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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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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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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56,571

작성
19.1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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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거절

DUMMY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기 전에 있는 맛집으로 소문난 중식당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하다는 배우 하선우가 모습을 보였다. 하선우를 알아본 젊은 여종업원이 하선우를 맞이하였다.


“어서오십시오. 예약자분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건호가 두리번거렸지만 최수연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방금 여자분 어디로 갔습니까?”


여종업원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망설였다. 먼저 들어온 손님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위치를 알려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만 상대는 하선우였다.


“아, 제가 곤란한 질문을 한 모양이네요. 김정환씨가 예약잡니다.”


잠시 예약자 명단을 살펴보던 여종업원이 하선우가 이상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활짝 웃었다. 방금전 안내를 받은 여자 손님 역시 같은 방으로 들어갔으니 일행이 맞았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골목길을 돌고 돌아 작은 방 앞에 섰다.


똑똑..


건호 대신 여종업원이 노크를 하더니 문을 열어 주었다.


“어서오세요. 선우씨”


김실장이 건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오늘 건호가 만나야 할 사람은 김 실장이었다. 오늘까지 촬영이 있으니 내일 보자고 하였건만 꼭 오늘 만나야 한다고 하여 부랴부랴 촬영을 마치고 약속시간을 맞췄다.


그런데 약속장소에 건호가 사전에 통지받지 못한 손님들이 더 있었다. 그중 한 명은 건호도 예상하고 있던 인물이었다. 건호의 아미가 좁혀졌다. 건호의 표정을 보았는지 김 실장이 변명을 하였다.


“미안합니다. 선우씨. 설명을 드렸어야 했지만 워낙 극비로 만나야..”


“안녕하십니까? 하선우입니다. 외람되지만 잠시 김 실장님과 먼저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건호가 김 실장의 말을 자르더니 먼저 온 손님에게 허리를 숙여 양해를 구한 후 김 실장을 바라보았다. 김 실장이 난감한 얼굴이 되어 방문을 열고 앞장을 섰다. 건호가 다시 목례를 한 후 김 실장의 뒤를 따랐다. 다시 방문이 닫히자 먼저 와있던 노인들이 껄껄거리며 웃었다.


“생각 이상인데?”


“거봐라. 이러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우리 도련님이 화가 나셨으니 이를 어쩌누?”


“최가야, 노망이 들었냐? 네가 하자고 한 거잖아.”


“내가? 그럴 리가? 김가야. 말 좀 해봐라.”


“시끄러워요. 할아버지들!”


최수연의 말 한마디에 세 노인의 입이 다물어졌다.


“우리 손주가 오늘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을까? 혹시 오면서 도련님이랑 싸웠느냐?”


“도련님은 무슨! 할아버지가 말끝마다 도련님, 도련님 하니까 제가 하녀같잖아요.”


“크음...”


최씨 노인이 입을 다물어버리자 다른 두 노인들이 껄껄거리며 웃었다. 70이 넘은 나이였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여전히 어린 동무들인 모양이다.


한편,


“처음 보는 분들을 제가 극비로 만나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분들은 한수 장학회를 이끌고 계시는 이사들입니다.”


“한수 장학회...”


건호가 머리가 아픈지 고개를 흔들었다.


“제가 한수 장학회 때문에 죽을뻔 한 것은 아십니까?”


김 실장의 표정에 변화가 없자 건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알고 있었으면서 경고도 하지 않은 겁니까?”


“극복하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가 무슨 재주로요?”


“저의 예상대로 선우씨는 제 앞에 아주 무사히 앉아 계십니다.”


“만약에 제가 차성훈에게 죽었으면요?”


“그랬다면 그것으로도 좋은 일이었겠죠. 차성훈 정도도 이겨내지 못하신다면 그 뒤에 있는 악마의 손에 처참히 목이 꺾일테니까요.”


“하아..”


건호가 한숨만 내쉬었다.


‘일개 배우에게 무슨 비밀이 이렇게 많은 거야?’


건호가 잠시 창 너머 하늘을 올려다보며 뭐라 중얼거리더니 인상을 썼다.


“선우씨! 힘들게 저분들을 모셨습니다. 저분들의 힘을 얻어 어머니의 복수를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복수.. 복수.. 일단 돌아가죠. 어르신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건호가 몸을 일으키자 김 실장이 빙그레 웃으며 건호의 팔을 잡았다.


“최수연씨는 어떻습니까?”


“뭐가요?”


“여자로 말입니다.”


“됐습니다.”


건호가 팔을 뿌리치고 나가 버리자 김 실장이 귀밑머리를 긁었다.


“저렇게 펄쩍 뛰면 수연씨와 함께 만난 이유는 말도 꺼내보지 못하겠는데?”


**


“초면에 실례가 많았습니다. 하선우라고 합니다. 어르신들.”


돌아온 건호가 깍듯하게 사과를 하자 세 노인이 웃으며 건호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나라도 그럴만 했으니 사과는 그 정도면 되었네.”


한 노인이 대표로 나서서 건호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 틈을 타 김 실장이 세 노인을 소개하였다.


“이 분은 김환웅 회장님입니다. 창진금융그룹 창업자이시면서 총회장님이시죠.”


창진금융그룹이라면 건호도 익히 알고 있는 회사였다. 그 유명한 창진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을 소유한 금융그룹으로 재계 순위는 까마득하게 뒤로 밀려 있었지만 대기업 중 창진의 돈을 가져다 쓰지 않는 회사가 없다고 할 정도로 알부자였다.


“그리고 이분은 신라건설의 성진만 회장님이십니다.”


“회장 자리 내놓은 지가 언젠데”


성진만이 손사래를 치자 김 실장이 빙그레 웃으며 댓구하였다.


“아침저녁으로 보고를 받으신다는 소문이 저희 선진까지 들려오더군요.”


“허허.. 그런 소문이 났나? 허허허”


신라건설이라면 주택 도급 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1군 업체였다. 다른 회사들이 문어발식으로 기업을 늘려가고 있을 때 신라건설은 오직 한 우물만 팠다. 신라건설을 중심으로 신라 세멘트, 신라 샷시 등 건설 관련 업체들을 설립, 현재는 건설과 관계된 거의 대부분의 자재를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가진 건설그룹이었다.


“나는 수연이 할아비일세.”


자신의 차례가 되자 최씨 노인이 냉큼 나섰다. 건호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최민식 회장님께서는 명동에서 창투회사를...”


“창투는 무슨.. 그냥 사채꾼일세. 허허허”


최민식이 소탈하게 웃어버리자 건호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분들은 모두 한수 장학회의 이사님들이십니다.”


“네, 그러시군요. 좋은 일 많이 하신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호가 형식적으로 인사를 마치자 세 노인들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김 실장에게 시선이 모아졌다.


“아직 설명이...”


“아, 그런가? 그럼 내가 설명을 해도 되겠나?”


“그렇게 하시지요.”


김 실장의 양해를 받은 성진만이 건호를 바라보았다.


**


“자네의 외조부 되시는 하천상 어른은 우리의 의형되시는 분일세. 경기도 일대에 엄청난 땅을 가진 만석꾼이셨지. 우리 세 사람은 형님댁 마름의 아들들이었네. 마름이라고 아나?”


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성진만이 빙그레 웃으며 뒷말을 이었다.


“형님의 아버님께서는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셨어. 형님도 그 영향을 받아 재산을 불리기 보다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탕진하는데 재능이 더 많으신 분이었지. 수십만평의 땅을 팔아 회사를 세우고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굶지 않게 하셨네.”


“성가야. 너는 그래서 안돼!”


성질 급한 최민식이 끼어들었다.


“암튼 그 양반이 돈을 엄청 벌었는데 전쟁도 나고, 군부도 들어서고 아무튼 고생이라는 고생을 다했어. 우리도 그 양반 따라다니면서 고생 엄청했지. 그러다가 이 양반이 몹쓸 병에 걸렸지 뭔가? 딸 하나 두고 그렇게 가버렸어.”


“설명을 그렇게 하면... 어휴..”


“이놈아! 그럼 니가 해봐!”


최민식의 설명이 못마땅하였는지 김환웅이 끼어들었다.


“의형께서는 재산을 넷으로 나누어 우리 셋과 자네의 어머니에게 남겨주셨네, 나에게는 은행을, 성가 저 친구에게는 건설회사를, 최가 저 친구에게는 전자 회사를 남겨주었지. 그리고 자네 어머니에게는 한수 장학회를 남겨주셨네.”


“방금 전에는 명동에서 사.. 뭔가를 하신다고?”


“팔아버렸어. 적성에 안 맞아서. 허허허”


최민식이 크게 웃자 최수연이 최민식의 팔을 꼬집었다. 아무리 봐도 자신의 할아버지만 격식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다.


“손녀딸아! 아프잖니.”


최민식이 최수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최수연이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었다. 건호가 웃으며 다시 김환웅을 바라보았다.


“한수 장학회는 순수한 공익재단일세. 처음부터 그렇게 설립되었네. 그러다가 80년대 말에 선진이 부도 위기에 몰렸었지.”


그 뒷이야기는 건호도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선진이 부도 위기에 몰리자 자금을 끌어들이던 차명석이 최민식을 찾아오자 최민식이 하선우의 어머니를 소개시킨 것이었다. 한수장학회는 차명석의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재단의 보유금을 대여해 주었고 훗날 그 담보가 매수로 변하여 현재와 같은 지분구조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세 노인은 그 과정에 생겨났을 하선우의 어머니와 차명석의 일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말을 피했다. 알고 싶었지만 어쩌면 하선우라면 알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였기에 굳이 의심을 살 이유가 없어 묻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자네를 보자고 한 것은 두 가지 제안을 하기 위함이네.”


“말씀하시지요.”


“이제 한수 장학회를 맡아주게.”


“흐음... 거절하겠습니다.”


모두가 놀란 눈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건호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두번째 제안을 듣고 싶습니다.”


김환웅이 당황한 얼굴로 최민식을 바라보자 최민식이 고개를 살짝 저었다.


“듣고 싶군. 거절하는 이유!”


“한수 장학회는 공익재단입니다. 그렇다면 그 목적에 맞게 운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마치 한수 장학회를 저의 외조부님의 사유재산쯤으로 여기고 계시는 군요. 일단 그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한수 장학회를 가진다는 것은 선진 그룹에...”


“그러니까요. 왜 일개 장학재단이 한 그룹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겁니까?”


건호가 담담한 어조로 물었으나 모두 입을 열지 못했다.


“자네는 선진을 가지고 싶지 않나?”


“제가 가지고 싶다면 제 힘으로 가지겠습니다. 굳이 공익재단까지 끌어들이고 싶은 마음은 없군요.”


“지금 자네가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나?”


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식! 그거 팔아버리십시오. 그리고 안전하게 분산 투자해서 어려운 친구들이나 잘 도와주십시오. 저는 그거면 됩니다. 두 번째 제안을 하실게 아니실 거라면 먼저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세 노인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자 건호가 자리에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가버렸다. 김 실장이 건호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세 노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허어.. 진즉 데려올 걸 그랬다 보다. 김가 네놈이 반대하는 바람에 꼴만 이상하게 되었지 않느냐?”


“어허, 최가야. 제일 심하게 반대한 건 너거든?”


“그만들 하게. 그게 무슨 소용이 있다고..”


“성가야. 양심에 털이라도 난 것이냐? 너는 오늘 아침까지도 반대를 하지 않았느냐? 이 모든 건 다..”


“네놈들 때문이야.”


“네놈들 때문이지.”


“네놈들 때문이군.”


세 노인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도 건호에 대해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 듯 보였다.


“할아버지, 그럼 저는요?”


“응? 너는 왜?”


“하선우랑 결혼해야 한다면서요?”


“잉? 그냥 그럴 생각이 있냐고 물은 것이지.. 꼭 할 필요는 없는데?”


“.... 지금 저 놀리시는 거죠? 저는 한다고 했는데.. 그럼 뭐죠? 저 지금 차인 건가요?”


“차이기는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그러니까 물어보지도 못하고 차인 거잖아요!!”


최수연이 고함을 빽 질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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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슈퍼맨 +1 19.12.21 450 23 10쪽
94 대신녀 +2 19.12.20 465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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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나름(?) 기적을 행하다. +1 19.12.18 482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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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트릭 +2 19.12.14 542 25 11쪽
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4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4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84 힌트 +1 19.12.10 648 25 11쪽
83 추리쇼 +2 19.12.09 630 33 10쪽
82 쌤쌤 +3 19.12.08 658 2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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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3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2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2 34 10쪽
77 알바 천재? +2 19.12.05 770 40 12쪽
76 한예진 +1 19.12.05 783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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