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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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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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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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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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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초월유별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11화 초월유별(超越有別)




나는 최종적으로 참사대가 되었다.


참사대의 일과는 단순했다.

밥먹고 훈련, 자고 일어나면 훈련.

우리는 한시도 쉬지 못하고 굴렀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금일 훈련을 시작하겠다. 나는 제2초 소속 삼인검사 이운룡이라 한다.”


우리는 2초 소속 검사들의 지도를 받았다.

2초의 장은 참사준수석인 그 원균이다.

원균의 근신 때문에 2초의 대원들 모두가 동학사에 남게 되었다.

나머지 참사대원들은 검주를 따라 각지로 흩어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2초의 삼인검사들이 우리를 지도하게 된 것이다.


“동작에 잡념이 들었다!”


원균 때문에 2초의 대원들이 곱게 보이지 않았으나, 겪어보니 그건 내 편견일 뿐이었다.

특히, 이운룡이라는 검사는 여간 깐깐한 게 아니었다.

그는 매의 눈으로 우리를 조련했다.


나는 목검을 들고 타격대를 베었다.

짚과 나무로 만든 허수아비로 때릴 때마다 짚더미가 날렸다.


한참 허수아비를 원수처럼 후릴 때, 이운룡이 다가왔다.


“남흠이라 했던가?”


“네! 선배님!”


참사대에서 손 위에 대한 호칭은 선배로 통일되어 있었다.

손 아래는 후배고, 같은 기수는 동기라 불렸다.


“검술을 누구에게 배웠는가?”


“네! 기연이 닿아 좋은 스승님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과연 기연이라 할만하군.”


그는 자리에 서서 내 검술을 한참동안 감상했다.


“검술만이라면 선배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겠어.”


“가, 감사합니다!”


뜻밖의 칭찬이었다.

나는 그의 평가가 기꺼웠다.

이 검술은 스승께서 평생을 갈아넣은 역작이었으니까.

속이 울컥하며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후로도 훈련은 계속되었다.

훈련 중간마다 이운룡은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을 이야기했다.


“조선에 열리는 초월문은 총 108개다.”


훈련하는 와중에도 귀를 열어놔야 했다.

오감 중 어느것도 허투루 사용할 수 없었다.


“우리 참사대의 역할은 마물을 죽이고 이 초월문을 봉인하는 것이다.”


사방에 2초의 선배들이 눈에 불을 켜고 우리를 감시했다.


“최대한 빨리 닫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운룡의 설명에 다른 선배들이 한마디씩 보탰다.


“그렇지, 그 빌어먹을 초월문은 마물(魔物)을 수도 없이 뱉어내지, 끝도 없이.”

“빨리 닫으면 뭐하나, 닫아놓으면 똑같은 문이 어디선가 다시 열리는데.”

“그러니 말이야, 정확히 말하면 봉인이 아니지. 그저 닫을 뿐이니까.”


선배들의 한탄에 사진검이 반응했다.


[웅, 웅, 웅.]


‘이 놈은 왜이러지?’


그나저나, 다시 열린다고?

봉인이라 했다. 소멸이 아니라.

닫아놓으면 어디선가 다시 열린다고 했다.

그러면 아무리 마물을 때려잡아도 108개의 초월문 숫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이 아닌가.


머리털이 곤두서고 저절로 이가 깨물어졌다.

이와중에도 사진검은 계속 울었다.

마치, 저들의 말을 부정하듯이.


‘이건 무슨 의미야?’


사진검의 울음을 해석하려고 했으나, 이운룡의 설명이 계속되어 그러지 못했다.


“참사검은 소유자를 초인으로 만들어준다.”


이운룡은 자신의 삼인검을 뽑았다.


스르릉-


“참사검으로 마를 베면 업이 쌓인다.”


그는 참사검이 어떻게 사용자를 초인으로 만드는지 설명했다.


“업이 쌓이고 쌓이면 참사검의 별자리에 별빛이 들어온다.”


나는 타격대를 때리며 곁눈으로 이운룡의 참사검을 훔쳐보았다.

과연 그의 검에는 별빛이 반짝였다.


“마를 베어 업을 쌓아라, 그로서 별을 이룬다면!”


그는 우리를 독려하듯 소리쳤다.


“적들을 초월하리라!”


초월!

그 단어가 귀를 통해 심장을 울렸다.

인간을 초월하여 적을 무찌르리라!

나도 모르게 타격대를 내리치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운룡의 훈육은 일주일 넘게 계속되었다.


또다시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이 되어 점명을 나갔더니, 왠일로 원균이 보인다.

근신으로 처박혀있어야 할 인간이 여기는 왠일인가.

댓바람부터 돼지 면상을?

일진이 사납다.


“저 빌어먹을 놈!”


그도 나를 발견하고 험한 말을 입에 담는다.

나는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노려보았다.


모두가 대웅전 앞마당에 모이자, 점명이 시작되었다.


“총원 14명 이상 무!”


인원 파악 후, 원균이 나섰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꼴이 가히 보기 좋지 않다.


“오늘부터 실전이다.”


갑자기 날벼락이 떨어졌다.


‘뭐? 실전?’


비몽사몽하던 아이들의 눈이 대문짝만하게 커졌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


모두와 달리 원균만 웃음 지었다.


“놀란 꼴이 꼭 토끼새끼 같구나, 낄낄낄.”


저자가 왠일로 점명을 다하나 했다.

이러려고 그랬는가.


원균은 부하들과 키득거렸다.

주변 삼인검사도 마지못해 웃는다.

그 중 이운룡의 표정이 특히 가관이다.

눈으로 욕을 한다는 게 저런 것일까.


키득거리던 원균이 갑자기 정색을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검을 뽑아들었다.


스르릉-


사인참사검.

귀물이 푸른빛을 뿜어냈다.

사용자의 인성이나 비대한 몸뚱이와 상관없이 신성한 빛이었다.


“네놈들의 검도 뽑아봐라.”


준수석은 사인검으로 우리를 가리켰다.

그동안은 함부러 검을 뽑지 못하게 했었다.


헌데, 검을 뽑으라니, 솔직히 마음이 설렌다.

다른 아이들도 한껏 상기된 표정이다.

나는 물끄러미 사진검을 보다가 천천히 뽑아들었다.


스르릉-


과연 멋지구나! 사진참사검.

검신에 음각된 별자리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아름답다.


허나, 내 상기된 마음은 단 한마디에 차게 식었다.


“내 검과 네 것들의 차이가 느껴지느냐?”


뭐라는 거야?

제 놈 검을 자랑질 하려고 나온건가.

원균의 의도야 뻔하지.

우리 검에는 별이 빛나지 않지만, 본인의 검에는 별이 빛났우니까.

그 차이를 뽐내기 위함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층 더 거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참사검을 지녔다고 다 참사대가 아니다. 별빛 하나없는 참사검은 그저 잘 드는 칼일 뿐.”


그는 볼살을 푸드덕 거리며 말했다.


“마를 머금어야 비로서 진정한 참사검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원균은 마치 수만을 호령하는 장군처럼 검으로 한방향을 가르켰다.


“출전이다! 애송이들아!”


그가 호령했다.

목소리가 생각보다 우렁찼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심장이 떨리고 긴장이 서렸다.

자존심 상하게도.


그 자의 말이 끝나자, 이운룡이 나섰다.

그에 원균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뒷줄로 물러났다.


”그럼.“


이운룡은 목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초월문의 마물은 섬멸하는 것이 원칙이나, 간혹 놓치는 것들이 발생한다.”


이운룡은 섬멸이 기본이라 했지만, 적들을 전멸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옛말에 도둑 한 놈에 지키는 사람 열이 못 당한다고 하지 않던가.

아무리 쥐잡듯 잡아도 빠져나갈 놈은 빠져나간다.


“이번에 너희가 처리해야 마물이 그것들이다. 초월문을 넘어와 살아남은 잔당들.”


이운룡은 우리가 출전하는 이유와 적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뒷처리를 맡기는 것이로군.’


참사대는 소수정예다.

삼인검사를 모두 합해봐야 백이 되지 않으니까.

이들은 적은 수로 조선팔도를 누비고 다녔다.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이 터졌을 터, 그러니 잔당은 필연이다.


“그것들이 살아있는 한, 이 땅의 안녕은 요원한 일이다.”


그의 말이 옳다.

괴이가 살아있는 한, 조선의 사람들은 절대 화평할 수 없지.


“너희가 해야할 일이 바로 이 것이다. 이 땅의 안녕을 찾는 일! 허나, 너희는 아직 약하다.”


이운룡의 말은 계속되었다.


“그러니, 마물을 베어 업을 쌓고 별을 이루라.”


참사검은 사용자를 초인으로 만들어준다.

그 원리는 단순하다.

마를 베면 그 공적이 쌓여 사용자가 강해지는 것이다.

그 공적의 증거가 바로 검신에 빛나는 별이고.


“그로서, 성좌를 기록하라. 그것으로 주작 1성을 이룬다면.”


그는 자신의 삼인검을 들어올렸다.


“비로서 진정한 참사대원이 될 것이다!”


“와아!!”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바라던 일이었으니까.

나도 분위기에 휩쓸려 소리를 질렀다.

평소 엄하게 단속하던 선배들도 이 순간만큼은 제지하지 않는다.


‘업을 쌓아 공을 이뤄라. 그러면 주작 1성이 되리라.’


이운룡은 우리에게 잔당을 처리하여 별자리를 이루라고 말하고 있었다.


참사대원.

삼인검을 얻고 괴이를 베는 자.

그로인해 힘을 얻는다.

그것은 모두가 원한 일이리라.


‘반드시 죽인다.’


그것들 때문에 피를 토하고 눈물을 흘렸다.

작게는 가족을 잃었고, 크게는 나라를 잃었다.


“모두 검을 쥐어라! 그리고 앞 선 자들을 따르라. 그로서 모든 것을 되찾으라!”


이운룡은 더욱 거칠게 도발했다.

우리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모두의 함성이 최고조에 이를 때, 이운룡이 검을 거꾸로 쥐었다.

그의 눈빛은 엄중했고, 동작은 절도가 있었다.


떠나갈듯한 함성은 열기만을 남긴 채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운룡은 삼인검을 맨손으로 쥐었다.

그리고 외쳤다.


“다 같이 외쳐라! 자랑스런 후배들아! 그대들은 이 땅의 안녕을 되찾을 자들이니!”


그와 함께 제2초의 모든 삼인검사들도 같은 동작을 취했다.


오른손은 참사검의 손잡이를.

왼손은 마물을 베는 검신을 잡았다.


붉은 피가 흐른다.

파란 피로 업을 잇는 삼인검의 검신을 타고서.


바닥을 향한 검끝에 적혈이 방울져 떨어진다.

동시에 제2초의 모든 삼인검사가 외쳤다.


“이 땅에 안녕을!”


사명감이 깃든 목소리에 전율이 흘렀다.

동시에 나는 보았다.

별자리를 적시는 붉은 피를.

파란피는 절대 덮을 수 없는 별자리가 붉은 기운에 감춰지는 모습을 말이다.


나는 이운룡을 보며 같은 동작을 취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움직인다.


날카로운 사진검에 왼손이 베인다.

순결한 검신에 내 붉은 피가 처음 흘렀다.

몸과 마음이 충족되는 듯 하다.

사진참사검의 감정이 손을 타고 뇌리를 강타했으니까.


‘이것은 맹세다.’


피흘리는 맹세.

그리고 눈물이었다.

모든 것을 잃은 자의 피눈물.


옆에 선 이들의 한이 의지로 느껴졌다.

의지는 다시 적들을 향한 분노로.

분노는 다시 살의로 치환되었다.


우리는 이순간 하나의 감정이리라.

그렇기에 모두는 한목소리로 울부짖었다.


“이 땅에 안녕을!”


검신을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다시는 흐를 리 없는 내 피를 사진에게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드디어!’


출진한다.

적을 물리치기 위해.


****


“제2초의 삼인검사들은 각기 한명의 후배를 전담한다.”


출진 방식은 2인 1조.

원숙한 삼인검사와 미숙한 우리가 한조를 이루는 것이었다.


“나는 이운룡이다. 자는 경현. 경상도 청도 출신이지.”


그는 이운룡이었다.

아마도 그가 내 사수인 듯했다.

내가 그의 부사수이고.


“남흠이라고 합니다. 자는......자고? 출생지는 경상도 안동입니다.”


그의 소개에 마주 답했다.


“가자!”


“네!”


우리는 바로 출발했다.

목적지는 계룡산 인근의 회덕현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마물을 베었다.


“남흠! 그쪽으로 간다!”


“넵! 선배.”


이운룡이 소록귀를 몰아왔다.


스걱-


역겨운 것을 베었으나, 퍼렁피는 날리지 않았다.


화르르륵-


녹색의 몸뚱이가 검은 재가 되었으니까.


“키케켁!”

“케켁!”


소록귀들이 비명을 지른다.

사라지는 동료를 보았을테지.

놈들의 붉은 눈동자에 서린 공포가, 나를 웃게 했다.


“죽인다!”


사진검을 휘둘러 괴이의 뼈를 갈랐다.


“모조리 찢어주마!”


나는 소록귀를 베고 또 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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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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