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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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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704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2.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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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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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1쪽

나름(?) 기적을 행하다.

DUMMY

“그런데 그 다음 해에는 더 오랜 기간동안 가뭄이 들었소. 우리는 대신전을 찾아 대신녀님께 비를 청원하였소. 그러나 대신녀께서 이를 거절하셨소. 기적을 행하면 행할수록 비는 더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셨소. 그러면서...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소.


그때.. 우리는 대신녀의 말씀을 들어야 했소. 하지만 당장 곡식이 말라가고 있어 앞뒤를 잴 여유가 없었소. 대신관은 대신녀를 탑에 유폐하고 목걸이를 차지하였소. 그리고 이적을 행했지. 대신관은 우리가 신의 기적을 공짜로 받고 있기에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하였소. 하여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들 중 가장 값진 것을 내놓았소. 그제 작년의 일이오.”


“흐음...”


“그리고 올해,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소. 대신녀님의 말씀처럼 우리의 욕심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이오.”


“살기 힘들었겠네요. 그런데 그쪽 분은 왜 감옥에 갇히게 된 거죠?”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목걸이가 있었소. 우리는 대신관에게 비를 내려달라고 청했소. 그런데 대신관은 작년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였소. 우리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았지만 대신관은 우리에게 겨우 먹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내려주었소.”


“비가 아니고, 물요?”


“그렇소. 비가 아니라 물이었소. 더 기가 막힌 것은 오직 이 성에만 비가 온다는 것이오.”


“아.. 물을 무기화했구나.”


“맞소, 대신관은 물을 무기 삼아 우리를 핍박했소. 하여 내가 엘프들을 대표하여 대신관에게 항의를 하였소.”


“오다 보니 마을이 텅 비어 있던데 다른 엘프들은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바닷가 근처에 집을 짓고 살고 있소.”


“바닷물을 마시는 겁니까?”


“하아..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 대륙에서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오직 바다뿐이오.”


“염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까?”


“그런 방법이 있소?”


아무래도 엘프들에게는 해수담수화 기술이 없는 모양이었다.


“저는 내일 탈옥을 할 겁니다. 함께 가겠습니까?”


“그것은 좀 어려울 것 같소.”


“왜요?”


“나는 오늘 오후에 사형이 예정되어 있소.”


건호의 얼굴에 주름이 졌다.


“뭘 하셨길래?”


“대신관을 모욕했다는 죄목이오.”


건호가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입맛을 다셨다. 천마심법이 5성에 올랐다. 건호의 몸을 타고 노는 마나량이 전보다 4배는 많아진 듯했다. 하루 이틀 더 수련을 한다면 6성에 오를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옆에 있는 이가 죽는다고 하니 수련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건호가 손을 들어 주먹을 움켜쥐었다.


쾅!


건호의 주먹이 벽을 때려 돌 하나를 통째로 부숴 버렸다. 그 사이로 눈이 동그래진 엘프의 얼굴이 있었다.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하니 좋네요.”


건호가 방긋 웃었다.


**


“바다가 여기서 먼가요?”


미친 듯이 달리는 건호가 옆에서 같이 달리고 있는 바이젠이라는 이름을 가진 엘프에게 물었다.


“이대로 달리면 이틀이면 도착하오.”


“체력이 좋으시네요.”


비쩍 말라 곧 쓰러질 것 같이 생긴 엘프가 2시간째 달리고 있으면서도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있었다. 물론, 건호와 바이젠을 뒤쫓고 있는 엘프 병사들도 역시 같은 체력을 가지고 있었는지 2시간째 추격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엘프들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오.”


“말 같은 건 없겠죠?”


“말? 말이 무엇이오?”


말이 없는 세상이라! 엘프들이 달리기를 잘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다시 두 시간을 더 달리니 나무들이 말라비틀어져 흉물스럽게 생긴 산이 보였다.


“저 산을 넘어가면 숨을 곳이 있소.”


건호가 뒤를 힐끔거렸다. 엘프 병사들과 자신들과의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아무래도 건호의 달리는 속도가 엘프들에 비해 느린 모양이었다. 건호가 마나량을 체크하곤 바이젠 곁에 달라붙었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건호가 바이젠의 옆구리를 낚아채더니 하늘을 날 듯 달리기 시작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신법을 사용한 것이다. 평지라면 그저 조금 더 빨리 뛰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이런 산비탈이라면 신법은 200%, 아니 300% 이상의 효과를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마나가 좋긴 좋구나!!”


건호가 가파른 산비탈을 붕붕 날아오르자 건호와 500m 남짓 뒤처져 있던 엘프 병사들이 걸음을 멈추고 멍한 얼굴로 건호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산 정상에 이르러 바이젠을 내려준 건호가 뒤를 돌아보았다. 엘프 병사들이 뒤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더 이상 추격은 없을 것 같네요.”


“다..당신은 누구요?”


“인간 강건호라고 합니다.”


“이름을 물은 것이 아니지 않소?”


“당신들을 안타깝게 여긴 신이 보낸 사자라고나 할까요?”


건호가 웃었고, 바이젠이 무릎을 꿇었다.


**


엘프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종족이었다. 정말 이틀을 꼬박 달린 후에야 바닷가가 보이는 언덕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우, 거지 소굴도 이보단 낫겠네”


한여름 휴가철에 해운대 바닷가에 몰린 인파들을 본 적이 있나? 그곳이 물가인지, 시위현장인지 알 수 없는 조밀함! 그곳에 물이 있는지 사람만 있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 지금 딱 그 꼴이었다.


“작은 물고기 한 마리로 온 식구들이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바이젠이 아주 공손하게 대답을 하였다.


“배를 만들 줄 모릅니까?”


“엘프들은 바다에 기대어 사는 종족이 아닙니다. 하여...”


건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바다와 친하지 않으니 해수담수화 같은 기술이 발전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일단 저들을 살려야 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긴 해안가를 따라 수만 명이 운집해 있는 듯 보였다.


“예쁜 거지들이 수만명이라.. 대표가 알았으면 춤이라도 췄겠군.”


건호가 바이젠의 옆구리를 잡고 신법을 펼쳐 언덕을 뛰어 내려갔다. 바이젠도 이제는 익숙한지 크게 놀라지 않고 건호의 손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사람 하나와 엘프 하나가 언덕을 날 듯 뛰어 내려오자 이를 발견한 엘프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바이젠 장로님.”


바이젠을 알아본 엘프들이 모두 바이젠을 반겨주었다. 엘프들이 퉁퉁 부어있었다. 과도한 염분 섭취로 인해 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인체에 칼슘을 부족하게 만들어 신장 이상과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다이어트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생명 유지에 어려움을 야기시킨다는 것이다.


먹은 것도 없이 뚱뚱해진 엘프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흘러나왔다.


“옆에 계신 분은?”


“신의 사도일세.”


순진한 건지, 바이젠의 신뢰도가 높은 것인지, 아니면 신의 사도이길 바라는 마음인 것인지 엘프들이 모두 건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건호가 어색하고 난감한 표정이 되었다.


“자네, 출세했군.”


살룬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비아냥거렸다. 건호의 이마에 혈관이 솟아 올랐지만 귀가 밝기로 전 차원에 소문이 자자한 엘프 앞에서 살룬에게 말을 걸 순 없었다.


“모두 일어나십시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건호가 바이젠에게 눈치를 주자 바이젠이 미리 약속한 대로 엘프들에게 지시를 하였다.


“집에 있는 가장 큰 솥을 가져오게. 다른 이들은 산에서 땔감을 해오고! 어서 서두르게.”


엘프들이 그 이유도 묻지 않고 바이젠의 말을 따랐다.


“인망이 두터우셨던 모양입니다.”


“과찬이십니다. 그저 엘프들은 윗사람에게 순종하는 관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사도님에 비하면 아직 한참 어린 나입니다. 올해로 903년을 살았군요.”


건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바이젠이 나이를 물어 볼까봐 급히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솥을 들고 오니 어서 화구를 만들어보죠.”


건호가 솔선수범하여 커다란 돌들을 날랐다. 바이젠도 건호 곁에서 돌을 들었다. 건호가 사람 몸통만한 돌을 들어 올리자 바이젠이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엘프라면 저런 괴력을 낼 수 없다. 오직 신의 사도만이 이런 기적이 가능한 것이었다.


다른 엘프들도 건호의 괴력에 경이로움을 표했다. 엘프라면 절대 그럴 수 없기에.. 인감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엘프들이었다.


**


커다란 화구가 여럿 만들어지고 그 위에 솥이 올랐다. 가급적 깨끗한 바닷물을 퍼오게 한 후, 손 끝으로 불을 일으켰다. 엘프들에게 다시한번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엘프라면 절대 손끝으로 불을 일으킬 수 없다. 오직 신의 사도만이 그런 이적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엘프들이 공손히 무릎을 꿇고 앉은 채 건호의 이적을 지켜보고 있었다. 바짝 마른 나무에 불이 붙으며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건호의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손날에 마나를 불러일으켜 손가락 굵기의 대나무를 여러 개 잘라내었다. 또 한번 엘프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엘프들이라면 절대 손날로 대나무를 자를 수 없다. 오직 신의 사도만이 그런 이적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건호가 대나무를 자르고 끼우고 맞추며 긴 대롱을 만들었다. 대롱을 받칠 고정대도 만들어 대롱을 그 위에 고정시켰다. 이제 마지막 작업만이 남았다.


건호가 기도하는 심정으로 손끝을 바라보았다.


‘돼라! 제발 되어라!’


건호의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붉게 물들더니 솥뚜껑의 정중앙을 그대로 뚫어버렸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대나무가 들어갈 수 있도록 그 넓이를 넓혔다. 엘프들에게서 또 한번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하 생략) 오직 신의 사도만이 가능한 기적이 또 일어났다. 솥뚜껑 구멍에 대나무 대롱을 잘 끼워 맞춘 건호가 반복작업을 시작하였다.


한 시간 여 동안 솥뚜껑에 구멍 뚫기를 시전하자 마나 소모가 컸는지 건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건호가 철퍼덕 바닥에 앉자 바이젠이 비단 천을 내밀었다.


“땀을 닦으시죠.”


“고맙습니다.”


비단은 물을 잘 흡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손수건으로 쓰기에 최악의 재질이다. 그러나 바이젠 입장에서는 이 비단만큼 귀한 것이 없었기에 가장 귀한 것을 내놓은 것이었다. 건호도 그런 바이젠의 마음을 알았기에 잘 닦이지 않는 비단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 내었다.


“이제 물이 끓기 시작하면 저 대롱을 통해 맑은 물이 저 통으로 떨어질 겁니다.”


건호의 말처럼 솥에서 물이 끓기 시작하자 대나무 대롱을 통해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엘프들과 바이젠이 신기한 눈으로 물이 모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이 어느 정도 모이자 성격 급한 엘프 하나가 바가지를 들어 물을 떠 마셔보았다.


“아...”


엘프가 눈물을 흘렸다. 저 물은 한번 더 끓여줘야 완전히 담수가 되는 것이지만 짜디짠 바닷물을 몇 달째 마시던 엘프에게는 이 물이 최고의 물이었다. 엘프들이 바이젠의 눈치를 보며 너도나도 물맛을 보았다.


“지금 보았다시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바닷물을 먹고 살 수는 없으니 부족하나마 이렇게 물을 마셔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각자의 마을로 돌아가 물을 끓여 먹는 법을 전파하십시오.”


건호의 말에 각자의 마을로 돌아가려던 엘프들의 걸음이 멈춰졌다.


작가의말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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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슈퍼맨 +1 19.12.21 450 23 10쪽
94 대신녀 +2 19.12.20 464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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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감옥 +1 19.12.17 475 20 10쪽
90 엘프 +2 19.12.16 532 22 12쪽
89 김지현 +1 19.12.15 548 24 11쪽
88 트릭 +2 19.12.14 541 25 11쪽
87 62423번 차원 +3 19.12.13 574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3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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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2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1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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