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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요리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조선의 국가권력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국물요리
작품등록일 :
2024.02.16 12:03
최근연재일 :
2024.03.19 08:02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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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4
추천수 :
19
글자수 :
15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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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6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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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소참괴이

안녕하세요 초보작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DUMMY


제12화 소참괴이 (笑斬怪異)




나와 이운룡은 소록귀들을 참살했다.

작은 산을 성실히도 헤짚으며.


“켁!”

“키헥!”


하루동안 못해도 백은 베었다.

이운룡이 몰아오면, 내가 처리하는 식이었다.

해가 서녁으로 기우는 것도 모르고 칼을 휘둘렀다.


“이만 가자.”


그즈음, 이운룡이 마무리를 명했다.


“네, 선배.”


특별히 챙길 것은 없었다.

괴이의 시체가 널부러진 것도 아니었고, 내가 쓴 병장기가 망가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주변을 한번 돌아보는 것으로 하루의 끝을 알렸다.


우리는 갑천을 넘었다.

본거지로 삼은 마을로 가기 위해서 였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사내 둘이 서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알아보고 절을 했다.


“오셨습니까요? 나으리.”

“많이 잡으셨습니까?”


이운룡은 인사를 받으며 실적을 공개했다.


“못해도 천은 베었네.”


나는 이운룡의 말에 깜짝 놀랐다.


‘천이라고?’


그것도 최소로 잡았을 때가 그정도라니.

오늘 내가 벤 것이 백이 조금 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모두......


‘허풍이 심한 사람도 아닐터인데.’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뱀골은 이제 안전할 거야, 더 사나운 곳은 없나?”


이운룡은 사내들에게 괴이의 행방을 물었다.

사내들은 놀라고 기뻐하면서 마구 말을 쏟아냈다.

그는 두서없는 사내들의 말을 묵묵히 경청했다.


“알겠네. 내일은 그리로 가보지.”


“나으리 덕분에 아주 든든합니다.”


그들은 우리를 웃으며 배웅했다.


사수와 나는 초가집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은 더 좋은 집을 권했으나, 이운룡이 사양했다. 마을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오히려 그는 집주인에게 가지고 온 면포를 전부 넘겼다.


나는 그의 뒤를 묵묵히 따랐다.


초가집에 도착하여 간단히 요기하고 씻었다.

말끔한 몸으로 침구에 눕자, 기절하듯 잠이 왔다.


다음날 일과도 비슷했다.


“키헥!”

“켁!”


이운룡과 나는 갑천을 넘어 괴이를 베었다.

어제와는 조금 다른 곳이었다.

하루종일 베었고, 하루종일 움직였다.


그 뒤 초가집에 도착하여 기절하듯 잠들었다.


사흘째도 같았다.

괴이를 베고 베었다.

그렇게 하루가 또 지나자, 이운룡의 얼굴에 의문이 솟았다.


“별이 뜨지 않았느냐?”


그가 사진검을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검신을 바라보았다.


“네, 아직입니다.”


사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네 실력이 제법 좋으니, 다른 곳으로 가자.”


“네, 그러시지요.”


이운룡과 나는 물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자, 어느순간부터 괴이가 급격하게 늘었다.


“탄금 근처다. 여기서부터는 조심해라.”


나는 몸의 긴장을 끌어올렸다.

이운룡은 홀로 앞서갔고, 나는 주변의 소록귀를 베었다.


“키헥!”

“켁!”


이제 소록귀는 하찮게 느껴질 지경이다.

사진검에 닿기만 해도 흩어지는 느낌이랄까.

기술이고 뭐고, 휘두르기만 하면 되었다.


‘조금 무료하군.’


소록귀가 재로 화하는 걸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때,


“크아아악!”


작은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괴성이 들려왔다.

내 몸이 반사적으로 수축되었다.


‘중귀!’


그놈이리라.

키가 9척에 이르는 괴물같은 놈.

예안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뒷발에 중심이 실렸다.

그러자, 사진이 떨린다. 물러서지 말라는 듯이.


[웅, 웅, 웅.]


“그래, 지금은 네가 있지!”


나는 사진을 움켜쥐고 뒷꿈치를 들었다.


“크아악!”


놈의 괴성은 점점 더 크게 들렸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터.

나는 소리가 들린 쪽에 시선을 집중했다.


‘순식간에 달려든다!’


머리 속으로 전술을 세우고, 놈을 기다렸다.


다음 순간.

하늘까지 솟은 갈대가 넘어졌다.

거대한 녹색괴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하얍!”


기합과 함께 오른발을 크게 뛰었다.

칼을 머리 위로 올려 강력한 내려치기를 준비한다.


“크억?”


중귀는 갑자기 나타난 나 때문에 당황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검을 휘두른다.

참사검이 간신히 놈의 대가리에 닿는다.

남흠의 큰 키와 4척의 검신이 합쳐진 덕분이리라.


서거거거걱-


놈이 베인다.

중귀의 정수리부터 하체까지, 일자로 양단되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진참사검의 위력이 실감되었으니까.

예안에서는 이루지 못한 역사다.


“됐다!”


절로 사나운 미소가 터졌다.

양단된 중귀는 재가 되어 타오른다.


“하얍!”


나는 다시 오른발을 내딛으며, 놈의 허리를 베었다.

흥겨운 검이 다시금 중귀를 양단했다.

괴이가 더 빠르게 타오른다.

몸이 4분할 되었기 때문이리라.


“하아, 하아!”


숨소리에 희열이 담긴다.

고양된 감정이 심장을 두방망이질 쳤다.


사사삭-


그 순간, 갈대를 헤치며 무언가가 움직였다.


”하얍!“


나는 다시 크게 뛰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사진이 막혔다


쩌청!


동시에 벼락터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재빨리 검을 회수하며 좌로 돌았다.


‘검이 막히다니, 이놈은 보통이 아니......’


적의 빈틈을 노리며 정신을 집중하는데, 초록 별자리가 보였다.


“선배님?!”


놀라 소리쳤다.


서걱-


초록 별자리가 무성한 갈대를 사선으로 갈랐다.

갈라진 갈대 위로 이운룡의 상반신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검과 내 검을 번갈아 보았다.


“과연, 참사제일검께서 추천할만 하구나.”


듣기 힘든 칭찬이었다.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좋았다.


‘이운룡의 나이가 서른 중반정도 될까?‘


내가 임진년에 아직 서른에 이르지 못했었다.

그렇게 따지면 이운룡은 현세로 보나 전생으로 보나 나보다 윗줄일 터.

그의 칭찬이 달가운 건 그런 연유도 있었다.


“이제부터 같이 행동하자.”


“넵! 선배.”


그가 옆자리를 내주었다.

지금까지 앞에서 움직였는데 말이다.

칭찬보다 더욱 기분이 좋다.

이운룡에게 인정받은 거 같았으니.


“이 앞은 중귀의 소굴이다.”


그는 갈대 속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중귀는 하나 하나가 일당십의 괴물이야.”


나는 사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해본 놈은 덩치도 힘도,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참사검을 과신하지 말라는 게다.”


사수는 처음으로 부사수에게 당부의 말을 건넸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겠지.


“넵, 선배!”


나는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이운룡은 잠시 내 눈을 바라보았다.

내가 진짜로 알아먹었는지 확인하는 눈치다.


“가자.”


이운룡이 몸을 돌리며 출발했다.

나는 그 뒤를 쫓았다.

갈대를 조심스럽게 헤치며 한걸음씩 나아갔다.

목적지는 금방이었다.


“저곳이다.”


이운룡은 한 곳을 가리켰다.

나는 그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과연 사수가 말한데로 그곳은 중귀의 소굴이었다.

너른 들판에 목책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음?”


중귀들의 동태가 이상했다.

얼이 빠져있는 거 같다고 할까.

목책의 일부도 무너져있다.

나는 반사적으로 이운룡을 보았다.


“저거.......”


놈들의 상태를 물으려는데, 이운룡이 막는다.

답지 않게 머쓱한 표정까지 지으면서.


“내가 우측에서 들이 칠테니, 너는 엿보다가 뒤를 잡아라.”


사수는 빠르게 명하고 달려나갔다.

나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빠르다.”


처음보는 속도다.

그야말로 바람같은 움직임이다.

20여장 떨어진 적진에 삽시간에 닿는다.

그리고는 무인지경으로 날뛴다.


“이,이게 사람의 재주란 말인가?”


나도 비슷하게 할 수 있었다.

상대가 중귀가 아니라 소록귀라면.


잠시 이운룡의 무위를 감상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사수가 뒤를 치라던 말이 떠올랐기에.


몸을 낮추고 빠르게 달려갔다.


“꾸엑!”

“케각?”


소굴에 가까워질수록 중귀의 비명이 커졌다.

나는 무너진 목책 틈을 비짚고 들어갔다.


‘음?’


무너진 목책에는 검흔이 남아있었다.

아마도 이운룡이 남긴 것이겠지.

내가 처리한 중귀는 여기서 지내던 놈이리라.


‘지금까지 계속 이런식이었던 건가?’


여태까지의 상황이 눈에 그려졌다.

그는 내가 백을 베는 동안, 천을 넘게 베었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목책 안에 들어오자, 중귀들이 보였다.

수는 대략 30여 마리 정도?

모두 이운룡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자세를 낮췄다.

가장 가까이 있는 중귀까지 1장이나 될까?

엄폐물 뒤에 몸을 숨기며 조금씩 접근했다.


‘이런.’


홀로 있기에 목표로 삼았건만, 한마리가 더 붙었다.

나는 나무기둥 뒤에서 머리를 굴렸다.


‘두놈을 동시에 상대하는 건 피하자.’


참사검이 있지만, 중귀는 쉬운 상대가 아니니까.

그렇게 결론짓고 뒷춤에서 낫을 꺼냈다.


참사검을 입에 물고 세발로 기었다.

한손에 낫을 들어야 했으니까.


나는 놈들의 우측을 점한 후, 좌측 놈의 왼어깨를 노리고 던졌다.

낫은 빙글빙글 돌며 날아갔다.


탱-


낫은 허무하게 튕겨져나왔다.

내심 꽂히기를 바랬는데, 역시나 그러지 못했다.


“꾸엑?”


좌측 중귀의 고개 돌아갔다.

이어서 나머지 중귀의 고개도 돌아갔다.

나는 그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측 놈을 노렸다.


“!”


소리내지 않고 기합을 질렀다.

한방에 베기 위해서 뱃심을 끌어올린 탓이다.

오른발이 땅을 딛었다.

진각에서 올라온 기운을 이용해 검을 사선으로 휘둘렀다.


서걱-


참사검이 중귀의 왼어깨부터 오른허리까지 가른다.


“끄아아.....”


파사사삭-


우측 중귀가 재가 되어 사라진다.

그제야 좌측 놈이 이변을 알아차렸다.


나는 왼발을 뒤로 돌려 오른발 바깥쪽에 딛었다.

꼬인 다리를 풀자, 자연스럽게 몸이 뒤로 돈다.

회전하는 동안 검을 몸에 붙였다.

더 빠르게 돌기 위해서.

덕분에 몸의 속도는 더 빨라졌고, 나는 사진검을 휘둘렀다.


스각-


베이는 느낌마저 없다.


“크악!”


중귀는 단발마를 토하며 두동각이 났다.

나는 타오르는 놈을 보며 엄폐물 뒤로 숨었다.


‘알아챈 놈은 없나?’


빠르게 주변을 돌아보았다.

다행히 눈치 챈 중귀는 없는 듯했다.


‘하기사.’


저 멀리 이운룡을 보인다.

그는 여전히 신들린 듯 움직였다.

칼은 삭풍처럼 매서웠고, 발걸음은 꽃입처럼 가벼웠다.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구나.’


그의 무위를 오래 보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중귀를 상대로 시간을 번다는 것을.

이운룡의 눈이 나를 찾고 있었으니까.

방금 내가 처리한 것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단칼에 죽이는 것보다 저리 행하는 게 더 어렵지.’


나는 사진검을 보았다.

검신은 아직 별빛을 내지 않고 있었다.


‘나도 저리 될 수 있다.’


사진검의 별자리가 완성된다면 말이다.

의지가 새겨진다.


‘다음 놈은 누구냐?’


별자리를 완성하려면 업을 쌓아야했다.

그러려면 적들을 베어야 하고.

나는 눈을 빛내며 다음 목표를 찾았다.


낮은 자세로 이동했다.

경로 상에 떨어진 낫도 회수했다.

동시에 빠르게 달려들어, 중귀의 등을 꽤뚫었다.

이운룡에게 정신이 팔려있었기에 아주 간단했다.


“쿠에엑!”


헌데, 이번 놈은 소음이 심했다.

놈의 소음에 주변 이목이 쏠린다.

나는 박혀있는 사진검을 회수하자마자 뒤로 달렸다.


“이놈들!”


이운룡이 때맞춰 일갈했다.


서걱-

스가각-


주변시로 지켜보니, 순식간에 세놈이 재로 화했다.

중귀들은 이제 나에게 관심을 끊어야 했다.


엄페물 뒤에 숨어 다섯을 센 후, 다시 움직였다.

이번에는 중귀의 다리를 베었다.

그 다음에는 팔도 잘랐다.


사치스러운 여유가 아닐 수 없다.

수가 줄어들수록 움직이기 편했기에 가능한 여유다.


“하얍!”


그래서 껑충 뛰어올라 중귀의 목도 베었다.

오늘만 몇을 벤 것인가.

중귀 여섯인가?


‘아닌가? 일곱인가?’


사체가 남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다.


‘아무렴 어떤가?’


중요한 건 중귀를 베었다는 것이다.

전생에는 한놈도 힘들었다.

내가 지닌 재주가 부족했던 것은 아니리라.

지금 내 행적이 그를 증명하지 않던가.

고전했던 이유가 분명해졌다.

놈들의 몸이 워낙 단단하였기에 고전한 것이다.


‘왠만한 병기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


맨몸임에도 철판을 두른 거 같았으니까.

일반적인 검으로는 치명상을 입히기 힘들었다.

베는 것이 아니라 둔기로 부수는 게 더 옳았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스승님의 검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사진을 내려보며 스승을 떠올렸다.


‘스승님!’


속으로 제주사람 이희준을 찾으며 다시 검을 날렸다.












재밌게 보셨으면 추천과 선작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작가에게 아주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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