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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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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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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6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3.1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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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옥포해전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옥포해전






“......”


뭐라고 대꾸해야 하나.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졌다.

검주께서는 이미 신장의 존재를 알아차리셨다.


정확히 신장을 지목한 건 아니지만, 뒤에서 일을 꾸미는 놈의 존재는 깨달은 것이다.


“초월문을 여는 자는, 필시 음험한 성품일 것이다. 또한 수싸움을 즐기는 자겠지. 스스로 영특하다 여기면서.”


게다가 놈의 성향도 눈치 채셨다.


나는 검주께 신장에 대한 것을 고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러나, 나보다 제일검이 빠르셨다.


“그러니 너는, 흉적을 상대로 정도(正道)를 따지지 마라. 언제나 뒤를 조심하고 음모에 빠지지 않게 하라.”


“네, 명심하겠습니다.”


그분의 말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잠시 속으로 말씀을 세기고 입을 열려는데, 이번에도 검주님이 빨랐다.


“오늘 밤, 자시(子時) 우리는 옥포로 향할 것이다.”


신장에 대해 말하려던 입에 의문을 담았다.


“오, 옥포요? 그 곳은 왜......”


“내일 옥포에 초월문이 열릴 테니까.”


검주의 말에 조금 놀랐다.


‘후보지는 셋이라 하셨는데?’


참사 제일검께서는 전조 증상을 통해 초월문이 나타날 장소를 찾으셨다.

이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후보지를 세군데로 압축하였으니까.

그러나, 놈의 수작으로 더는 줄이지 못했다고 하셨다.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말씀의 앞뒤가 맞지 않지 않은가.’


나는 자연스레 의문을 품었다.


“방금 검주님께서 후보지를 셋 이하로는 줄이지 못하셨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맞다. 전조현상을 통해 추릴 수 있는 건 세개가 한계였다.”


참사제일검께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셨다.


“허나,”


그러나, 곧바로 앞의 말을 부정했다.


“수싸움은 흉적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눈을 번쩍 떴다.

검주께서는 종이를 꺼내 일필로 지도를 그리셨다.

지도에 그려진 건 한산도와 거제도 인근이었다.


“옥포와 합포, 그리고 적진포. 여기가 한산도다.”


지도에 각 위치를 점으로 찍으셨다.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적진포가 가장 가깝습니다. 합포가 가장 멀고요.”


“그래, 맞다. 하여 나는 합포에 삼인검 둘을 배치했다.”


검주께서 합포에 이검(二劍)이라고 표시하셨다.


“또한, 사람들에게 위험을 알려 방비할 수 있게 했다.”


“적진포와 옥포에는 그러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렇다.”


나는 신장을 떠올렸다.


‘놈도 검주님의 방책이 수싸움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신장, 그놈은 허를 찌를까?’


수싸움은 결국 서로 속고 속이기였다.

상대의 의도를 알아챈다면, 역으로 찌르는 것도 가능할 터. 나는 그 가능성을 따져본 것이다.


‘신장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구역질 나지만, 필요하다면 해야지.

마음을 다스리고, 신장을 떠올렸다.


‘놈은 살생을 즐긴다.’


공포와 혼란이라면 환장을 하는 놈이다.

그놈은 사람들이 버러지처럼 죽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방비가 되어있다?


‘사람들이 준비가 되어있다면, 혼란의 정도가 약할 터.’


만약 더 큰 힘을 가할 수 있다면 모르겠으나, 이번에 출몰할 초월문은 하급이라 했다.


‘혼란과 공포가 목적이라면 이 곳을 공략하는 건 별로 재밌지 않을거야.’


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결론이 나온다.


‘합포는 아니다.’


머리로 합포의 가능성을 지웠을 때, 검주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적진포는 한산도에서 가장 가깝다. 그러니, 남은 곳은 옥포 뿐이지.”


나는 이순신 검주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합리적인 판단이었으니까.


전진포는 한산도에서 가장 가깝다.

그에 비해 옥포는 접근이 여의치 않다.

배를 이용하자면 바다를 크게 돌아야 했고, 육로를 이용하자면, 섬을 가로질러야 했다.


내가 신장이라도 적진포가 아니라 옥포에 초월문을 열리라.

이제 대원들이 출동한기만 하면 되겠지.


“그럼, 작전을 모두에게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몸이 달아, 얼른 일어나려했다.

작전을 한시라도 빨리 알리고 싶었기에.

헌데, 검주께서 막으셨다.


“아니, 남흠은 경거망동 하지 말라.”


나는 눈만 껌뻑이며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너는 오늘 이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절대 발설하지 마라.”


“제가 아둔하여 이해치 못하였습니다. 그 연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다른 건 몰라도 곧 있을 작전은 알리는 게 옳다고 생각되었으니까.

내 물음에 그는 수염을 쓸며 답하셨다.


“어차피 1초 대원들은 훈련이 되어있다. 언제든 깨우면 바로 출격이 가능하지. 이 같은 대비가 안되어있는 이들은 너희 뿐이다.”


여기서 너희란, 나와 주은찬, 그리고 한명련을 이르는 것이겠지.


‘이운룡도 포함되나?’


나는 사수를 떠올렸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일어나지 않는 건 좀처럼 그려지지 않았으니까.


검주께서 무릎을 치시며 계속 말씀했다.


“일어나지 못해도 상관없다. 놓고 가면 그 뿐. 하지만.”


무릎을 치던 손이 나를 가리킨다.


“너는 반드시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순간, 불호령이 떨어진 줄 알았다.

그정도로 엄중한 눈빛과 말투였다.

지금껏 작전을 설명한 이유가 이것일 터.

혹시라도 내가 준비되지 않으면 낭패니까.


나는 저절로 드는 책임감에 고개를 숙였다.


“네, 절대 잠들지 않겠나이다.”


시간을 대략 가늠해보았을 때, 작전까지는 한시진 반 정도 남은 듯했다.

먼길을 오느라 피곤했지만, 어쩔 수 없다.

어떻게든 버텨야지.


“좋다. 그럼 이제 나가보거라.”


내 대답이 흡족하셨는지, 목소리가 많이 누그러지셨다.

동시에 손을 저으며 나를 내치셨다.


“네, 그럼...... 이 땅에 안녕을!”


“이 땅에 안녕을.”


주섬주섬 사진검을 챙기는데, 검주께서는 서책과 붓을 다시 집으셨다.

얼핏 본 표지에 난중(亂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듯도 하다.


‘쉬실 생각은 없으신건가?’


그의 건강이 염려되어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무슨 이야기를 그리 오래했느냐?”


돌아오자마자, 주은찬이 나를 붙잡았다.


‘음? 이 시간에 이 소녀가 여기는 왜?’


나는 숙소를 둘러보았다.

그리 넓지 않은 방에는 이부자리가 4개 펴져 있었다.

설마, 주은찬도 여기서 자는 건가?

커진 눈으로 이부자리를 보았다.


“저것이 여자냐? 분내보다 땀내가 더 나는데, 뭔 상관이냐?”


한명련이 말을 툭 뱉었다.

방을 둘러보는 내 눈빛에서 생각을 읽은 듯했다.

이번에는 주은찬이 피식 웃었다.


“뭐야? 너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느냐?”


주은찬이 개구진 표정으로 내 어깨를 툭쳤다.


“걱정마라, 이 누님이 네 정절은 지켜줄 터이니.”


이제는 선넘는 농까지.

듣고 있던 한명련이 고개를 젖는다.


“말세야, 말세.”


이불을 모두 편 한명련이 한쪽 구속에 자리했다.

자리에 누운 그는 옆자리를 탕탕쳤다.


“나는 저 성별을 알 수 없는 망아지는 싫다. 오푼이 네가 여기서 자라.”


그의 말에 주은찬이 발끈했다.


“뭐라는 거냐? 나도 뱁새 눈깔인 네 놈 옆자리는 싫다. 음흉하게 생겨서는!"


“뭐? 배, 뱁새? 음흉?”


두 사람이 말다툼하는 사이, 이운룡이 들어왔다.

가벼운 옷차림과 젖은 얼굴로 보아 세신(洗身)을 하고 오신 듯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나는 그에게 보고했다.

이운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검주께서 뭐라하시더냐?”


“강해지라고 하셨습니다.”


두루뭉실하게 답했다.


‘비밀로 하라고 하셨지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사수가 묻는데, 딱 자르기도 민망했다.


“흐음, 그렇구나. 알았다. 너도 이만 쉬거라.”


“네!”


이운룡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한명련과 반대쪽 구석이었다.


“명련아.”


“네? 네! 선배님!”


내 사수는 한명련이 그랬던 거 처럼, 자기 옆자리를 두드렸다.


“이리 오거라.”


“......네”


명련은 싫은 티도 내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 사수의 옆자리로 갔다.

나는 그 꼴을 보다, 세신하러 밖으로 나갔다.

주은찬이 챙겨주는 수건을 가지고.


5월이라 날이 좋았다.

우물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세신 후 들어오니, 모두가 자리에 누워 있었다.

초롱불도 꺼져있어 제법 어두웠다.

발걸음을 죽이고 들어오는데, 주은찬이 손짓한다.


“여기다.”


내 자리는 한명련과 주은찬의 사이였다.

얼굴을 한번 더 닦고 조심스럽게 이불 안으로 들어갔다.


“흐음.”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늑하다.

좋은 기분을 만끽하는데, 대뜸 주은찬이 시비를 건다.


“너는 계집이냐?”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주은찬의 얼굴이 보였다.

이불로 몸을 둘둘 말아, 동그랗게 얼굴만 나왔다.


“무슨 소리냐?”


소녀의 개구진 표정을 보니, 농인 듯하다.

기분은 나빴으나, 표정을 보니 화를 내기는 글렀다.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어르듯 말했다.


“어째 나보다 오래 씻는 거 같아서 말이다.”


주은찬은 내 세신 시간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나는 그에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는 너는 남아(男兒)라도 되느냐? 이렇게 자는 것이 불편해보이지 않는구나.”


은근히 신경쓰이던 것을 물었다.

아무리 세상이 뒤집어졌다 해도, 남녀가 유별하거늘.

칠세가 넘은 남녀가 어찌 한 방에서 동침한단 말인가?


나름 엄격한 표정을 유지하는데, 주은찬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핫!”


움찔-


그 웃음에 나 뿐 아니라, 한명련과 사수도 움찔했다.

다들 잠든 줄 알았는데, 아니었는가.

하긴, 벌써 잠들기에는 이른 시간이지.


‘맞다. 조금 있으면 작전 시간이구나.’


갑자기 번뜩 작전이 염두로 올라왔다.

오히려 잘되었다.

이왕 이리된 거, 이들 모두 재우지 말자.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주은찬이 다시 입을 열었다.

눈동자 간격만 한 입이 보기 좋게 호선을 그렸다.


“미안하다. 네 말과 표정이 꼭 오라비와 같아서 그랬다.”


“오, 오라비?”


“아! 내가 이야기하지 않았더냐? 나는 남자 형제가 많다.”


“그랬구나.”


소녀가 말하는 오라비 하는 단어......

익숙한 단어가 이제는 너무 낯설다.

너무 오랜만에 듣는 호칭에 잠시 머리가 굳었다.


“내 손 위로만 3명의 오라비가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나를 아껴주었지.”


보름달같이 큰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휜다.


“아! 밑으로도 남동생이 하나 있었다. 작고 귀여운 게, 나를 아주 잘 따랐다.”


붉고 도톰한 입술도 보기 좋게 휘었다.

그런데.


‘어째서 다 과거형이냐?’


그녀의 말에 나는 웃을 수 없었다.

한참을 재잘대던 은찬의 말수가 점점 줄었다.

어느새 미소는 사라지고, 굳은 얼굴이 되었다.


“남흠. 네 표정은 왜 안좋은 것이냐?”


“어? 그게......”


“모두 죽었을까봐 그러느냐?”


소녀가 내 속마음을 맞췄다.

은찬은 피식 웃더니, 입술을 삐죽였다.


“걱정하지 마라, 모두 살아있으니.”


그리고는 몸을 돌려 등을 보였다.

동시에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내 마음 속에.”


그녀의 혼잣말은 조용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잠시 은찬의 등을 바라보다가 바로 누웠다.

그녀의 마음이 행여나 보일까 걱정되었으니까.

아마도 은찬은 숨을 죽였을 테지.


몸이 피곤하여, 금방 잠들까 걱정했다.

헌데, 기우였다.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여 오던 잠도 달아날 지경이다.


들썩, 들썩.


내 옆의 한명련도 불편한지, 연신 움찔거렸다.

몸이 불편한지, 나처럼 마음이 불편한지 궁금했다.


이제는 가장 활발하던 주은찬이 얌전하다.


“......”


가만히 누워 구부러진 대들보를 보았다.

생각을 하지 않는데, 생각이 많은 느낌이다.


감정을 추스릴 때, 닫힌 방문이 열렸다.


덜컥!


나는 반사적으로 일어나 사진검을 챙겼다.


“가자!”


검주 이순신이였다.

자리에 들었던 모두는 토끼 눈이 되어 일어났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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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한산명월 24.03.11 29 0 12쪽
24 노적성해 24.03.09 36 0 11쪽
23 노적성해 24.03.08 35 0 13쪽
22 미궁탈출 24.03.07 34 0 11쪽
21 미궁초출 24.03.06 29 0 12쪽
20 미궁초출 24.03.05 32 0 11쪽
19 미궁초출 24.03.04 34 0 12쪽
18 미궁초출 24.03.02 35 0 13쪽
17 미궁초출 24.03.01 28 0 13쪽
16 검주황진 24.02.29 34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70 0 11쪽
14 읍참괴이 24.02.27 34 0 11쪽
13 소참괴이 24.02.26 39 0 12쪽
12 초월유별 24.02.25 40 0 11쪽
11 시심즉검 24.02.24 43 0 11쪽
10 시심즉검 +2 24.02.23 47 1 12쪽
9 백의종군 24.02.22 48 1 12쪽
8 남아일언 중천금 24.02.21 44 1 12쪽
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6 남장여인 24.02.19 51 2 11쪽
5 험시방극 +2 24.02.18 52 2 12쪽
4 험시방극 24.02.17 7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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