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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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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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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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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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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1쪽

김지현

DUMMY

건호가 한 사람을 지목했다.


“본부장님? 설명하시겠습니까?”


모두가 최영철을 바라보자 최영철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손짓을 했다. 하는 김에 네가 다 까발리라는 손짓이었다.


“우리 대한민국 검찰은 그렇게 무능력하지 않습니다. 잘 생각해보시면 많은 사건 중에 이 세 사건을 콕 찝어 이 방송의 주제로 삼을 때부터 그 숨겨진 의도가 있었던 겁니다.”


“그건 우리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말을 하다 만 상운이 처음 스튜디오 촬영을 마치고 건호가 했던 말이 떠올랐는지 최영철을 바라보았다.


“이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검찰은 이미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을 겁니다. 문제는! 이 네 명의 범인들의 인적 관계를 연결할 수 있는 증거가 없었던 거죠.”


건호가 김정훈 피디에게 눈치를 주자 스크린에 비추어지고 있던 화면이 바뀌었다.


“조정균과 A씨 남편이 다정히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네요. 다음 사진?”


“어이쿠야, A씨 남편과 C씨의 여동생이 차를 타고 다정히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습니다.”


건호의 말로는 굉장히 평화로운 장면이 연출 된 것 같았지만 실제 화면 속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무척 조급해 보였다.


“이미 죽어버린 B씨를 제외한 세 명이 서로 접촉을 하기 전까지는 공개적으로 세 사람을 연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경찰에서 이미 압박 조사를 했지만 피해자의 가족으로 위장한 두 사람은 조정균이 준비한대로 훌륭하게 압박을 이겨냈습니다.


경찰로서도 알리바이가 확실한 두 사람을 더 이상 용의선상에 올릴 수가 없었죠. 하여 미제 사건이 되어 우리 최 본부장님의 손에 떨어진 겁니다. 최 본부장님은 이 사건을 풀 수 있는 기가 막힌 계획을 생각해냅니다. 바로 이 방송이죠.


세 사람은 방송을 거절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 거절로 인해 혹시라도 자신들이 의심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접촉을 하게 됩니다. 우리 최 본부장님은 방송이라는 새로운 덧을 놓고 다급해진 용의자들이 걸려들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스크린에 화면이 바뀌었다. 김남수 수사관이 멀리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애석하게도 저에게 저 장면이 딱 잡힌 거죠. 이 멋진 사진을 찍어준 우리 오 탐정님께 박수를 보내주세요.”


건호가 멋지게 샤비트를 소개하자 샤비트가 일어나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건호가 추리쇼를 마치자 최영철이 일어나 건호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마저 해주었다.


“저희 경찰과 검찰은 이미 이 세 사건이 교환 살인임을 알았습니다. 그 단서가 된 것은 C씨와 A씨의 남편이 몇 차례 통화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적 관계가 전혀 없었던 두 사람이 아주 짧은 시기에 집중하여 통화를 한 사실을 의심스럽게 생각했지만 A씨는 C씨를 그저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저희는 A씨와 C씨의 주변 인물에 대해서 탐문을 하게 되었고, C씨의 여동생이 일을 했던 유흥주점에서 A씨가 자주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유흥주점이 조정균이 운영하는 곳이었다는 점 때문에 조정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고, 조정균이 살해당했다고 여겨졌던 B씨를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모관계는 단순히 면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형성될 수 없었기에 이들의 관계가 좀더 내밀하다는 점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하여 이렇게 퀴즈쇼를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수사를 해 주신 여러 탐정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칫 미제 사건이 될 뻔했던 살인사건을 훌륭하게 해결해주셨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검찰을 대표해서 여러분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스튜디오 안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촬영이 끝났다. 김성훈 피디는 이 퀴즈쇼를 마지막으로 [하선우의 최강탐정] 시즌 1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했다.


“선우씨! 우리 시즌 2 가는 거죠?”


계약서 대신 인정적 호소를 해왔다.


“그럼요. 내년쯤? 어떠세요?”


“내년은 너무 늦고, 다음 달은 어떠세요?”


건호가 그저 웃기만 할 뿐 대답 없이 스튜디오를 나가자 김정훈 피디가 입맛을 다셨다.


“아.. 국장님께서 닦달을 하실텐데 큰일이네.”


김정훈이 입맛을 다시면서도 입꼬리를 올렸다. 최소 5~6회분 분량은 충분히 뽑았다. 어리버리한 상운 덕분에 예능적 요소도 충분히 가미되었고, 감독판으로 1회 정도를 덧붙인다면 이번 시즌은 총 15회 정도가 될 것 같았다.


“뭐, 이 정도면 됐지. 요즘 같은 시대에 시청률 30%가 쉽나?”


**


겨울인가 싶었더니 어느새 이른 봄꽃 소식이 들려오고 있었다. 쇼파에 길게 늘어진 건호가 태식이 가져다 준 홍삼 다린 물을 마시고 있었다.


“이거 좋다. 근데 이런 건 어디서 구하냐?”


“아이고, 형님. 이런 건 제가 알아서 구할테니까 형님께서는 건강이나 잘 챙기세요. 요즘 형님 보면 불안 불안합니다.”


“내가 뭐?”


“전에는 일을 너무 안 하시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무리를 하세요.”


“맨날 놀고 있는데 무슨 소리야. 예능도 끝났는데 뭐라도 하나 해야 하지 않나?”


일거리를 구걸하는 건호의 표정에 태식이 크게 웃고 말았다.


“생활비는 충분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이번 드라마 끝나면 좀 쉬세요.”


태식이 적극적으로 건호의 휴식을 권장하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물었다.


“아 참, 형님. 혹시 김지현이라고 기억하세요?”


“김지현? 아.. 그때 그 머리 위로 날단가? 그 예능에 나오는 걸그룹?”


“네, 맞아요. 김지현씨가 형님을 꼭 보고 싶다고 연락처를 묻는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첫 예능 출연이라 긴장한 건호를 곁에서 잘 챙겨줬던 것이 생각났다. 남자 배우와 걸그룹이 사적으로 만나면 100% 스캔들이 나겠지만 건호에게 그런 스캔들을 방지할 방법이 있었다.


“알려줘. 혹시 알아? 지현이가 예능 프로에 꽂아 줄지?”


“아이고, 형님. 형님 급이 누가 꽂아서 들어갈 급이에요? 지금이라도..”


태식이 급히 입을 다물었다.


“일거리가 있긴 있구나?”


“일단 쉬세요. 아직 드라마도 안 끝났으니까 다음 일거리는 그 다음에 가져올게요.”


“오케이!”


건호가 흔쾌히 승낙을 하자 태식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쇼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디 가게?”


“대표님께서 제가 형님하고 너무 달라붙어 논다고 스케줄 없을 때는 회사로 나오래요.”


“그래? 그럼 나도 가자.”


“아이고, 형님. 제발 집에서 쉬시라니까요.”


태식이 몸을 일으키려던 건호를 다시금 주저앉게 하더니 불이 나게 현관문을 빠져나갔다. 태식은 왜 건호를 쉬게 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것일까? 그것은 건호의 다리 상태 때문이었다.


“형, 깁스 언제 푼데요?”


지만이 음료수를 마시며 건호 곁에 앉으며 물었다.


“그냥 실금이라.. 3주면 푼다는데?”


“그럼 촬영은 어떻게 해요?”


“액션 씬은 다 찍었으니까 나머지는 부기만 빠지면 깁스 풀고 찍으면 돼.”


“쉬엄쉬엄하세요. 태식이 형 말 들어보니까 안 해도 되는 거 했다면서요?”


“될 줄 알았지.”


“형이 새에요? 하늘을 어떻게 난다고 와이어도 없이 개천을 뛰어넘어요. 완전 어이없다니까!”


“그때는 됐었는데.. 쩝.”


건호가 입맛을 다시며 지만이 들고 있던 물을 뺏어 마셨다.


“민지는 좀 어때?”


“잘 지내요. 학교 공부하면서 공익재단 일을 하느라고 바빠서 덕질을 못하는 게 천추의 한이라고 하긴 하던데..”


“무슨 덕질 씩이나? 내가 누군지 알면서...”


“한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래요. 하여간 내 동생이지만 걔도 좀 이상해요.”


“너 닮았는데 어련하겠어.”


두 남자가 실없는 농을 주고받으며 킬킬거리고 있을 때, 전화가 들어왔다.


“여보세요?”


[오빠! 저 지현이요.]


건호가 쇼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김지현이 울고 있었다.


**


강남의 모 식당.


개별 룸이 있어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된다는 그럴듯한 식당에서 김지현이 샤비트의 눈치를 보며 말을 머뭇거리고 있었다.


“괜찮아. 입이 천근보다 더 무거운 사람이니까 걱정말고 얘기해도 돼.”


그러나 김지현은 말 대신 가방에서 큰 봉투 하나를 꺼내 놓았다. 건호가 그 안을 열어보니 사진 몇 장과 피가 잔뜩 묻은 칼 한 자루가 들어있었다. 사진을 힐끗 살피던 건호가 대충 이해가 되었는지 입을 열었다.


“일단 마음을 편하게 하고 밥이나 먹자. 여기 엄청 비싼 곳이야. 밥 안 먹고 그냥 가면 나 속 쓰려 죽어.”


건호의 농담에 김지현도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옅게 웃었다.


“그래, 그렇게 웃어. 네 얘기는 좀 더 안전한 곳에 가서 하도록 하고.”


식사를 했다. 나오는 음식마다 모양은 좋았지만 맛은 그저 그랬다. 맛이 없었다기보다는 건호의 취향이 아니었다고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샤비트는 말없이 건호가 남긴 음식까지 싹싹 긁어먹고 있었다.


본의 아니게 먹방을 시연한 샤비트 덕분에 김지현의 표정이 밝아지며 자신의 접시도 샤비트 앞으로 내밀어 주었다.


“너는 좋은 사람이구나. 걱정마라. 내가 다 알아서 해결해주마.”


샤비트에게 음식을 양보하는 사람이란! 좋은 사람이었다. 어쩌다 마계의 마왕이 식탐 가득한 여자가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샤비트에게 지구에서의 생활이란 잘 먹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


지구에서 가장 안전한 곳인 샤비트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세 사람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니까, 사생팬이 널 죽이겠다고 한다고?”


“네, 오빠.”


“그런 문제라면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게 맞지 않나?”


“.... 그렇긴 한데. 그 사람은 경찰에 신고를 해서 해결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앵? 그건 왜?”


“변호사거든요.”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들었다. 그러나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가? 변호사의 특권은 모두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마. 네가 고소만 하면 내가 아는 검사님들을 통해서 문제없이 처리하도록 할게.”


“안돼요. 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 아버지가 문제에요.”


“아버지? 아버지가 왜?”


김지현이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리곤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를 검색하더니 화면 채로 보여주었다.


“대법관?”


김지현이 고개를 주억이더니 절망스러운 뒷말을 덧붙였다.


“고등법원장 출신 대법관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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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5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4 2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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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힌트 +1 19.12.10 648 25 11쪽
83 추리쇼 +2 19.12.09 630 33 10쪽
82 쌤쌤 +3 19.12.08 658 2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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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3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3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2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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