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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베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이민자 대책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호이베
작품등록일 :
2018.02.11 05:02
최근연재일 :
2018.03.25 23:03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10,403
추천수 :
192
글자수 :
314,331

작성
18.03.0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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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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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손버릇 나쁜 아이는 호온이 나야합니다.(2)

DUMMY

"드, 들어오십쇼..."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때때로 파비앙의 눈빛에 '히익!'하는 짤막한 비명과 함께 발걸음을 서두르던 폰토는 항만도시 외곽 낡은 아파트들과 허물어져가는, 또는 허물어져 흔적만이 남은 건물들이 즐비한 곳 한구석의 집으로 호진과 파비앙을 안내했다.


주변에 있는 낡은 아파트들과 허물어져 가는 집들 가운데에서도 단연코 상태가 나빠 보이는 판잣집이었다.


"그림으로 그린듯한 슬럼가네요...

어디선가 비명소리나 질 나쁜 양아치들의 욕설 소리가 들린다면 완벽할,"


- 꺄아악!!


- 에라이 씨팔! 야이 X같은 새끼야!


"....."


"무슨 그림을 본 건진 몰라도 아마 여길 보고 그린 건 아니겠냔말야"


"그럴지도요"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들려온 여인의 비명소리와 쉰듯한 남자의 고함소리에 식은땀을 흘려낸 호진은 먼저 판잣집 안으로 들어선 폰토와 파비앙 뒤를 따라 나무판자로 덧대어진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선다.


"대, 대접할 건 없지만...펴, 편하게 앉아계십쇼"


자신의 집임에도 불구하고 쭈뼛쭈뼛한 자세로 서선 호진과 파비앙에게 자리에 앉도록 권한 폰토는 둘이 적당한 자리에 앉은 이후에도 잔뜩 굳은 표정으로 불안한 듯 집 한구석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앉으라고, 여긴 너희 집 아니냔말야"


"오, 오늘따라 마이 스윗홈이 너무나도 어색함다"


"...그거야 알만하지만요.

그런데...폰토는 혼자 사나요?"


"도, 동생이랑 삼다"


"동생이랑 단둘이서요?

부모님은요?"


"...그, 그게...."


"...호진"


"아, 미, 미안해요"


어두워진 폰토의 얼굴색에 파비앙의 따끔한 시선까지 받은 호진은 당황하며 폰토에게 사과를 건넨다.


"제가 너무 배려가 없었"


"둘 다 바람나서 집 나갔슴다...빌어먹을 인간들"


"...."


안쓰러워해야할지 당황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운 호진이었다.


"일단 앉으라고, 이야기를 하려 해도 그렇게 서 있으면 올려다봐야 한단말야"


"아, 넵!"


파비앙의 재촉에 후다닥 앉는 폰토는 연신 불편한 듯한 표정으로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이해는 된다. 자신이 소매치기를 했던 사람과 마주 보고 앉아있는 건 그다지 유쾌한 기분이 아닐 테니.

물론 이마저도 폰토 자신이 결정한 구명책이었지만.


"""....."""


허나 그건 호진도 마찬가지인 터라 경찰서에 넘기려던 소매치기범을 눈앞에 두고 앉아있는 다는 건 자신에게도 지극히 어색하게 느껴져 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파비앙이 입을 열어야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갈 텐데, 장본인은 군데군데 찢어지고 색이 바랜 커다란 양탄자 위에 앉아 특유의 나른한 표정으로 멍하니 어딘가를 향해 시선을 던져내고만 있었다.

무엇을 그리도 쳐다보고 있는지 시선을 따라가 보니 판잣집 벽을 타고 기어오르는 자그마한 벌레가 눈에 들어왔다.


"...흠, 크흠"


가구나 집기류도 적어 삭막한 집 안의 분위기가 그렇게 점점 더 사막화되어가는 것이 그렇잖아도 어색한 이 상황 자체를 더욱 심화시키는 듯한 느낌에 호진은 일부러 파비앙을 곁눈질하며 헛기침을 두어번.


이런 무언의 신호를 받아주면 참 좋을 텐데, 파비앙은 꿈쩍 않고 벌레를 따라 점점 고개만 위로 치켜들 뿐이었다.


"...아~...집이, 참 아늑하네요"


"그, 그렇슴까?!"


"폰토 혼자사는 곳인가요?"


"아니, 아님다. 도, 동생이랑 같이..."


"...그런가요"


"넵"


"".....""


결국 이 자리에서 대화를 이어나갈 사람은 자신밖에 없단 생각에 일단 적당한 주제를 꺼내본 호진이었지만 여전히 긴장한 기색을 늦추지 않는 폰토는 파비앙을 연신 힐끔거리며 제대로 대답조차 하질 못하고 있었다.


'...이래서야 정보는커녕...'


"하아..."


"히, 히익?"


호진의 한숨소리에 화들짝 놀란 폰토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몸을 뒤로 기울인다.

체구가 작은 파비앙과 그보다도 살짝 작은 폰토, 그리고 호진 세명이 들어앉기에도 비좁은 판잣집에서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어쩔 수 없이 그 몸은 판자벽에 쿵, 부딪히고 만다.


틱.


"...아"


집 전체를 울리는 진동에 벽을 타고 오르던 벌레가 뒤집어지며 바닥에 떨어져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본 파비앙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떨어졌단말야"


"지금 그걸 보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요 파비앙...

폰토에게 정보를 얻으러 온 거 아니었어요?"


"음? 넌 뭐하고 있었냔말야 호진"


"그런 파비앙은 뭐하고 있었던 건데요"


"벌레를 보고 있었단말야"


"그러니까 그런 걸 할 때가 아니라니까요?"


"...호진 넌 참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인 것 같단말야"


"파비앙만 하겠습니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심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파비앙에게 잔뜩 불만을 쏟아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시간이 없었다.


"거기 버르장머리 없는 꼬마. 이리 오란말야"


"저, 저말임까?"


"그럼 여기 꼬마가 너 말고 누가 있냔말야"


"..."


"손가락 부러지고 싶지 않으면 당장 집어넣으란말야"


학습능력이 무척이나 떨어져 보이는 폰토는 서슬 퍼런 파비앙의 목소리에 후다닥 그의 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너, 여기 엘티노의 토박이라는 말 사실이냔 말야"


"네, 넵! 맞슴다!"


"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니 소문 같은 것도 많이 알고 있지 않냔말야"


"그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함다!"


"그럼 요 최근 시끄러웠던 일을 죄다 털어놓으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말야"


"마르기 아주머니가 남편을 두들겨 패고 이혼했구 올리베이라 형이 육지에 나가 했던 사업을 쫄딱 말아먹은 뒤 섬에 돌아와서 자살한다고 난리 쳤었슴다!

그리고 보곳 가에 있는 펍에서 고메즈 아저씨와 라예혼 아저씨가 대판 싸우고 펍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주인아저씨인 비겔 아저씨가 둘에게 원한을 품고 사업장을 찾아가 죄다 때려 부숴버려서 셋 다 경찰서로 끌려간 일도 있었슴다!

그리고 또, 루이기 형이 항만에 정박해있는 커다란 상선에 낙서를 해서..."


"...그만"


"합!"


"정정하겠단 말야. 그런 사소하게 시끄러운 이야긴 거르고 뭔가 뒤가 켕기거나 수상한 이야긴 없냔말야"


"수, 수상한 이야기 말씀이심까...?"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려내는 갈색 피부의 소년은 머리를 풀가동 시키는 듯 눈동자를 바삐 굴려 가며 잠깐동안 입을 멈추곤 생각에 잠겨 들었다.


그리곤 곧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짝, 마주치며 입을 연다.


"아! 요, 요 최근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들어왔슴다!"


"이상한 사람들?"


상황을 지켜보던 호진의 물음에 고개를 크게 끄덕인 폰토는 필사적으로 그 내용을 떠올리려는 듯 수없이 흘러내리는 식은땀을 훔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오, 오르테가 아주머니가 말씀해 주셨슴다! 그, 오, 오르테가 아주머니는 호텔에서 청소부로 일하시는 분인데, 호텔을 통채로 예약한 사람들이 한 층 전체의 청소를 거부했다며 신기해하셨슴다!"


"...그게 이상할 이유가 되냐고, 그저 민감한 짐 같은 게 있는걸 수도 있지 않냔말야"


"그, 그 층엔 들어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슴다!"


"그러니까 짐을 놓는..."


"그 사람들이 체크인을 한 이후, 아무도 들어간 사람이 없다고 했슴다!"


"...흠"


"그걸 그분이 어떻게 아시는 거죠? 청소부라도 하루 종일 호텔 프론트에 있거나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면서 누가 들어오는지 나가는지 확인할 순 없는 거잖아요"


"그, 그 층에 있는 객실의 카드키를 받아간 사람이 없다고 했었슴다...오, 오르테가 아주머니도 프론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한 얘기를 들었단 거라 저도 확실하진 않슴다..."


"...소문이란게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만약 그게 정말이라면 '수상한 이야기'를 원한 파비앙과 호진의 의도에 부합하는 정보였다.

우선, 그들이 누구인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만큼.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들은 게 없나요?"


"자, 자세히는 모르지만...단체객들이라고 했슴다. 그 사람들도 처음 체크인을 한 뒤엔 객실에 드나드는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다고 했었슴다"


"여행객들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호텔 어디냔말야"


"보곳 가를 지나서 로겡 가 2번지에 있는 '라 파나미아 호텔'임다!"


일단 수상한 이야기가 어디에서 흘러나온 것까진 정보를 얻었다.

비록 에이브가 서장에게서 얻어낸 정보완 아직 관계를 지을 수 없는 정보이긴 했지만...적어도 알아볼 가치는 있으리라.


"그 이외엔? 또 없냔말야"


"이, 있슴다.

이 주변에서 사람들 몇 명이 실종됐슴다"


"이 주변에서 말인가요?

언제쯤이죠?"


"가, 각자 다르긴 한데...제가 들은걸론 가장 최근은 세달 전임다.

이디 누나...이, 이 누나는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누나인데, 되, 되게 착함다! 근데 그...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슴다..

굉장히 예쁜 누나였는데..."


"가장 최근이 세달 전이라...그 이전에 실종사건은 얼마나 있었죠?"


"정확하겐, 모름다.

제가 알고 있는 건 이디 누나가 실종된 걸 포함해서 네건임다"


"이 주변에서만, 인거죠?"


"맞슴다"


"평소에도 실종사건 같은 게 일어나냔말야"


"조, 조금은 일어나기도 했었슴다.

이쪽엔 질이 나쁜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쥐도 새도 모르게 뒷골목에 붙잡혀 들어가 험한 꼴을 당하는 사람들도 없잖아 있었슴다.

근데 그건 얼마 안 가서 실종자가 발견됐었고, 대부분 깡패들의 세력싸움 같은 것들이기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었슴다"


"이번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그것들과는 다르다는 거냔말야"


"그렇슴다. 더군다나 이 일들이 뭔지는 암암리에...합"


다급히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곤 눈을 동그랗게 치켜뜬 폰토의 그 눈동자에는 곧 강렬한 감정의 빛이 채워져 왔다.


호진이 보기에, 그것은 두려움. 그리고 절망이었다.


"...뭐냐고, 암암리에 뭐냔말야"


"아, 아님다! 아무것도 아님다!"


"얘기하란말야"


"얘, 얘기, 얘기할만한 이야기는 아님다 예! 선생님들께서 원하시는 정보로 쓰이기엔 시시한..."


"...."


"....--!"


뚫어지듯 자신을 바라보는 파비앙의 눈빛에 폰토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셔간다.

자신도 무심코 꺼낸 이야기리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말이 많았던 소년은 해선 안 될 이야기까지 실수로 꺼낸 것이겠지만...


호진과 파비앙, 아니 팀 전체가 원하는 정보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경찰서, 지금이라도 갈까요?"


"?! 으, 으으?! 아, 안됨다! 정말 안됨다!"


"그럼 빨리 얘기해요.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폰토에게 들은 이야기를 퍼트리고 다닐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그, 그게 아님다! 정말 말할만한 가치도 없는..."


"..."


소년의 몸이 사시나무 떨듯 오들오들 떨려간다.

경찰서에 가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니었던 듯, 소년은 결단코 그 뒷이야기를 입에 올리려 하지 않았다.

호진의 협박에도, 그리고 무서워하던 파비앙의 따가운 눈초리에도.


"으, 으윽, 으흐으..."


"...후우"


흘깃, 호진의 시선이 옆에 앉아 숨을 몰아내쉰 파비앙에게 향한다.


그의 얼굴 표정에 떠올라있는 건 언제나와 같은 나른함이었지만, 눈동자만큼은 앞에서 제대로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떨고만 있는 소년을 향한 채 그 안쪽을 파헤치려는 듯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이윽고, 파비앙은 천천히 손을 뒤로 젖혀낸다.


"...?!!!"


두려움에 질린 와중에도 힐끔힐끔 파비앙을 곁눈질로 훔쳐보던 폰토의 몸이 튀어 오르듯 떠오르며 판잣집 벽에 달라붙는다.

골목길에서 파비앙이 렌치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떠올린 듯, 소년은 두 팔로 몸을 가리며 힐끔거리던 눈으로 파비앙의 손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히, 히이이...?!"


"...그만 일어나잔말야 호진"


"네?"


자신의 판단 아래, 설령 파비앙이 렌치를 꺼내 과격한 방법으로 폰토에게 정보를 캐내려 하더라도 소년은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거란 생각과 아직 어린 소년에게 그런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 심히 부정적인 생각이 든 호진은 파비앙이 렌치를 꺼낸다면 바로 일어서 말리려던 몸에 힘을 풀어버린다.


파비앙은, 그저 뒤에 손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선 것뿐이었다.


"시간이 없다고, 슬슬 약속장소로 돌아가야 한단말야"


"그...렇네요. 벌써 약속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군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니 크리스에게 당부받은 약속시간까진 사십분 남짓.

항만도시에서도 외곽에 위치한 곳이기에 약속장소까지 가려면 지금 일어나야 하리라.


"어이 꼬맹이. 정신 차리란 말야"


"헤윽?"


예상과는 달리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을 향해 손을 내미는 파비앙의 모습에 폰토는 얼빠진 소리를 흘려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일어나라고, 우린 돌아갈 거란말야"


"우, 아..네, 넵!"


걱정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생각에서일까.

보는 사람이 측은해질 만큼 온몸을 떨던 폰토는 조금 밝아진 얼굴로 파비앙의 손을 마주 잡는다.


"?! 으아악?!"


"뭐, 뭐죠?!"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서던 호진이 갑자기 들려온 소년의 비명소리에 화들짝 놀라 시선을 향했을 땐 이미 일이 끝나있었다.


"따...따갑슴다...!"


"널 경찰에 넘기진 않을 거라고, 그건 약속이니까 말야.

하지만 우린 널 믿지 않는다고?"


엉거주춤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자신과 마주잡았던 손을 다른 손으로 부여잡은 채 겁에 질린 눈동자로 올려다보는 폰토를 향해 파비앙은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며,


"네가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이걸로 모두 내 눈 안에 있을 거란말야.

행여나 다른 생각은 말라고. 알겠냔말야"


"으...으으으..."


"돈이 필요하다고 했었지? 앞으로도 잘 부탁한단말야"


그 말만을 남긴 채 몸을 돌린 파비앙은 먼저 판잣집 바깥으로 나가버린다.


'...무서운 사람'


"흐우우...저,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검까..."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울먹이는 소년의 모습을 바라보던 호진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그에게 다가간다.


"폰토, 자 받아요"


"흣? 이, 이게 뭠까?"


눈앞에 내밀어진 연합 공용화 지폐 몇장을 눈물을 매단 눈동자로 바라보던 폰토는 그 손을 따라 주춤거리며 시선을 위로 향한다.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몸에 악영향이 끼칠 일은 아닐 테니.

그리고 이건 우리가 먹은 코코넛 값이에요"


"바...받아도 되는검까...? 받으면, 받으면 저 큰일 나는거 아님까...?"


"돈을 받는다고 큰일날 게 있겠어요? 설령 그렇다 한들, 이미 폰토는 큰일이 나 있는 상태인데?"


"아, 아우우..."


"받아요. 정당한 댓가는 치를 테니.

그리고 파비앙이 말했듯...폰토는 앞으로도 여기에서 우리와 자주 만나게 될 테니까, 적어도 페어하게 가자구요"


"페, 페어라는 단어가 지금과는 너무 안 어울림다"


"그런 사소한 건 접어두고. 자, 어서"


"아, 알겠슴다...

...? 그, 근데 이거 선생님들께서 드셨던 코코넛 값보다 많은..."


"남는 돈으로 가서 코코넛 몇개 더 가져갈 테니 괜찮죠?"


"...괜찮지 않다는 말을 할 수가 없슴다..."


"그럼 그렇게 알고.

다음에 또 보자고요"


지폐를 손에 들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폰토에게 가볍게 손을 흔든 호진도 판잣집 바깥으로 사라져간다.


좁디좁은 판잣집 안.

분명 방금전까지 이곳을 더 비좁게 하던 사람들이 사라졌기에 답답함 또한 사라져야 마련일 텐데, 방안에 혼자 무릎을 꿇곤 덩그러니 남아있는 소년의 가슴속엔 무거운 납덩어리가 들어앉은 것처럼 무거움이 사라질 줄 몰랐다.


뒤집어져 발버둥 치던 벌레의 발버둥이 멈춘 것도, 지금의 폰토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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