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난정(蘭亭)서재입니다~

비밀 낙서첩

웹소설 > 작가연재 > 시·수필

난정(蘭亭)
그림/삽화
nanjung
작품등록일 :
2015.06.21 08:53
최근연재일 :
2017.04.05 15:48
연재수 :
379 회
조회수 :
126,068
추천수 :
1,653
글자수 :
165,582

작성
15.08.13 10:56
조회
318
추천
5
글자
3쪽

내 이름은 마고

DUMMY

하기야, 나도 나를 모르는데 네가 나를 어찌 알까만,

시조 종장 첫마디와 둘째마디를 생성해낸 비밀의 호흡구조, 삼신사상, 아니 삼성사상 대명사인 듯싶은 세쌍둥이별까지 쳐서 북두구성 마을을 오락가락하며 주야장창 시조만 읊어대던 그 시대에서조차 나는 내가 왜 어떻게 무슨 까닭으로 있어왔는지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어. 내 나이가 불변이라는 것쯤은 빤히 알지만, 개양이니 미자르니 하는 이름 말고도 삼신할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내 본명은 생각나지 않아.

고인돌 거기 새겨진 별무리에 내 이름 있었다던데 못 봤니?



아홉이 아홉이면 천부경의 글자 수와 일치하는 81, 그걸 뒤집으면 18이란 엉터리 계산법은 말고, 그냥 아홉을 두 번 해보면 내 나이가 나오는데, 아홉이란 숫자가 어떤 숫자인지를 이문구 소설 ‘장이리 개암나무’에서 패러디를 좀 하자면…… 하늘에서 가장 높은 데는 구민이고, 땅에서 가장 높은 데는 구인이고, 땅에서 가장 깊은 데는 구천이며, 넓디넓은 하늘은 구만리장천이고, 넓디넓은 땅덩이는 구산팔해고, 나라에서 가장 큰 관가는 구중궁궐이고, 또 가장 큰 민가는 구십 구간, 집구석만 컸지 살림살이가 무진장 쪼들렸으면 구년지수이고, 그래서 수없이 태운 속은 구곡간장이고, 그러면서 수없이 죽다 살았으면 구사일생이고, 그렇게 수없이 넘긴 고비는 구절양장이고, 그러다가 셈평이 펴이어 두고두고 먹고 살 만치 장만해뒀으면 구년지축이고……

열여덟, 영영 열여덟 내 청춘엔 끝없는 숫자 아홉이 겹쳐있다는 말이고



태초는 혼돈, 더 유식하게 말해 카오스라고 하지만

마치 인간의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야만 건강하다는 신호인 것처럼, 그렇다고 하여 그 심장박동이 결코 무질서함은 아닌 것처럼, 혼돈이라는 회오리 속에는 갈피갈피 치밀히 계산된 숫자판이 춤추고 있지. 누가 그랬던가, 인간의 몸은 북두칠성 별자리 그 자체라고…… 카오스, 거기에다 휙휙 뿌려댄 잭슨 폴락의 프랙탈 현상처럼 뚜렷한

붙박이, 붙박이별과도 같은 내 이름을 불러줄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우아미
    작성일
    15.08.13 15:53
    No. 1

    히야아~ 내 이름은 마고~ 너무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밀 낙서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1 어떤 이별 +2 15.10.20 362 3 1쪽
140 돌아오는 길 15.10.20 351 3 1쪽
139 외로움 . 4 15.10.19 312 6 1쪽
138 하소연 +2 15.10.16 226 6 1쪽
137 덮어둔 일기 +5 15.10.15 194 5 1쪽
136 꽃 편지 보내오던 그 사람 +2 15.10.14 190 4 1쪽
135 이별의 예감 15.10.13 124 4 1쪽
134 아내의 남자 +2 15.10.07 454 7 1쪽
133 사랑하고 사랑해도 15.10.02 178 5 1쪽
132 시행착오 속에 행복이 +1 15.09.26 445 7 9쪽
131 오래된 즉흥시 15.09.26 196 5 1쪽
130 시인의 말 +2 15.09.23 390 7 4쪽
129 그 사람 15.09.08 185 4 1쪽
128 내일은 죽을 수 없습니다. +2 15.09.03 294 6 1쪽
127 찔레꽃 붉게 피는...... +2 15.09.02 414 6 1쪽
126 청설모 +1 15.08.31 189 7 1쪽
125 비밀편지 5 +5 15.08.15 158 7 1쪽
124 비밀편지 4 15.08.15 190 8 1쪽
123 청개구리 15.08.15 143 6 1쪽
122 어느 봄 +2 15.08.15 235 7 1쪽
» 내 이름은 마고 +1 15.08.13 319 5 3쪽
120 가을비 우산 속 +2 15.07.31 334 9 1쪽
119 이웃 8 15.07.29 250 7 1쪽
118 이웃 7 15.07.28 169 5 2쪽
117 이웃 6 +3 15.07.27 249 7 1쪽
116 웬수 키우기 15.07.26 405 8 2쪽
115 이웃 5 15.07.25 240 7 1쪽
114 이웃 4 +2 15.07.25 250 7 1쪽
113 나방이 +3 15.07.23 292 7 1쪽
112 한계령 오르는 길 15.07.23 294 6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