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아이템을 숨김

6. 친구등록(3)

저 건너로 거대한 고릴라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인다.

이쪽을 보는 시커먼 고릴라도 있었지만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때 발걸음을 멈춘 동물학자의 머리 위로 퀘스트 속행의 표시인 화살표가 뜬다.

[여기 동물들이 보이시죠.]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입니까? 우리는 이런 자연을 보호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자! 그럼 할 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 귀여운 동물들의 발밑을 보세요.]

[구덩이가 있죠. 메우세요.]

[동물들이 깜빡하다가 다치면 큰일이니까요. 아셨죠?]

퀘스트를 받음과 동시에 초원 여기저기에 반짝이는 것들이 나타났다.

구덩이가 있는 곳을 표시하는 신호였다.

[지구소녀아르진 : 어떻게 하죠?]

[늑대랑득템을 : 퀘스트니까 해야죠. 보상도 받아야 하고.]

[지구소녀아르진 : ...... 저기]

[지구소녀아르진 : 친구등록해도 될까요?]

[늑대랑득템을 : 네?]

[지구소녀아르진 : 친구등록이요......]

친구등록.

이 게임에 있는 콘텐츠 중 하나다.

친구등록을 하고 다음에 로그인하면 이미 게임에 들어와 있는 상대에게 내가 로그인했음을 알려준다.

[늑대랑득템을 : 네. 하세요.]

[지구소녀아르진 : 네^^ 받으세요!]

지구소녀로부터 친구등록신청이 들어왔고 나는 그것을 허락했다.

그리고 친구등록이 되었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채팅창에 올라왔다.

[지구소녀아르진 : 감사요^^]

궁금했다.

친구등록을 하자는 이유가.

[늑대랑득템을 : 그런데 왜 친구등록을 하자고 하셨어요?]

[지구소녀아르진 : 처음에 님밖에 만난 유저가 없어서요. 처음 만난 캐릭터이기도 하고.]

[지구소녀아르진 : 그리고 무당벌레를 선물로 받았으니까요.]

[늑대랑득템을 : 음...... 그러고 보니 님이 1 서버 2번째 유저였네요.^^]

늑대랑득템을은 지구소녀가 자기에게 친구등록신청을 한 이유가 아무도 없는 서버에서 처음 만난 유저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기에다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탈것을 구입해서 줬으니 그게 선물이 된 것이다.

[지구소녀아르진 : ^^]

[늑대랑득템을 : ^^]

지구소녀가 웃는 모습의 이모티콘 테트레이션을 그리자 나도 똑같이 그려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퀘스트를 수행했다.

곳곳에 있는 구덩이를 클릭하니 ‘구덩이가 메워집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푹 파인 땅이 메워졌다.

[늑대랑득템을 : 클릭만 하면 되는군요.]

우리는 구덩이를 클릭하며 퀘스트를 모두 수행했다.

다시 동물학자에게 돌아오니 다른 퀘스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당신들을 보니 옛날의 내가 떠오르는군요!]

[제가 당신들 같았을 때 정말 열정적으로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었습니다.]

[참 많은 일을 했었지요.]

[오늘 당신들을 보니 그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하하하!]

[자! 다음 퀘스트를 받으세요.^^]

동물학자가 준 다음 퀘스트.

[이 초원에 사는 동물들의 식생활을 조사해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이 봉투에 동물의 배설물을 담아오세요.]

이번에는 배설물.

동물 보호를 위해서는 이런 일도 실제로 한다.

현실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했다.

구덩이를 메우는 퀘스트를 이미 해서인지 마우스 커서를 대고 클릭만 하기는 쉬웠다.

‘배설물’이라고 쓰인 물체 근처를 클릭하면 되니까.

금방 배설물을 모두 모았다.

[수고하셨습니다! 하하하!]

[킁킁! 다행히 아무 이상은 없는 것 같군요.]

[나쁜 것을 먹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하하! 정말 걱정했거든요! ^^]

[자! 이제 마지막 퀘스트입니다!]

[저를 해피니스 마을까지 호위해주세요.]

[제가 동물들을 이렇게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동물들은 몰라요.]

[왜냐하면,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우리의 최대한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대응만 해주세요.]

[그럼 부탁합니다.]

동물학자가 마을을 향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어두운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늑대와 멧돼지가 등장했다.

늑대의 공포스러운 이빨이 일행을 감싸고 멧돼지의 삐죽 나온 송곳니도 초원을 침입한 자들을 향한다!

이런 연출이 있을 줄이야!!!

나와 지구소녀는 몬스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대응해 재빨리 단검과 마법을 사용했다.

다가오는 빠른 속도 때문에 일일이 클릭하지 않고 광역 공격 단축키를 연타!!!

[지구소녀아르진 : 파이어 스톰!!]

단체로 달려드는 늑대들에게 지구소녀의 광역 공격마법이 들어갔다.

[늑대랑득템을 : 어둠 속의 빛!!]

늑대랑득템을은 단축키를 눌러 광역 공격 ‘어둠 속의 빛’ 스킬을 사용했다.

[데미지 618]

[데미지 587]

[치명타 1211]

......

[치명타 1509]

[치명타 1490]

[데미지 611]

......

[데미지 598]

[데미지 634]

......

짧은 시간 동안 이어진 몬스터의 출현에 놀랄 만도 하지만 동물학자는 유유자적하게 앞으로 걸어갔다.

퀘스트 몬스터이기 때문인지 경험치와 골드는 나오지 않았다.

동물학자를 향해 ‘으르렁’ 거리며 달려드는 몬스터들!!

달려들 때마다 세어보니 모두 30마리.

늑대와 멧돼지를 모두 쓰러뜨리면서 진행하자 처음 출발지인 해피니스 마을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마을로 들어가는 계단.

갑자기 주변을 포위하고 있던 늑대와 멧돼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주변이 환해지며 하나씩 사라지는 몬스터들.

그리고 우리는 마을 앞에 있는 경비병 근처에 도착해 퀘스트를 마쳤다.

[모두 수고했습니다! 하하하!]

[다음에도 여러분과 같이 자연보호에 앞장서면 좋겠군요.]

[동물들도 오늘 있었던 여러분의 고생을 언젠가는 알아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험에 건투를 빕니다. 하하하!!]

[여기 보상입니다.]

동물학자의 격려 인사 후에 받은 보상.

[경험치 5,000을 획득했습니다.]

[골드 500,000을 획득했습니다.]

[체력 100% 회복 부활석을 획득했습니다.]

[칭호 : 자연인을 획득했습니다.]

보상이 매우 좋았다.

비록 레벨업은 못했지만, 지금까지 봐온 보상 중에서 최고였다.

지구소녀님도 무척 좋아하고 있고.

[지구소녀아르진 : 와!!~~~ 5십만 골드!!!!!! ^0^ 와왕와!!!!!!]

경매장 이용과 아이템 강화로 인해 골드를 모두 소비한 지구소녀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행운은 없었다.

경험치와 부활석도 주고 칭호까지 습득했다.

느낌표를 연타하는 지구소녀님.

[지구소녀아르진 : !!!!!!!!!!!!!!!!!!!!!!!!!!!!!!!!]

나는 습득한 자연인을 살펴보았다.

[자연인]

[해피니스 마을의 동물학자를 도와주면 획득할 수 있는 칭호.]

[동물형 몬스터가 선제공격을 해오지 않는다.]

자연인 칭호의 용도는 아직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팔을 휘두르며 달려오는 거대한 고릴라의 모습을 생각하니 상상만으로 끔찍했다.

나는 경험치 바 위에 마우스 커서를 드래그해서 필요한 경험치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했다.

“조금만 더 올리면 41레벨이다.”

웃음 짓는 구마원.

그런 그에게 채팅창이 보였다.

무언가 글이 올라가고 있는데......

[먹어라마셔라 : 부활석 구합니다!!! 100% 체력회복 부활석 구합니다!!! 비싸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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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의 재밌어요 칭찬을 기대합니다.^^

[변진섭]

잘보고 갑니다.

[이나이™]

감사합니다.^^!!

[jokeok]

재밌게 잘 봤습니다~

[이나이™]

복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