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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99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3.07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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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미궁탈출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21화 미궁탈출 (迷宮脫出)



부웅-


그런데, 몸이 하늘 높이 솟구친다.

눈 앞에 낫이 스쳐가는데도 그저 멀뚱이 바라만 봤다.


“!”


나는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가만히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후에도, 한참을 눈만 깜빡였다.

현실감이 돌아온 건 조금 시간이 지난 후였다.


“이, 이럴수가!”


강해졌다.

신체가 이전과는 다르게 완전히 강해졌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높이가 아닌가.


속에서 희열이 솟구쳤다.


[웅, 웅, 웅]


사신의 울림이 나를 축하하는 듯 하다.

나는 사진을 어루만지며 다시 뛰었다.

낫을 회수하고도 또 뛰었다.


“우앗!”


그리고 또 뛰었다. 계속 뛰었다.

나는 한참동안, 주변을 방방 뛰어다녔다.

기쁨에 취해 뛰었다.


‘도박수가 통했다.’


직감이었다.

저 상자를 공략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육감에 교감을 태운 것 같은 직감.


다행히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되었다.

천운이 아닐 수 없으리라.


상자를 열어보니, 시꺼먼 심장이 보였다.

악취도 상당했다.

상한 정도를 보니, 하루 이틀 보관된 건 아니었다.


“영혼을 보관했다더니, 심장도 같이 꺼낸 것인가?”


이 심장은 일기를 쓴 자의 것이겠지.

그도 뼈다귀가 되었다면, 심장이 밖에 있을만 하다.


나는 상자를 내려놓았다.


“이제 어찌해야 하나?”


상황은 분명 해결되었다.

해골도 본래의 침묵을 되찾았고, 더이상 괴성도 들리지 않는다.

하나를 해결하니 다른 고민이 생겼다.

여기를 어떻게 나갈 것이냐 하는 것.

나는 사진을 보았다.


“대답 좀 해보거라, 네가 끌고 온 것이 아니냐?”


[웅.]


사진검에게 따져 물으니, 뭔가 대답을 한다.

지금껏 이녀석의 뜻을 정황과 느낌으로 짐작했었기에, 지금 사진의 울음은 해석이 어려웠다.

한참 사진을 들고 씨름하자, 조금 갈피가 잡힌다.


“저 굴로 다시 들어가자고?”


[웅, 웅.]


사진이 마치 아래위로 고개짓하듯 떤다.

나는 낫을 뒤춤에 꽂고 다시 굴로 들어갔다.


“응차.”


허리를 숙이니, 고통이 밀려왔다.

힘겹게 좁은 통로를 지나자, 예의 그 공간이 나타났다.

한번 본 곳이라 낯설지 않다.


[웅, 웅]


나는 사진의 인도를 따라 계속 걸었다.

첫번째 방을 지나, 두번째 방으로.

세번째, 네번째 방도 순서대로 지났다.

그렇게 다섯번째 방에 들어섰는데.


“이, 이게 무엇인가?”


바닥에 무수히 많은 뼈가 흩어져 있었다.


“사람인가? 아니다. 동물이야. 그것도 하나가 아닌.”


정확히 말해서 하나가 아닌지 모르겠다.

대가리로 추정되는 머리뼈가 여러개였으니까.

몸통으로 보이는 갈비뼈는 한덩어리 뿐이라서, 머리가 더욱 복잡했다.


“이건 날개가 아닌가? 이건 꼬리...... 뱀대가리 같기도 하고.”


사나운 이빨이 달린 턱만 3개가 넘었다.

만약 이런 것이 덤벼들었다면.

상상만으로 소름이 돋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밖에 있는 거대 해골보다 성가신 존재다.‘


낫을 든 놈은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헌데 이놈은 움직이지 않는가.

만약 맞서게 되었다면 크게 불리했을 터.

가슴을 쓸어내리며 계속 출구로 발을 옮겼다.


‘모든 문이 열려있구나.’


나는 다섯번째 방에서 본 정체불명의 뼈를 떠올렸다.

아마도 놈이 지나면서 모든 문이 열렸으리라.

괜히 긴장되어 사진으로 하단세를 잡았다.


“흐음.”


허나, 검세가 무색하게도 적은 나오지 않았다.


‘이제 10번째 방인가?’


어느 순간부터 헷갈려 정확하지 않다.

그렇게 몇개의 방을 더 지나갔을까.

매우 넓은 방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봤던 것보다 훨씬 큰 방이었다.


‘여기서는 도대체 몇 마리나 쏟아졌을까?’


해골은 방의 크기에 비례해서 수가 늘었다.

지금까지의 흐름을 떠올리니 앞이 캄캄하다.

못해도 수천은 넘을 거 같았으니까.


뚜벅, 뚜벅.


방을 가로질러 감에도 반대까지 한참 걸렸다.

반대편에 도착하자, 역시나 출구가 보였다.

그런데, 다른 방과는 달리 닫혀 있었다.


‘방에 출입하면 출구는 열리고 입구는 닫혔었는데.’


그를 떠올리니 더욱 이상하다.

나는 문에 다가갔다.


[웅, 웅, 웅]


이상한 것을 찾아 석문을 살피는데, 사진이 운다.


“......베라고? 이것을?”


[웅.]


사진이 짧게 울더니 조용해졌다.

상황이 난처하다.


“검으로 돌을?”


이는 상식에 맞지 않다.

아무리 금(金)이 토(土)를 이긴다고 하나, 그것도 정도가 있다.


날이 바짝 선 검으로 석문을 친다?

누군가 나를 본다면,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리라.

망치같은 둔기면 모를까.

차라리, 칼보다는 나무 몽둥이가 이 상황에 어울린다.

고개를 갸웃거리자, 사진이 다시 운다.


[웅, 웅, 웅]


이 녀석의 반응이 왠지 기분이 나쁘다.

마치, 나를 걱정많은 뒷방 노인네 취급하는 거 같았으니까.

사진이 걱정되어 망설였는데, 제놈이 날 비난하다니.

무도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놈아! 검으로 바위를 내려치는게 맞느냐?”


기분이 상해 쏘아대니, 사진이 잠잠하다.


[웅, 웅.]


그러나 곧 다시 운다.

이번 울림은 방금 전보다 부드럽다.

울림 속에 자신감이 보였다.

이깟 돌덩이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흐음.”


나는 사진을 보며 침음성을 삼켰다.


“그래, 나도 힘이 세졌고, 너도 보통 검은 아니지. 어디 한번 해보자!”


[웅, 웅!]


사진이 내 말에 기쁜 듯 화답했다.

나는 사진을 들어 상단세를 취했다.

이왕지사 이리된 거, 바위따위 무 베듯 베어버리리라.


정신을 집중하여 검기를 모았다.

어깨를 풀어 가볍게 했다. 검은 어깨로 휘두르는 것이 아니니까.

다른 곳에 힘을 아랫 배에 모았다.

다리의 무게중심은 뒤에 둔다.

그리고 순식간에 앞발을 뻗었다.

무게중심을 당연히 앞으로 옮기며.


“하압!”


기합과 함께 앞발이 대지를 찼다.

진각이다.

대지의 기운이 신체로 전달된다.

전달된 힘은 척추를 타고 어깨를 지나 검끝에 집중될 터.

나는 전심과 전력을 다해 사진검을 아래로 내려쳤다.


--!


베었다.

검으로 바위를 내리친 느낌이 아니다.

마치, 허공을 가른 거 같다.

내 생애 가장 완벽한 일섬이 아닐까.


완벽한 베기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을 때.


화르르륵-


단단한 석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돌이 불에 타다니.

금시초문이다.


“재료가 돌덩이 아닌가?”


놀라운 광경에 그저 답없는 질문만 던졌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다.

사진은 거보라는 듯 몸을 떨었다.


[웅, 웅, 웅!]


참, 신통방통한 검이 아닌가.

헛웃음을 지으며 자루를 쓸자, 울음이 잦아졌다.


나는 불타버린 석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저벅-


문 안은 작은 골방이었다.

밖의 넓은 공간이 무색하게도.


이 작은 골방은 매우 어지러져 있었다.

바닥에는 종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종이에는 알 수 없는 도형과 글자가 써있었다.


한쪽 벽은 책으로 가득했다.

얼마나 보지 않은 걸까.

거지줄과 먼지가 가득하다.


또다른 벽쪽에는 작은 책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책상의 짝인 의자에는 한 해골이 외로이 앉아있었다.

무언가를 쓰고 있었던 것일까.

이 해골의 손에는 처음보는 붓이 들려 있었다.


“푸른......보석.”


해골의 가슴에는 커다란 보석이 박혀있었다.


청옥.


일기의 주인공이 푸른 사파이어라 표현한 것은 청옥이었다.

자신의 눈과 닮았다던 그 푸른색의 보물.


“과연 아름다웠겠구나.”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해골의 실재 눈은 더 아름다웠으리라.


[웅, 웅, 웅]


푸른 사파이어를 보며 상념에 빠져 있는데, 사진검이 재촉한다.


“이번에는 이걸 베라는 거냐?”


[웅.]


사진은 이제 청옥을 원했다.

그제야 맨처음 보았던 푸른창이 떠올랐다.


“던,전핵을 부수라고 했던가?”


정확한 문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내용은 맞으리라.

사진은 아마도 이 보석이 던전핵이라 판단한 듯 하다.


나는 잠시 방을 둘러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핵(核)이라 불릴 정도의 물건이 이 청옥말고는 없어보였으니까.


나는 사진을 역수로 쥐고 청옥을 노렸다.


“살아서 죄는 꼭 저승에서 값을 치루시게.”


해골에게 작별을 고하며 참사검을 찔렀다.


--


보석은 저항없이 검에 꿰뚫렸다.

그리고 그 순간.


파아아악-


엄청난 빛이 보석의 균열에서 쏟아졌다.


“으으윽!”


빛무리를 참아보려 했지만, 너무도 강렬하여 그러지 못했다.


“사, 사진검!”


빛은 사진검에서도 쏘아졌다.

반짝이기만 하던 별이었는데...... 설마!


빛무리가 더욱 거세졌다.

보석에서 시작된 균열이 빛으로 번졌다.

깨진 도자기 파편처럼 공간이 떨어져 나갔다.


검은 균열.


내가 들어왔던 그것이 다시 나타났다.

균열은 점점 커지더니, 급기야 나를 집어 삼켰다.


****


세상이 반전하는 기분이다.


“우엑!”


머리가 빙빙돌고 토가 올라왔다.

먹은 지 오래되어서 나오는 건 없다.

시야도 정상이 아니다.

감각도 어지럽고, 느껴지는 건 오직 통증 뿐이다.


“흐,흠아!”


삐 소리가 울리는 고막으로 내 이름이 들린 듯하다.

어지러운 몸뚱이를 누군가 흔드는 거 같기도 하고.

감각이 엉망이라, 상태가 더 악화되는 거 같다.


“그, 그만......”


“정신 차리거라! 정신 차려!”


누군가 코 앞에서 소리치고 있다.

초점이 맞지 않아 누군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귀라도 멀쩡했다면, 목소리로 분간했을 터인데.


짝! 짝!


갑자기 고개가 돌아갔다.

나는 빰을 맞았다는 걸, 두박자는 느리게 깨달았다.


“정신 차려! 정신!”


불합리한 것도 정도가 있지.

어째 모든 감각이 정상이 아닌데, 통증은 제대로 느껴진단 말인가.


짝! 짝!


이어서 두 대정도 더 맞았다.

충격이 어찌나 큰지, 돌아가는 목이 부러질 판이다.


“그, 그만.....그, 그만.”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사정했다.

간신히 맞춰진 시야에 다시 올라가는 손바닥이 보인다.


‘맞으면 죽는다.’


젖먹던 힘까지 끌어모아 손을 뻗었다.

솥뚜껑같은 손바닥을 간신히 잡아챘다.


“흠아! 정신 차렸느냐?”


눈을 최대한 빨리 깜빡였다.

일부러 혀를 씹어 의식을 각성했다.


“......네, 정신차렸습......으헉!”


“다행이다. 다행이야!”


이제야 모든 것이 느껴졌다.

나를 끌어안은 이는 바로 5초장 황진이었다.

그는 연신 내 등을 두드리며 다행이라 말했다.


퍽, 퍽!


“컥!”


다행이었다.

이렇게 돌아왔으니까.

등에서 느껴지는 고통만 아니라면.


“그만 놓아주시지요. 검주님.”


나를 살린 건, 내 사수다.

오랜만에 보는 이운룡이 황진의 팔을 풀었다.


“켈록, 켈록!”


쪼그라들었던 폐가 커지며, 기침이 터져나왔다.


“괜찮으냐?”


이운룡이 걱정을 담아 물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와 황진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둘은 같은 표정이었다.


“네, 괜찮습니다.”


나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그리고 사진을 들어 이운룡에게 내밀었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놀란 그였으나, 이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네가......해냈구나!”


그의 목소리에 감격이 스몄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드디어, 드디어 제가 주작 1성을 이루었습니다!”


사수 이운룡은 처음보는 환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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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궁초출 24.03.05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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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검주황진 24.02.29 34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7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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