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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춤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소드마스터의 시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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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별춤
작품등록일 :
2022.10.28 14:10
최근연재일 :
2022.11.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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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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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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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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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준비 (1)

DUMMY

판챠는 바쁘게 백작가로 향했다. 최소한 자정까진 들어가야 했다. 사용인들이 사용하는 후문을 상현달이 비추고 있었다.


“달이 부푸네··· 요 며칠은 어둡진 않겠어.”


판챠는 다시 여행할 때의 물자 소모량을 간단하게 계산했다. 여행을 떠날 때는 보름달, 등불의 소모량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보름달 이후는 그다지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트라얀 시에 도착하고 역사대로 판챠가 죽는 날이 그믐달이 뜨는 날이니.


―푸르륵


데실바가 판챠를 보더니 콧김을 내뿜기 시작했다. 오늘 존스와 앨링을 괴롭히느라 힘을 좀 뺐을 것이다.


“아, 오늘 고생했다.”


데실바는 마구간에서 위세를 부리고 있었다. 다른 수말들은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내일 귀리랑 당근이나 잔뜩 챙겨줘야겠군. 판챠는 서둘러 사용인 숙소로 들어갔다.


‘슬슬 마무리할 시간인가?’


아직도 주방엔 불이 꺼지지 않았다. 로키노와 백작은 위층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분주하게 하녀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사라가 판챠를 보더니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판챠는 마주 인사하며 숙소로 들어갔다.


‘나으리들 덕분에 바쁘네. 그래도 하녀장과 친하게 지내둔 것이 다행이군.’


외출과 늦은 귀가. 아무리 손님의 시종이라도 핀잔 정도는 들을 수 있는 시간대다. 판챠는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할 일이 많았다.



“아이고야··· 이렇게 머리가 띵한 건 오랜만이네.”

“윽, 술 냄새. 얼마나 마신 거에요?”


아침 시중을 할 시간, 판챠가 로키노의 방에 들어서자 알콜향이 확 올라왔다.


“말도 마라. 술 창고 거덜 낼 기세였으니까.”


로키노는 숙취로 영 피곤해 보였다. 판챠는 자기 주인을 한심한지 대단한지 갈피를 잡기 힘들다는 눈으로 바라봤다. 알콜을 분해할 수 있는 오러 사용자가 저렇게 숙취가 남을 정도면 독한 술을 어마어마하게 때려 부어야 할 것이다.


“로키노님이 이렇게 취한 건 처음 보네요. 백작님은 어때요?”


판챠는 지나가듯 질문을 흘렸다. 백작의 상태가 안 좋다면 룬마타석 궤짝이 사라진 것을 눈치채는 것도 늦을 확률이 높았다.


“크··· 말도 마라. 죽은 줄 알았어. 완전 인사불성이 돼서 하인들에게 끌려가듯 침실에 던져졌을걸.”

“흐음··· 안 그래도 취해 보이더라니.”


판챠는 백작의 집무실에 숨어들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백작은 이미 만취 직전인 상태였다.


“너 위층에 올라온 적 있냐?”


로키노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자 판챠는 손사래를 쳤다.


“아, 아뇨.”

“뭐, 하여간 어제 카드놀이에서 좀 땄지. 크크.”

“잘됐네요. 오늘 살 게 좀 있거든요.”


판챠는 로키노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 머지않았다. 필요한 물자를 구하는 건 시종의 몫이다. 자금을 대는 건 주인의 몫이고. 로키노는 흔쾌히 금화를 몇 개 던졌다.



“자, 남는 건 적당히 챙겨. 인센티브라 치고.”

“카드 게임도 꼭 나쁜 건 아니군요. 백작님의 돈을 이렇게 쓰게 되니.”


로키노는 킬킬대며 냉수를 한잔 들이켰다.


“오래간만에 따니 좋더군. 그런데 밤에 어딜 다녀왔냐? 거의 자정이나 돼서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음. 요즘 바빠요. 수련도 하랴, 일도 보랴.”

“수련도 좋지만 잠은 충분히 자라. 수련자일 땐 건실한 게 최고야.”


숙취에 머리를 긁적이며 늘어져라 하품하는 기사가 하는 말치고는 몹시 도덕적이었다. 판챠는 콧방귀를 참으며 상당한 예의를 발휘했다.


“네, 네.”

“아, 그 자식···. 수련 좀 했다고 뻗대네. 강해졌다 이거지?”


로키노는 툴툴대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자신의 시종은 하루하루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검사로서 새로운 재능이 꽃피는 것은 보기 좋은 일이었다.


‘그나저나 발데난 씨는 보이지도 않네.’


판챠는 배낭을 뒤집어 잔여 물자를 정비하다가 발데난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보니 검계가 뭐예요?”

“응? 검계? 제국 검계 말이야?”

“발데난씨가 그러던데요. 로키노님이 잘 아실 거라고.”


로키노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기사단 제국에 관련한 일은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로키노도 제국 귀족의 지위를 가진 몸이다. 판챠에게 기사단 제국을 설명해주기에 적합한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너도 알아두긴 해야겠지. 검계라, 기사단 제국에서 만든 기준인데··· 정확히는 오러를 사용하는 검사의 기준.”

“아, 그럼 소드마스터랑 다른 거예요?”


판챠가 알고 있던 역사에서 검계라는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로키노에게 미리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필요했다.


소드마스터. 아마 로키노는 최근에 미드랜드에서 가장 빠르게 이름을 날리는 소드마스터일 것이다. 로키노는 피식거렸다.


“미드랜드에서야 오러를 쓸 줄 알면 뭐 개나 소나 소드마스터라고 하지. 호사가들이 막 멋대로 등급을 나누지만 사실 경계가 모호하잖아? 판챠 넌 등급이 뭔데?”

“뭐, 저도 오러를 쓸 줄 아니까···, 익스퍼트?”

“사실 네가 마스터라고 자칭해도 코앞에서 부정할 놈은 몇 없을걸. 자칭 칭호란 게 그렇지.”

“그럼 기사단 제국은 다르단 말이에요?”

“거긴 좀 달라. 나라 전체가 검에 미쳤잖냐. 검에 미친 놈 중에서도 추려서 오러에도 미친 놈들을 다시 추려서 오랫동안 오러 블레이드에 통달한 작자들을 뽑아놓은 게 검로원이지.”

“그럼, 제대로 볼 줄 아는 작자들이 모여서 검사의 수준을 판정하기로 했다?”

“그래. 그래서 제국은 검로원에서 검사의 위계, 검계를 부여한다. 검계가 바로 검사의 수준의 척도지.”

“그럼 오러를 못 느끼면 아무 검계도 못 받는 거예요?”

“응. 검로원 기준은 그래. 무계라고 하지. 백발이 성성한 노검사건 갓 검을 잡은 아이건 무계, 일반인 취급이야.”


“위계가··· 1계가 메서 게젤레, 5계가 메서 마이스터. 뭐 그렇게 죽 나열할거다.”

“흐음.”


기사단국이 기사단 제국이 되고는 체계성이 생겼다. 가장 거대한 단일 국가가 무인의 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한 몸이 되어 움직이는 모양새.


‘골치 아프네.’


“로키노님도 제국 귀족이면 검계를 가지고 계신 거 아녜요?”


판챠의 질문에 로키노는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뭐··· 그렇긴 한데. 난 2단계에서 멈췄다. 게슈트가 쓰는 거 봤지? 기사교훈시. 그거랑 전쟁서사시 같은 걸 안 익혀서. 승급 조건에 애초에 미달이야.”


로키노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였다. 진정으로 제국의 가치를 믿고 기사단에 충성하여 무훈을 올리는, 그러한 영광을 거부하는 기사단 제국 출신 검사들은 극히 드물었으니까.


판챠는 게슈트를 떠올렸다. 전신에 오러 메탈의 갑주를 두른 채 마치 신처럼 강림하던 모습을.


“게슈트··· 경도 구면이었죠? 그분은 위계가 몇이죠?”


경이라고 하기도 싫었지만, 로키노는 게슈트가 미래에 판챠를 죽인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2단계. 메서 루티니에. 그 자식, 황립 아카데미에선 중위권도 겨우 턱걸이였어.”


2단계라고 하니 낮아 보였지만, 게슈트가 압도적인 오러 블레이드로 항의하는 시민군을 쓸어버렸던 것을 떠올렸다.


“로키노님이랑 비교하기엔···비교군이 좀 가혹해 보이기도 하는군요.”


동나이 대의 검사 중 로키노보다 탁월한 인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게슈트가 생각보다 검계가 낮더라도 보통의 검사들보단 초월적인 수준이었다. 애초에 기사단 제국의 국가기사들은 전원 오러 사용자니 오러 사용자 중 중간을 갈까 말까 한다는 것이다.


판챠는 아마 검계로 따지면 1단계일 것이다. 검술 실력만 따진다면. 그것도 엄청난 성장을 이루곤 있는 와중이지만.


‘어쨌든 게슈트와 나는 여전히 격차가 큰 상태야. 장비 차이는 더 심하고.’


판챠는 강철의 형제단에 맡긴 룬타마석 궤짝을 떠올렸다. 임시방편이라도 검계 보유자와의 싸움에서 쓸만한 방어구를 만들어야 했다.


“에휴. 이래저래 할 게 많군요.”


게슈트 이야기에 한숨을 꺼내는 판챠를 보던 로키노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판챠 너, 게슈트랑 척지려던 거 같던데. 그때야 내가 막았지만. 능력 밖의 일에 함부로 오지랖 떨다간 크게 다친다.”


판챠는 로키노는 쳐다봤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 자체가 현재의 능력 밖의 일이다. 자신은 능력 밖의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판챠는 실시간으로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는 게 즐거웠다. 판챠가 주도한 면도 있었지만, 로키노와 발데난이 도와주고, 아델하이드와 협력한 뒤로 많은 도움을 얻었기에 가능했다.


“로키노 님이 도와주시면 능력 밖의 일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무슨 소리야?”


판챠는 아델하이드의 제의를 간단히 설명했다. 협력, 그리고 여행길에서 합류. 로키노는 뚱한 반응이었다.


“흐음··· 합류야 뭐. 백작이랑 여행까지 같이 할 생각은 없었으니 그렇다 쳐도. 도와달라고? 징그럽네. 내가 그 여자를 왜?”

“멋있지 않아요? 신생 미드랜드라. 대공위를 부활시킬지도 모르고.”

“야! 난 미드랜드 사람도 아니라고. 대공위건 신생 미드랜드건 내가 알 바야?”


맞긴 말이긴 했다. 하지만 판챠가 보기엔 기사단 제국에서 뛰쳐나와서 정처 없이 술이나 마시며 돌아다니는 로키노도 사실 그리 보기 좋진 않았다. 대놓고 타박할 순 없는 입장이었지만.


“그럼 계속 술이나 마시면서 죽칠거에요?”

“아. 이 자식이··· 요즘 좀 강해졌다고 막 나가네?”


‘아차, 너무 세게 말했나?’


판챠는 조금 어조를 낮추었다. 요즘 판챠를 바라보는 눈이 좀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선을 넘어선 곤란하다.


“아니이. 그런 게 아니라··· 로키노님 같은 강자가 그 힘을 올바른 데 쓰는 게 좋지 않겠냐는 말이죠.”

“나 참··· 말은 번지르르해선.”


로키노는 잠시 생각하더니 교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델하이드 그 얼음마녀 같은 여자가 나한테 무릎 꿇고 간청한다면 생각은 해보지.”

“말해보죠. 그럼 저쪽이랑 동행하기로 한 거 맞죠? 그렇게 전달할게요.”


로키노는 판챠가 정말로 그 말을 전달할지는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어, 엉? 뭔가 말리는 기분인데··· 에휴. 그래. 알았다.”



판챠는 로키노가 입을 옷을 정리했다. 조만간 다시 길을 나선다면 미리 준비할 게 좀 많았다.


“그런데 목적지, 트라얀시 맞죠? 정확히 언제 출발이죠?”

“어제 백작이 그러던데. 내일 출발한다더라. 백작 상태로 와선 말이나 탈지 모르겠지만.”


판챠는 머릿속으로 남은 일정을 정리했다. 빠듯했다. 하지만 주인이 저택을 떠나면 손님도 저택에 남아있어선 안 된다.


“내일요? 생각보다 하루는 빠른데.”

“백작이 변덕을 부렸지 뭐. 일찍 가서 거기서 연회 즐길 모양이라던데.”

“흐음··· 사용인들만 죽어나겠군요. 여행 준비도 보통이 아닌데.”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판챠도 마찬가지였다.


‘젠장, 방어구 제작이 하루 만에 되나? 아무리 강철의 형제단이라도 힘들 텐데.’


게다가 시종으로서 준비할 것도 많았다. 판챠는 서둘러 상업지구로 향했다.



“판챠님!”


데미는 상회의 문양이 새겨진 앞치마를 두르고 환하게 웃으며 판챠를 맞이했다. 풍성한 붉은 머리가 나풀거렸다.


“상회 유니폼이 잘 어울리네요. 몸은 좀 괜찮아요?”

“네. 여러분 덕분에 먹고 살길이 생겼어요.”


데미와 알렉스는 행맨들에게 부모를 잃었다. 집안에서 자그마하게 꾸리던 공방도 불타버려서 먹고 살길이 막막하던 차였다.


“상회는 좀 어때요?”

“할만해요. 제국의 정기시와 주기적으로 왕래하느라 늘 바쁘긴 하지만. 저희 같은 모자이크들도 편견 없이 써주시고.”

“다행이군요. 그런데 제국 변경 지대 정기시랑 교역하는 건가요?”


로키노와 판챠가 소속된 베르두고 가문도 변방에서 교역을 통해 자금을 대는 가문이다. 변방 귀족이나 국경의 정기시 쯤 되면 제국 수도의 엄격함과는 훨씬 동떨어져 있겠지만, 어쨌든 모자이크들 입장에선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네. 앤더슨 씨, 기사단 제국과 거래한다고 해서 처음엔 좀, 걱정했어요.”

“그럴 법하죠. 대우해주는 건 어때요?”


기사단 제국에선 모자이크병에 걸리면 죄인이다. 형벌은 보통 처형. 판챠는 그녀의 머리칼을 흘깃 살폈다. 데미의 풍성한 머리카락 안에는 자그마한 뿔이 달려 있을 것이다.


사실 모자이크도 모자이크 나름이었다. 다른 차원의 종족의 모습이 섞이더라도, 엘프나 천족의 모습이라면 그렇게 차별받지 않는다. 하지만 뿔은 네 번째 차원의 마족의 징표다. 그리고 마족들이 마법사왕의 대소환 때 이 세계를 가장 많이 파괴한 종족이다. 그 증오는 모자이크병에 걸린 사람들이 대신 받았다.


“그런데 걱정과 달리 친절히 대해주시고, 꽤 열려 있는 분이지 뭐에요. 저기예요.”


데미는 환하게 웃었다. 아마도 심한 차별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상회 근처의 일자 형태의 기다란 단층 건물을 가리켰다.


“아, 고마워요. 부탁한 물품은 문제없죠?”

“네. 걱정 마세요. 건조식량, 붕대와 등불용 기름, 향신료 일체. 그리고 비누 맞죠?”


정확히 판챠가 주문한 대로였다. 로키노와 당분간 야영해야 하니 미리 챙겨둬야 했다.


”연금 용해제는 귀한 재료라 사무실 옆의 창고로 가면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아마 상회장님도 거기 계실거 같네요.“


판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연금 용해제는 판챠가 직접 들고 로바이 산채로 가야 한다. 판챠는 일터로 돌아갈 채비를 하는 데미에게 금화를 하나 건넸다.


”고마워요. 이건 선금. 그리고 이건 안내료.“

”아? 이, 이러려고 안내한 게 아닌데. 고마워서 어쩌죠?“

”받아둬요. 남는 돈이니까.“

”고맙습니다···. 사실 급여 타기 전까지 오빠 약값이 걱정이었거든요.“


그녀의 오빠, 알렉스는 내내 다리를 절룩거렸다. 모자이크가 정말 포악한 괴물이었다면 저런 상처쯤은 금세 나았을 것이다.


‘로키노 님이 백작에게 딴 돈이면 저 남매도 받을 자격이 있지.’


데미는 연신 고맙다고 말하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판챠는 상회의 사무실에 들어섰다. 화려하진 않지만, 네모난 회벽이 일자형의 기다란 건물을 감싸고 있었다.


‘실용적이고 튼튼해 보이는 창고군.’


하지만 물건 외에 창고 내부는 이상하게 조용했다. 직원들이 대부분 상회에 가 있는 모양인지, 묘하게 한기가 도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판챠는 오러를 끌어올렸다. 이상한 기시감. 예전의 자신이라면 알아채지 못했을.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였다. 은은한 피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뭐가 이상한데.’


판챠는 건물 가장 깊숙한 곳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입구 위에 찰랑거리는 캐노피가 시야를 가렸다. 판챠는 캐노피를 걷었다.


”열려 있다더니··· 이건 좀 너무한데.“


중앙의 책상에 앉아있는 걸 보면 앤더슨 본인이 분명할 것이다. 옅은 금발, 탄탄한 체구를 가진 능력 있는 젊은 상회장. 앤더슨은 가슴이 그대로 갈라져 훤히 드러나 있었다.


”······.“


판챠는 시신을 자세히 살폈다. 급작스레 참살당하면 심장은 바로 멎지 않는다. 미약하게 펄떡이는 심장이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상회의 뒷문인가?“


그때 사무실의 뒷문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한 남자가 뒷문을 통해 도시의 뒷골목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거기 서!“


판챠는 오러를 발에 실었다. 시종은 슈바르츠류의 보법, 노도를 통해 순식간에 튀어 나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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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수련 (3) 22.11.14 88 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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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수련 (1) 22.11.11 128 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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