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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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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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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수 :
15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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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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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검주황진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15화 검주황진(劍主黃進)



터벅거리며 마을 입구로 들어섰다.

급하대로 숨은 돌렸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허벅지가 끊어질 듯 아팠다.


“어이! 도착했느냐?”


멀리서 누군가 나를 불렀다.

아마도 황진이리라.

고개를 들어 소리나는 곳을 보니, 커다란 인형이 하늘을 날고있다.


쿵-


도대체 한번에 얼마를 뛴 것인가.

20장? 아니 30장 정도려나?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자, 황진이 웃는다.


“하하하, 그래도 끝까지 오기는 왔구나!”


그는 기분이 좋았는지 내 등을 퍽퍽 때렸다.


“컥!”


죽기 일보 직전의 몸상태라 한방, 한방이 위기였다.


퍽-

털썩.


결국 네번째 손바닥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어,어라? 야! 이,이......어이? 야!”


황진이 당황했다.

맞은 곳이 아프긴 했지만, 쓰러진 건 다른 이유다.

다리가 조금만 덜 아팠더라면, 넘어지진 않았을 터다.


“으으윽!”


억지로 다시 몸을 일으켰다.

버티는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황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했다.


“괜찮냐?”


“괜찮습니다.”


“......디게 허약하네.”


그의 말에 발끈했다.


“제가 허약한 것이 아니라.......”


항변하려는데, 황진이 내 목덜미를 잡아 번쩍 들어올렸다.

나를 강제로 일으켜 세운 것이다.

황당한 경험에 말문이 막힌다.


“너 초월문 본 적 있냐?”


그러더니, 개구진 표정으로 묻는다.

예전에 알던 동네 형과 표정이 비슷하다.

그 형은 이 표정으로 나를 물레방앗간에 데려갔었다.


‘그 형이 어떻게 되었더라?’


이후에 큰누이한테 걸려서 등짝을 맞았던 거 같은데,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하지 않다.


“본 적 없습니다.”


“그렇지? 한번 볼테냐?”


나는 잠시 시야를 돌려 마을을 살펴보았다.


‘백골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먼저 도착한 이들이 이미 처리한 듯했다.


“하아-”


아쉽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해서 한숨을 쉬었다.


“왜? 아쉬우냐?”


내 한숨에 황진이 물었다.

목소리에 웃음기가 가득하다.


“네, 아쉽습니다.“


“흐음, 대부분 처리하기는 했는데......”


그는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초월문으로 향하는 길에 한, 두어마리 쯤은 나타날 거 같기도 하다.”


황진이 내 등을 툭 밀었다.

어찌나 힘이 센지, 나는 대번에 대여섯 걸음을 밀려났다.


“가자, 네 선배들이 일하는 곳으로.”


“제, 제가 걷겠습니다.”


그는 연거푸 내 등을 밀었다.


“하하하! 어여 걷거라!”


황진은 내 반응이 즐거운지 웃음을 터뜨렸다.


지나며 본 마을은 대부분 멀쩡했다.

담벼락이나 초가집 일부가 망가지기는 했으나, 피해가 크지 않아보였다.


“아이고! 나으리, 감사합니다.”

“제 때 와주신 덕분에 큰 화를 피했습니다요.”

“장군님! 고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죽고 다친 이가 없지 않았다.

예안과 비교하자면, 상전벽해 수준이었지만.


“아버지! 아버지!”

“흐흐흑, 흑흑!”


몇명의 사람들이 멍석에 말려있었다.

처와 자식으로 보이는 이들이 그 멍석을 붙잡고 오열한다.


나는 그들을 애써 외면했다.


턱-


그런 내 어깨에 팔이 올려졌다.

황진이었다.


“히히!”


그는 나를 보며 웃었다.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그의 눈매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조금 물기에 젖은 듯도 했고.


“하하.”


그래서 마주 웃어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내 눈 또한 떨리고 있겠지.


“이 녀석이!”


황진은 솥뚜껑같은 손으로 내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내 웃음을 건방지다 여긴 건 아니리라.


사인검주와 어깨동무를 하고 골목을 지났다.

그 때, 담벼락 너머에서 비명이 들렸다.


“꺄악!”


나와 황진은 누가 먼저랄 거 없이 담을 넘었다.


“제가......!”


무어라 입도 열기 전에, 황진은 백골을 두동각냈다.

그야말로 전광석화같은 움직임이다.


“아차!”


그는 베고 나서 이마를 때렸다.

나를 보는 눈에 난처함이 보인다.


“음.....그게 말이다. 내가.......생각보다 주먹이 앞서는 성격이라서......”


거구의 사내가 변명하고 있었다.

그것도 까마득한 후배에게.


나는 그의 격없는 태도에 피식 웃고 말았다.


“괘념치 마십시요. 제 몸이 늦은 탓이니까요.”


“그래! 네놈이 더 빨리 움직여야지! 한살이라도 어린 네가!”


그는 가슴을 두드리며 어색하게 호통쳤다.

황진의 이런 모습이 달가운 건, 아까의 미소가 마음에 남은 탓이리라.


상황이 호전되자, 쓰러졌던 여인이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나으리.”


그녀는 딸아이 하나를 끼고 있었는데, 소녀도 다행히 다친 곳은 없어보였다.


“어, 으음. 괜찮소?”


황진은 어색하게 웃음지었다.

그 모습이 왠지 흐뭇했다.


어린 딸은 어미의 뒤에 숨어 거구의 5초장을 훔쳐보았다.


‘그러고보니, 검주의 시선이 아이에게 꽂혀있구나.’


황진은 소녀가 귀여운지 연신 미소짓고 있었다.


“배고프냐?”


그는 품에서 육포 하나를 꺼냈다.

어미는 딸을 다독였다.


“고, 고맙습니다.”


황진의 육포는 소녀에게 넘어갔다.

그는 그 댓가로 미소와 감사를 받았다.


“하하.”


5초장은 웃었다. 아까 보았던 어색함은 없었다.

내 숨도 조금 트이는 기분이다.


황진 검주와 나는 다시 움직였다.


“이제 거의 다 닫았을 것이다.”


그는 초월문에 대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었다.


일단, 초월문은 마물을 뱉어낸다.

이는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다.


“초월문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다 단계가 있어.”


이도 알고 있던 사실이다.

헌데, 황진은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혹급을 대충 상, 중, 하로 뭉뚱그리지만, 사실은 더 세세하게 나뉜다.”


그는 상,중,하를 단계로 칭했다.

그러니까, 하단, 중단, 상단 이라 부른 것이다.


“각 단계별 초월문은 다시 4등급으로 나눈다.”


다시 말해, 하 단계의 초월문은 하단 1급, 하단 2급, 하단 3급, 하단 4급 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이는 중급과 상급, 수혹급 모두에 해당된다고도 했다.


“이 곳에 열린 초월문은 하단 4급이다. 초월문 중에서는 제일 작은 것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황진은 또 초월문을 봉인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삼인검 세 자루를 맞대고, 검사 세명이 검에 적힌 글귀를 외면 초월문은 봉인된다.”


초월문이 봉인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라고도 했다.


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걷자, 어느새 초월문 앞에 도착했다.


‘검은 균열.’


검은 균열은 어느 기와집의 곳간 안에 존재했다.


‘정말 지독한 곳에 감춰놨구나.‘


나는 초월문에 담긴 악의를 절절하게 느꼈다.


검은 균열의 앞에 세명의 삼인검사가 서 있었다.

그들은 검끝을 하나로 모아 초월문을 겨누고 있었다.


초월문은 5년전, 동래에서 봤던 것과 생김새가 유사했다.


‘그 때 본 것이 훨씬 더 컸지.’


황진이 이르길, 이 초월문이 가장 작은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삼인검사 세 명.’


내 사수인 이운룡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그는 백골을 섬멸하고 있으리라.


봉인에 집중하는 이들은 모두 5초의 대원있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글귀를 외웠다.


“건강정 곤원령 일월상 강전형 휘뢰전 운현좌 추산악 현참정, 건강정 곤원령......”


세명의 삼인검사가 검끝을 모으고 글귀를 외우자, 신묘한 바람이 불고 검은 줄기가 사방으로 뻗쳤다.

그모습이 마치, 초월문이 내지르는 비명같았다.


점차, 초월문이 작아졌기에 곧 있으면 완전히 사라질 터였다.

그래서 나는 더 관찰하고 싶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때.


[웅, 웅, 웅, 웅]


사진참사검이 울었다.

나는 등꼴이 섬뜩해졌다.


‘이, 이건......’


사진이 우는 것은 이미 몇번 경험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격하게 우는 것은 처음이다.


사진검의 떨림이 너무도 거세여, 내 팔 전체가 격동할 정도였다.


“왜, 왜 이러느냐!”


나는 두손으로 사진을 잡았다.

쥔 것이 아니다. 발광을 막기 위해 온힘을 다해 잡은 것이다.


[웅, 웅, 웅]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진검의 울음은 더욱 커졌다.


‘모르겠다. 사진이 왜 우는지.’


어느 정도 사진과 교감한다고 여겼다.

헌데, 지금의 울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불안하고 불길할 뿐.


검과 한참 드잡이 중인데, 정면에서 비명이 들렸다.


“으, 으아아악!”


“무슨 일이냐! 왜그래!”


황진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선을 검에게서 정면으로 옮겼는데, 놀라운 장면을 보고 말았다.


“초월문이 커졌어!”


분명, 작아지고 있었다.

그들의 봉인은 순조로워 보였는데, 어째서?


“버텨라! 지지마!”


황진은 삼인검사들을 독려했다.


“건,강정 곤원령 일......월상 강전......으으윽!”


허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스르릉-


황진도 위태로움을 깨달은 듯, 자신의 사인검을 뽑아들고 가세했다.

그가 막 삼인검사의 틈에 끼어드려는 찰나.


투웅-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삼인검사와 황진을 덮쳤다.


“으윽!”


“으악!”


그들은 뒤로 물러서야 했다.

초월문은 박동하듯 거듭 기운을 발산했다.


투웅- 투웅- 투웅-


보이지 않는 힘은 거칠게 사람들을 밀어냈다.


“으윽! 이런, 젠장!”


그토록 강맹하던 황진조차 뒤로 밀렸다.


덜컥, 덜컥.


곳간의 문이 나부끼고 안에 든 짚단이 허공을 날았다.

사방이 혼란스러워 앞을 보기가 힘들었다.


강맹한 기운이 다시금 모두를 덮쳤다.


쿵. 쿵!


밀려난 대원들이 벽에 부딪혔다.


“크윽!”


삼인검사들은 침음성을 삼켰다.

오로지 황진만이 기운에 대항하고 있다.

그러나, 그도 뒤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 남흠!”


황진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어느새, 초월문에 가장 가까이 있는 건 나였다.

모두가 밀리는 와중에도 나만은 밀리지 않았으니까.


“왜, 왜?”


의문을 표하며 사진검을 보았다.


퉁- 퉁- 퉁-


[웅, 웅, 웅]


그러고보니, 사진과 초월문의 박동이 같다.

둘은 마치, 한몸인 듯 같은 박자로 울고 있었다.

혼란한 정신에도 검을 내려보았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거세게 몰아치던 기운이 점차 잦아들었으니까.


허공에 흩날리던 짚들도 바닥에 내려앉는다.

그제야, 사진검의 감정이 갈무리된다.


’너도 혼란스러웠던 것이냐?‘


천방지축으로 날뛰던 것은 사진이 놀랐기 때문이리라.

마구 널뛰던 감정이 시간이 지나며 안정되는 듯 했다.

팔이 떨어져라 떨리던 사진검이 점차 제어 가능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퉁- 퉁- 퉁-


[웅, 웅, 웅]


허나, 둘은 여전히 맥동하고 있었다.


‘공명인가?’


검은 균열과 용이 깃든 검은 서로 교감하는 듯했다.


“이, 이것이 어찌된 일이냐?”


뒤로 물러섰던 황진이 물었다.

나는 바로 답하는 대신, 사진검을 내려보았다.


[웅, 웅, 웅]


사진의 감정이 평소처럼 느껴졌다.

검에 정신을 집중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모두가 숨죽인 가운데, 나는 드디어 사진이 원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이럴수가......!”


그래서 너무 놀랐다.

괴이가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이정도로 놀라진 않았으리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황진이 내 어깨를 짚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5초장의 얼굴에서 평소의 장난기는 찾을 수 없었다.


“그, 그것이......”


“......?”


그는 되묻는 대신, 내 어깨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백마디 말보다 더한 걱정이 스며들었다.

나는 다시 한번 사진의 감정을 읽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들어가랍니다.”


“뭐?”


황진은 이해되지 않는 표정으로 반문했고, 나는 초월문과 사진을 번갈아 처다보았다.

그러자, 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사진이 원합니다. 제가 저 초월문에 들어가는 것을요.”


내 말에 황진의 눈이 커졌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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