 24.02.22 48 1 12쪽
8 남아일언 중천금 24.02.21 44 1 12쪽
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 남장여인 24.02.19 51 2 11쪽
5 험시방극 +2 24.02.18 52 2 12쪽
4 험시방극 24.02.17 7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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