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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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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3.0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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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미궁초출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16화 미궁초출(迷宮抄出)




“들어가겠다고? 저 안으로?”


황진이 놀라서 소리쳤다.


“네, 그래야 할 거 같습니다.”


“헛소리마라! 저게 무언지 알고 들어가려 하느냐?”


그는 내 두 어깨를 잡으며 말렸다.

황진의 우려가 이해되었기에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그의 격정적인 눈을 피해 사진검을 보았다


‘여전히 바라고 있다.’


허나, 사진검이 말하고 있었다.

초월문 안으로 들어가라고.

무엇보다 강한 확신이 느껴진다.


‘나는 반드시 저 초월문 안으로 들어가야해.’


이는 운명이리라.


“안돼! 절대로!”


황진은 나를 말렸다.

그의 걱정이 이해되어, 그의 손을 쉽게 뿌리치지 못했다.


덜커덕, 덜커덕, 덜커덕.


그러는 사이, 균열에서 백골이 기어 나왔다.

틈을 비집고 기어 나오는 모습이 마치, 구더기같이 더럽고 혐오스러웠다.


“하압!”


봉인하던 삼인검사가 그놈을 베었다.

검은 균열은 점점 커졌고, 균열을 넘어오는 괴이의 숫자도 늘어났다.

나는 그제야, 황진의 손을 떨칠 수 있었다.


“들어가야 합니다.”


“저 안에 들어갔던 역사가 없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미궁이란 말이다.”


황진은 다시 한번 더 나를 잡았다.

그에 나는 기어 나오는 괴이를 가리켰다.


“막아야 합니다.”


나는 강한 의지를 담아 말했다.

그가 나를 보는 눈빛이 흔들린다.

황진의 눈에 담긴 염려는 순수했다.


“······약속해라. 꼭 돌아온다고.”


그가 다시 내 어깨를 꼭 쥐었다.

나는 그의 손을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역으로 쥐고 예를 올렸다.


“이 땅에 안녕을!”


황진을 향한 예였다.

그는 잠시 나를 보더니 같은 자세로 화답했다.

표정은 절대 보내고 싶지 않아 보였지만.


“······ 이 땅에, 안녕을.”


나는 등을 돌려 검은 균열로 향했다.

괴이가 나오면 당장 쳐죽일 생각으로 사진을 쥐었다.

허나, 내가 접근하자 괴이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럴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다.’


내가 들어오길 바라니,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이리라.

고개를 끄덕이며 좀 더 다가갔다.


근접 거리에서 본 초월문은 마치, 깨진 도자기 같았다.

공간이 깨졌다고 해야 할까?

그를 보니 세상이라는 게, 혹여 검은 종이에 색을 칠한 건 아닐까 싶었다.


손을 먼저 집어넣었다.

검은 균열에 파문이 일었다.

온도나 촉감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겉보기에는 오수같이 더럽게 보였다.


초월문 안에 넣은 손에 무언가 걸렸다.


‘음?’


손에 딱 잡히는 것이 둥근 봉 같다.


“어엇!”


그 봉을 잡은 시점부터 관성이 붙었다.

검은 균열은 내 몸을 빠르게 빨아들였다.


“남흠!”


몸의 절반이 들어갔을 때쯤,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운룡?!’


내 사수가 나를 다급하게 부르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화답하고 싶었으나, 어느새 내 몸은 모두 검은 균열로 빨려 들어갔다.



****


나는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곳이 초월문 안이라는 것을.


‘으윽.’


머리가 아프다.

시야도 흐리고, 오감이 불분명하다.

모든 감각이 정상이 아닌데, 통각만은 여전하다.

불합리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건 아니잖아?’


속으로 불만을 터뜨리며 상태를 파악했다.

눈을 깜빡이며 초점을 맞췄다.

몸도 조심스레 움직이며 감각을 회복해 나갔다.

촉감이 이상해서 손을 쥔 것인지, 편 것인지도 분간이 되지 않는다.


이러고 있으니, 처음 죽음에서 돌아왔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낫지.’


움막 안에서 눈을 떴을 때는 얼마나 당황했던가.

지금은 그 정도로 당황스럽지는 않다.

적어도 이곳은 내 발로 들어온 것이니까.


내 노력에 흐릿한 초점이 점차 맞춰졌다.

그제야 주변 사물이 제대로 인식된다.


“이곳은······ 땅속인가?”


처음 본 건, 흙벽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날 것 그대로의.


피부에 느껴지는 온도도 차갑고 습하다.

여러모로 보나, 이곳은 땅속이 분명하리라.


‘헌데, 이 한기가······ 땅의 것이 맞나?’


한기에 집중하자, 이상함이 느껴졌다.

땅에서 올라오는 것이라면, 하체가 차가워야 정상일 터.

그런데, 한기가 등 쪽에 몰려있다.


‘이건 한기가 아니다. 살기다!’


위험을 감지하고 몸을 홱 돌렸다.

시선을 돌린 나는 놀라고 말았다.


“헉!”


눈앞에 나타난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었으니까.


‘저, 저건 무어냐? 뼈 따위가 어찌 저리 거대할 수 있다는 말이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해골······ 인가?’


눈앞에 나타난 것은 거대한 뼈다귀였다.

사람 형상의 거대한 백골이 살아있는 듯 서 있었다.


나는 서둘러 사진검을 세웠다.

헌데.


‘이, 이건 또 뭐냐?’


왼손에 처음 보는 권축장(卷軸裝)이 들려있다.

임금이 교서를 내릴 때 사용하는 두루마리와 형태가 흡사했다.


내 손에, 나도 모르는 것이 들려있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눈을 깜빡이다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헉!”


나는 검을 다시 세우며, 자세를 잡았다.


‘지금은 두루마리 따위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가 아니야.’


눈앞에 괴이가 있다.

잠시라지만, 저것을 놔두고 한눈을 팔다니.

등골이 오싹하다.


나는 손에 들린 두루마리를 던지듯 버렸다.


‘밖에서 본 해골은 기껏해야 사람 정도의 크기였는데.’


이놈은 키가 20척은 되어 보였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놈은 검은 거적때기를 두르고 있었다.

다른 것들은 다 깨 벗고 다녔는데 말이다.


놈의 두루마기는 끝이 헤진 것인지 찢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나부끼는 모양새가 불길할 뿐.


’저 흉악한 낫은 또 무언가?‘


이 거대한 해골의 무기는 낫인 듯했다.

두 손에 쥔 크기가 매우 크고 흉악했다.


‘한 번에 논 반 마지기는 벨 거 같구나.’


그런 망상이 들 정도다.

나는 위협적인 놈의 태세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면서 놈을 계속 관찰했다.


거대한 해골 뒤로 선반이 즐비했다.

그 선반 위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그릇과 상자 따위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백골 괴이는 그 앞에 정승처럼 서 있었다.

마치, 이 그릇들을 지키고 있는 거처럼.


나는 한동안 괴이를 경계했다.


“후우.”


세상이 느리기 흘렀다.

이마에 맺힌 굵은 땀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턱 끝으로 흘렀다.


땀이 땅에 떨어질 때까지도, 거대한 해골은 여전히 정승처럼 서 있기만 했다.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결론이 나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나는 그제야 바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권축장은 뭐란 말인가?’


나는 슬며시 뒤로 물러섰다.

검은 여전히 거대한 해골을 겨눈 채로.


조심스럽게 다리를 굽혀, 두루마리를 주웠다.


‘거대한 해골 때문에 미뤄뒀지만, 놀랍기로는 이게 더하다.’


권축장이라니.

죽음 이후에는 온통 놀라운 일뿐이다.

괴이도, 괴이를 베는 검도, 괴이를 뱉는 검은 균열도.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이런 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 손에 들려있다.


‘놀라서 까무러치겠구나.’


자조섞인 감탄을 뱉었다.


나는 권축장을 샅샅이 살폈다.

위험한 물건일지도 몰랐다.

독이나 암기(暗記) 같은 것이 장치되어 있을 수 있으니까.


‘없는 것인가? 못 찾는 것인가?’


한참을 조사해보았으나, 평범한 종이로 보였다.


‘평범하지는 않지. 이런 상등품은 처음 본다.’


종이가 너무도 고급스러웠다.

왕이 어명을 내렸다고 해도 속을 정도로 훌륭하달까.


나는 이것이 어디서 난 것인지 계속 생각했다.


‘내가 초월문 안에서 잡은 게 이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말고는 없다.

검은 균열에 손을 집어넣었을 때, 무언가를 잡았었다.

그걸 잡자, 내 몸이 급격히 초월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었고.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권축장을 폈다.

이대로 계속 둘러본다고 답이 나오지 않았기에.


“음?”


권축장을 펼치자, 글자가 나왔다.


‘이건, 언문인가?’


고급 종이에는 정음이 적혀있었다.

대왕이 어린 백성을 위해 만든 글자였기에 읽을 수 있었다.

허나, 지혜가 부족하여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임무? 무슨 임무란 말인가?”


나는 권축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나타난 두루마리도 수상한데, 거기 적힌 글자는 더욱 수상하다.


머리에 뜬 의문에 읽기를 중단하자, 사진이 운다.


[웅, 웅, 웅]


마치, 글을 계속 읽으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알았다. 알았어.’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마저 읽었다.


-------------------------------

<임무>


*미궁을 돌파하라.*


임무 성공 조건.

一. 미궁 핵을 파괴하라.

二. 종료 시 까지 남흠(?)은 반드시 생존해야 한다.

--------------------------------


“나, 남흠? 이건 내 이름이 아닌가?”


나는 종이에 적힌 내 이름에 놀랐다.

정확히는 내가 깃든 몸의 이름에.


‘뒤에 (?) 이건 또 뭔가?’


또다시 알 수 없는 것이 떴다.

나는 일단 의문을 지우고 주변을 살폈다.


‘혹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인가?’


의문보다 더한 걱정이 앞섰으니까.

생존 본능이 주변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께름칙하군.’


팔에 돋은 소름을 쓸었다.


한동안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존재하는 건 정면에 있는 해골뿐이었다.


‘찾지 못한 것인가? 진짜 없는 것인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의심이 남았다.

다시 권축장을 바라보려는데, 사라진다.

마치, 괴이처럼. 천천히 불에 타서 재가 되었다.


화르르륵.


“허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도깨비에 홀리기라도 한 것인가.

손에서 흩어지는 재를 보니,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임무라.’


나는 속으로 종이에 적혔던 내용을 되뇌였다.

그러면서 자세를 다시 잡았다.

이제는 정면의 괴이에게 집중할 차례였으니까

.

움직이지는 않지만, 이 놈도 괴이는 괴이였으니까.

나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었다.

눈을 놈에게 고정한 채, 조금씩 옆으로 움직였다.


‘빌어먹을.’


겨우 세걸음을 떼었지만, 알 수 있었다.

저 거대한 해골 괴이가 어마어마하게 강하다는 것을.

나는 찾을 수 없는 빈틈에 입술을 깨물었다.


등이 벽에 닿았다.

어쩔 수 없었다.

이 거대한 공간이 자연 발생하여 균일치 않았으니까.

나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었으나, 튀어나온 암석 같은 것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점점 거대한 해골과 가까워졌다.

내 의지와 상관없었기에, 달갑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놈의 고개가 고정되어있다는 것 정도?

저 낫을 든 해골은 내가 꽤 옆으로 이동했음에도 여전히 앞을 보고 있었다.


‘이대로 사각을 잡는다면......’


희망섞인 전망에 앞으로 한발 내밀었다.


그 순간, 거대한 해골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눈구멍에 푸른 불꽃이 불길하다 싶은 순간, 삽시간에 움직였다.


———!


“윽!”


거대한 낫이 공간을 갈랐다.

엄청난 풍압이 내 몸을 덮쳤다.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위력에 전율이 흐른다.


‘놈이 움직이는 순간, 물러났기에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목과 몸뚱이가 이별할 뻔 했다.

나는 괜시리 목을 쓸며, 벽에 등을 댔다.

심장이 마구 뛰는 것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았다.


내게로 시선을 옮긴 해골의 모습이란.

불길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했다.

눈구멍에 푸른 불꽃이 섬뜩함을 더한다.

그 푸른 불꽃은 눈동자라도 되는 듯, 나를 직시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마의 식은땀을 닦았다. 그리고 처음 자리로 조금씩 되돌아갔다.


‘이 정도면 되겠지.’


안전이 확보된 거리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놈이 휘두른 낫의 범위를 가늠한 것이다.


‘적어도 10장은 넘는다.’


아무리 작게 쳐도 그 정도다.


‘낫을 휘두르고 다시 공격할 때까지 얼마의 시간차가 있을까?’


놈의 품에 파고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재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확실히 알아야 했다.


‘좋아, 해보자.’


사진을 들었다.

자세를 잡고, 놈의 간격으로 들어갔다.


———!


이번에도 바로 반응했다.

놈이 휘두를 낌새를 보이자 마자, 뒤로 물러선 것이다.

공간을 가르는 낫이 섬뜩하게 스쳤다.


나는 낫이 지나자마자, 다시 놈에게 뛰어들었다.


‘하ㄴ,......! 이크!’


속으로 셈을 하다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


거대한 낫이 또한번 나를 스쳤다.


“헉, 헉, 헉”


전심전력을 집중해서인지, 금방 숨이 찼다.

나는 자리에 주저앉자 생각했다.


‘어렵다.’


놈을 공략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반호흡정도.

그 사이 10여장을 돌파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한다면......어쩌면.’


나는 마른세수를 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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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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