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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춤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소드마스터의 시종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별춤
작품등록일 :
2022.10.28 14:10
최근연재일 :
2022.11.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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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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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8,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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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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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수련 (2)

DUMMY

“뭐?”


판챠는 피식 웃었다. 세 소드마스터가 다른 목소리, 똑같은 말로 반문하는 게 왠지 우스웠다.


“전 출생은 미드랜드지만 거둬둔 건 제국의 변경 귀족이신 베르두고 가문이죠. 시종이지만 종자나 다름없고요.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니 꼭 하나를 택해야 할까요?”


궤변에 가까운 말이었다. 하지만 전수자들의 사정을 찌르는 말이기도 했다.


아델하이드와 발데난, 로키노는 무심코 서로를 마주 봤다.


“생각이 편리하다고 할지 합리적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난 상관없소. 빚 진만큼만 가르쳐주면 되니까.“

“당신이 그런 말 해도 돼? 슈바르츠류는 폐쇄적인 거로 유명하잖아?“

“어차피 천경산은 폐문했소. 내 성격상 인제 와서 유파에 매달리는 것도 웃기고··· 젊은이들이 알아서 하겠지.”


판챠는 턱을 괴고 앉았다. 세 소드마스터가 머리를 맞대고 속닥이는 건 꽤 진풍경이었다.


‘생각해보면 세 검술 모두 전공이 다르지.’


오러의 발출엔 광명검, 확장엔 극편검, 압축엔 칠흑검. 세 유파는 각자 다른 방법으로 오러 블레이드의 세 형태에 강점이 있었다.


소근거림이 멈췄다. 간단하게 정리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럼 내가 정리해야겠군.’


판챠는 로키노를 보며 말했다.


“로키노님은 어차피 스승을 찾아준다고 했었죠? 또 기초적인 수련이나 대련은 해주시기로 하셨고.”

“쳇. 그렇긴 하지. 정식 입문은 여전히 반대야.”


판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제국의 광명검 본가에 가서 절할 이유도 없었다.


발데난을 바라봤다.


“슈바르츠류, 제 오러와 상성이 맞다고요? 그러면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죠. 단, 발데난님이 아델하이드님께 진 빚을 갚을 정도로만.”

“마지막 말은 마음에 드는구나. 조만간 홀가분해지겠군.”


‘그러고 보니 원작에서도 이름은 언급되었던가?’


칠흑검의 검사들. 천경산에 칩거한 채 검술만을 수련하는 검귀들.


하지만 원작에서는 단 한 번 언급만 되고 별다른 활약이 없는 맥거핀이나 다름없었다.


‘그 세루인 백작이 흑검의 지지를 얻고 제국과 붙었을 정도라면··· 알만하지.’


배웠을 때 이득을 보면 봤지, 손해를 볼 일은 없었다.


판챠는 마지막으로 아델하이드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이델류 극편검이었나요?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워 보이던데요. 대련하면 얻을 게 많겠어요.”

“음. 그게, 난 바빠서 따로 전수까진 못 해줘.”

“괜찮아요. 대련하면서 보고 훔치죠. 뭐.”


아델하이드는 조금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순진하게 보았더니 속에는 능구렁이가 들어앉았다.


“너도 생각보다 뻔뻔하구나?”


판챠는 밝은 표정으로 웃었다. 오히려 칭찬이라는 얼굴.


물론 저도 아델하이드 님에게 빚이 생기는 거니까. 발데난 님처럼 그만큼은 도와드리죠.

“···좋아.”


어차피 한 번에 기사에게서 시종을 뺏어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델하이드는 잠시 고심하다 일단 이 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판챠에게 쓸 수 있는 카드는 더 있다.


사실 네 사람의 합의는 검술 유파의 전통주의자들이 들었다면 게거품을 물고 환장했을 일이었다.


하지만 판챠는 절차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다들 정리된 것 같다. 판챠는 손뼉을 치며 정리했다.


“그러면 정리됐죠? 기본기는 슈바르츠류의 것으로 하고. 두 분께도 대련을 통해서 배우는 걸로.”


세 명은 조금 떨떠름하게 판챠를 바라봤다. 뭔가 말린 것 같지만 대충 납득한 분위기였다.


아델하이드가 입을 열었다.


“내가 기술 전수를 제의하긴 했지만··· 상상 이상이구나.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배워야 할 이유가 있어?”


판챠는 잠시 눈을 감았다. 강화 갑주를 입고 오러 블레이드를 휘두르던 제국 기사가 그려졌다.


내일이면 25일이 남는다. 형식 따윈 버리고 취할 수 있는 것을 취해야 했다.


소년은 몸을 일으켰다. 눈을 뜨자 금발이 찰랑이며 춤췄다.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죠.”



* * *



“소드마스터는 허명에 불과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다음 날 새벽, 판챠와 발데난은 에이더스 시의 뒤편의 단층 계곡을 오르고 있었다.


발데난은 눈앞의 바위를 뛰어오르며 말을 이었다.


“백성들의 언어랄까. 보통은 오러를 겉으로 내뿜을 수 있는 기사를 보면 일단 소드마스터라고 할걸.”

“그래요? 아, 하긴. 칭호란 게 그렇죠.”


자신에게 기사님이라고 굽실거리던 데미가 떠올랐다. 평민들은 일단 상대의 호칭을 높이고 보는 게 이득이다. 기분에 따라 생사가 좌우될 수도 있으니까.


“그럼 칭호는 의미가 없다는 거에요? 실전만이 의미 있다?”


“그럼. 전지전능의 신 같은 게 내려와서 이마빡에 인증서라도 하나 붙여준단 말이냐? 이놈은 소드마스터요, 저놈은 익스퍼트요. 요놈은 등신이요. 그 등급에 따라 무조건 승패가 갈리고? 이 세상에 그런 신은 없어.”


판챠는 발데난의 일장 연설에 피식 웃었다. 신이 있는지야 몰라도 발데난의 논리는 와닿았다.


“흐응. 허명에 취하면 허당이 된다?”


발데난은 적절하다는 듯 껄껄 웃더니 말을 덧붙였다.


“북쪽의 기사단 제국에서는 더 구체적인 기준으로 오러 사용자의 등급을 나눈다더군.”


자신이 보기엔 허명을 늘리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 이름에 어마어마한 자부심을 가진 자들이 기사단 제국이었으니.


“검계(劍階)라던가. 로키노였나? 네가 모시는 사람에게 물어봐. 잘 알 거다.”

“그러죠. 거의 정상인가 본데요?”


판챠는 위를 가리켰다. 그다지 넓진 않지만, 사람이 올라갈 만한 평평한 언덕배기가 드러났다.


“맞군. 다 왔다.”


발데난은 먼저 정상에 오르더니 손을 뻗어 판챠를 올렸다.

“후아. 경치가 좋군요. 에이더스 시도 내려다보이고.”

“여긴 천경산만큼은 못되지만, 꽤 괜찮은 절벽이 많지.”


판챠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벽 공기는 묘한 상쾌함을 줬다. 최근엔 피를 볼 일이 더 많아서 그런 걸지도 몰랐다.


“그런데 여긴 왜 온 거예요?”

“네 기초 수준을 알아봐야지.”


판챠는 의아한 눈빛으로 발데난을 돌아봤다.


“여기서 어떻게 알아봐요?”

“이러면 돼.”


툭. 발데난은 아무렇지 않게 판챠를 밀었다.


“뭐야아아아아악!”


소리 지르며 떨어지는 판챠의 위로 발데난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


“너, 제대로 된 검술 수련도 없이 본능적으로 오러를 꺼냈다며? 그럼 이 방법이 제일 빨라.”

“그게 말이-----”


빠른 속도로 낙하하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힘들여 오른 높이가 순식간에 시야를 지나치며 아찔한 감각을 선사했다.


소년은 본능적으로 오러를 전신에 둘렀다. 행맨들의 집단 사격에 몸을 보호하던 때, 그 이상으로.


‘이걸로는 부족해.’


짧은 순간의 추락, 길게 판단할 시간이 없었다. 핵심은 오러의 배치다.


무심코 웅크린 몸을 이완했다. 판챠는 몸을 대자로 펼쳤다.


그리고 판챠는 그대로 절벽 아래에 쳐박혔다.


꾸우웅! 묘하게 경쾌한 소리가 나며 절벽 바닥이 그대로 가라앉았다.


발데난 역시 경쾌한 소리를 내며 두 발로 착지했다. 바위가 깨지는 소리가 났지만, 발데난의 표정은 평온했다.


“거, 이쁘게도 파였군.”


발데난은 소년 모양의 구멍을 내려다보며 질문했다.


“죽었냐? 죽었으면 대답해.”

“끅···, 숨이.”


판챠는 시답잖은 농담에 대꾸할 몸 상태가 아니었다.


땅에 닿는 순간 닿는 부위부터 순차적으로 오러의 집약도를 조절했다. 등의 날개뼈에서 승모근, 그리고 머리. 허리 아래도 마찬가지로.


결과적으로 뼈 한 군데 부러지지 않고 살아남았다. 잠시 숨을 못 쉴 정도로 충격이 전신에 퍼지긴 했지만.


“제, 젠장··· 살았나? 몸이···”


발데난이 껄껄 웃으며 논평했다.


“역시 응집력이 좋군. 아니, 반탄력이라고 할 정도인가?”


판챠는 시종 형상이 보존된 구덩이에서 일어나며 질문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발데난은 자기 귀를 톡톡 건드렸다.

“그야 추락하는 소리로 알지.”

“그게 뭔. 사람이 낙하 실험 재료도 아니고···”


판챠는 낑낑대며 몸을 비틀었다. 절벽 바닥의 암벽에 대자로 박히니 나오기가 영 불편했다.


발데난은 쭈그려 앉으며 판챠와 눈높이를 맞췄다.


“내가 시간이 별로 없어.”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래? 잘됐군. 일주일 안에 대강의 전수를 끝낸다. 우선 오러순환법부터.”


발데난이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 * *



발데난은 판챠에게 숙제를 던져주곤 잠시 자리를 비웠다.


백작가의 뒤뜰은 조용했다. 판챠와 로키노와 대련을 한다면 구경하는 이들이 있을 법도 한데, 최근 무척 바쁜 모양이었다.


판챠는 연습용 검을 로키노에게 휘두르며 말했다.


“여긴 언제까지 있을 거예요? 슬슬 눈치 보이는데.”


하긴 게슈트와의 사건도 있었다. 아무리 로키노가 방패가 되어준다지만, 제국 파견 기사를 막아선 시종에 대한 소문이 퍼질수록 백작도 곤란할 것이다.


로키노는 판챠의 가로 베기를 튕겨내더니 그대로 내리쳤다.


“글쎄. 요즘 분위기도 좀 안 좋고, 떠나긴 해야겠지. 그런데 어차피 일주일이면 백작도 떠날걸?”

“엇차! 떠난다고요? 여기서요?”

“어. 다섯방패회가 집결하는 날이거든.”


판챠는 질문을 이으려다 상단의 세 방향에서 동시에 날아오는 검을 보고 기겁했다.


“으앗! 그게 뭐예요? 백작들 친목회 같은 건가?”

“허, 그걸 피하네. 비슷해. 나한테도 곧 초대장이 날아올걸? 연회 수준이 남다를 텐데. 크으. 어떤 술이 나올지.”

“에휴. 결국 술이군요.”


판챠는 한숨을 쉬었다. 저 망나니한테 건실한 목표를 줘야 하는데.


“꽤 휘둘렀군. 잠시 휴식.”

“휴.”


로키노가 검을 잠시 멈췄다. 판챠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새 오러순환법은 통증이 꽤 심하다.


“그나저나, 발데난 씨랑 내기를 하나 했는데요.”

“엉? 무슨 내기?”

“삼일 안에 오러의 색이 흑색처럼 보이면 제대로 된 기술 몇 개를 가르쳐준다고.”

“가르쳐주기 싫은 게 아니고?”


로키노는 황당하다는 어투로 말했다. 판챠가 재능이 있고 상성이 좋더라도 무리한 내기였다.


색을 타고나는 것과 특정한 순환법이 있는 검술을 배워서 색을 입히는 건 다른 이야기였으니까.


판챠는 발데난의 말을 떠올렸다.


‘노도순환법을 제대로 익힐수록 오러의 색이 차츰 검은색으로 변해.’


광명검의 오러가 가느다란 실을 몸에서 흐르게 하다가 점점 중첩하는 방식이라면, 흑검의 방식은 그와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었다.


‘몸 전체의 통로는 느꼈냐? 그럼 최대 순환 속도, 최대 범위, 최대 출력으로, 계속 돌려. 방향은 내가 지도해주지.’

‘뭔가 느낌이 이상한데···’


판챠는 발데난이 지시한 대로 오러를 순환하기 시작했다. 곧 느낌이 왔다.


’모, 몸이 찢길 거 같은데요?‘

’어떻게 알았냐? 실제로 몸이 찢기고 터진 놈도 있어.‘


일반적인 검술 가문에서는 절대로 시행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내상과 내출혈을 반드시 동반되었으니까.


’···원래 슈바르츠류가 이래요?‘

’우리 땐 다 그렇게 했어.‘


발데난은 뭐라 할 말을 잊은 판챠를 보고는 웃으며 몇 마디를 덧붙였다.


’피차 시간 낭비야. 고전류 검술 유파처럼 젊은 청춘 붙잡아두고 10년 20년 찔끔찔끔 가르치고 기본 베기나 내내 시키고 그러는 건. 될 놈은 되고 안될 놈은 안되지.‘

’그럼 전 뭐에요? 될 놈? 안될 놈?‘

’그건 네가 증명해야지.‘

’끙.‘


오러로 체내 회복력을 최대한 활성화하더라도 신체가 어지간히 강건하지 않으면 오러를 검은색으로 만들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단기간에 게슈트 같은 놈과 맞서려면 이 정도 과제는 버텨내야 하겠지만···.‘


판챠는 팔뚝을 들어보았다. 소녀 같은 팔이 근육이 꽤 붙고 근골이 탄탄해지긴 했다.


문제는 판챠의 몸이 재구성되고 있다고 한들, 아직 너무 작고 말랐다.


하지만 판챠에게는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있었다.


“다 방법이 있지.”


근골이 흑검들이 쓰는 오러순환법을 버텨내기 힘들다면 근골을 바꾸면 된다.



로키노와의 대련이 끝나자 판챠는 곧장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어머, 판챠. 몸은 좀 어때요?”


사라가 반갑다는 듯 웃었다. 그녀는 휘하 하녀들을 데리고 홀 청소를 지휘하고 있었다.


웃는 낯빛과는 반대로 그녀의 눈 아래는 퀭해 보였다.


백작이 문장을 보고 노발대발한 뒤로 청소를 몇 배로 꼼꼼히 해야 한다고 했다.


판챠는 그녀를 조금 안쓰럽게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칠흑검을 익히고 있는 사람이 여기 있다고 한다면 백작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모르긴 몰라도 살이 파들거리다 못해 날아가 버릴지도 몰랐다.


“흐음? 좋은 일이 있나 봐요?”


사라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판챠를 바라봤다. 엉뚱한 상상을 하다 혼자 히죽거린 모양이었다.


“아, 아뇨. 혹시 주방을 잠시 빌릴 수 있나요?”


사라는 잠시 고민하다 미안하다는 듯 입을 뗐다.


“미안해요. 주방은··· 하녀장이라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해요. 필요한 게 있나요?”


’하긴, 무리한 부탁이었나?‘


주방은 요리장이 고유한 공간이다. 집사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곳이니. 하지만 융통성을 발휘하면 해결책은 있었다.


판챠는 필요한 물품을 사라에게 말했다.


“아아, 불은 세탁실을 쓰면 돼요. 솥 정도는 어떻게 빌릴 수 있겠네요. 그리고 설탕과 전분, 우유? 빵이라도 만들 생각인가요?”


사라의 의아한 얼굴에 판챠는 고개를 저었다.


“빵보다 몸에 좋은 걸 만들려고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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