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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7118_fungentleman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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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이민자 대책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호이베
작품등록일 :
2018.02.11 05:02
최근연재일 :
2018.03.25 23:03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8,743
추천수 :
181
글자수 :
314,331

작성
18.03.09 23:08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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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탐문조사.(1)

DUMMY

"...옘병할. 날씨는 또 왜 이렇게 더워?"


이 섬에 온 뒤로 가장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라도 좋아진 건지 만개한 태양이 활짝 핀 얼굴을 지상을 향해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는 정오의 열대섬.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로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는 물론, 항상 입던 자켓을 벗곤 얇은 긴팔 셔츠 한 장을 걸친 몸 안에서 송골송골 솟아 나오는 땀방울까지 주변의 모든 게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쯧...오기전에 머리도 한번 정리하고 올 걸 그랬나..."


항상 단발로 유지하던 머리카락이 저번 임무가 끝난 이후 병원에서만 있던 터라 좀 더 길어진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리도 더운 곳에 오고나니 그 차이는 명확히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목덜미에 손부채를 연신 부쳐내며 길을 걷는 크리스는 맞은편에서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자신을 보지 못한 채 부딪힐 듯 걸어오는 남자의 옆으로 몸을 빗겨내며 찌푸렸던 얼굴을 더욱 찌푸려낸다.


"...제길, 진짜 이번 임무 끝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장기휴가 받아내고 만다 내가..."


처음 이민국 산하에 신설된 특수 대책반으로 배속된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쉬어본 적도 없이 1년을 넘는 시간 동안 일에만 젖어있었다.

일손이 부족하기도 했었고, 이전엔 도저히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차례차례 겪으며 '휴식' 대신 '적응'을 우선했기에 그랬던 거지만...이제쯤 쉬어도 되지 않을까.

전 동료였던 제이크도 그렇게 지켜서 나가떨어진 거나 다름없었던 거니 조니로서도 부하를 또 잃고 싶지 않다면 장기휴가 신청을 흔쾌히 받아들이리라.


내리쬐는 태양과 사방에서 귀를 때려오는 소음들, 그리고 주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땀 냄새가 급상승시키는 불쾌지수에 크리스는 속으로 불만을 터트려내며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까지가 보곳 가...그러면 이 다음이 로겡 가니까, 저기가 '라 파나미아 호텔'이 맞겠군"


눈앞에 나타난 구역이 바뀜을 뜻하는 표지판과 마주친 크리스는 이, 삼층 건물들이 주를 이룬 시장거리 한가운데에 우뚝 선 칠층 가량의 건물을 올려다본다.


의심할 여지 없이 건물 위에서 반짝이는 간판엔 '라 파나미아'라는 총천연색 이름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하? 뭐야 저건 또?"


북적이던 길가가 조금씩 여유로워지는 시장거리 3분의 2지점쯤을 걸으며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좁히던 크리스의 눈에 이질적인 것들이 비춰들어 온건 너무나도 뜨거운 햇볕에 못 이겨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였다.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나름 신경 썼다고 해야 하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 크리스의 신경에 잡힌 것들은, 저들 딴엔 드러나지 않게끔 호텔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오른쪽 대각선에 보이는 오픈형 카페 안에서 주문한 음료엔 손도 대지 않은 채 바깥 거리만을 둘러보고 있는 세 명의 남자들이나 길거리에서 마주 보고 서선 대화를 나누는 듯하면서도 온 신경은 주변의 통행인들에게 쏠려있는 젊은 남녀, 그리고 의미 없이 거리 이곳저곳에서 연달아 얼굴을 비추는 수상한 사람들까지.


복장만은 알로하 셔츠라던지 짧은 소매의 옷들을 걸쳐 관광객으로 위장하고 있었지만, 크리스에 눈엔 그들이 움직이는 경로 곳곳에 놓인 가방이나 상자들이 빠짐없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름 삼엄한 경비라...뒤가 켕기는 게 있다고 광고라도 하지 왜'


물론 그들의 모습들은 주변에 들키지 않을 정도론 자연스러웠다.

잠복과 위장, 잠입의 스페셜리스트가 그들 앞에 나타날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 때 짜낼 수 있는 최적의 위장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로.


'통행인들을 가로막지는 않는다, 라...호텔 주변까지 가면 좀 더 삼엄해지려나?'


마침 옆에 나타난 간이 음료 가판에서 얼음이 가득 든 생과일 주스를 사든 크리스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들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호텔 쪽을 향해 다가간다.


점점 강해지는 시선과 그 수를 불려가는 위장한 경비병력들을 체크해나가며 스마트폰 위에 띄운 지도와 주변을 대조하는 행세로 호텔 근처까지 다가간 크리스는 주변을 오고가는 통행인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호텔 안쪽을 향했다.


'하, 여기도 떼거지로 모여있네'


대리석 바닥과 열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장식들로 꾸며진 로비 내부엔 곳곳에 투숙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 그들마저도 방금 호텔 안쪽으로 들어온 이방인을 향해 일제히 의심의 눈초리를 암암리에 쏘아 보내고 있었지만.


호텔 안쪽의 상황도 바깥과 다름없는 모습에 크리스는 속으로 혀를 차내며 로비에서 만면에 웃음을 띤 프론트 직원에게 다가간다.


"올라, 세뇨리따! 라 파나미아 호텔에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객실을 예약하려고 하는데요"


"객실 예약 말씀이십니까? 몇일에 체크인 예정이시죠?"


"음...일단 오늘은 빈방이 없나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저희 호텔이 지금 만실이라서요..."


"그렇군요. 그럼 가장 가까운 날짜의 예약은 언제부터 가능하죠?"


"7일 후부터 예약 가능하십니다 고객님"


"7일 후라...일단 객실 컨디션을 좀 볼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여기 저희 호텔의 객실 카탈로그인데요..."


'...일단 녀석이 했던 얘기가 영 거짓말은 아닌 것 같고...'


프론트 직원의 설명에 적당히 말장구를 치며 크리스는 주변으로 신경을 퍼트려나갔다.


우선 귀를 날카롭게 세운다. 민감해진 귓가에 와닿는 대화 소리들은 별 볼 일 없는 일상대화들뿐. 너무나도 지극히 뻔한 것들.


다음 로비 내부를 메운 사람들의 기척을 느껴본다. 대다수가 로비에 놓인 소파와 의자에 앉아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곤 있었지만 주기적으로 각자 서로의 위치를 체크하려는 듯 각자의 위치를 확인 중. 은밀하지만, 크리스가 느끼기엔 너무나도 빤한 것들.


자신을 향한 시선들의 성질을 낱낱이 해부해본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향해오던 시선들은 그 움직임에 맞춰 일정한 범위 안의 시선들만이 남아 이젠 프론트에서 제일 가까운 몇 명만이 크리스를 주시하고 있을 뿐.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행동을 한다면 바로 조치를 취하려는 듯 한껏 날이 선 예민한 시선들.


'애초에도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더욱이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되겠네 이거. 한둘이 아니잖아?'


게다가 나름의 훈련마저 되어있는 듯한 체계적인 그들의 모습에 크리스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어딘가의 정규군 수준엔 못 미치더라도 왠만한 중소 PMC 수준은 가볍게 넘어가리라.


'판도라도 없는 지금, 괜히 일을 키웠다간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도 힘들겠네'


여기까지 크리스가 세었던 위장한 경비병력의 수는 약 스물일곱.

이게 전부일 린 없다. 최소 이것보다 두 배 이상의 병력이 이 호텔 주변과 내부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가 곁에 없는 지금 크리스로선 불필요한 의심을 사선 안될 상황이었다.


"...렇게 해서 이 객실을 가장 많이 추천해드립니다"


"음...알겠습니다. 일단 그럼 이 카탈로그는 좀 받아가도 좋을까요?"


"물론입니다"


"예약 건은 그럼 저희들끼리 상의해보고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객님! 연락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정중히 고개를 숙이는 프론트 직원의 인사를 뒤로하며 크리스는 호텔을 나선다.

나서는 와중에도, 로비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줄곧 자신을 향해있었다.


'그럼...'


더군다나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들러붙기 시작하는 외부의 시선들까지.

크리스는 손에 든 카탈로그를 들여다보며 라 파나미아 호텔의 근처로부터 시장거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호텔로 향할 때보다 더 강해진 시선들을 느끼며 시장거리로 접어든 크리스는 또다시 마주친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헤엄쳐나가듯 몸을 비집어 넣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접착제라도 발라놓은 것마냥 달라붙은 시선들은 떨어질 줄 모른다.

아마도 어느 정도까진 미행하려는 속셈이겠지. 자신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 깊숙히까지 발을 디딘 정체 모를 침입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려는 것이리라.


'칫, 귀찮게'


파도와도 같은 사람들의 사이를 헤엄쳐지나가며 크리스는 손에 든 음료를 입안 가득 들이마신다.

이미 얼음이 상당 부분 녹아들어 원래의 맛을 거의 잃어버린 음료가 단지 차가운 맛만을 입안에 남긴다. 쪼록, 빨대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공기의 소리에 입맛을 다신 크리스는 마침 가까이 나타난 쓰레기통 안으로 음료 컵을 던져넣은 뒤 곁눈질로 주변을 훑어보았다.


'수는 꽤 줄었네'


호텔과는 거리가 꽤나 벌어진 곳이다. 원래 지정받았던 자리를 고수해야 할 인원들은 돌아가고 길거리를 한량처럼 어슬렁거리던 몇 명만이 따라붙었으리라.

호텔 주변에서 보았던 너댓 개의 익숙한 모습들의 위치를 확인한 크리스는 잠시 늦췄던 발걸음을 조금 더 서두른다.


그리곤 적당한 시점에서 앞에 나타난 커다란 덩치의 남성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듯 파고들었다.


"...!"


미리 체크해뒀던 기척들이 서두르는 듯한 기색으로 거리를 좁혀온다.


"...안녕하세요?"


"? 아, 어서오세요"


"이거 좀 구경해봐도 될까요?"


"물론이죠"


돌아들어간 남성의 뒷편 길가에 놓인 가판에서 커다란 천을 머리부터 둘러낸 크리스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거울 너머로 들여다본다.

사람들 사이에서 놓친 자신의 기척을 찾으려는 듯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지만, 이내 포기한 듯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에 크리스는 코웃음을 치며 거울을 내려놓았다.


"이거 하나 살게요"


"네! 110 연합공통화입니다!"


"여기요"


돈을 꺼내 아직은 어린 모습이 군데군데 남아있는 소녀에게 건넨 크리스는 다시 몸을 돌려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역시, 따라오는 기척은 이걸로 모두 사라졌다.


'근성이 없어요 근성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돈 받고 적당히 일하는 녀석들이었나 보군'


어지간한 PMC보단 낫더라도 역시나 그들 또한 돈을 받고 일하는 PMC들.

정해진 구역 이외까지 경비 범위에 포함시킬 이유는 없었으리라. 게다가 특별히 수상한 대상도 아니었을 테니 더 멀리까지 미행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을 테고.


이걸로 한층 더 움직이기 편해졌으니 크리스로선 참 고마운 일이었다.


'...이쯤이면 되려나'


다시 보곳 가로 돌아왔단 표지판을 곁눈질로 확인한 크리스는 라 파나미아 호텔로 향하던 도중 미리 봐두었던 곳을 향해 꺾어진 길로 걸음을 옮긴다.


머잖아 나타난 이 시장거리 내에서 웬만한 건물들보다 더 높이 서 있는 성당의 시계탑을 올려다보며 크리스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하아...더럽게 우울하네 젠장'


에이브와 파비앙은 어제도 특별한 소득이 없었다며 같은 곳으로 나갔고, 호진은 어제 자신이 말한 대로 폰토라는 소년 옆에 들러 붙어있다.

그렇다면 남은 인원이 남은 일에 붙어야 하는 건 인지상정. 하지만 이 더운 날씨에 에어컨 하나 없는 시계탑 위에서 숨어 엎드린 채 쌍안경을 눈에 붙이곤 어느 한 곳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기에 크리스의 우울함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허나 별수 없는 일이다. 지금 당장 주어진 건 언제라도 끊어질지 모르는 얇은 실 두 자락이고 그중 하나를 크리스 혼자 붙잡고 있는 거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오히려 자신이 '미끼'가 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어제 괜히 멱살 잡았나'


그랬다면 낚싯바늘에 같이 끼워질 또 다른 미끼는 자신을 무서워한 나머지 바늘 바깥으로 뛰쳐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악역을 도맡는다, 라면 단지 그뿐일지도 모르나 이럴 때만은 자신의 성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크리스였다.


'옘병...! 진짜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수명의 관광객들이 어슬렁거리는 성당 안으로 걸어 들어간 크리스는 모두의 시선이 비워진 틈을 타 시계탑으로 통하는 복도에 몸을 미끄러트리며 내심 누군가에게도 향하지 않는 욕을 한가득 쏟아낸다.


볼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 때문에 느껴지는 간질거림이 더할나위없이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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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탐문조사.(2) 18.03.10 66 1 13쪽
» 탐문조사.(1) 18.03.09 6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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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빗장을 거둬낸 곳엔.(4) 18.03.07 74 3 13쪽
37 빗장을 거둬낸 곳엔.(3) +1 18.03.06 75 3 14쪽
36 빗장을 거둬낸 곳엔.(2) +1 18.03.05 72 2 13쪽
35 빗장을 거둬낸 곳엔.(1) +1 18.03.04 86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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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손버릇 나쁜 아이는 호온이 나야합니다.(2) 18.03.02 89 3 16쪽
32 손버릇 나쁜 아이는 호온이 나야합니다.(1) 18.03.01 99 3 14쪽
31 코코넛, 드쉴? +1 18.02.28 136 3 13쪽
30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난다.(2) 18.02.27 110 3 13쪽
29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난다.(1) 18.02.26 118 4 14쪽
28 웰컴 투 엘티노! 18.02.25 130 3 13쪽
27 데비's 레스토랑.(2) 18.02.24 134 3 14쪽
26 데비's 레스토랑.(1) +1 18.02.23 131 3 14쪽
25 서류의 작성은 꼼꼼하게 합시다. 제발 좀. 18.02.22 14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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