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라
옛날 한 옛날에 나의 사랑 내 소녀는
그 한 마디 말고는 아무 말도 몰랐지
그토록 사랑하다가 천사한테 들켜버렸지
어느 밤 구름에서 칼바람 휘휘 몰아
내 소녀를 싸늘히 얼린 건 그 때문이지
사람들 우리 사이를 찢어 가둔 이유는
우리 행복 반의반도 못 가진
천사들의 위선에 찬 시샘
정말이지 내 소녀는
알알이 물방울 되어 구천계곡 떠도는 거지
그 눈동자, 파도에 실려 돌아 나를 찾으면
허기진 몸 바위틈에 누이고 반겨 들이지.
내 사랑 나의 신부는 오늘도
파도소리 우렁찬 거기에 있지.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