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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비

Lost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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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비
작품등록일 :
2015.05.31 18:10
최근연재일 :
2015.07.03 15:4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302
추천수 :
0
글자수 :
143,332

작성
15.06.14 13:04
조회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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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Part 1-12 성대한 플레시가 터지는 곳

DUMMY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분위기에 맞춰 호화스런 커피와 함께 비스킷이 작은 간이 식탁에 놓여 있었다. 검은 양복을 빼입은 남성은 부드러운 시트에 앉은 채 커피향을 즐기며 바깥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는데, 마치 한 개인의 인생에서 다른 사람은 순식간에 지나가듯 바깥은 사람들과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뒤로 빠르게 사라졌다. 아마 그를 포함한 부유한 자들의 시선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이 파노라마 속에 리어카 한 대를 끌고가는 노인들과 놓친 버스의 시간을 잡기 위해 달리는 젊은이들이 비췄다. 같은 도로위, 같은 선상에서의 급격한 빈부의 차이, 그러나 결코 겉치레로 평가할 수 없는 삶들이 이 남자의 관심에는 크게 영향이 없었다. 화려함, 우상과 같은 눈부심은 그에게 이미 생활화된 일상이였고 바쁜 스케줄 속에서 먹는 이 고급스런 비스킷과 커피는 작은 일상의 행복이였다. 그는 이 안에서 뿐만 아니라 도로 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두 개의 차량을 붙여놓은 듯한 거대한 리무진이 거리를 누빌 때면 사람들의 시선은 저절로 이쪽으로 향한다.

가끔 신호등 앞에 이 리무진과 버스가 동일선상에 스게되면 버스 안의 승객들은 눈부신 휘황찬란함에 시선을 뺏기고 만다. 또한 거기서 만약 그가 창문을 열어 젓히고 바깥을 보면 사람들은 그 내부의 모습과 그의 멋스러움에 감탄을 자아내는데, 화려한 인생에 대한 미련과 기풍있는 방탕을 동경하는 눈초리가 그에게 달라붙는다. 그에겐 그것이 아침의 새소리처럼 삶의 일부분이였다.

그가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킬 때, 차 안의 클래식 음악이 끊기고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그가 박수를 두번 치자 박쥐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천천히 몸을 펼치듯 천장에 달려있던 작은 모니터가 내려왔다.


“네, 무슨 일이시죠?”


화면 속의 남자가 정중히 인사하고는 말했다.


“오늘 행사 일정 때문에 전화드렸습니다.”

“안그래도 지금 드라마 회의 끝나고 가는 중입니다.”


남자는 여유있게 커피 한모금을 들이켰다.


“우리 회사 50주년 기념식인데 제가 늦으면 안되겠죠. 매니져, 몇 분 정도면 도착할거 같지?”


앞의 조수석에 있던 매니져가 대답했다.


“한 5분 정도면 됩니다.”

“들었죠? 아직 시작하려면 20분이나 남았지만, 시간은 변덕스러우니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하죠. 잠시 5분간은 저만의 작은 휴식을 취하고 싶으니 이만 끊도록 하겠습니다.”

“아 잠시, 회장님이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십니다.”


그는 커피잔을 내려놓고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일이라면...”


그가 박수 한번을 치자 모니터는 다시 위로 올라가고 대신 그의 귀에 꽂혀있던 이어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는 앞칸과 뒷칸 사이에 칸막이가 형성되면서 그가 앉아있는 뒷자석이 외부로부터 차단되기 시작했다. 매니져가 잠시 할말이 있어 뒤돌아봤지만, 이내 다시 앞을 보았다. 매니져의 표정은 짧지만 강렬하게, 공포로 얼룩져 있었다. 왜인가?

적어도 그 두려움은 한마리의 맹수를 보았을 때의 그것이였다.


어느 백화점 앞 출입구로 향하는 길로에는 화려한 레드 까펫이 깔려 있었다. 또한 거기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인파 속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기자들과 핸드폰을 든 시민들이 추위 속에서도 그 열의를 놓지 않고 있었다. 하얀색의 리무진이 사람들 앞에 등장하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스며나오기 시작했다. 뒷 자석의 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와 손을 흔들자 수 많은 플래시가 터져나온다. 동경과 존경, 관심, 의무감은 반짬임이 되어 그를 더욱 빛나게 했다. 그가 잘 정돈된 붉은 까펫을 디디고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세상 모든 걸 받아들이는 만민의 미소로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인다. 기다리고 있던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경호원 둘이 정확히 5걸음 뒤에서 그의 뒤를 따라온다. 그가 백화점의 회전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자 내부의 거대한 원형 돔 형태의 광장이 펼쳐졌다.

그는 이 원형의 건물에서 소용돌이치는 함성소리에 감격했는데, 밖에서 보여주었던 완벽한 그 미소를 후회할 정도였다. 그가 들어선 이곳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반겨주었다. 레드까

펫은 1층 중앙 홀의 작은 무대까지 이어져 있었고 그 길로를 막아주는 보호선 밖에는 사람들이 줄지어서 그의 모습을 작은 카메라에 담고 손을 격렬하게 앞으로 내민다. 그 뿐만 아니라 2층과 3층 유리난간에서도 사람들이 줄지어 남자를 반긴다. 그가 작은 무대 위에 올라서서 놓여져있던 마이크를 붙잡고 여유롭게 말했다.


“환영합니다, 여러분.”


그의 목소리가 울리자 주위는 쥐죽은듯 조용해졌다.


“오늘 드디어, 우리 샤그리아 컴퍼니가 5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비록 회장님은 몸이 불편하셔서 이 자리에 계시지 않지만, 저 브라이언이 대신하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가 정중히 인사하자 사람들이 박수로 받아주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이 지역의 샤그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있는 우리 백화점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의 바깥쪽에 어떤 관계자의 신호를 보고는 짧게 미소짓고 침착하게 이어말했다.


“그리고 또한,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다시피 여기 이 자리에 오늘 특별한 가수를 초대할 것입니다. 음... 어디보자. 이제 곧 있으면 도착할거 같군요.”


그는 뜸들이며 자기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정확히... 10초를 세겠습니다! 자, 십!”


그 다음부터는 모두 관객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구! 팔! 칠! 육!”


군중의 함성이 하나의 목표에서 거인의 포효가 되어간다.

브라이언은 그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이어받아 희열을 느낀다.


“오! 사! 삼! 이! 일! 제로!!!”

“환영의 인사로 받아주십시요! 셀레나입니다!”


브라이언이 가리키는 문에서 셀레나가 걸어나왔다.

그날, 도시 전체에 있는 사람들이 잠시 뿐이지만, 어떤 폭발음을 들은 것은 우연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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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Part 2-10 운명의 여유 15.07.03 94 0 19쪽
24 Part 2-9 우연인가 필연인가 15.07.01 79 0 13쪽
23 Part 2-8 남자의 기억 15.06.29 106 0 14쪽
22 Part 2-7 남자의 정체 15.06.27 66 0 9쪽
21 Part 2-6 추격자와 도망자 15.06.25 104 0 13쪽
20 Part 2-5 선의가 부른 기회 15.06.23 95 0 14쪽
19 Part 2-4 아버지와 아들 15.06.23 66 0 19쪽
18 Part 2-3 차가운 가면 속의 예리함 15.06.21 89 0 15쪽
17 Part 2-2 두 피해자 15.06.19 34 0 20쪽
16 Part 2-1 저항하는 청년 15.06.18 104 0 16쪽
15 Part 1-14 싸움 15.06.16 121 0 12쪽
14 Part 1-13 막을 수 없는 것 15.06.15 112 0 7쪽
» Part 1-12 성대한 플레시가 터지는 곳 15.06.14 64 0 7쪽
12 Part 1-11 호신술로 막을 수 없는 것 15.06.12 94 0 19쪽
11 Part 1-10 한 집의 두 사람 15.06.11 95 0 14쪽
10 Part 1-9 음모자 15.06.10 116 0 9쪽
9 Part 1-8 여자의 선택 15.06.09 65 0 8쪽
8 Part 1-7 여자가 어둠 속을 걸을 때 15.06.08 97 0 14쪽
7 Part 1-6 노래하는 자가 방황하는 자에게 선사한 진로 15.06.07 86 0 7쪽
6 Part 1-5 가수의 역할 15.06.05 129 0 8쪽
5 Part 1-4 Lost hole 15.06.04 88 0 15쪽
4 Part 1-3 변심과 추진 사이 15.06.03 85 0 6쪽
3 Part 1-2 늙은이와 젊은이 15.06.02 92 0 18쪽
2 Part 1-1 버려진 남자 15.06.01 127 0 17쪽
1 Prologue 15.05.31 9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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