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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타이거충 님의 서재입니다.

금환식-태양을 먹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영타이거충
작품등록일 :
2019.03.11 09:53
최근연재일 :
2020.03.05 08:0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827
추천수 :
1
글자수 :
53,869

작성
19.03.15 09:07
조회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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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3. 만남

음양 오행을 상징하는 해와 달, 오봉으로 이르는 길, 그 문을 열려고 한다. 사람들은 그 문의 숨겨진 길 찾기를 포기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문을 찾기 위한 여정을 여러분과 같이 시작해 보려 한다.




DUMMY

3. 만남


가마행렬은 임주성 내로 진입했다.


성내에는 성 밖 주민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다.


시끄러운 사람들 사이로 애잔한 곡조 하나가 가마에 탄 소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처음 듣는 슬픈 노래 소리는 뭐지?”


“예, 사제님은 세상에 나온 게 처음이시라 잘 모르시겠지만, 와곡이라고 임주성만의 명물입죠.”


“와곡? 개구리 노래라고, 그럼 개구리가 노래라도 한다는 말이냐?”


“예, 맞습니다요. 저기 보이는 큰 통에 개구리 열두 마리가 들어있습지요.”


거리에는 와곡(蛙曲)을 연주하는 자들이 여기저기에 보였다.


“저기 저 사람은 맹인 같은데?”


“예, 와곡은 워낙 예민한 소리라, 소리에 예민한 맹인들만이 연주할 수 있습지요.”


그러고 보니 여기 저기 보이는 연주자 모두가 맹인들이었고 가는 나무막대기 하나를 들고 있었다.


마치 운라를 연주하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기도 하지, 연주자는 여러저기 여러 사람인데 노래는 하나로 들리는구나.”


“예. 그렇죠. 저도 그것이 참 신기했었습니다.”


연주자들의 표정도 풍전등화의 나라 때문인지 어둡게만 보였다.


고뇌에 찬 연주자들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와곡은 절정을 향해 치달아가고 있었다.


상자 속 열두 구멍의 개구리들이 대가리를 맞을 때마다 핏대를 높여 울어댄다고 생각하니 소녀는 웃음이 절로 났다.


‘참 신기한 것도 많구나!’


시장이란 곳을 처음 본 사람처럼 신기하게 쳐다보던 한 아름다운 소녀가 입을 열었다.


“꽃이 참 예쁘게도 피었구나!”


품위있고 위엄 있는 말투의 한 소녀는 가마 밖의 여종에게 다시 말을 건넸다.


“그렇지요. 지금 한창일 때인데······.”


그녀의 자태는 진정 천하무쌍이었으며 귀여운 얼굴에는 웃음이 넘쳐나고 있었다.


가마의 가리개를 올려 꽃이 핀 가지를 꺾어 코끝으로 가져갔다.


“음, 이렇게 아름다운 향기라니, 역시 임주성도 축복받은 곳이야.”


“그렇지만······.”


여종의 또 슬픈 이야기를 하려하자 소녀는 자르며 위엄 있게 말했다.


“더 이상 부정적인 얘기는 하지 말거라. 영아.”


“예. 알겠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여종은 뒤로 물러났다.


‘어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일어난단 말이냐. 나무의 수호신이시여. 나무의 수호신이시여. 우리를 지켜주소서.’


연분홍의 눈꺼풀을 살포시 감으며 같은 내용의 간절한 기도를 그녀는 반복적으로 되뇌었다.



“이 놈! 썩 물러서지 못할까?”


갑자기 호위병의 소리가 그녀의 기도를 방해했다.


그녀가 눈을 떴다.


‘무슨 일이 일이지?’


그녀는 가마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모든 사람들이 길가로 몸을 들이고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지만 단 한 사람만은 그러고 있지 않았다.


그는 소년처럼 보였다.


사람들이 당황해 하고 호위병들은 여기저기서 그 소년의 주위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소년은 모든 것이 신기한지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해죽 해죽 웃으며 배회하고 있었다.


‘우리의 행차를 보지 못한 갠가?’


그 누구도 그들의 행렬을 똑바로 보아서도, 앞을 막을 수도 없었다.


그것이 지엄한 목생국의 법이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주민이라면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호위병들은 나무 채찍을 그를 향해 사정없이 날렸다.


휙!


그 소년의 참극이 예상되었다.


퍽, 소리는 들렸지만 소년은 아프지도 않는지 말대꾸를 하고 나섰다.


“이게 뭐예요. 나한테, 왜 채찍을 날리고 난리예요? 아프잖아요.”


“이 놈이······.”


호위병이 채찍을 다시 날린다.


소년은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오며 욕을 해댄다.


“이 놈들이, 내가 뭘 했다고.”


호위병도 채찍 공격이 제대로 먹히질 않자 난처한지 더욱 엄한 소리를 호통을 쳤다.


“이 행차가 보이지 않느냐? 길을 썩 비켜라!”


“내가 왜요? 아저씨들이나 비켜가세요.”


소년도 지지 않는다.


“뭐라고······.”


그 말과 동시에 호위병 여러 명이 그 소년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래! 놔! 놔!”


엎치락뒤치락······.


한참의 실랑이가 계속 되었다.


어느덧 여러 명의 호위병들에 의해 소년은 사지가 불들린다.


“아!”


소년은 사자후 같은 고함소리를 뽐내며 주위사람을 놀라게 했다.


그래도 소년은 통 분이 안 풀리는지 야생의 짐승 같은 눈빛으로 여기저기를 노려보며 호위병들의 손을 뿌리치려 하고 있었다.


소년의 이글거리는 눈빛이 소녀에게 와 닿았다.


“소영아, 저자는 누구냐?”


“저런 무모한 일을 벌이는 걸 보니, 뭐 바보천치인게 분명해요.”


소영이라는 여종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호위병들은 나무포승줄로 그 소년을 포획해 길 가로 끌고 가고 있었다.


“임단 아씨, 밖으로 나가셔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예. 목생국을 지켜주시는 수호신, 이름으로 불리길 싫어하시는 분의 계시를 전해야 하니까요.”


“알았다.”


임단이라는 여인은 얼굴에는 하얀 분칠을, 몸에는 녹색 문신과 단이 긴 사제들의 하얀 의상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가 일어서자 옥빛장식의 나무 가마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문을 열어주었고 내려갈 계단도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문을 나서자 가슴의 옥빛 거울이 태양을 받아 환하게 빛이 났고 가마는 그녀를 높이 들어올렸다.


“모두 고개를 들라!”


나무뿔 모양의 확성기를 통해 그녀의 우렁찬 목소리를 백성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이제 우리 사제단이 왔으니, 여러분은 안심하십시오.”


“······.”


술렁이던 공기가 조용해졌다.


불안에 떨고 있던 백성들의 귀가 열리기 시작했다.


“우리를 믿으십시오. 우리는 결코, 결코 지지 않습니다.”


“아!”


불안에 떨고 있던 백성들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지며 탄성이 터져나왔다.


“목생국의 백성들이여. 우리 목생국의 수호신, 이름으로 불리길 싫어하시는 분의 눈으로 우리는 보았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지켜내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그분의 가호가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와! 와!”


사람들의 환호성은 더욱 높이 울려 퍼졌다.


임단은 미리 준비한 연설을 마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불길하다.


섬광같이 번쩍 드는 생각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소년은 산적처럼 눈이 번들거리며 자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녀는 얼굴에 홍조를 띠며 고개를 돌렸다.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뭐지 이 감정은?’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가마에 대자 가마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기의 공기를 크게 한번 빨아들였다.


촉수처럼 생긴 가마의 문이 그녀를 안아 가마 안으로 들이었다.


“출발하자꾸나!”




“모두 길을 비켜라!”


호위대장의 지엄한 명령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그 위엄이 어찌나 대단하던지 백성들은 꼼짝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가마는 앞으로 미끄러지듯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두 길을 비켜라!”


호위대장의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그 순간이었다.


“저 놈 잡아라!”


가마에 둔탁한 무엇인가가 부딫히는 소리가 들리며 살짝 가마가 흔들렸다.


임단은 급히 가마의 가리개를 열어 젖혀보았다.


소년이었다.


“전, 김건인데.”


“예?”


“그 쪽 이름은?”


“······.”


‘임단!’이라고 말하지 못했다.


소년은 임단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또 바보처럼 입도 닫지 못하고 배실배실 웃고 만 있었다.


“난 그 쪽이 좋아질 것 같아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소녀는 부끄러움에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하지만 홍조가 되어버린 얼굴은 어쩌지 못했다.



목생국 국가천녀단의 적통 임단.


사내를 모르던 소녀.


첫 소명을 받고 하산한 부임지, 임주성.


난생 처음 본 사내로부터 첫 번째 프로포즈를 받다니······.




임단과 이세계에서 금무욕으로 불리는 김건.


예상 못한 인연!


작가의말

매일 연재의 길을 위해 ...

필력이.....

하자!

힘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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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어둠의 저편 19.05.03 45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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