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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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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99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2.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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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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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글자
10쪽

감옥

DUMMY

“문득 궁금한 게 하나 생각났습니다.”


“뭔가? 말해보게. 내가 아는 것이라면 다 대답해 줄테니”


“처음부터 도시 안에다 포탈을 열었으면 되지 않았을까요? 그럼 하루 종일 힘들게 걸을 이유도 없었고...”


“아, 그렇군. 처음부터 말하지 그랬나!”


살룬은 생각보다 뻔뻔한 성격이었다.


“그랬다면 이렇게 감옥에 갇히는 일도 없었을 것 같고 말이죠.”


“자네의 임기응변은 아주 좋았네. 역시 내가 영혼 보는 눈 하나는 기가 막히다니까!”


그랬다. 건호가 선택한 방법은 문지기를 두드려 패 감옥에 갇히는 것이었다. 다소 과격한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물론 문지기들에게 집단으로 구타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지만 그럭 저럭 맞아 줄만 하였다.


감옥에 갇힌 건호는 당당하게 물을 요구했다. 그러자 옥지기들이 미친놈을 보듯 건호를 바라보곤 그냥 돌아가 버렸다.


“옥지기들마저 잘생기면 어쩌자는 거야.”


“자괴하지 말게. 자네 얼굴도 그럭저럭 봐줄만 하니.”


“잘생긴 얼굴이거든요? 지구에서는.. 아니, 대한민국에서는 꽤 먹히는 얼굴이라구요.”


“알았네, 알았어. 그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지 않나? 어차피 자네 몸도 아닌데...”


“아.. 그런가?”


건호가 문지기들에게 얻어맞은 부위가 쑤셔 오는지 마사지를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칸칸이 방으로 되어있는 감옥이었기에 옆방에 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전면이 철창으로 되어있어 옆방에 있는 이와 말을 할 순 있을 것 같았다.


“저기요? 저기.. 옆 방에 계신 분?”


인기척이 있었다. 하여 건호가 철창에 얼굴을 밀착하고 옆방에 있을 엘프에게 말을 걸어 보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저기요?”


침묵만이 가득한 감옥! 철창을 잡고 흔들어 보았다. 꽤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었지만 마나를 이용한다면 뜯지 못할 것 같지는 않았다.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오자 건호가 얼른 뒤로 물러나 얌전히 앉았다. 잠시 후 건호를 가두었던 옥지기가 얼굴을 보였다.


“이방인, 식사를 할 것인가?”


“그럼요. 2인분 주십시오.”


“식사는 A코스부터 D코스까지 있다.”


“제일 좋은걸로 주십시오.”


“A코스는 1인분에 5골드다.”


머리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긴 감옥이다. 감옥에서는 고문을 할 지언정 밥은 무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것은 어느 세상, 어느 차원이든 불문율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감옥에서는 돈을 받고 밥을 판단다. 그렇다면?


“돈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굶겠지.”


옥지기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럼 저는 굶어 죽는 겁니까?”


“돈이 없는 모양이군.”


옥지기가 건호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건호의 등에 매어진 가방을 유심히 살폈다.


“그 가방을 내게 준다면 D코스라도 가져다주지.”


건호가 잠시 망설이는 사이 귓가에서 살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꼭 2인분을 달라고 해야 하네.”


“끄응.. A코스 3인분을 준다면 거래를 하겠습니다.”


옥지기가 창살 안으로 손을 내밀었다. 건호가 가방을 벗어 지퍼를 열어주는 등 옵션을 설명하자 옥지기의 고개가 끄덕여 졌다.


“기다려라.”


옥지기가 떠나자 건호가 입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이렇게 먹는다 치고 다음부터는 어떻게 할 겁니까?”


“하하. 걱정말게. 우리는 그 전에 탈옥을 해야 하니!”


“탈옥요? 왜요?”


“우리가 여기서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지 않나? 그러니 당연히 탈옥을 해야겠지?”


“탈옥을 하면 의뢰를 성공시킬 방법은 있습니까?”


“식사를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게.”


“생각도 제가 해야 되는 거군요.”


“당연하지, 나는 이 차원에 관여를 해서는..”


“네네.. 차라리 그냥 사무소에 계시지 그러셨습니까?”


건호가 감옥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경찰서 유치장보다 훨씬 형편없는 감옥이었다. 이불은 고사하고 바닥이 차고 딱딱해서 금세 등이 베었다. 옥지기가 감옥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빵 세 덩이와 물 세잔을 내밀었다.


“이게 A코습니까?”


“그렇다. 이방인.”


“그럼 D코스는 뭡니까?”


“빵 반덩이다.”


“크응..”


건호가 빈 가방을 내밀자 옥지기가 가방을 받아들더니 음식을 내밀었다.


“1인분은 옆방에 계신 분께 주십시오.”


“옆방에? 아는 이인가?”


“아뇨. 이제부터 알아볼 생각입니다.”


옥지기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옥문을 닫고 나갔다. 빵은 딱딱했고 물은 깨끗하지 않았다. 그러나 살룬은 그것조차 맛있게 먹어 치우곤 건호가 남긴 빵과 물에 욕심을 내었다.


“그거 안 먹을 건가?”


“아껴 먹으려고 남겨둔 겁니다.”


“크응..”


살룬이 용건이 끝났는지 다시 벌이 되어 건호의 귓속으로 들어갔다. 건호가 가부좌를 틀더니 눈을 감고 천마심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주위에 떠돌던 마나가 건호 몸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길을 따라 온몸을 헤집기 시작했다.


살룬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 세상의 마나는 지구에 비해 100배, 아니 1000배쯤 그 농도가 짙었다. 숨만 쉬어도 마나가 느껴질 정도로 마나 천국인 세상이었다. 그간 3성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던 건호의 심법이 금세 4성이 되었다.


마나가 뒤를 받쳐주니 심법의 성취가 쭉쭉 올라오고 있었다. 해가 졌다. 그 사이 옥지기가 건호를 찾았다. 옥지기의 등에는 건호의 가방이 매어져 있었다. 옥지기는 이방인이 가진 모든 것을 탐내고 있었다.


돈이 없는 이방인을 꼬셔 이방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을 욕심으로 다시 이방인을찾았지만 이방인은 눈을 감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옥지기가 아쉬운 마음에 여러 번 뒤를 돌아보며 감옥을 나갔다.


달이 하늘 높은 곳에 떴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해가 떠 올랐지만 건호의 눈은 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살룬은 심심했다. 오오테르 평원에서 건호가 보여주었던 역동적인 움직임에 보고 이번 의뢰에서도 그런 즐거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건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수련만 하고 있었다. 살룬이 보기에 지금 건호의 능력이라면 저 어설픈 감옥문을 충분히 부수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건호는 그러지 않았다.


“이보게..”


살룬이 조심히 건호를 불러보았지만 건호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크음.. 이보게? 아침이 되었는데 밥을 먹어야 하지 않겠나?”


건호가 눈을 떴다. 수련을 방해당했는지 아미가 찌푸려졌다.


“마계 출신들은 식탐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샤비트도 엄청 많이 먹거든요. 그런데 살룬 부소장님도 먹는 걸 엄청 좋아하시네요.”


“내가 많이 먹는 것과 샤비트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러나?”


“마계 제 1 마왕이셨다면서요?”


“누가 그런 말을 하던가?”


“소장님이요!”


당연히 샤비트라고 생각하고 샤비트에게 마계의 비밀을 누설한 죄를 물으려 했던 살룬의 입이 굳게 다물어졌다.


“나는 이미 신이 되었네. 먹지 않아도 살아 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네. 샤비트와 같은 물질계의 존재와는 차원이 다르지.”


“샤비트가 많이 먹기는 합니다. 저는 살룬님께서 샤비트를 제게 보낸 이유가 샤비트의 식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하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지 뭡니까?”


건호가 현실을 비꼬자 살룬이 현신을 하였다.


“크음.. 나는 그런 쪼잔한 존재가 아닐세.”


“그럼, 돈 좀 주십시오. 식사를 구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이곳을 나가면 그만 아닌가?”


“이곳을 나간다고 하여 돈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죠. 특히 물이 귀해 저렇게 뿌연 흙탕물도 5골드씩이나 받아먹는 세상에서는요.”


살룬이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하다가 허공에 손을 휘집었다. 그러자 누런빛을 내는 금화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충분한가?”


건호가 대답 대신 살룬을 뻔히 바라보았다.


“또 왜?”


“그거 어떻게 한 겁니까?”


“뭘 말인가?”


“방금 어디선가 이 금화를 꺼내지 않으셨습니까?”


살룬이 살짝 당황한 눈빛이 되었다. 건호가 씨익 웃었다.


“이 사건 의뢰비로 뭘 받아야 할지 생각이 났습니다.”


**


건호가 옥지기를 불러 A코스 3인분을 주문했다. 금화를 내놓자 옥지기가 이를 받아 들고 음식을 들고 왔다. 정말 맛이 없는 빵이었지만 살룬에게는 꿀과 같은 음식인 모양이었다.


“지구에 가면 돼지갈비를 무한정 드실 수 있게 대접할게요.”


허겁지겁 빵을 입안으로 몰아넣는 살룬이 살짝 불쌍해진 건호가 의미 없는 제안을 하였다. 그러자 살룬이 반색을 하며 좋아했다.


“정말인가? 자네, 나랑 약속한 것일세.”


건호의 머릿속에 사람 좋게 생긴 무한 리필 돼지갈비 사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에이, 몰라! 망하기야 하겠어?”



건호의 몫까지 빵을 해치운 살룬이 다시금 벌이 되어 건호의 귓속으로 파고들었고, 건호도 가부좌를 틀며 눈을 감았다. 그때, 옆방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고맙소.”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호리호리한 엘프의 목소리에서 나올 법한 목소리가 아니었지만 그 목소리 역시 그 나름의 멋이 있었다.


“음식은 입에 맞습니까?”


“그럴 리 있겠소? 살기 위해 먹는 것이지.”


“하긴.. 그렇죠.”


“이방인이라고 들었소.”


“네, 인간입니다.”


“인간? 이 대륙에 인간이 있었나?”


옆방에서 침묵이 흘렀다.


“이 대륙의 인간은 아닙니다.”


“그렇군. 당신이 사는 대륙도 살기 힘드오?”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지옥에는 왜 온 것이오?”


“...제가 오고 싶어 왔겠습니까?”


“하긴, 제 발로 왔다면 미친놈이겠지.”


건호가 뒷 속에 있을 살룬에게 눈을 흘겨주곤 본격적인 용건을 꺼내 놓았다.


“알고 싶은 게 있습니다.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음식값을 하라는 말이군. 좋소. 말해주지. 뭘 알고 싶은 거요?”


“어쩌다 이 대륙이 이 모양이 된 겁니까?”


“3년 전, 가뭄이 들었소. 아주 내리지 않은 것은 아니고 평소보다 비가 조금 모자란 정도였소. 곡식이 자랄 시기였기에 우리는 신전에 찾아가 비를 내려달라 기도를 했소. 신은 응답하였고 우리에게 목걸이를 내려주었소. 대신녀께서 각지를 돌며 비를 내리는 기적을 행하셨소.”


“아주 해피엔딩이네요.”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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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나름(?) 기적을 행하다. +1 19.12.18 481 18 11쪽
» 감옥 +1 19.12.17 475 20 10쪽
90 엘프 +2 19.12.16 532 22 12쪽
89 김지현 +1 19.12.15 548 24 11쪽
88 트릭 +2 19.12.14 541 25 11쪽
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4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3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84 힌트 +1 19.12.10 647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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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쌤쌤 +3 19.12.08 657 2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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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2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2 3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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