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15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2.05 09:00
조회
782
추천
37
글자
12쪽

한예진

DUMMY

일주일 만에 겨우 찾은 휴식.


아침 식사를 준비한 지만이 건호를 부르기 위해 건호 방에 들어갔다가 흠칫 놀랐다.


“거..건호형”


건호가 멍한 얼굴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형!”


지만이 달려들어 건호를 뒤에서 안았다.


“혀엉...”


어느새 지만이 울고 있었다. 보고 싶었던 얼굴, 가끔 꿈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서글픈 표정을 하고 있는 건호를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메어졌던가.


“완전 똑같지?”


어느새 익살스러운 얼굴을 한 선우가 돌아와 있었다.


“어..어떻게 한 거예요?”


“사람의 얼굴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아주 신기한 물건을 얻었어.”


“진짜요? 진짜?”


지만이 좋아하며 팔짝 뛰었다. 그렇다면 어쩌면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매일같이 살얼음판 같은 이런 삶 말고 이젠 복수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근데.. 오래 유지를 못해.”


“왜요?”


“내 마나가 부족하거든!”


건호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지만이 건호의 팔을 잡았다.


“그럼 그 마나라는 것이 더 많아지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지만의 희망 섞인 물음에 건호가 몸을 돌려 고개를 흔들어 주었다.


“그래도 이 얼굴로 살긴 힘들 거야.”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 얼굴로 돌아올 수 있다면 돌아왔으면 해요. 그래서 옛날처럼 바람난 아저씨 사진이나 찍으면서 그냥 그렇게 우리끼리 재미있게...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왜?”


“네?”


“왜 그렇게 살아야 하냐고.”


“그야...”


지만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거리자 건호가 피식 웃었다.


“불안한 네 마음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나는 다시 강건호로 돌아갈 순 없어. 강건호는 이미 죽었거든.”


건호가 방문을 열고 나가자 지만이 얼어붙은 것처럼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형은 하선우가 아니에요.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형의 모습도 싫구요. 건호형.”


**


대검찰청 특별수사본부.


“이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우리가 무슨...”


귀신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건만 22건이 접수되었다. 의문사가 100건이 넘었다. 전국에서 각종 희한한 사건들만 특수본으로 이첩되었다. 이첩을 원한 적이 없었는데 책상 위에 기록만 쌓이고 있었다.


누군들 흉가, 폐가를 조사하고 싶겠나? 그러니 초동수사도 대충대충이었다. 즉, 처음부터 꼼꼼히 사건을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였다.


최영철은 차성훈과 관련하여 경찰, 검찰 내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마약 조작 사건때야 그저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였지만 피해자인 하선우의 진술이 있었던 이상 그냥 사건을 덮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수사 검사가 두 명 더 보강되어 총 4명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다. 영등포 양식이파, Y엔터는 물론, 경찰, 검사 인사들이 대거 소환되어 철저히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 모든 수사를 총지휘하는 이가 최영철이었다.


최영철은 과거 자신이 조사하던 재벌과 정치인의 유착 증거를 차장검사에게 내놓았다. 사본 하나 남기지 않고 원본 그대로 차장검사에게 바친 후, 이 건을 손에 쥐었다. 차장검사가 보기에는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유력인사들의 약점을 쥔 것이 더 이득인 것처럼 보였지만 최영철이 보기에는 이 사건이 향후 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졌다.


서로 다른 시각 속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은 성공적인 딜이었다.


특수본에서 최영철마저 빠져나가자 홀로 남게 된 선영은 말도 되지 않는 사건들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김 수사관님!”


“네, 검사님.”


“이거 다 돌려보내세요.”


“총장님 지시랍니다. 예능팀과도 협의를 하고 있다고 하구요.”


“우리가 해병대예요? 귀신을 어떻게 잡아요?”


“그래도, 예능 소재로는 더 없을 것이라며 총장님께서 특별히 지시를 하셨다고 하는데...”


“어휴...”


“가까운 곳부터 하나만 해보시죠. 의외로 성과가 있을지도 모를 일 아닙니까?”


김남수의 말에 선영이 손에 잡히는 대로 기록을 펼쳐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기록을 내려놓았다.


“그런데요. 하 탐정님이 이런 사건을 수사하려고 할까요?”


박소현의 뜬금없는 물음에 선영의 말문이 막혔다. 선영이 살피던 기록 몇 권을 가방에 챙겨 넣었다.


“저 퇴근해요.”


“내일 뵙겠습니다.”


김남수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인사를 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선영이 대검 특수본에 완전히 적응을 한 모양이었다.


**


“할만하냐?”


“선배님!”


박상운이 건호에게 달려와 꾸벅 인사를 했다.


“꽤 잘하더라.”


방송된 촬영분을 시청한 건호가 박상운의 연기를 칭찬하자 박상운이 몸을 꼬았다.


“갑자기 배역이 바뀌어서 준비를 제대로 못했어요.”


“그런 것치고는 훌륭하던데?”


“흐흐.. 감사합니당.”


박상운이 코 먹은 소리를 내며 아양을 떨었다. 5회차 촬영분에 처음으로 왕과 대면을 하게 된 건호가 박상운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던 왕궁 세트 촬영장에 모습을 보였다.


“내 활, 잘 피해라. 5회 만에 죽지 말고!”


“하하.. 선배님 활은 내금위장이 잘 막아줄 겁니다.”


“네 목숨은 네가 지켜야지.”


실없는 농담을 하며 커피를 탄 건호가 박상운에게 하나를 내밀었다. 박상운이 황공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받아들자 건호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웠다.”


“에이, 전화로 몇 번이나 말씀하셨잖아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선배님이 추천해주신 덕분에 왕도 해보는데요.”


“그건 그거고.. 일이 연달아 일어나서 직접 고맙다는 말을 못했어.”


“걱정 많이했습니다. 문병을 갔었는데 밖에서 들여 보내주질 않아서 그냥 돌아왔지 뭐에요.”


“그랬어? 전혀 모르고 있었네. 미안하다. 요즘 소속사에서 부쩍 과보호를 하고 있어서 말이야. 욕을 많이 먹고 있어.”


“그럴 만도 하죠. 저라면... 어휴..”


박상운이 진저리를 치자 건호가 웃으며 박상운의 목에 팔을 걸곤 세트장 안으로 들어갔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배역이 바뀐 뒤 처음으로 합을 맞추는 씬이었다. 건호의 연기를 살피던 민정욱은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하였다. 건호의 연기가 긴 호흡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몇 번 NG가 났지만 건호는 박상운의 감정이 충분히 끓어오르도록 시간을 주었다.


박상운의 감정이 충분히 끓어 올랐다는 판단이 들자 건호의 연기가 확 바뀌었다. 팽팽한 대립!


“전하의 심장에 이 검이 박히는 날! 저의 심장을 전하께 내어드리겠습니다.”


건호의 차가운 대사를 끝으로 두 사람의 연기가 끝났다.


“후아...”


박상운이 자신의 감정을 추리지 못하고 긴 숨을 내쉬었다.


“잘했다. 상운아.”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배님.”


박상운이 예를 갖춰 인사를 했지만 날카로운 맛이 살아 있었다. 아직 감정을 지우지 못한 것이었다.


“천천히 호흡을 하면서 즐거웠던 일을 떠올려봐. 그럼 날카로운 감정이 조금씩 사그라들거야.”


“네, 선배님.”


박상운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자리를 피했다. 그 사이 민정욱 피디가 건호 곁으로 다가와 엄지손가락을 슬며시 올려주었다.


“선우씨는 정말 대단해요. 상운씨의 감정을 저렇게까지 끌어낸 배우를 본 적이 없거든요.”


“원래 잘하는 녀석입니다. 주눅이 들어 자신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해서 그렇지 조금만 더 경험이 쌓이면 저 같은 건 비교도 안될 만큼 빛나는 녀석입니다.”


“상운씨를 정말 예뻐하시나봐요. 같은 소속사도 아닌데..”


“인성이 좋잖아요.”


건호가 웃으며 촬영장을 빠져나갔다. 민정욱 피디가 웃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경험한 배우중에 인성이 가장 좋은 이가 하선우였다. 그런 하선우가 인성으로 다른 이를 칭찬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건호가 오랜시간 대기를 하였다. 그 사이 박상운의 촬영은 계속되었다. NG가 나면 박상운은 어김없이 건호에게 달려와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그러면 결과는 월등히 좋아졌다. 건호로서는 귀찮을 법도 했건만 성심성의껏 연기를 지도해 주었다.


말로 설명이 안 될 때는 직접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민정욱이 입맛을 다셨다.


‘왕을 시켰어야돼! 그랬으면 이 드라마 시청률은 40%가 넘었을 거야.’


현재 시청률 24%! 동시간대 1위를 달리며 성공한 드라마라고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민정욱 피디의 욕심은 대기권을 꿇고 있었다.


**


늦은 저녁. 지만이 내일 오후 촬영인 관계로 시간이 여유로워진 건호에게 맥주를 제안하였다. 건호도 흔쾌히 식탁에 앉았다. 둘 다 술을 즐겨 하지 않는 편이라 과자 안주에 맥주 두캔이 전부인 소소한 술자리였다.


“예진이 누나요. 예뻤어요?”


지만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 과거에도 묻고 싶었지만 예진이라는 두 글자에 워낙 민감한 건호였기에 물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다가 이제는 물어야 할 때가 된 듯하여 용기를 낸 것이었다.


“예뻤냐고? 흐음.. 솔직히 선영이나 혜수만큼 예쁘지는 않아.”


“그럼 몸매가 기가 막혔나봐요.”


“아니 그냥 평범했는데?”


“그래요? 그럼 어쩌다가 좋아하게 되신 거예요?”


“흐음.. 한 눈에 반했다고나 할까? 흐흐”


건호가 낮게 웃었다. 궁금해졌다. 솔직히 과거의 건호도 선우 못지않게 잘생긴 남자였다. 그렇기에 예진이라는 여자도 무척 미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우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나오자 자못 궁금해진 것이다.


“뭐에 반한건데요?”


“흐음.. 우린 둘 다 고아였어. 나는 고아원에서 생활한 고아였고, 예진이는 친척집에서 자란 고아였지. 예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게에서 내가 배달 일을 하게 되었어. 그때였지. 한눈에 반한게..”


“아... 그럼 서로 고아인걸 알고 끌린 거예요?”


“아니, 20살이 될 때까지도 서로에게 고아라는 말을 하지 못했어. 상대가 날 이상하게 볼까봐. 20살에 처음으로 술을 마시고 얼떨결에 내가 고백을 했어. 아차 싶었지. 그랬는데 예진이도 자신이 고아라고 하더라고..”


“그럼 무엇에 반한 거예요?”


“내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을 때, 주문을 하던 꼬마가 있었거든? 햄버거 가게였는데 셋이 와서 가장 싼 햄버거를 하나 시키더라고.. 큰 애가 초등학교 사오학년? 그쯤 되었던 것 같아. 햄버거 하나를 받아서 동생들에게 반으로 나눠주고 그걸 보고만 있는 거야.”


“.....아..”


지만의 눈이 빨개졌다. 그 아이의 마음은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기에..


“그때, 예진이가 햄버거 두 개하고 물 세잔을 들고 그 테이블로 가더라. 그러곤 그러는 거야. [서비습니다.] 동생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 같았는데 큰 애는 거절을 하더라. 자기는 거지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예진이가 그러더라, [손님, 저는 손님을 손님으로 대접하는 거지 거지로 동정하는 게 아니에요. 이 햄버거는 매장에서 꼬마 손님들께 주는 서비스이고, 당신은 손님이니까 우리 매장의 서비스를 거절할 자격이 있어요. 하지만 옆에 계시는 두분도 저희 매장의 손님이시니 잘 상의해서 결정하세요.]고 하니까 큰 애가 한동안 예진이를 바라보더니 햄버거를 받아들더라.


예진이 그 아이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돌아서며 웃는데 그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운 거야. 홀딱 반하고 말았지.”


“아.. 나라도.. 나라도 반했을 것 같아요.”


“이놈아, 내가 먼저 찜했어! 눈도 돌리지마!”


“하여간, 형도 참. 어쨌든 형은 예진이 누나의 마음씨에 반한 거군요?”


“아니, 내가 대시했다가 처음 거절당한 여자이기도 했지. 1년간 쫓아다녔다니까?”


“오올...”


“뭐라고 말하긴 어렵네. 내가 예진이를 사랑한 이유! 하지만 처음 보고 알았어. 나는 이 여자 없이는 못 살겠구나.. 하고..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한 거냐?”


“아니요. 그냥.. 형은 어떤 여자랑 결혼하게 될까? 생각해 봤는데 상상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히히”


“자식, 실 없기는... 너나 연애 좀 해. 맨날 집에 박혀서 뭐하고 있는 거야?”


“나름 열일? 흐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차원최강해결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3 차진훈 +1 19.12.29 419 22 11쪽
102 타자기 +3 19.12.28 425 21 12쪽
101 알콩달콩 그러나.. +2 19.12.27 452 23 11쪽
100 거절 +1 19.12.26 455 25 12쪽
99 선약 +1 19.12.25 462 22 11쪽
98 아공간 +1 19.12.24 462 25 11쪽
97 차원신 +1 19.12.23 456 19 11쪽
96 물의 목걸이 +1 19.12.22 446 21 10쪽
95 슈퍼맨 +1 19.12.21 450 23 10쪽
94 대신녀 +2 19.12.20 464 23 10쪽
93 조개잡이 +3 19.12.19 478 22 12쪽
92 나름(?) 기적을 행하다. +1 19.12.18 482 18 11쪽
91 감옥 +1 19.12.17 475 20 10쪽
90 엘프 +2 19.12.16 532 22 12쪽
89 김지현 +1 19.12.15 548 24 11쪽
88 트릭 +2 19.12.14 541 25 11쪽
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4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3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84 힌트 +1 19.12.10 648 25 11쪽
83 추리쇼 +2 19.12.09 630 33 10쪽
82 쌤쌤 +3 19.12.08 658 26 10쪽
81 날로 먹는 최수연 +2 19.12.07 678 31 10쪽
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3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2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2 34 10쪽
77 알바 천재? +2 19.12.05 770 40 12쪽
» 한예진 +1 19.12.05 783 37 12쪽
75 일상 +3 19.12.04 768 39 10쪽
74 완전범죄 +4 19.12.04 797 4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