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별춤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소드마스터의 시종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별춤
작품등록일 :
2022.10.28 14:10
최근연재일 :
2022.11.28 22: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3,510
추천수 :
162
글자수 :
168,373

작성
22.11.08 20:20
조회
138
추천
7
글자
15쪽

계약 (3)

DUMMY

로바이 산채의 입구. 통나무를 대충 얼기설기 묶어 세워둔 입구 앞에서 산적 두 명이 노닥거리고 있었다.


“아키탄의 부하들이 떼로 죽었다던데.”

“그 미친 개자식의 부하를 건드리는 놈이 있다고?”

“건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난리도 아니었다는군. 완전 수십 조각이 났다던데? 게다가 표식까지 다 털어가서 아키타니 극대노 했다더만. 소식을 알린 놈은 혀가 뽑혔다던가?”


말을 듣던 경비가 구역질이 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으엑. 보고한 놈 혀를 왜 뽑아? 그래서 부하 노릇 하겠나? 도대체 누가 그랬대?”

“거 있잖아. 최근에 미드랜드로 왔다던 소드마스터. 그 친구라던데?”

“크크. 찢어 죽이고 싶을 텐데··· 상대가 만만찮은데? 소드마스터라.”

“그러게. 근데 아키탄이 여간 집요한가? 가족이든 주변인이든 누구 하나는 끔찍하게 당할걸.”

“잠깐··· 근데 저건 뭐야?”


잡담하던 산적들은 산채로 다가오는 형체를 발견했다. 흡사 말과 다름없는 속도였다.


“설마 총단장님인가?”

“아닌데, 머리색을 봐. 금발이잖아. 덩치도 작군.”


산적들은 긴장하며 창대를 세웠다. 저런 속도는 평범한 인간이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산채에 맨몸으로 접근하는 방문객이 무슨 용건이 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이윽고 로바이 산채의 입구에 소년이 도착했다. 판챠는 숨을 잠시 고르고는 눈앞의 산적에게 인사했다.


“휴, 날이 덥네요. 정향유 있죠? 좀 팝시다. 그리고 건조식량. 아, 약재도 좀 있어요? 지혈제 계통으로.”


정적이 흘렀다. 입구를 지키던 산적은 잠시 멍하니 판챠를 바라보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야, 여기가 무슨 상점인지 알아?”

“정향유 있는 거 듣고 왔으니 발뺌하지 말고 좀 팔아요.”


눈앞의 소년은 태연하게 거래를 시도했다. 산적 입장에선 왠지 기가 눌리는 느낌이었다.


“아니, 거. 산채에 있는 건 사실이긴 한데, 음. 이걸 팔아도 되나?

“그럼 사장··· 아니 두목이라고 하나? 아무튼 불러와요.”


당돌해도 너무 당돌한 꼬마였다. 산적은 창대를 꼬나쥔 채 외쳤다.


“야! 로바이 산채 두목이 무슨 구멍가게 주인인 줄 알아? 오라 가라 하게?”

“그럼 내가 들어가면 되죠? 예의 바르게.”

“···그게 그렇게 되나? 그, 뒷일은 책임 못 진다.”

“고맙습니다.”


판챠는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태연하게 걸어 들어갔다.


산적들은 판챠의 뒤를 따랐다. 마치 수행하는 모양새였다.


“그나저나 에이더스로 갈 정향유를 털었다면서요?”

“그래. 요즘 시세가 괜찮지, 우리도 쓸 데가 많고. 이런 거 말해도 되나?”


‘생각보다 좀 어수룩한 사람들이네.’


판챠는 턱을 긁었다. 이세계로 처음 떨어졌을 때 만났던 도적들과는 조금 궤가 달라 보였다.


주변을 살펴보니 산채에 있는 남자들은 대부분 역삼각형의 근육질이었다.


더불어 산채 내부에 설치된 잿빛 철로와 야금술 설비들, 그리고 모루.


판챠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된 거였군.”


두목이라 불린 남자는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비스듬히 내렸다. 쏘아보는 눈빛이 매서웠다.


“넌 뭐야? 야, 이런 꼬마를 산채 내부까지 데려와?”

“지, 지부장님. 이 녀석 볼 일이 있다는데요.”

“두목이라고 부르랬지? 그리고 우리가 무슨 볼일 해결해주는 구멍가게인 줄 알아?”


어디서 들어본 소리였다. 판챠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아저씨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다 털어가서 그렇죠. 거래나 좀 하죠?”

“난 아무하고나 거래 안 해.”


두목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두목의 근처에 서 있던 거한이 납몽둥이를 쥐고 판챠에게 다가왔다.


“꼬마, 뼈가 흐물흐물해지기 싫으면 곱게 나가, 악!”


땅! 거한은 말을 다 마치지 못하며 괴상한 비명을 질렀다. 판챠의 손놀림 한 번에 거한은 납몽둥이를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눈으로 좇아가기 힘든 속도였다.


“아무나로 보여요?”


“···이름이 뭐냐.”

“판챠. 평범한 시종이죠.”

“젝트, 시종이라고?”


방금 보여준 무력 시위로 통성명할 자격은 얻은 셈이었다. 그때 거한이 손을 쓰다듬으며 몸을 추슬렀다.


“···손 날아가는 줄 알았다. 두목, 이 꼬마 보통이 아닌데요?”

“망치질할 귀중한 오른손을 함부로 날리면 안 되죠.”


판챠가 천연덕스럽게 답하자 젝트는 처음으로 판챠를 진지하게 바라봤다.


“너··· 알고 있었냐?”

“강철의 형제단이 언제부터 산적 노릇을 한 거죠?”


본래 아르케임 대공국에는 룬마타 초강법으로 명성을 떨친 대장장이 집단이 있었다. 그들은 고유의 제련술로 ‘대공의 강철’이라 불리는 탁월한 품질의 금속을 생산해냈다.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였다.


젝트는 쓰게 웃었다.


“갓 스물도 안 되어 보이는데 역사에 관심이 많나 보구나.”


24년 전, 기사 전쟁의 끝에서 세루인 백작이 비명에 쓰러진 뒤 중부 최고의 대장장이 집단은 마을을 등졌다.



세루인이 죽은 뒤 남은 다섯 백작들은 그대로 기사단 제국에 굴종했기에.


본래 대장장이 집단은 자긍심이 높고 완고하다. 하물며 대륙에서 손꼽는 미드랜드의 강철의 형제단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판챠는 이해가 간다는 듯 산채를 둘러봤다.


“그래서 정향유를 대량으로 털어간 거였군요.”

“그래. 검 정비에도 중요하지만, 대장장이들의 야금술에도 쓰이니까.”


판챠는 기억을 되살렸다. 아르케임 대공국이 중부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세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미드랜드의 강철, 군마, 농토를 대공작이 효과적으로 결집시키고, 그 바탕 위에 강력한 기사들이 성장하여 룬열쇠 기사단이라는 대륙 중부 최강의 무력 집단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역으로 말하면 대공작가의 실종, 공작의 가신이던 다섯 백작 가문의 무능함은 미드랜드의 탁월한 자원마저 활용하지 못하고 산으로 몰아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벽에는 진회색의 장검이 걸려있었다. 검날에는 특유의 공법으로 미세한 별 같은 무늬에 아로새겨져 있었다.


‘진짜배기 그레이 엣지군’


미드랜드 밖에서는 누구라도 탐낼 명검이다. 아르케임 대공국의 기사 제식검.


하지만 지금은 산적들의 산채에 걸려있는 신세.


젝트는 애써 무심한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이미 잊었다고 생각한 상처를 헤집어지는 기분이었다.


“다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무기 손질 잘하는 산적단일 뿐이지.”


판챠는 반박하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었지만, 사실을 지적하기엔 일렀다.


설비들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걸려있는 무구도 허투루 관리한 모양새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얻어야 할 정보도 있었고.


“그나저나 아키탄이 누구예요?”


처음 이세계에 왔을 때도 행맨이라 불리는 아키탄의 부하들에게 머리 가죽이 벗겨질 뻔했었다.


“아키탄을 모른다고?”


젝트는 판챠의 머리색을 보더니 주먹을 탁하고 쳤다.


“옳거니··· 네가 멋모르고 행맨을 단체로 도륙한 선량한 친구 중 하나구나?”

“전 손만 댄 수준이지만. 아무튼 그래요.”


판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소문이 난 모양이었다. 하긴 은발의 기사와 금발의 시종은 누군지 추측하기 쉬웠다.


“그래서 행맨의 두목이 누구죠?”

“괴살후 아키탄. 잔인하기로는 악마도 고개를 저을걸. 그놈과 수하들은 사람을 조각내서 조각하는 놈들이야.”

판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괴살후? 후작이라고요? 작위가 있어요?”

“아니, 자칭 후작이지.”

“대공작가는 사라졌다고 해도··· 미드랜드 오백작이 눈 뜨고 살아있는데 후작이라고 자칭한다고요?”


젝트는 킬킬 웃으며 자기 허벅지를 탁탁 쳤다. 현실에 체념한 중년의 웃음이었다.


“다섯 백작은 지금 이빨 빠진 호랑이야. 아키탄한테 손 못 대.”

“흐음···”


젝트는 말을 이었다.


“후작을 자칭한 이유가 가관이지. 놈은 아르케임 대공을 존경해.”

“그래서요?”

“그래서 미드랜드의 옛 지배자인 대공보다 높을 수 없으니 후작으로 만족하겠다는 거지. 그럴듯한 이유지?”

“체계적으로 미친놈이네.”


“미친놈이지만 강해. 아키탄은 미드랜드에 몇 없는 소드마스터니까. 솔직히 다섯 백작으론 감당하기 힘들어.”


판챠와 젝트의 말을 듣던 산적들이 자기들끼리 말을 나누었다.


“그러고 보니 다섯 백작 휘하 소드마스터가 있던가?”

“없지. 제국 놈들 등쌀에 소드마스터가 미드랜드에서 관직 생활하겠어?”


판챠는 고개를 저었다. 한때 룬열쇠 기사단은 모두 소드마스터로 이루어진 강군이었다. 원래 역사의 십 분의 일, 아니 백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했다.


되돌려야 했다.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그렇기에 아르케임 대공국 시절의 기술을 보존하고 있는 이들은 중요했다.


“그나저나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을 텐데 이 정도까지 보존했군요.”

“빈말은. 헛, 참.”


판챠의 칭찬에 젝트는 겸연쩍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런 애송이한테 칭찬받아봐야 아무런 감흥도 없을 나이다. 하지만 소년은 왠지 자신들, 형제단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판챠는 무감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미드랜드는 도적의 땅이 되었더군요. 한 세대만 지나도 이런 기술들조차 잊고 정말로 도적이 되겠죠. ”


판챠의 말은 냉혹한 진단으로 이어졌다.


“···아키탄 같은 잡놈처럼.”


젝트는 아픈 곳을 찔렸다는 표정으로 판챠를 바라봤다.


“너··· 이 자식아.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판챠는 그들의 작품 앞에 섰다.


“대장장이는 검을 만들고 검은 기사를 만들죠.”


그레이 엣지가 소년의 손아귀에 빨려들 듯 사로잡혔다. 진회색의 검날에 광택이 은은히 흘러내렸다.


“당신들이 돌아와야 대공국의 땅, 미드랜드에도 기사다운 기사들이 태어나지 않겠어요?”


젝트의 눈이 흔들렸다. 자긍심을 잃은 백작들 아래로 돌아갈 순 없다.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것은 목숨이 위험했다.


젝트는 깊은숨을 토해내며 어처구니없다는 듯 판챠를 바라봤다.


“미쳤군. 네가··· 다섯 백작을 규합하기라도 하겠단 말이냐? 세루인 각하도 그러다가 기사단 제국 손에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냉혹한 진단을 내리던 소년은 어느새 맑은 웃음을 지었다.


“나한테 미리 선을 대놔요. 조만간 바람이 불 테니.”


젝트는 잠시 침음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판챠는 벽에 걸린 그레이 엣지를 집어 들었다.


“그럼 이건 거래의 증표로 받아 가죠.”


젝트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소한 저 소년은 자신들의 검을 더 나은 방향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자 옆에 아연한 얼굴로 지켜보던 거한이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저, 저게? 지, 지부장. 아니 두목!”

“귀 아프다 이놈아. 살살 말해!”

젝트가 귀를 막는 시늉을 하며 거한을 바라보자 그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항변했다.


“가뜩이나 룬마타 채광량이 적어요. 저 정도 되는 검은 앞으로 몇 자루 뽑지도 못할 텐데···”

“우리가 들고 있어 봐야 산적질하거나 다른 조직이랑 항쟁하는 데나 쓰겠지. 안 그래?”

“아니, 그래도···”


젝트는 부하의 말을 잘랐다. 이미 내려진 결정이다.


“됐다. 총단장께는 내가 말하지.”


젝트는 무거운 눈으로 판챠를 바라봤다.


“선을 대는 건 내 독단이다. 하지만 총단장은 나처럼 물렁하진 않을 거야.”


총단장, 강철의 형제단의 정점. 아르케임 강철을 다루는 야금술과 제강술의 최고 권위자를 의미했다. 젝트는 진지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총단장을 뵈었을 때도 네가 한 말이 충분히 무겁길 빈다. 그러지 않으면 형제단의 후예가 널 망치로 벼림질할테니까.”


판챠는 진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해두죠.”


가계약이 성립된 것과 마찬가지였다. 판챠는 탁자 위에 있던 기름병을 쥐어 들었다.


“아, 정향유도 챙겨갑니다. 아키탄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지금 백작가에 머물고 있으니.”


젝트는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


“빌어먹을 녀석, 알뜰살뜰하게 다 챙겨가는군.”


금발이 가볍게 흔들리며 멀어져갔다. 소년의 맑은 웃음은 능글맞게 기 싸움을 벌였던 대상이라고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젝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은근한 미소가 입가에 어렸다.


“아키탄도 미친놈이지만 저 꼬마도 만만찮아 보이는군.”

“대체 뭘 믿고···.”

“그만! 구시렁댈 시간에 간만에 푸지게 작업이나 해보자. 잿빛 용광로 올려!”


판챠는 로바이 산채를 뒤로했다. 묘한 활기가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너무 질렀나? 에이. 어떻게든 되겠지.’


카드 게임으로 치면 블러핑을 마구 날린 셈이다. 판챠가 당장 미드랜드를 구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원래의 역사에 가깝게 이 지역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게··· 틀린 생각은 아니겠지.’


이들은 원래 판챠와 로키노를 도와줄 아군들이었으므로. 아르케임 대공국이 망했다면, 대공국의 잔재를 긁어모아 최대한 우군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게 빠져있었다.


‘그러자면··· 구심점이 필요해.’


퍼즐도 중심부를 맞춰야 편한 법이다. 그리고 퍼즐 조각은 도처에 있었다.


다만 시종이라는 지위로 중심점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판챠는 그건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역의 위치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살아남는 데에 불리해.’


당장 27일 뒤에 죽을 운명이다. 어떤 발버둥이든 쳐야했다.


“어?”


판챠는 속도를 늦췄다. 에이더스로 가는 길 중간에 붉은 얼굴의 사내가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먹고 있었다. 두건을 쓴 사내는 상체를 반쯤 풀어헤친 특이한 복색이었다.


도적이 횡행하는 길 한복판에 여유롭게 식사를 하는 사내의 모습은 기이한 느낌이 있었다.


판챠는 약간의 긴장감이 드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강한지 약한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누구시죠?”

“병아리 감별사.”


판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감별사요?”

“그래. 미드랜드엔 꽤 괜찮은 계추(鷄雛)가 많지. 이 근방에서 닭고기 양파 스프를 먹어봤나?”

“···아뇨.”

“진미지, 꼭 먹어봐라. 그런데 너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구나. 아깝군.”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없었다. 차림새만큼이나 도통 알 수 없는 사내였다.


붉은 사내는 식사를 마치더니 개운하게 일어났다. 그는 두건을 꽉 매더니 판챠를 향해 웃었다.


“방향을 보니 에이더스 시로 가고 있냐?”

“그런데요.”

“그럼 서둘러야겠는걸.”


붉은 사내는 도시를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저길 봐라.”


그때 에이더스에서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뭐야?!”


판챠는 눈이 바쁘게 사내와 도시를 번갈아봤다.


“분위기가 심상찮더군. 얼른 가봐라. 난 바빠서 이만.”

“감사합니, 어?”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이럴 때가 아니지.”


판챠는 속도를 냈다. 어쩐지 들판에 널렸던 도적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래 지나지 않아 에이더스 정문에 들어섰다. 안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불타는 가옥 주변으로 행맨들이 주민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다소 조용하던 시가지는 약자들의 비명으로 가득 찼다.


운 없던 희생자의 가죽을 벗기던 행맨이 판챠를 돌아봤다. 그의 손가락에는 강탈한 것이 분명한 반지들이 손가락마다 끼워져 있었다.


“넌 뭐야?”


판챠는 곧바로 그레이 엣지를 꺼내들었다.


“평범한 시종이다.”


서늘한 소리와 함께 잿빛 검날이 튀어 올랐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 소드마스터의 시종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시작의 끝 22.11.28 75 2 14쪽
24 준비 (5) 22.11.28 33 3 14쪽
23 준비 (4) +1 22.11.24 53 5 15쪽
22 준비 (3) 22.11.23 66 4 12쪽
21 준비 (2) 22.11.22 71 3 13쪽
20 준비 (1) 22.11.21 76 5 16쪽
19 아델하이드 (4) 22.11.19 84 4 14쪽
18 아델하이드 (3) 22.11.18 81 4 14쪽
17 아델하이드 (2) 22.11.17 79 4 12쪽
16 아델하이드 (1) 22.11.16 91 4 13쪽
15 수련 (4) 22.11.15 87 6 13쪽
14 수련 (3) 22.11.14 88 4 15쪽
13 수련 (2) 22.11.12 104 7 14쪽
12 수련 (1) 22.11.11 128 6 17쪽
11 계약 (5) 22.11.10 129 7 17쪽
10 계약 (4) 22.11.09 129 8 16쪽
» 계약 (3) 22.11.08 139 7 15쪽
8 계약 (2) 22.11.07 162 8 15쪽
7 계약 (1) 22.11.05 187 8 18쪽
6 개화 (5) 22.11.04 205 7 15쪽
5 개화 (4) +1 22.11.03 212 8 17쪽
4 개화 (3) +1 22.11.02 226 9 19쪽
3 개화 (2) +2 22.11.01 250 8 16쪽
2 개화 (1) +1 22.11.01 304 12 14쪽
1 하필이면. +8 22.11.01 452 19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