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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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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수 :
15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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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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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소녀지사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소녀지사



“감사합니다.”


지이나는 고개를 숙였다.


“험, 험.”

“큼, 큼.”


우리는 소녀의 감사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


‘정숙지 못하다. 정숙지 못해!’


소녀의 옷이 민망하였으니까.

도대체 이 놈의 세상은 법도라는 것이 없는건가.

아직 약관도 지나지 않은 처녀가 웃통을 저리 까다니.

그리고 발육은 또......

키가 크다고 듣기는 했지만, 이건 거의 육척 장신이다.

큰 만큼 모든 게 컸고.


‘음란한 세상이로다. 음란한 세상이야.’


과연 초월문 안이라는 건가.

나는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방황했다.


그래도 가장 연장자인 검주께서 평정을 제일 빨리 회복하셨다.


“네 이름이 지이나가 맞느냐?”


“네 맞아요......근데......”


지이나는 검주의 얼굴을 빤히 처다보았다.

어디 과년한 아녀자가 남사스럽게.

조선이었다면 경을 칠 일이다.


“......”


한 소리하고 싶지만, 옷차림이 워낙 파격적이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서둘러 고개를 치웠다.

다행히 대화는 검주께서 주도하셨다.


지이나는 의문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질 아줌마, 말로는 제 삼촌이라고 하셨다는데...... 제 아버지를 아시나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거짓으로 올린 탑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사실은 허언이었다.”


나는 검주님의 답변에 놀라 고개를 홱 돌렸다.

그 분께서는 탑을 흔드는게 아니라, 아예 무너 뜨려버렸으니까.


“네? 그게 무슨 말이시죠? 허언?”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못알아 들은 것인가.

학식이 부족하여 다행이라 봐야하나.

상황이 묘하게 흘러간다.


검주께서는 말을 고르며 한참동안 설명했다.


“우리는 사실, 이 곳 사람이 아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왔다.”


퇴로도 없는 꽉 막힌 전장이었으리라.

그 곳에서 활로를 뚫는 방법으로 정공법을 선택하다니.

과연, 명장이다.


그분은 우리가 이 곳에 오게 된 과정을 최대한 쉽게 풀었다.

조선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줄이고, 권축장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


“.......하여 우리는 너를 성장시키기 위해 온 것이다.”


헌데, 이상한 건 이야기를 듣는 지이나였다.


‘표정이......밝아진다?’


의심으로 가득하던 얼굴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두 손을 모으고 눈물을 흘린다.

검주께서 당황할 정도의 급격한 변화였다.


“오! 아버지! 제 기도를 들어주셨군요!”


그녀는 하늘을 보며 감사를 올렸다.


털썩.


지이나는 풀 밭에 아무렇게나 무릎 꿇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았다.

무릎 위에 모아진 손에 투명한 눈물이 떨어졌다.


나는 그 광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 아름답다.”


분명 달라진 건 없다.

소녀의 옷차림은 여전히 민망했으니까.

그러나, 아름답다.

마치, 참사검에 빛나는 성좌처럼.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검은 머리카락.

내리 깐 눈의 검은 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하얀 피부에 붉은 입술이 무언가를 읊조린다.


우리는 그 아리따운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


“남흠은 정보를 모아오거라.”


“넵!”


소녀와 만남 이후, 검주께서는 역할을 나눴다.

무예와 병법은 검주님이, 그동안의 생계는 정운이 책임지기로 했다.

그가 어떻게 돈을 벌지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양이라도 치겠지.


나는 지이나에게 주변 지리를 물었다.


“혹, 주변에 더 큰 고을이 있소이까?”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 도시가 있어요. 귀족이 다스리는.”


귀족이라.

전 왕조에서 부폐하여 사라진 계급이 아니던가.


‘이 세상의 정치체계는 매우 낙후되어 있구나.’


설마 봉건제인가.

나는 잠깐, 이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지이나는 북쪽 도시의 위치 등을 설명했다.

들으며 어렴풋이 알게된 것이지만, 이 소녀는 이 마을을 떠나 본 적은 없는 듯하다.


“알겠소. 낭자.”


그래도 정성스런 설명이었기에, 감사를 표했다.

그 후, 몸을 돌려 검주께 예를 표했다.

이제 떠나야 했으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이 땅에 안녕을!”


“이 땅에 안녕을.”


나는 검주의 허락을 득하고 길을 떠났다.


소녀의 말로는 사흘 거리라고 했다.

그건 아마도 보통사람 기준일 터.


‘나라면 반나절도 안걸릴 테지.’


나는 방향을 잡고 빠르게 뛰었다.

숲과 구릉을 지났다.

그러자, 머지 않아 거대한 고을이 보였다.

하얀 성벽으로 둘러 쌓인.


“저, 저것이 도시인가?”


놀랍고도 놀랍다.

초월문이 별천지라 생각하기는 했으나, 이정일 줄이야.

나는 그 자리에 멈춰 한동안 도시를 바라보았다.


‘저런 성벽이라니.’


크기도 높이도 처음 접하는 수준이었다.

중간 중간 세워진 망루는 또 어떠한가.

그 뒤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은 또 어떻고.


푸른 기와가 올려진 하얀.....궁궐이라 해야하나.

필시 도시의 주인이라는 귀족이 살겠지.


나는 이국적이 풍경에 입을 떡 벌렸다.


‘지이나는 이 도시에 와 본 적이 없다. 분명해.’


이 광경을 그리 덤덤하게 설명하다니.

와봤다면, 표현이 그렇게 밋밋했을리 없으리라.


한참 구경하다보니, 슬그머니 걱정이 올라왔다.


‘저리 성벽이 높고 해자가 깊다면, 필시 문을 지키는 병사가 있지 않겠는가?’


나는 안력을 돋궈 성문을 보았다.

과연 예상대로 창을 든 병사가 지키고 있다.

현재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기다려보자.’


나는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남자 서넛이 수레 하나를 끌고 성문으로 다가갔다.

병사는 남자들을 확인하고 수레도 확인했다.


‘그럼 그렇지.’


병사가 확인한 건, 아마도 신분패이리라.

나는 손에 들린 사진검도 신경쓰였다.

신분 없는 자가 도성에 큰 칼을 차고 들어간다?

당장 오랏줄에 묶여 형장으로 끌려가리라.


‘이 일을 어쩐다?’


생각이 늘자, 걱정도 늘었다.


‘옷이라도 바꿔 입을껄.’


여의치 않은 상황에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다.


‘생각을 하자, 생각을.’


고민을 거듭해도 딱히 방도가 없다.

그러다, 번뜩 생각이 스친다.


“잠깐! 꼭 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어떻게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다보니, 검주님의 명이 떠올랐다.

검주님의 명은 정보수집이었다.


“정보 수집을 꼭 저 도시에서 할 필요는 없잖은가?”


생각할수록 그랬다.


“그래, 맞다. 내가 과몰입하여 주객이 전도되었구나.”


유연하지 못한 사고를 스스로 꾸찢고 걸음을 옮겼다.


지금껏 길을 피해 걸었다.

가장 짧은 거리를 주파하기 위해서.


허나, 이제는 길을 탈 차례다.

그래야 사람을 만날테고, 사람을 만나야 말을 들을 수 있으니까.


‘사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면, 진심이 통하지 않겠는가.’


검주님이 지이나에게 하셨던 말을 떠올리며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길 근처에 이르렀을 때,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


“오늘 완전 망했다. 시발.”

“그러게. 두목한테 잘못하면 죽겠어.”


대화 중인 자들은 사내였다. 모두 4명.

그들은 일이 안풀렸는지, 낭패감을 입에 올렸다.

나는 사진검을 등 뒤에 숨기고 그들에게 접근했다.


“이보시오. 말씀 좀 물읍시다.”


내가 부르자, 그들이 깜짝 놀란다.

마치, 죄지은 사람마냥.


“어우 시발!”

“깜짝이야!”


그들의 험한 말투에 미간이 찌푸렸다.


“넌, 누구냐?”


한 사내가 경계심을 드러냈다.

나는 찌푸린 미간을 펴고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대체로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한 법이니까.


“나는 안동에서 온......아니지. 큼 큼.”


나는 헛기침을 하며 입을 풀었다.


“나는 애비안 마을에서 온 남흠이라 하오. 이 길이 초행이라 어려움이 있소이다.”


사내들은 내 말에 더욱 인상을 찡그렸다.


“초, 초.....뭐?”

“애비안? 혹시 바닷가 그 촌구석을 말하는 건가?”

“거기서 여기까지 왔다고?”


나는 고개를 돌렸다.

너무 빤히 처다보면 의심을 살까 두려웠기에.

눈동자만 돌려 그들을 살폈다.


‘건장하기는 하나, 내 상대는 아니다.’


그들을 대충 둘러보니, 실력을 알 수 있었다.

그에 조금 더 거리를 좁혔다.


“촌놈이로구나, 여기에 뭐 빌어먹을 게 있다고 찾아왔냐?”

“용케 뒈지지 않고 도착했구만, 사방에 그린스킨이 깔려있을텐데 말이야.”


그린스킨?

처음 듣는 단어에 의문이 솟았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한 사내가 품에 손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야, 좋게 이야기할 때, 가진 거......”


“잭! 잠깐만!”


그가 사납게 나를 대하려들자, 다른 사내가 막는다.

막아세운 사내는 나를 보며 귀속말을 했다.

듣던 사내의 표정이 묘하게 바뀐다.


‘뭐라하는지 다 들린다.’


주작 1성을 달성하여 모든 신체능력이 상승했다.

본래라면 듣지 못했으리라. 허나, 지금은 다르다.

집중하니까, 어렴풋이 대화가 들린다.


‘이놈들이 나를 처가살이하는 모지리로 보는구나.’


이 세상이 초행이니, 촌놈으로 보는 것은 그렇다치자.

하지만, 비리비리하고 실속없는 자로 보는 건 참을 수 없다.


귓속말을 마친 사내들이 접근을 시작했다.


“하하, 톨리소에는 처음이라고?”

“운이 좋네, 우리가 안내해줄게.”

“크크크, 정말이지 운이 좋아!”


그들은 흉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품에서 하나씩 무기를 꺼냈다.

둘은 6치 정도의 칼이었고, 둘은 철퇴와 도끼같은 중장비였다.


“하아!”


날붙이를 꺼내는 든 폼이 영 사납다.

이런 무도한 자들을 봤나.


[웅, 웅, 웅.]


사진은 저들의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은 듯했다.


‘걱정마라, 너를 쓸 일도 없을테니.’


나는 낯가리는 사진을 달래고 오른팔을 걷었다.

좋은 말로 대화하려 했건만, 스스로 벌주를 청하는가.

그렇다면,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으리라.


“내 수가 더 높은 듯하니, 선공은 양보하겠네.”


오른손을 까닥이며 사내들을 도발했다.


“뭐라는 거야. 시발!”

“수는 우리가 더 많은데, 뭔 개소리야!”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무기를 휘둘렀다.

나는 그들을 보며 뒷걸음질쳤다.


부웅!


방금 내가 있던 자리에 철퇴가 스쳤다.


쉬익!


다른 사내가 나를 향해 비수를 찔러들어온다.


탁!


나는 그 사내의 손목을 쳐 비수를 떨궜다.


“으악!”


그러자, 좌측에서 도끼가 날아온다.

고개를 틀어 피하고 오른발로 턱을 찼다.


“!”


불시에 당한 일격에 턱을 맞은 사내가 의식을 잃는다.

그 사이, 다시금 철퇴가 날아온다.

나는 품으로 파고들어 복부에 주먹을 꽂았다.


“커헉!”


사내는 복부를 부여잡고 무릎꿇었다.

나는 그자의 빈머리통을 잡고 뛰어 올라 발차기를 날렸다.


“커헉!”


착지하자마자, 홀로 남은 사내의 울대를 잡았다.


“크, 크흑!”


그 사내는 이 지경임에도 손에 든 비수를 휘두르려 했다.

보기만큼 사납고 흉악한 사내다.


나는 그의 비수가 닿기 전에, 그대로 들어 메다 꽂았다.


쿵!

“켁!”


운이 좋다면, 즉사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좋은 배후자가 있어야 겠지.

평생 똥오줌을 받아줘야 할테니까.


오른손으로 묻지도 않은 먼지를 털었다.

의식이 남은 사내들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그 중 가장 멀쩡한 사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옆구리에 발차기를 날렸다.


퍽!


”크헉!“


사내는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그래도 발차기를 멈추지 않았다.


퍽!


”커헉!“


이번에는 어깨를 찼다.


퍽!


”크헉!“


이번에도 어깨다.

사내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나를 보는 사내들의 눈이 파르르 떨리며 공포에 젖었다.


이제 되었다.

나는 다시 먼지를 털고 자세를 바로했다.


“나는 애비안 마을에서 온 남흠이다.”


쓰러진 사내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 길이 초행이라 아는 것이 없다. 그러니 너희가 도와야겠다.”


사내들은 내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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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옥포해전 24.03.12 30 0 13쪽
25 한산명월 24.03.11 29 0 12쪽
24 노적성해 24.03.09 3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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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궁초출 24.03.05 32 0 11쪽
19 미궁초출 24.03.04 34 0 12쪽
18 미궁초출 24.03.02 34 0 13쪽
17 미궁초출 24.03.01 28 0 13쪽
16 검주황진 24.02.29 33 0 12쪽
15 검주황진 24.02.28 70 0 11쪽
14 읍참괴이 24.02.27 34 0 11쪽
13 소참괴이 24.02.26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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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아일언 중천금 24.02.21 44 1 12쪽
7 남아일언 중천금 24.02.20 42 1 12쪽
6 남장여인 24.02.19 5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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