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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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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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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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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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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2423번 차원

DUMMY

차원관리사무소


란드브룸이 심각한 얼굴로 TV를 보다가 노크 소리에 TV 전원을 껐다.


“들어와.”


살룬이 서류철을 들고 들어와 정중히 인사를 했다.


“앉지.”


“네, 소장님.”


살룬이 란드브룸 옆에 앉으며 서류철을 내밀었다. 뚜껑도 열지 않았는데 란드브룸의 얼굴에 주름이 잡혔다. 차원신 치고는 일하는 걸 무척 싫어하는 란드브룸이었다.


“이건 또 뭐야?”


“62423번 차원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또? 이번엔 뭔데?”


“3년째 가뭄으로 벌써 행성인들의 20%가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죽은 이들을 그대로 방치하여 전염병이 돌아 다시 20%가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그랬나? 이런 안타까운 일이..”


들어보니 사정이 매우 안타까웠지만 자신의 일은 아닌 듯 싶어 속으로는 안도하였다.


“신전에서 물을 일으키는 신물을 볼모로 백성들을 수탈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허! 이런 고얀! 신을 모신다는 자들이 어찌 그런 간악한 짓을!!”


“그래서 62423번 차원신께서 소장님께 특별히 부탁을 해왔습니다.”


“내게? 차원신에서 물러나 힘도 없는 내가 무얼 해 줄 수 있다고?”


“건호군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그놈을? 왜?”


“신전에서 물의 목걸이를 빼앗아 백성들에게 돌려줄 것을 의뢰한다고 합니다.”


“의뢰?”


란드브룸의 아미가 좁혀졌다. 의뢰를 하면 응당 의뢰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 의뢰비를 누가 준단 말인가?


“의뢰비는 저희가 지급을 하...”


“안돼! 의뢰는 지네가 하고 의뢰비를 왜 내가 줘야 하는 건데? 그럴 수는 없으니 62423번 차원신에게 내가 거절한다고 말하게.”


란드브룸의 거절에 살룬이 매우 곤란한 얼굴이 되었다.


“왜? 왜 그러는데?”


“지구 차원신에게서 강건호군의 생활이 담긴 영상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뭐?”


“두 분이서 절친이십니다. 지구 차원신께서 62423번 차원신의 부탁을 들어주시는 것으로 지금껏 자신을 괴롭힌 것을 퉁치자고.. 커음.”


방금 전까지 보고 있던 그 영상은 공짜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자신은 미끼에 물린 한 마리 물고기였던 것이다.


“이런 고얀 놈들이!!”


“강건호군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란드브룸이 화를 내려고 하는 찰나 살룬이 아주 적확한 타이밍에 말을 자르고 들어갔다.


“크음.. 뜻 밖이야.”


“무슨 일이 있습니까?”


“생각보다 그 껍데기의 삶이 복잡하여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자신의 힘을 남용하지 않더군.”


“하하하. 그렇습니까? 설마 소장님께서는 건호군이 힘을 가지면 지구 정벌이라도 할 줄 아셨습니까?”


“마왕인 샤비트가 곁에 붙어 있으니 그럴수도 있는 것이지.”


“건호군은 기본적으로 선한 영혼입니다. 그를 조금 더 믿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는 꼬락서니 보고..”


란드브룸도 건호의 생활상을 지켜보며 건호에게 가졌던 일말의 의구심이 사라지는 듯한 인상이었다. 살룬은 더 강하게 건호의 편을 들지 않았다. 너무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는 법! 란드브룸처럼 고집이 센 노신은 스스로 판단하는 것 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살룬이었다.


**


이러려고 운전면허를 딴 것이 아니었다. 지만이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 면허가 없어 아픈 지만에게 운전까지 시킬 수 없었던 건호는 그 다음날 바로 운전면허 시험을 신청하여 일주일만에 면허를 땄다. 따는 김에 원동기면허까지 모두 취득해버렸다.


해결사 일을 할 때는 일이 있을 때마다 차에서 살다시피 하였기에 건호에게 운전이란 거의 습관과 같은 것이었다. 건호가 옆에 예쁘장하게 생긴 젊은 작가를 태운 채 습관과 같은 운전을 하고 있었다.


“운전을 참 잘하시네요.”


다시 말하지만 이러려고 운전면허를 딴 것은 아니었다.


“뭐.. 그렇죠.”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면서 그 트라우마로 차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들었는데 풍문이었나봐요.”


건호가 움찔거렸다. 그 이야기는 하선우의 아주 비밀스러운 사생활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주워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저 드라마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것일까?


“벌써 꽤 되었으니까요.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배웠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데 선우씨는 참 대단해요.”


최수연이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건호도 옅은 미소를 지으며 멋진 스포츠카의 속도를 높였다.


“저와 함께 있고 싶지 않으신가 봐요. 저는 30살도 안되서 죽고 싶지는 않은데..”


“아, 죄송합니다.”


건호가 속도를 조금 늦췄다. 정확히 시속 100km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항의가 들어오니 속도를 시속 10km가량 늦춰주었다. 최수연은 그 속도도 불만이었는지 입을 오물거렸다.


“촬영장까지 오시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렸습니까?”


“네 시간 정도?”


촬영장은 용인에 있다. 촬영장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서울-용인간 고속도로에 접근할 수 있어 강남에 사는 건호는 40분 남짓이면 촬영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서울에 산다는 최수연은 왜 4시간이나 걸렸을까?


“차가 많이 막혔나 봐요.”


“아뇨. 평일이라 한가했어요.”


“아.. 그럼 휴게소?”


“아뇨. 고속도로에 마땅한 휴게소가 없어서 그냥 운전만 했어요.”


이젠 진짜 궁금해졌다. 과연 무슨 이유로 그녀는 4시간 만에 촬영장에 도착했던 것일까?


“집이 어디 십니까?”


“북한산 아래 작은 집이랍니다.”


북한산을 돌아가면 바로 의정부다. 그러니까 서울에 살긴 하는데 서울 북쪽 끝에 살고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4시간은 과했다. 다른 이유가 있어야 했다.


“평소에 속도를 어느 정도로 해 놓고 다니십니까?”


“40? 50?”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여자! 어떻게 운전면허를 딴 것이지?


“고속도로에는 최고 속도도 제한하지만 최저 속도도 제한합니다. 예를 들면, 최고 속도가 시속 100km인 구간에는 적어도 시속 50km 이상으로 달려야 한다는 거죠.”


“알아요. 그래서 속도 제한 없는 국도를 따라 천천히 안전하게 다닌답니다.”


최수연이 환하게 웃었다.


**


2시간 만에 최수연이 지목한 식당에 들어섰다. 시간이 벌써 10시를 넘기고 있었다.


“저는 돈가스 먹겠습니다.”


“저녁에 기름진 식사는 좋지 않아요. 야채 비빔밥 드세요.”


“네..”


건호가 얼른 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최수연의 말에 동의를 해주었다. 그런데 최수연이 주문을 하지 않았다.


“제가 주문할까요?”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고개만 끄덕인다.


“여기요. 야채비빔밥 2인분...”


“저는 돈가스 먹을 거예요.”


“여기요! 야채비빔밥 하나 하구요. 돈가스 하나 주세요.”


건호가 이를 갈며 성공적으로 주문을 마쳤다. 음식이 곧 나왔다. 최수연이 맛있게 돈가스를 씹고 있는 동안 건호는 고추장에 갖가지 나물이 듬뿍 들어간 야채비빔밥을 비비고 있었다. 건호의 손이 바쁘게 움직여지며 비빔밥이 완성되자 숟가락 하나가 그릇으로 쑤욱 들어왔다.


“한 입만!”


최수연이 수줍게 웃었다. 돈가스도 먹고 싶고, 야채비빔밥도 먹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중에 돈가스가 더 많이 유혹을 했기에 자신은 돈가스, 건호는 야채비빔밥을 고르게 하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건호가 웃으며 최수연 쪽으로 그릇을 밀어주었다.


“여기요. 냉모밀도 하나 주세요.”


“여기요. 생선가스도 추가요.”


“여기요..”


“여기요..”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라곤 건호와 최수연 뿐이었다. 건호는 두 시간 동안 최수연이 요구하는 대로 주문을 해주며 최수연의 먹방을 구경해야 했다.


“아.. 배부르당.”


최수연이 귀엽게 웃으며 입가에 묻은 양념을 닦아 내었다. 그러고 보니 최수연은 화장을 하지 않았다. 비비크림 정도만 바른 것인지 얼굴에서 윤이 났지만 화장은 없었다.


‘그냥 한 말이었는데 진짜 이쁜 얼굴이었네.’


예진 이후로 저런 얼굴은 처음 보았다. 요즘은 중학생만 되어도 화장을 하는 시대가 아닌가?


‘나이 29살에 화장기 없는 맨 얼굴이라..’


“속으로 저 욕했죠.”


“아뇨. 얼굴이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 부끄럽게..”


최수연이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이제는 끝나는가! 싶었더니 최수연이 밝게 웃으며 건호의 폐부를 찌르고 들어왔다.


“밥도 적당히 먹었으니 우리 포장마차로 술 마시러 가요.”


**


아침 7시. 건호가 최수연을 침대에 눕히곤 이불을 덮어 주었다.


“잘 자요.”


깔끔하게 작별 인사까지 한 건호가 침실을 나와 거실을 지나치려 할 때 시선을 끄는 낡은 타자기가 있었다. 건호가 테이블 위에 놓인 타자기 옆으로 가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휴대폰을 들어 자신을 찍었다. 그리고 주변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종이에 작은 메모를 남기고 떠났다.


건호가 돌아가고 채 10분도 되지 않아 최수연이 하품을 하며 거실로 나왔다. 타자기 옆에 쓰여진 메모를 보며 피식 웃더니 타자기 앞에 앉았다.


[오래된 타자기가 신기하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불쾌하셨다면 삭제할테니 연락 주세요.]


“연락을 달라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안 남겼다는 말이지!”


탁!탁!탁!


타자기가 경쾌한 마찰음을 내며 글자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


“그래서 한숨도 못 주무신 거예요?”


“엄청난 여자를 봤어. 6인분을 가뿐히 해치우곤 소주 8병과 안주 7개를 간단히 비워냈지.”


“그 작가님이야 밤새 그렇게 먹었다고 치고, 형님은 뭐하셨어요?”


“나? 나는 주문을 했지. 심심할 틈이 없었어. 정말..”


건호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 귀여운 외모 뒤에 엄청난 식욕과 주량을 가지고 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식사를 하자는 말에 민정욱 피디가 슬슬 도망을 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오늘 예능 촬영인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아. 스튜디오 촬영이라.. 참, 다른 팀들은 어떻게 하고 있어?”


“저희는 별도로 촬영을 했어요. 어찌나 귀찮게 굴던지. 쩝! 특히 제임스 오라는 탐정은 아주 질리게 쫓아 다니더라구요. 어제 촬영장도 왔었는데 못 보셨죠?”


“나야 촬영을 했으니까!”


“그 양반이 형님더러 연기 잘한다고 헐리웃에 가보래요.”


“고맙다고 전해줘.”


건호가 웃으며 녹즙을 마시는 사이 촬영장에 도착했다. 이미 다른 팀들은 모두 도착을 했는지 주차장에 차량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그 사이에 상운의 벤도 보였다.


오늘도 여전히 건호가 스태프들 하나 하나에게 인사를 하며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십니까?”


건호의 인사에 패널들이 인사를 해주었다. 특히 박상운이 쪼르르 달려와 헤벌쭉 웃었다.


“선배님, 다 풀었습니다. 아자자!”


어지간히 기쁜 모양이다. 이런, 저런 일정들이 많았을 텐데도 이 예능 때문에 잠을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우, 대단한데?”


“힌트가 있어서 좀 빨리 풀긴 했지만 힌트가 없었어도 풀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트릭을 풀고나니까 아무것도 아닌 사건인 거 있죠.”


상운이 의기양양한 얼굴이 되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큐 사인이 들어오자 건호가 진행을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로써 세 번째 뵙는 거죠? 지난 시간 동안 수사는 잘 진행 되셨습니까?”


한결같이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박 탐정 팀! 비밀을 다 푸셨다구요?”


“네. 완전히 풀었습니다.”


상운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건호가 엄지손가락을 들며 웃어주곤 시선을 최영철에게로 돌렸다.


“커음, 우리는 대한민국의 검찰입니다. 이 정도 사건은 진작에...”


“힌트도 제대로 이해 못한 인간이...”


샤비트가 최영철의 가슴을 찌르는 혼잣말을 너무나 크게 하고 말았다. 주변에서 폭소가 일었다.


“자자, 그럼 각 팀에서 어떻게 수사를 했는지 그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까 그것부터 보고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요?”


건호의 말에 빔에서 쏘아낸 영상이 스크린에 비춰졌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박 탐정 팀의 수사 일지였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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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79 시즈(靜)
    작성일
    19.12.13 09:43
    No. 1

    최작가 민폐녀네요. 왕복 2차선 국도에서 40~50Km/h로 다니면 뒤에 차들이 얼마나 밀릴지 생각도 못하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7 빈배4
    작성일
    19.12.13 10:27
    No. 2

    사고유발차량이죠. 자기도 모르는 새에 여럿 골로 보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택시를 타야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물물방울
    작성일
    20.01.18 05:25
    No. 3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러려니하고 읽어야지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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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물의 목걸이 +1 19.12.22 446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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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나름(?) 기적을 행하다. +1 19.12.18 482 18 11쪽
91 감옥 +1 19.12.17 475 20 10쪽
90 엘프 +2 19.12.16 533 22 12쪽
89 김지현 +1 19.12.15 548 24 11쪽
88 트릭 +2 19.12.14 542 25 11쪽
» 62423번 차원 +3 19.12.13 575 28 12쪽
86 최수연 등장 +2 19.12.12 594 28 10쪽
85 참선 속 깨달음 +2 19.12.11 643 25 11쪽
84 힌트 +1 19.12.10 648 25 11쪽
83 추리쇼 +2 19.12.09 630 33 10쪽
82 쌤쌤 +3 19.12.08 658 26 10쪽
81 날로 먹는 최수연 +2 19.12.07 678 31 10쪽
80 막장의 서막 +1 19.12.07 643 28 10쪽
79 도에 지나치셨습니다. +1 19.12.06 733 33 11쪽
78 의뢰(?) +1 19.12.06 712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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