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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베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이민자 대책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호이베
작품등록일 :
2018.02.11 05:02
최근연재일 :
2018.03.25 23:03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0,397
추천수 :
192
글자수 :
314,331

작성
18.03.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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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돋보기는 최대한 가까이.(2)

DUMMY

"이게 뭔지 알겠어 파비앙?"


"...잠깐 기다리란말야"


눈앞에 직면한 것에 의해 더이상의 전진이 불가능해진 에이브와 파비앙은 적당한 수풀 속으로 파고들어가 그 기묘한 것을 바라보았다.


에이브로선 저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눈으로 봐도, 머릿속으로 생각해봐도 전혀 비슷한 걸 찾아볼 수 없었으니.


"...연합 데이터베이스엔 저것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게 없단말야"


"젠장 이거 진짜 뭘 숨기려고 이런걸..."


"일단 밀리초 단위로 가변하는 주파수의 자기장으로 이루어진 건 확인했고....아마도 위장장치 중 하나일 거라 보인단말야"


화창한 햇빛조차 거스르는 울창한 열대우림 안은 낮시간치곤 적잖이 어두웠지만, 그래도 낮이라는 걸 알 정도론 밝았다.

그렇기에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았다면 아마도 모른 채 부딪혔으리라. 저 숲의 일정 부분을 잘라낸 듯 상하좌우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펼쳐진 일렁이는 커튼 같은 것에.


마치 깨끗한 바다 위에서 그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모습에 에이브는 질린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연합에도 정보가 없다면 연합 이상의 과학력을 가지고 있거나 연합의 딱딱히 굳은 머리론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기발한 물건이란 말이겠군. 대체 이놈들은 뭐 하는 놈들이야?"


"그거 알아보려고 온 거 아니겠냔말야"


"어때? 그냥 뚫고 들어가면 위험한거겠지?"


"...적어도 알람쯤은 울릴것 같다고, 그러니 잠깐 기다려보란말야"


"오~케이~"


파비앙의 손안에 쥐어져있던 스마트폰이 몇 번의 조작으로 그 모습을 바꾸어간다.

작은 손에 딱 알맞았던 크기가 금새 세배 정도로 커진 액정 화면을 들여다보는 흐릿한 파비앙에게서 시선을 옮긴 에이브는 투명히 일렁거리는 벽을 바라보았다.


하릴없이 잠깐동안 멍하니 시선을 멈춰두었던 에이브의 눈에 자신들의 바로 앞 벽의 일부분이 잘려나가듯 일렁임을 멈추는 모습이 들어온다.


"해킹완료했다고, 가변하던 주파수를 3초 동안 이 주변과 일치시켰으니 빨리 들어가잔말야"


"응 가자"


지체없이 수풀 속에서 일어난 에이브와 파비앙은 단 한치의 의심 없이 일렁임이 멈춘 곳을 통과해간다.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호진이나 크리스 데려왔으면 큰일 날 뻔했네'


하지만 내심 감탄을 흘려낸다. 호진과 크리스뿐만이 아니라 아마 그 누구를 데려왔더라도 무사히 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거리가 이격된 상태에서 접촉도 하지 않은 채 밀리초 단위로 가변하는 주파수를 3초 동안이나, 이렇게 빠르게 임의로 조정해낼 수 있는 해킹 실력과 연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


조니는 걱정이 많은 듯해도 역시 파비앙은 팀 라켓에 필요한 일원이었다.


"좀 더 들어가야 하는 것 같네"


자신들을 지나쳐 보내고 난 뒤 바로 다시금 일렁이기 시작한 벽을 어깨너머로 흘긋 돌아본 에이브는 여전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수풀들을 헤쳐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다시 나란히 서선 걷길 잠깐.


"...토목공사랬지?"


"...이건..."


위에서가 아닌 앞에서 빛이 열대림 안으로 새어 들어옴에 살짝 자세를 낮추었던 에이브는 그 경계선을 막아서듯 드리워진 낮은 야자수 잎을 살짝 거둬내며 경계선 너머로 보이는 광경에 헛웃음을 지어냈다.


"여기 광맥이라도 발견된 거야 뭐야...?"


그렇다면 눈앞의 이 광경은 아마 노천광산이라 불리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단순한 구덩이와는 다른, 꽤 넓은 열대림의 한 구역 자체를 파헤쳐 지면 그대로가 노출된 완만한 경사의 사면 곳곳에 텐트와 작업용 컨테이너 같은 것들이 널려있었다.


어림잡아 최심부를 2미터가량 파고 내려간 듯한 깊이. 게다가 여기저기 꽤 커다란 구조물과 짐들이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덩이를 둘러싼 숲엔 길이라 부를만한 것이 없다.


여러모로 그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에이브"


"응?"


잎사귀 사이로 드러난 틈새에서 구덩이를 열심히 훑어보던 에이브의 옷깃이 잡아당겨 진다.


"저기, 저거 보란말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흔한 컨테이너네. 저게 왜?"


"고글, 고글 끼란말야"


어딘가 다급한듯한 파비앙의 목소리에 에이브는 품에서 고글을 꺼내 쓰고 있던 것과 바꾸어 걸친다.

곧 에이브의 눈앞에 드러난 열이 감지된 컨테이너 안엔, 파비앙이 보고있는 것과 같은 것이 비춰 들어오고 있었다.


"...알고보니 교황청에서 보낸 엑소시스트들이다,란 시나리오는 너무 B급 영화겠지?"


사면 곳곳에 퍼진 몇 개의 큼지막한 컨테이너 안.

그 내부에서 보이는 건 누군가가 바삐 움직이며 땅에서 끄집어내고 있는 사람 형태를 한, 아니 사람 그 자체였다.


"바나나 농장 근방에서 카지노 직원들이 봤다던 게 저건가 보군. 좀비? 유령? 아니면 뭐, 땅에서 사람이라도 자라나는 건가?"


"이 고글은 영혼의 질량까진 잡아내지 못하니 그건 아닐 거라고, 저건...분류를 하고 있는 것 같단말야"


"각각 다른 큰 텐트들로 통로가 연결되어있어서 뭔진 확인이 잘 안 되긴 해도...맞네, 내가 봐도 뭔갈 선별하는 것처럼 보여"


"...난 지금 한가지 가능성을 깨달았다고, 근데 그걸 입에 올리긴 싫단말야"


"우연이네. 나도 마찬가진데. 가능하다면 당장 돌아가서 이 임무 포기하고 이민국에 니들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맡겨버리고 싶은 기분이야"


"그 전에 이민국을 한번 뒤집어놓는 게 좋을 것 같단말야"


"팀 라켓에서 온건주의자로 이름 높으신 파비앙 브뤼네 선생님을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으면 댓가를 치러야겠지"


에이브와 파비앙은 입술을 깨물며 서로를 바라본다.


""...또 오스티움이야"빌어먹을"


만약 맞다면 이건 팀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지난번 KS(Korean Sector)에서도 그랬듯 오스티움이 연관되어있는 이세계 관련 문제에 대해선 이민국 이외 모든 부처의 직접적인 접근이 금지되어있으니. 그건 이민국 산하의 조직인 이세계 이민자 대책반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땐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오스티움을 열어버렸지만 덕택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처벌을 떠올리며 한동안 불안에 젖어있었더랬지.

그런 기분은 또다시 느끼고 싶지도 않았고, 게다가...


"만약 게이트를 저놈들이 열었고 그 안에서 건너오는 이세계 인들을 이런 비밀스러운 곳에서 각각 분류까지 한다는 건..."


"...그게 결코 인도적인 일은 아닐 거라 보인단말야"


"연합 표식도 없고...! 젠장 명백히 국제법 위반이잖아 이거?!"


"쉿, 목소리가 크단말야 에이브"


공간접촉 현상으로 인한 대재난이 세계를 덮친 이후, 자생이 어려워진 국가 단위의 공동체가 서로 연대하기 시작한 '세계 경계의 재구축'이 일어나고 지도위엔 몇개의 커다란 연합이 국가를 초월한 단위로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와 동시에 이 땅에 우발적으로 나타난 '이세계 인'이라 명명된 새로운 인종들은 모든 지도자들의 골칫덩어리였다.


그 이유는 셀 수도 없이 많았고, 각자 달랐기에 그들을 대하는 데에 확실히 정해진 가이드라인은 당분간 정립되지 않았지만...이 '지구'라는 곳에서 먼 옛날부터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기존 인류를 우선했던 탓인지 당시의 지도자들은 그들은 세계 위에서 지워버렸다.

물리적인 의미가 아닌, 사회적인 의미로서.


그렇기에 지금도 여전히 일반인들은 '이세계'란 존재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그것이 세계의 그 어느 법보다 강력한 국제법 뒷장에 의해서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허나, 지금 이 순간 눈앞에서 그 강력한 법전을 흙발로 짓이기는 사람들이 있다.

에이브는 왠지 정신이 아득해져 오는 기분에 관자놀이를 누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일단 나는 여기서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 이상 접근하면 우리도 피해를..."


"...아니, 좀 더 들어가보자"


"에이브?"


"만에 하나, 혹여라도 저 앞에서 사람들을 토해내고 있는 것이 오스티움이 아닐 가능성도 있을 테니까"


"오스티움이 맞다면 어쩔거냔말야"


"그건 그것 나름대로...우리 임무를 다 해야겠지"


에이브로서도 당장 돌아가 조니에게 이 일을 보고한 이후 이민국으로부터 임무의 정정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허가없이 오스티움에 접근, 그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닿는다는 건 그래야만 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만약, 어제 바에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에이브의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 그 '가능성'이 사실이라면...


"...시간이 없어. 여기에서 남은 시간이나 우리 임무에게 남은 시간이나. 확신이 필요해. 저게 우리 예상과 같은 거라면 그걸 상부에 보고할만한 증거가"


"그럼 저 안에 들어가겠단 얘기냐고, 경비도 삼엄한 데다가 지금 남은 시간으론 돌아나가기도 힘든 시간인데말야"


"...."


얼핏 내려다본 손목시계의 시간과 위장하고 있는 신분을 탈취하려 경비병을 습격했던 시간, 그리고 순찰 교대 간격을 대조하여 계산해본다.


"...젠장"


파비앙의 말대로 남은 시간이 없었다. 많아봐야 십분 남짓일까.

이대로라면 돌아나가기도 힘든 시간이리라. 하다못해 적어도 여기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자들의 정체만이라도 알아내고 싶었지만...


"일단 돌아가자고, 여기서 의심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단건 알아냈으니 돌아가서 제대로 조사해볼 방법을 생각해보잔말야"


"후우..."


여러모로 지금 상황에선 파비앙의 제안이 가장 적절했다.

행여나 들킨다면 그 순간 임무는커녕 자신들의 안위조차 위험해질 테니.


하지만 에이브의 발은 쉽사리 떼어지질 않았다.


'...지금이 아니면'


오늘로 엘티노에 온 나흘째. 내일은 메리바스 체인 카지노에서 열린다는 이벤트에 참여해야 했다.

지금까지 가장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은 곳 그 심장부에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것이니만큼 사전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두고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정보를 캐내려했었지만...


"...돌아가자"


위험은 피해야 한다. 하나라도 더 많은 걸 얻기 위해 움직이다가 하나조차 남지 않을 수 있으니까.


아쉬운 듯한 기색을 띤 에이브가 먼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파비앙의 뒤를 따라 돌아왔던 곳으로 몸을 돌린 그 순간.


- ...비상! 5 순찰구역에서 20미터 떨어진 곳에 댄 웍헤드 상병이 기절한 채 발견!

무장과 복장이 해제되어 사라진걸로 보아 작업장 내부에 침입자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니 모든 경비병력들은 비상식별 장치를 켜고 거동이 수상한 자가 없는지 확인 바람!


"?! 젠장!"


"무슨일이냔말야!"


"들켰어! 아무래도 이놈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멍청한 놈들은 아닌 것 같다!"


다시금 바꿔 낀 경비병의 고글에서 암호입력을 바라는 비상신호를 본 에이브는 고글을 벗어 바닥에 내팽개치곤 앞으로 내달린다.


그와 동시에 방금 전까지 에이브와 파비앙이 있던 자리의 야자수 잎사귀가 뜯겨나가듯 치워지며 수명의 경비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 여기다! 여기 침입자가 있다!"


"정정! 멍청하기보단 쬐끔 우수한 놈들인데!"


고글에 이어 전술조끼와 총기도 벗어던진 에이브는 그들을 어깨너머로 바라보며 혀를 차낸다.

생각보다 빨리 기절시켰던 경비병이 발견된 것도 그렇고, 비상신호가 나타나자마자 예정된 경로에서 이탈한 경비병의 위치를 파악한 뒤 따라온 것까지 어지간한 훈련도론 어려울 조치의 신속성.


그에 비해 에이브와 파비앙은,


"으...으!"


"?!...잠깐 참아라!"


"으, 앗?!"


빠르게 도망칠 수 없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뒤에서 뒤쳐진 채 간신히 따라오는 파비앙을 번쩍 안아 든 에이브는 수풀 사이를 지그재그로 헤집듯 뛰어나간다.


"너...임마! 나, 없었으면 어쩔뻔, 했냐!"


"시끄, 럽다고! 나도, 나도 잘 뛸 수 있단마릅!"


"앙?!"


"읍우으..! 혀, 혀 깨물었단말야...!"


품 안에서 입을 부여잡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파비앙을 내려다본 에이브는 배를 잡고 웃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나도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혼자 도망치는 거라면 수월할지도 모른다. 추적장치가 달려있을 법한 장비들은 죄다 벗어던지고 냅다 달려나가면 되는 거니까.

하지만 파비앙은 키가 작고, 그만큼 다리도 짧은 편이었기에 같이 도망가는 에이브를 따라잡기도 힘들거니와 따라오는 저 경비병들을 뿌리치기도 힘드리라.


그건 파비앙 본인도 느끼고 있던 건지 에이브의 품 안에서 최대한 작게 만든 자신의 몸을 모두 맡기고 있었다.


"아, 하! 야 너 지금, 이러고 안겨있는 거, 왠지 얌전한 고양이 같은데?!"


"잔, 잔말 말고 뛰기나, 하란말야!"


"말 안 해도 뛰고, 있잖,"


타앙! 탕!


"아히익?!"


파박, 팍! 파육음을 내며 지나쳐온 야자수에 생긴 커다란 구멍에 에이브는 식은땀을 흘리며 달리는 발에 더욱 힘을 준다.


살짝 진행 방향을 틀어내며 돌아본 뒤에선,


"으아아! 제아무리 침입자라도 뭘 봤는지는 물어보고 죽여라 이 자식들아아!"


어느샌가 불어난 경비병들이 모두 총구를 자신들에게 향한 채 맹렬히 따라오고 있었다.


타당! 탕! 에이브의 바람과는 다르게 열대림 숲속을 총성이 가득 메웠다.


"으, 아! 으윽?! 우아아!"


"에, 에이브! 앞에, 앞에!"


"?! 맞다 저거!!"


지그재그로 진행 방향을 수시로 틀어가며 경비병들과 무자비하게 날아오는 탄환들로부터 도망치던 에이브의 눈에 '그것'은 갑작스레 불쑥 나타났다.


들어오면서 보았던 투명하게 일렁이는 벽.


"저거! 그냥 지나가도 괜찮지 않을까?!"


"목숨을 담보로 도박하는 취미는 없단말야!"


"나, 도박운은 나름 좋은 편인데?!"


"매번, 카지노 가서, 돈 죄다 잃고 오면서 무슨, 말이냔말야!"


다시한번, 혼자 도망가는 것이라면 수월했을지도 모른다.

판돈으로 거는 목숨이 본인 것이라면 배팅이 한결 쉬울 테니까.


비록 도박하지 않아도 곧 빼앗길 판돈이지만.


"그럼 어떡하냐?!"


"...으으!"


일렁이는 벽과 점점 가까워지는 에이브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어차피 이판사판이란 생각과 혹시라도 저 벽이 그저 알람의 역할만을 가지고 있는 거라면 이미 들켜버린 지금 그건 개의치 않을 문제일테니.


타앙! 탕! 타탕!


'...그대로 뚫고 간다!'


이윽고 단 몇 걸음만을 앞둔 벽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지그재그로 움직이던 진행 방향을 곧게 일직선으로 달려간다.


품 안에 안겨있는 파비앙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 당장은 이 수밖에 없다.

멈춰서 총에 맞아 죽나,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는 쪽을 택하나.

당연히 이 순간은 가능성에 맡긴다!


"미안하다! 이해해라아!!"


"...!!"


그리고 그대로 다이브.

뛰어들듯 벽을 향해 달려든 에이브는 곧이어 찾아올 시끄러운 알람소리 또는 벽 너머 도착할 저세상을 상상...


"아아!...아?"


했던 것과는 다른 현실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하...아! 멈, 추지 말라고! 이번엔 2초밖에, 못 벌었단말야!"


"아? 어, 어어! 오케이이!!"


품 안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볼을 찰싹 때린 파비앙을 내려다본 에이브는 다시금 땅을 박찼다.


슬쩍, 어깨너머로 돌아본 뒤편에선 갑자기 일렁임을 멈춘 눈앞의 벽에 당황하면서도 그대로 자신을 따라오던 경비병이 다시 작동한 벽에 허리가 타오르듯 잘려나가며 상체가 땅으로 떨어져 버리는 섬뜩한 모습이 에이브의 눈에 들어왔다.


"나, 없었으면, 어쩔 뻔 했냔말야! 에이브!"


"으, 으하하! 그러니까 말야!"


그 모습에 자신들의 모습을 겹쳐본 에이브는 몸서리를 치면서도 품 안에서 눈을 치켜뜨는 파비앙의 의기양양한 얼굴을 보곤 치밀어올라오는 웃음을 입 밖으로 터트려내며 달리던 다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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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손버릇 나쁜 아이는 호온이 나야합니다.(2) 18.03.02 108 3 16쪽
32 손버릇 나쁜 아이는 호온이 나야합니다.(1) 18.03.01 130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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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난다.(2) 18.02.27 128 3 13쪽
29 뭔가 심상찮은 냄새가 난다.(1) 18.02.26 138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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