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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비

Lost part

웹소설 > 자유연재 > SF, 로맨스

연꽃나비
작품등록일 :
2015.05.31 18:10
최근연재일 :
2015.07.03 15:4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314
추천수 :
0
글자수 :
143,332

작성
15.06.15 13:15
조회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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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Part 1-13 막을 수 없는 것

DUMMY

아침이 되면 사람들의 활동이 시작된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찡그리는 눈동자, 이불 속에 몸을 맡기는 자, 불굴의 의지로 일어나는 자, 도저히 잡을 수 없는 휴식을 애타게 그리워하며 움직인다.

학생은 다가오는 버스를 보며 정거장으로 뛰어가고 직장인은 기차를 잡기위해 발을 동동구르며 계단을 내려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아침을 맞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서 서두른다. 시계의 세계에서 정확한 초침처럼 모임의 구성원들은 사회의 초침이 되어 제 시간에 맞추기 위해 달려간다.

째각째각. 달리고, 서두르고, 패달을 밟고, 호흡을 가쁘게 몰아쉬고.

시간을 잡아라. 시간을 쫒아라.

버스를 보며 뛰어가는 학생이 말한다.


“누구를 위한 삶인가?”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눌려있는 회사원이 말한다.


“무엇을 위한 삶인가?”


차량안에 타고있던 사람들이 음침한 목소리로 동시에 말한다.


“이 굴레에서는 모두 기계가 된다네.”


아침에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우리는 오늘도 규율 속에서 살아가네.”


“우리는 오늘도 소모를 위한 하루를 버텨가네.”


그는 눈을 떳다. 따사로운 햇빛이 창가를 통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어제 저녁, 갑작스런 혜원의 행동에 당황하여 집을 나설까도 했지만 충만한 배가 몸을 나른하게 했기 때문인지 자기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혜원을 불렀다.


“혜원씨! 계세요?”


대답은 없었다. 그는 혼자였고 시간은 정오 12시였다.

그에게 더 이상 두통은 없었고 몸은 활기가 넘쳐났다. 거기서 그는 잠시 어제를 회상했는데, 자신에게 돌아온 그 일부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그에게 엄격히 무술을 가르치는 바로 그 장면, 어릴 적에는 불평 많았고 의미를 몰랐던 그 순간들이 지금에 와서는 자신의 살아있는 재산이 되었다. 그는 아버지의 선견지명에 감사하는 동시에 혼란스러웠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무술을 가르치면서 강조한 것, 이 혼란의 모든 핵심인 중요 사항, 그 밖에 전수받은 기술들, 분명히 다른 일면에 감추어져 있었지만 그는 도저히 기억해내지 못했다. 그는 고민에 빠졌다. 기억이 전부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지 못한 것일까? 그렇지않으면 잃어버린 기억은 일부분씩 찾게 되는 걸까? 어디에도 결론을 내릴 수 없었고 어디에도 그가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손목이 허전함을 느꼈다.


“내 차원변동기가!”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소파부터 시작해 티비 뒤편, 탁자, 베란다, 주방, 욕실, 이곳저곳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나 자신의 차원변동기(시계)는 전혀 보이질 않았다. 그는 혹시 몰라 자신의 주머니 전부를 뒤져보고 몸을 수색했지만 역시 없었다. 다행이라면 그녀의 사진이 넣어진 펜던트는 목에 걸려 있었다. 문득 그는 혜원의 방이 생각났는데, 그녀가 그의 시계를 만졌다면 아마도 그 방에 있을 거란 확신도 같이 섞여왔다. 그는 초조한 마음에 그녀의 방문 앞까지 다가왔다. 손잡이에 손을 올렸지만 손잡이를 돌리지는 않고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자신의 행동에 따른 자책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것은 마치 양심이 존재하는 심장에서 쏘아올린 화살이 두뇌를 멈추어 세운 것처럼 갑작스러웠다.


“내가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그는 손잡이에서 손을 떼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녀에 대한 걱정이 말려세웠다. 그는 결국 문 손잡이를 돌렸다. 문이 열렸다.

판도라의 상자는 호기심에서 열렸고 이 판도라의 문은 초조함에서 열린다. 전자는 인간의 모든 악이 나왔지만 희망이 있었고 후자는 이기성이 나왔지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침대 옆에 놓여진 작은 서랍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한 액자가 세워져있었고 그는 앞으로 나아가 그 액자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놀라서 눈을 부릅뜨며 뒷걸음질쳤다. 지상에서 망자의 손이 튀어나오더라도 그렇게까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액자에는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혜원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실비아가 있었다. 그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자신의 눈이 의심되어 계속 눈을 비벼보고 고개를 흔들어보아도 사진 속에는 실비아가 있었다. 그의 머릿속을 꿰뚫고 들어간 장면들... 실비아와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 셀레나... 그리고 셀레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자랑스럽게 여기던 혜원의 모습... 그는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혜원을 만나야만 했다. 그의 눈에 뭔가가 들어왔다.

그는 액자 옆에 놓여진 명함을 집어 들었다. 거기에는 혜원이 일하고 있는 스튜디오의 약도가 그려져있었다.

그는 자기가 찾고있던 것도 잊은 채 귀신에 홀린듯 현관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들은 각자 구성원이 되어 아침을 보낸다. 정오가 되어 그들이 배를 채우기 위해 밖으로 나오더라도 그들의 외침은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울지못하는 어리석은 늑대, 우리는 날지 못하는 가여운 새,

세월을 보낸 지배자는 바람처럼 사라지리

우리는 지상에 숨어 물결처럼 사라지리

염원하는 우리가 진실로 바라온 잎사귀 떠나가네

끝의 숨소리가 당도하지도 않는 경주에

익숙한 투항으로 하루를 버티다가

결국 우리는 심판을 맞는다

원한이 요동치는 부름에도

아무런 발길도 막지못해

결국 우리는 내일을 맞는다.


모든 이가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섰을 때, 한 사내가 그들 사이를 나와 앞으로 나아간다. 그는 차가 오는 건 신경도 쓰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도로를 질주하던 차들도 그 순간에는 멈추어 선다. 모든 이가 그를 보고 외친다.


거기 길을 잃은 너,

우리가 알려줄게.

해가 가라앉는 곳으로 시야를 바꿔.

항상 현명한 자는 3발자국 앞을 내다보지.

다리를 7번 이상 건너지말도록.

사소한 건 신경쓰지마.

그저 3번의 실수가 없기를 바라.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외치겠지.


“스르! 하티! 크디지! 스르! 하티! 크디지! 스르! 하티! 크디지!”



남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그에게 목표는 오로지 혜원이라는 여자를 찾아가는 것 뿐이였다. 명함 뒤에 그려진 작은 약도를 보고 길을 찾아나섰다.

그러다 문득, 사람들이 들뜬 표정으로 어디론가 몰려가는 것이 보였다. 어느 두 여자가 서로 뛰어가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여기에 셀레나가 왔데!”


설레발치는 두 소녀는 한 남자를 멈추어 세웠다. 그는 주변에서 사람들이 점차 한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고 그 표정은 하나같이 뭔가 부푼 기대심을 갖고 있었다. 남자는 혜원을 만나는 것도 중요했지만, 바로 앞에 셀레나를 볼 기회가 있다 생각하니 셀레나에 대한 의문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도 사람들의 물결에 따라 어느 건물로 향했고 다가갈 수록 무언가 우렁찬 기합이 그의 귓가에 차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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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Part 2-10 운명의 여유 15.07.03 94 0 19쪽
24 Part 2-9 우연인가 필연인가 15.07.01 79 0 13쪽
23 Part 2-8 남자의 기억 15.06.29 106 0 14쪽
22 Part 2-7 남자의 정체 15.06.27 67 0 9쪽
21 Part 2-6 추격자와 도망자 15.06.25 105 0 13쪽
20 Part 2-5 선의가 부른 기회 15.06.23 96 0 14쪽
19 Part 2-4 아버지와 아들 15.06.23 67 0 19쪽
18 Part 2-3 차가운 가면 속의 예리함 15.06.21 89 0 15쪽
17 Part 2-2 두 피해자 15.06.19 35 0 20쪽
16 Part 2-1 저항하는 청년 15.06.18 104 0 16쪽
15 Part 1-14 싸움 15.06.16 121 0 12쪽
» Part 1-13 막을 수 없는 것 15.06.15 113 0 7쪽
13 Part 1-12 성대한 플레시가 터지는 곳 15.06.14 64 0 7쪽
12 Part 1-11 호신술로 막을 수 없는 것 15.06.12 94 0 19쪽
11 Part 1-10 한 집의 두 사람 15.06.11 96 0 14쪽
10 Part 1-9 음모자 15.06.10 116 0 9쪽
9 Part 1-8 여자의 선택 15.06.09 65 0 8쪽
8 Part 1-7 여자가 어둠 속을 걸을 때 15.06.08 98 0 14쪽
7 Part 1-6 노래하는 자가 방황하는 자에게 선사한 진로 15.06.07 86 0 7쪽
6 Part 1-5 가수의 역할 15.06.05 130 0 8쪽
5 Part 1-4 Lost hole 15.06.04 88 0 15쪽
4 Part 1-3 변심과 추진 사이 15.06.03 85 0 6쪽
3 Part 1-2 늙은이와 젊은이 15.06.02 92 0 18쪽
2 Part 1-1 버려진 남자 15.06.01 128 0 17쪽
1 Prologue 15.05.31 9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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