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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392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작성
24.03.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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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소녀지사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소녀지사




두루마리를 펼쳤다.


‘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하, 저를 놀리신 겁니까? 여기 버젓이......”


권축장을 활짝 펴 보이며 말하다가, 입을 닫았다.

종이를 보는 그들의 시선이 이상했으니까.

나는 그들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에 정운은 고개를 끄덕였고, 검주께서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나는 두루마리와 그들을 번갈아 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셨던, 검주께서 입을 여셨다.


“글자가 분명 보이느냐?”


“그렇습니다. 분명 언문이옵니다.”


“그래? 거짓은 아니겠지?”


“제가 누구 앞이라고 거짓을 입에 담겠습니까?”


“허면, 읽어보거라.”


검주께선 턱짓으로 두루마리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네!”


나는 명에 따라 권축장의 내용을 읊었다.


---------------------------


<임무>


*애비안 마을의 소녀 지이나를 성장시켜라.*


<임무 성공 조건>

일. 남흠(?), 이순신, 정운은 종료 시 까지 살아있어야 한다.

이. 지이나의 무력과 통솔력이 일정이상 성장해야 한다.

삼. 지이나는 생존해야 한다.


---------------------------


큰 목소리로 모두 읽었다.

어느 순간, 다가온 정운이 내 어깨 너머로 두루마리를 보았다.


“거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헛웃음을 지었다.

나는 슬그머니 검주님의 눈치를 봤다.

그분의 표정이 매우 심각해보였으니까.


“정녕 안보이십니까?”


나는 뒤에 선 정운에게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안보인다. 그나저나, 애비안? 지이나? 넌 이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 정황을 보니, 마을과 사람 이름인 듯 싶은데.”


정운은 은근슬쩍 나를 떠보았다.

없는 말을 지어냈다고 여겼을지 모르지.


‘정말 보이지 않는다면, 그리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정운의 상황을 이해했다.


“저도 모릅니다. 다 처음 듣는 단어 뿐입니다.”


“그러냐? 흐음.”


이제, 그의 표정도 검주님과 같아졌다.

모두가 조용한 가운데, 참사제일검께서 침묵을 깼다.


“초월문 안이다. 기사가 없는 것이 더 이상할 수 있다.”


검주께서는 이 곳이 초월문 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셨다.

그는 주변을 한번 돌아본 후, 내게 물었다.


“그나저나, 임무라 하였느냐?”


“네, 그렇습니다.”


“임무라. 초월문을 지나자, 손에 권축장이 들렸고, 그 권축장에는 임무가 적혀있다라.”


참사제일검께서는 다시 입을 다무셨다.

눈매는 더 매서워졌고.

날카로운 눈빛을 보아도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정운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애비안 마을이라, 어감이 낯설군.”


기지개를 펴며 하는 말이 한결 가벼웠다.

그는 무거워진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아쉽게도 그 노력은 검주님에 의해 무너졌다.


“허면.”


제일검께서 나를 보시며 입을 다시 여셨으니까.


“남흠, 네 의견을 말해보거라.”


“무엇에 대해서 말입니까?”


“권축장과 임무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가 수행해야 하는지, 아닌 것인지.”


“해야 합니다.”


“어째서?”


나는 지난 초월문의 경험을 떠올렸다.


“지난 초월문에서도 임무가 있었습니다. 그를 해결했을 때, 비로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이 나타났습니다.”


“그 때, 임무는 무엇이었느냐?”


나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기억을 더듬는 게 조금은 버거웠기에.


“미궁의 핵을......부수라고 했던 거 같습니다.”


“미궁의 핵?”


“네.”


나는 지난 회덕의 초월문에서 겪었던 일을 설명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후, 정운이 입을 열었다.


“그러면, 우리가 이 권축장의 임무를 해결해야 초월문이 소멸한다고 볼 수 있겠구나.”


“그렇게 사료됩니다.”


“그렇답니다. 검주님.”


정운은 시선과 말을 검주에게로 돌렸다.

모든 것이 집중된 그분은 다시 입을 다무셨다.

두 눈에 깊은 고뇌가 실렸다.


그 순간.


화르르륵-


손에 들린 두루마리가 재가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정운도, 생각에 잠기셨던 검주님도.

모두 놀란 눈으로 내 손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두루마리가 있던 내 손을.


“네가 한 것이냐?”


한박자 늦게 정운이 소리쳤다.


“아,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종이를......”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왠지 나만 무리에서 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검주께서 당황를 지우고 말씀하셨다.


“내용은 다 기억하느냐?”


“네, 전부 기억하고 있습니다.”


“토씨 하나까지?”


“네? 그것은......”


검주님은 내 눈을 뚫어져라 살피셨다.

그 눈빛이 왠지 책망하는 거 같아, 주눅이 들었다.


“그 권축장이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모르겠으나, 무언가 의미가 있겠지.”


참사제일검께서는 주변을 돌아보셨다.


“임무라, 누가있어 감히 명령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지침없이 헤매는 것도 성미에 맞지는 않다.”


검주께서는 두루마리의 임무를 받아들이시려는 듯했다.


“먼저 애비안 마을을 찾자. 시작은 거기부터다.”


“네 검주님. 이 땅에 안녕을!”


“이 땅에 안녕을.”


나와 정운은 검주의 명을 받들었다.


****


우리는 머지않아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근처에서 가장 높은 구릉에 오르니, 20여리 쯤 거리에 마을이 하나 보였던 것이다.


“바다입니다.”


정운이 말했다.

과연, 마을보다 먼저 언급할만 하다.

짙고 넓은 바다는 언제나 시선을 끄는 법이니까.


“저곳이 애비안 마을일까요?”


정운은 거듭 검주님께 말했다.

검주께서는 신중하게 답했다.


“모른다. 허나,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그리 답하시고, 먼저 걸음을 옮겼다.

나와 정운은 그 뒤를 따랐다.


우리는 금세 마을 초입에 도착했다.

들어가는 입구 위에 간판이 걸려있다.


‘꼬부랑 글씨인데. 지난번과 조금 다르구나.’


지난 초월문에서 봤던 것과 조금 달랐다.

못읽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읽힌다.


<애비안 마을>


간판에 적힌 건, 마을 이름이었다.


‘제대로 찾아왔구나.’


나는 기쁜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다.


“여깁니다. 여기가 애비안 마을.......”


목적지 도착을 알리려는데, 두 사람의 모습이 이상했다.


“으으윽!”

“윽!”


검주님과 정운은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했다.


“검주님! 정운 선배! 서, 설마!”


나는 지난 초월문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처음 낡은 종이에 적힌 꼬부랑 글씨를 보았을 때를.


그 때, 나도 이들처럼 두통을 겪지 않았던가.

조금 시간이 지나자, 두 사람 모두 혈색이 돌아왔다.


“거, 검주님?”


조심스럽게 곁에 다가갔다.

차마, 검주님께 손대지 못하고 안절부절했다.

그분의 눈빛이 엄청나게 흉흉했기에.


곧이어 정운도 검주의 신상을 살폈다.

여전히 머리를 짚으면서도 자신보다 검주님을 우선한다.


“검주님 괜찮으십니까?”


참사제일검의 얼굴이 점점 노기로 차올랐다.


“감히!”


그분은 당혹을 넘어 분노를 비치셨다.


“사람의 정신을 침범하다니.”


허락치 않았기에, 더욱 화가 나신 듯했다.

우리는 잠시 출입구에 멈춰섰다.

검주님의 분노가 갈무리될 때까지.


검주님께서는 여전히 굳은 얼굴로 명했다.


“가자!”


“넵!”


우리는 허리를 쭉 펴며 답했다.

정운이 일부러 앞장섰다.


“글자가 읽히다니, 참으로 신기하지 않느냐? 내 진작 이런 수법을 알았다면, 젖보다 글을 먼저 떼었을 것이다.”


그는 일부러 너스레를 떨었다.

나도 분위기에 맞춰 호들갑을 떨었다.


“맞습니다. 이런 기사를 진즉 겪었으면......”


“좋은 일이 아니다!”


검주께서 우리를 꾸짖으셨다.

나와 정운은 단숨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무엇 하나도 내 것이라 할 수 없다.”


말 속에 크나큰 우려가 담겼다.


“대관절 무엇이 사람의 인지를 어지럽힐 수 있단 말이냐?”


검주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돌아보셨다.


“우리는 불가 위의 원숭이보다 위태롭다.”


그분의 말씀에 속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어렴풋이 느끼던 위기감이 명확해졌으니까.


그러고보니, 검주께서는 계속 주변을 감시하고 계셨다.

티나지 않게 눈동자만 움직이시면서.

나는 그를 보며 다시 한번 자책했다.

방심하고 있던 나 스스로를.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데, 검주께서 이르셨다.


“이리되니, 더욱 임무란 것이 수상하면서도 동시에 꼭 이뤄야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네? 어찌 그런 답에 이르셨습니까?”


정운이 평소와 다르지 않은 목소리로 물었다.


‘검주님 심기가 불편한데, 신경쓰이지 않는건가?’


나는 그의 신경 굵기에 혀를 내둘렀다.

검주께서도 다행히 그를 나무라지 않으셨다.


“우리를 초월문에 들인 자, 남흠에게 임무를 부여한 자, 그리고 정신에 무단으로 침범한 자.”


그분께서 손가락을 접으며, 하나씩 언급하셨다.


“이들은 전부 동일한 존재라 치부된다. 그의 의도가 한가지로 귀결되니까.”


말씀하시는 표정이 좋지 않으셨다.

누군가의 손아귀 위에서 놀아나는 게 좋을 리 없지.


“그가 가진 힘이 이리도 초월적이라면,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일테니 말이다.”


말씀을 듣던 정운이 의견을 말했다.


“그나마 다행 아닙니까? 그 존재가 우리 손을 들고 있는 거 같으니 말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의문을 뜨였다.


“어찌 그런 해석을 하셨습니까?”


정운은 나를 바라보며 설명했다.


“하하, 생각해보거라. 권축장도, 이 글자 해석력도, 모두 초월문을 없애는 과정에 필요한 것이 아니냐?”


“아! 그렇군요.”


정운의 해석은 이러했다.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그 상태에서 단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하는 것은 녹록치 않으리라.

그 존재는 그렇기에 임무와 능력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존재도 초월문의 소멸을 바라는 게 아니겠느냐?”


“소멸을 바란다고요?”


“그렇잖느냐, 그러니 임무라는 형태로 방법을 일러주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글을 몰라 고생할 우리를 위해 이런 조화도 부른 거라 생각된다.”


그는 우리를 초월문 안으로 불러들인 존재가 우리에게 호의적이라고 판단한 듯했다.


‘그래, 그럴 수 있겠어.’


만약, 그가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면 권축장이나 글자 해독 능력 따위 부여하지 않았을테지.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검주님께서 침묵을 깨셨다.


“마냥, 긍정적으로 살필 상황은 아니다.”


나와 정운은 고개를 돌렸다.


“허나, 정운의 말에 특별한 오류도 보이지 않는구나.”


검주님의 말에 정운의 표정이 밝아졌다.

나도 한시름 놓았다. 말도 안되는 존재와 싸우는 건 상상조차 싫었으니까.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현재까지는 말이지.”


검주님께서는 아직 의심을 지우지 않으셨기에.

고개를 돌려 정운을 보니, 그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다시 정운을 보니, 그도 의심을 완전히 지운 건 아닌 듯했다.

그가 한 말은 그저 가설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듯한 태도였기에.


“일단, 지이나 라는 소녀를 찾아보겠습니다. 우리에게 임무를 준 존재에 대한 건 그 다음으로 미루시죠.”


정운이 상황을 정리했다.

검주도 그를 옳게 여긴 듯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멈췄던 걸음을 힙겹게 다시 옮겼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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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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