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영타이거충 님의 서재입니다.

금환식-태양을 먹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영타이거충
작품등록일 :
2019.03.11 09:53
최근연재일 :
2020.03.05 08: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828
추천수 :
1
글자수 :
53,869

작성
20.02.17 21:14
조회
22
추천
0
글자
8쪽

22. 원정대

음양 오행을 상징하는 해와 달, 오봉으로 이르는 길, 그 문을 열려고 한다. 사람들은 그 문의 숨겨진 길 찾기를 포기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문을 찾기 위한 여정을 여러분과 같이 시작해 보려 한다.




DUMMY

22. 원정대


‘누군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인기척을 없애는 법을 알고 있는 자들이다.


바투와 서희는 그들이 어디 있는지 알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고개만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이 정도일 줄이야.’


동굴 안으로 흐르는 폭포수의 거센 숨, 사내들의 호흡, 굴을 따라 움직이는 바람의 숨결.


멈추었던 발을 더는 멈추고 있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다시 움직여야 할 것 같군요.”


용사 바투는 더 이상 여기서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결단을 했다.


“그래도?”


서희는 찜찜한지 말을 흐렸다.


“그래요, 여기서 이렇게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


알 수 없는 존재로 인해 발이 묶여 있다는 것이 불쾌했고 자기 성격에도 맞지 않았기 때문에 김건은 그들의 말에 자신의 말을 보태며 앞장서 가는 바투를 따라 발을 떼었다.


서희는 하는 수 없이 떼어지지 않는 발을 떼며 그들을 따랐다.


바람의 길을 따라 그들은 걷고 또 걸었다.


지상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 올라가는 경로는 길고도 길었다.


“쿵, 쿵쿵쿵···.”


김건이 걷는 것에 지쳐가고 있을 때쯤 멀리서부터 땅이 진동할 때 나는 울림이 전해져 왔다.


“무슨 소리죠?”


“아무래도 무엇인가가 집단으로 이동하는 소리 같습니다.”


그 말을 마친 바투가 갑자기 눈을 감고는 무엇인가 알 듯 모를 듯 작은 소리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김건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의 주문 외는 행동을 빤히 쳐다보았다.


갑자기 그가 눈을 떴다.


“그놈 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지하세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입니다.”


“누굴 만나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놈이 지금 이 소리가 뭐라고 합디까?”


김건이 답답한 대답만 하는 바투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땅의 정령이신 그놈 님이 그의 눈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것들은 거대한 돼지의 형상을 하고 있었고 우리가 가려던 그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가려던 경로에 돼지들이 가득 하다고요?”


김건은 고개를 돌려 서희를 바라보았다.


“큰일이군. 큰일이야.”


서희는 깊은 시름에 인상이 찌푸려지는 생각에 잠기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침묵의 시간, 고뇌의 시간이 그들 사이를 오고 가며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망설이며 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었다.


“길은 그 길 하나뿐인가요?”


답답했던 김건이 그들을 향해 물었다.


“예!”


그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동시에 답을 주었다.


“그럼 뭘 망설여요. 못 먹어도 고지!”


“예?”


“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해야 할 것 아니에요. 겁쟁이같이, 뭘 망설여요.”


“겁쟁이라고? 이놈이!”


바투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대거리를 하며 고함을 쳤다.


바투는 언제나 최고의 용사였다.


겁쟁이란 자신의 사전에는 없는 말이었다.


망설인다는 것은 겁쟁이들의 행동이다.


내게 망설인다고 하는 말은 나를 겁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치욕을 당하는 것이었고 용사로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이었다.


그의 사고 체계에서 겁쟁이는 죽음과 연결되는 말이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적 분노가 끓어올랐다.


“아, 죄송해요. 하지만 난 겁쟁이라고는 하지 않았어요. 모두 망설이고 있기에······.”


“그게 그 말이잖아!”


좀체 바투의 화가 풀리질 않았다.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미안해요. 예, 예, 진정하세요······.”


김건은 잔뜩 화난 바투를 진정시키기에 바빴다.


“속 좁게 그러지 맙시다.”


‘뭐 내가 속이 좁아!’


바투는 자신이 생각해도 길게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질 않았다.


“가지!”


분이 아직 안 풀려 울그락불그락하는 바투가 길을 재촉하며 먼저 앞장서 나갔다.


김건과 서희는 그 모습이 우스워서 서로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바투는 그렇게 단순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가시죠?”


서희도 바투를 따랐다.


“예~ 알겠습니다.”


김건도 그들을 따랐다.


동굴은 자연 그대로였다.


꼬불꼬불했고 길의 너비는 넓었다가 좁았다가 반복하며 높이는 기어갈 정도로 낮았다가 거인도 지나갈 만큼 높아지기를 반복했다.


길이 힘들다기보다 가기 싫은 길을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돼지들의 소리는 땅을 진동하며 가까이에서 들려왔다.


“쉿!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희는 들어가는 소리로 눈짓을 주었다.


김건과 바투도 주위를 살피며 더욱 경계를 했다.


그들 자신도 모르게 양미간이 자연스럽게 찌푸려졌다.


“제가 먼저 첩보를 보내서 앞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서희는 자신이 부리는 일군의 쥐 떼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조금만 기다려보십시오.”


서희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하지만 김건과 바투는 가만히 전령을 기다리며 서 있을 수 없었다.


“먼저 갑니다.”


그들은 서희를 앞질러 앞으로 나아갔다.


“아! 왜들 이러세요! 조금만 기다려봐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참을성이······?”


한숨을 크게 쉬며 서희도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내 그들을 따라나섰다.


폐쇄적인 지하의 세계는 온갖 악취로 물들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앞으로 가고 있지만,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구토가 날 만큼 악취가 심해 모두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소리가 땅을 울렸고 냄새는 온갖 것에 베어 진동하고 있었다.


어느덧 앞서갔던 쥐들이 돌아와 그들에게로 합류했다.


서희는 쥐들과 눈을 마주 보며 알 수 없는 웅얼거림으로 말을 했다가 한참을 무엇을 듣는 듯 표정이 심각해져서는 땅을 발뒤꿈치로 쿵쿵 찍어대었다.


딱 봐도 심각했다.


서희가 힘없이 고개를 그들에게로 돌렸다.


“상황이 심각한가 보죠?”


김건이 초조한 마음에 먼저 물어보았다.


“예상한 대로네요······.”


서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뭘 고민해, 다 예상했던 대론데. 이럴 땐 고민하지 않는 게 정답이라고. 가자고! 그리고 부딪쳐보자고!”


바투가 혼자 용기 충만해져서는 아무 생각 없는 사람처럼 객기를 부리며 앞장섰다.


“그래요. 한번 가보죠. 몰랐던 것도 아니고.”


김건도 따라나섰다.


“정말 모두, 참! 이러기에요······.”


서희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고여있던 입안의 침을 바닥에 퇘하며 뱉었다.


“냄새는 왜 이렇게 지독한 거야!”


혼자 하는 소심한 화풀이였다.


소름 돋는 돼지의 울음소리와 지축을 울리는 돼지의 발굽 소리, 그 사이로 간간이 들려오는 휘파람 같은 소리가 어우러져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이제 거의 다 온 것이 확실했다.


“저기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서희가 위쪽의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쥐 떼들에게 들은 사전 정보가 서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김건은 이세계의 이상한 일을 이제 더이상 즐길 수만은 없었다.


또 위기가 그들에게 다가온 것은 확실했다.


그 위에서 본 광경은 예상했던 그 이상이었다.


소름이 돋고 끔찍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될까?


코끝으로 스며들어오는 악취가 그들을 서서히 조여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금환식-태양을 먹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5 25. 추궁(2) 20.03.05 25 0 4쪽
24 24. 추궁(1) 20.02.29 23 0 5쪽
23 23. 표국객잔의 주인 20.02.21 26 0 6쪽
» 22. 원정대 20.02.17 23 0 8쪽
21 21. 딥로드 20.02.05 25 0 7쪽
20 20. 귀룡진 20.01.19 29 0 4쪽
19 19. 호그질라 20.01.03 47 0 4쪽
18 18. 알 수 없는 감정 19.06.23 39 0 4쪽
17 17. 빚진 자 19.06.19 33 0 6쪽
16 16. 추적(2) 19.06.10 35 0 4쪽
15 15. 추적(1) 19.05.23 39 0 3쪽
14 14. 쥐의 정령 19.05.20 44 0 6쪽
13 13. 땅의 울림 19.05.16 43 0 3쪽
12 12.어둠의 저편 19.05.03 45 0 6쪽
11 11. 실바 니그라 19.04.29 46 0 4쪽
10 10. 기이한 소리 +1 19.04.16 53 0 7쪽
9 9. 어둠 속의 불꽃 19.04.08 56 0 5쪽
8 8. 믿음의 세계 19.04.01 71 0 5쪽
7 7. 전쟁이 시작되다니! 19.03.28 72 0 6쪽
6 6. 어둠 속의 사내 19.03.23 89 0 6쪽
5 5. 여기는 어디인가? 19.03.20 92 0 4쪽
4 4. 전쟁의 서막(2) 19.03.18 93 0 6쪽
3 3. 만남 19.03.15 167 0 8쪽
2 2. 전쟁의 서막(1) +1 19.03.12 256 0 6쪽
1 1. 건 플라이 사고를 당하다. +1 19.03.11 358 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