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10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2.09 09:00
조회
629
추천
33
글자
10쪽

추리쇼

DUMMY

캠핑은 즐거웠다. 다수의 병아리들이 참가하는 바람에 1박2일 팬미팅으로 변질이 되는 듯 했지만 병아리들이 건호에 대한 관심을 접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놀아준 덕에 건호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공익재단 지부 임원들의 단합대회였다고 합니다.”


출근길에 태식이 갑자기 나타난 병아리들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건호가 이제야 의문이 풀렸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건호에게 짜장면을 얻어먹은 후, 자체 일정을 소화하며 간혹 건호가 곁을 지나쳐 가도 사진을 찍어달라거나 사인을 요구하는 병아리들이 없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대검 특수본과 함께 촬영이 있는 날이었지만 건호의 벤은 대검찰청으로 향하지 않았다.


“우리 지금 다 온 거 아닌가?”


“예, 형님. 저쪽인 거 같은데요?”


큰길에서 주택가로 이어진 작은 길을 따라 들어오다 보니 촬영을 준비하는 스텝들이 보였다. 건호가 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며 스태프들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스태프들도 건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세요. 건우씨!”


“어디서 촬영을 하는 겁니까?”


“저 집이라고 하던데요?”


주택가 안쪽에 작은 마당이 있는 단층 주택 대문이 열려 있었다.


“스튜디오 촬영이라고 들었는데..”


“여기서 잠깐 찍고, 바로 이동을 한다고 하네요.”


지미집 감독이 좁은 골목길에 지미집을 세우며 건호의 말에 댓구를 해주었다. 건호가 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조연출과 작가들이 마당을 서성이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선우씨.”


왕작가가 먼저 인사를 해주었다. 건호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왕작가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왕작가가 재치있게 건호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저 안에서 사건이 있었대요. 이미 국과수에서 현장 감식을 끝낸 상태구요.”


“찍어도 된데요?”


“네, 집주인분이 허락을 했다고 해요.”


건호가 고개를 주억이며 반 계단을 올라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서 촬영을 하고 있던 촬영감독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어서와요. 선우씨.”


“안녕하십니까? 피디님.”


김정훈도 건호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건호가 목을 빼고 안을 기웃거렸지만 특수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특수본에서는 아직 안 온 모양이죠?”


“네, 오늘은 현장이 세 곳이나 되어서 선우씨, 특수본, 특별게스트가 각각 현장을 살피고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어요.”


“특별게스트요? 누구요?”


“보시면 깜짝 놀랄 분요.”


김정훈이 건호의 궁금증을 풀어주지도 않고 현장을 안내했다.


적당한 크기의 거실과 방이 3개 있는 전형적인 구옥이었다. 건호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직접 꼼꼼히 살피더니 이내 거실로 나왔다.


“지하실이 있나요?”


“창고로 쓰는 지하실이 있어요.”


김정훈이 건호를 데리고 현관을 나와 집 뒤편으로 돌아갔다.


“지하실 입구가 집 뒤쪽에 있는 건 처음 봐요.”


건호가 신기한 듯 지하실 입구를 살피자 김정훈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이런 구조의 집은 저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건호가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매캐한 냄새가 건호를 먼저 반겨주었다. 꽤 넓은 창고였는데 잡동사니들이 어지러이 늘어져 있어 안으로 들어갈 길조차 제대로 없었다. 건호가 물건을 치우며 안쪽까지 건성으로 살피더니 바로 지하실을 나왔다.


“현장은 다 보신 거죠?”


김정훈의 물음에 건호가 고개를 주억이자 김정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스튜디오로 가시죠.”


**


건호가 도착한 곳은 TBS 방송국이었다. 김정훈이 꽤 넓은 스튜디오를 미리 준비해 놓았다. 원형으로 커다란 스크린이 둘러쳐져 있었고 그 안에 작은 원탁과 그 원탁을 둘러싸고 의자 5개가 놓여 있었다.


건호가 의자에 앉아 360도로 뱅글뱅글 돌고 있을 때, 낯익은 얼굴이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어? 상운이가 웬일이야?”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건호가 일어나 손을 내밀자 박상운이 두 손으로 건호의 손을 잡아주었다.


“네가 특별 게스트구나?”


“넵!”


상운이 웃으며 건호 곁에 앉았다.


“너도 현장 보고 왔어?”


“네, 한 검사님이랑 같이 보고 왔어요.”


“아..”


말하기 무섭게 선영이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어쩐지 같은 방향이니 차에 태워달라고 징징거려야 할 선영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오늘 아침은 같은 방향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어서 오세요. 한 검사님.”


“호호호.. 좋은 아침이죠?”


화장을 하였는지 얼굴이 화사했다. 옷도 꽤 신경을 쓴 것 같았다. 건호와 상운이 새로 나온 대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최영철과 김남수가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모든 이들이 원탁에 자리를 잡고 앉자 김정훈이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 계신 다섯 분은 세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먼저 하 탐정팀! 그리고 특별게스트 박상운님과 한선영 검사님, 마지막으로 특수본의 고인물 최영철 본부장님과 김남수 수사관님. 이렇게 세팀이 오늘 추리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왜 저만 혼잔가요?”


“선우씨는 최강탐정이시니까 혼자서도 잘 하지 않을까요?”


“외롭잖아요. 다음 촬영 때는 저도 팀으로 출전하겠습니다!”


건호가 씩씩하게 대답을 하자 다들 옅은 미소로 화답해주었다.


“여러분들은 오늘 이곳에 오시기 전에 각자 한곳씩 사건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오셨습니다. 맞죠?”


출연자들이 대답을 하자 김정훈이 다시 설명을 이었다.


“여러분이 오늘 아침에 보신 현장이 이렇게 화면에 띄워질 겁니다.”


김정훈의 말과 함께 원형으로 된 스크린에 오늘 아침에 본 사건현장이 360도로 보이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지미집으로 사건 현장을 위에서 잡았고, 사건 현장과 주변 풍경을 드론 카메라가 촬영을 해왔다. 출연자 수에 비해 촬영팀이 과도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멋진 장면을 찍기 위함이었나보다.


출연자들이 감탄하자 고생한 보람이 있었는지 스텝들의 표정이 밝았다.


“직접 가서 보신 분이나 스튜디오에서 현장을 보시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현장을 직접 보여드린 것은 카메라에 담기지 않은 특별한 무언가를 다른 출연자들을 대신하여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자...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이 정도까지 설명을 드리고 본격적으로 사건 추리쇼를 시작하겠습니다.”


박수와 함께 최영철이 몸을 일으켰다.


**


“오늘 브리핑할 사건은 총 3건입니다. 먼저 1번 사건부터 보시죠.”


최영철의 말과 함께 천정에서 스크린이 내려오더니 빔이 비춰졌다. 스크린에 당시 사건 현장과 범행을 당한 피해자의 사진이 연속해서 비춰지고 있었다.


“피해자 A씨는 당 34세 여성으로 20XX. 12. 21. 오후 1시경 서울 성북구 00동 소재 자택에서 강도로부터 칼로 복부를 수차례 찔려 살해당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는 남편, 그리고 두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출근을, 두 아이들은 모두 유치원에 있어 화를 피했습니다.


피해자의 남편인 B씨의 말에 따르면 평소 A씨는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낸 후 수면제를 먹고 4시간 가량 수면을 취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사건 당일에도 수면제를 먹고 잠이든 상태에서 강도가 침입하자 명료하지 않은 정신으로 강도에 대항하다가 살해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침에 건호가 다녀온 사건 현장이었다. 최영철의 브리핑을 듣고 있던 건호가 손을 들었다.


“역시 하 탐정! 뭔가 딱 집히는게 있습니까?”


최영철의 능글거리는 표정에 건호가 웃음을 흘리며 용건을 꺼내 놓았다.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면 통상적으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야 하지 않나요?”


“잠에서 깨지 않았다면 불행한 일을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깊게 잠이 들지 못하여 범인이 강도행각을 벌이는 도중 잠에서 깬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성폭력의 흔적은요?”


“부검 결과 없었습니다.”


“없어진 물건은?”


“피해자의 폐물과 지갑 속에 있던 현금 약간이 없어졌습니다.”


“범행당시 범인을 목격한 목격자나 인근 CCTV에 의심할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남편의 알리바이는요?”


“사건 당시 남편은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이 모두 남편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주었습니다.”


건호가 턱을 비비며 고개를 주억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보험은 어떤가요?”


“....네?”


“보험요. 피해자가 가입한 보험!”


“아.. 실비 보험과 암보험 정도뿐이었습니다.”


건호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최영철이 빙그레 웃으며 다음 사건을 설명하려고 할 때 상운이 손을 번쩍 들었다.


“오! 박 탐정님? 무슨 질문이라도?”


“추리소설같은 것을 보면 보통 부인이 죽으면 남편이 제 1 용의자가 되던데 부부간의 사이는 어땠었나요?”


“멋지십니다! 그런 격언이 있긴 하죠.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주변인들을 탐문해 본 결과 부부 관계는 원만했다고 합니다. 최근에 남편이 잦은 야근 때문에 퇴근이 늦었고, 주말에도 일을 해서 얼굴을 자주 볼 수 없었다고는 합니다만, 1년 전까지만 해도 주말에는 캠핑도 다니면서 행복한 가정생활을 했다고 하네요.”


“아...”


상운이 뭔가 아쉬운 얼굴이 되었다. 그런 상운의 모습에 건호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상운으로서는 회심의 한 수였던 모양이다.


“더 이상 질문이 없으시면 두 번째 사건으로 넘어가 보죠.”


**


작가의말

저는 전문작가는 아닙니다. 몇년전에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피처 삼아 글을 썼던 것이 벌써 쌓이고 쌓여 작가 소리도 가끔 듣곤 합니다. 하하.


처음에 글을 썼을 때는,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그 세상에 빠져 있기에 참 좋았습니다. 집필 결과가 좋든, 그렇지 않든 저에게는 큰 위로였고 만족이었습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연재를 하게 되면서 여기까지 온거죠.


직장을 다니다 보니 글을 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때문에 평소 갈증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래서 퇴사를 하고 새 직장을 구하는 사이에 휴지기를 갖고 좋아하는 일에 투자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를 위한 선물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야 먼 훗날, 이 시간을 돌이킬때 후회가 없을 듯 해서 오랫동안 계획했던 긴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 같습니다. 축복이죠. 물론 그런 축복이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건 아닌것 같습니다. 그 생생한 증거를 저를 통해 보고 계시구요. 하.하.하.


아.. 그리고 불량검사는 완결작입니다. 어려운 시절을 함께 보낸 저의 첫 작품이죠. 문피아에 연재를 하기 위해 퇴고를 거치고 있습니다만, 스토리 수정이나 새롭게 집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퇴고를 하면서 다시 글을 읽다보면 어릴적 써 놓았던 일기장을 보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원최강해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3 차진훈 +1 19.12.29 419 22 11쪽
102 타자기 +3 19.12.28 425 21 12쪽
101 알콩달콩 그러나.. +2 19.12.27 451 23 11쪽
100 거절 +1 19.12.26 455 25 12쪽
99 선약 +1 19.12.25 462 22 11쪽
98 아공간 +1 19.12.24 462 25 11쪽
97 차원신 +1 19.12.23 456 19 11쪽
96 물의 목걸이 +1 19.12.22 446 21 10쪽
95 슈퍼맨 +1 19.12.21 450 23 10쪽
94 대신녀 +2 19.12.20 464 23 10쪽
93 조개잡이 +3 19.12.19 478 22 12쪽
92 나름(?) 기적을 행하다. +1 19.12.18 482 18 11쪽
91 감옥 +1 19.12.17 475 20 10쪽
90 엘프 +2 19.12.16 532 22 12쪽
89 김지현 +1 19.12.15 548 24 11쪽
88 트릭 +2 19.12.14 541 25 11쪽
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4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3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84 힌트 +1 19.12.10 647 25 11쪽
» 추리쇼 +2 19.12.09 630 33 10쪽
82 쌤쌤 +3 19.12.08 658 26 10쪽
81 날로 먹는 최수연 +2 19.12.07 678 31 10쪽
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2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2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1 34 10쪽
77 알바 천재? +2 19.12.05 770 40 12쪽
76 한예진 +1 19.12.05 782 37 12쪽
75 일상 +3 19.12.04 768 39 10쪽
74 완전범죄 +4 19.12.04 797 4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