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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나비

Lost part

웹소설 > 자유연재 > SF, 로맨스

연꽃나비
작품등록일 :
2015.05.31 18:10
최근연재일 :
2015.07.03 15:47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2,304
추천수 :
0
글자수 :
143,332

작성
15.05.31 18:22
조회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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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Prologue

DUMMY

한순간에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을까? 빛이 창궐하는 인간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그렇게도 처참히 무너질 수 있는걸까?

내가 사랑하는 그 여인, 실비아가 사라졌다.

이곳의 재앙인 러스트 홀(Lost hole)에 의해서...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이 우주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수 백개의 우주가 존재한다. 그 중에는 우리와 똑같은 삶, 일치하는 문명, 같은 시대적 배경을 가진 곳이 있고, 이와 다르게 완전히 다른 시간적 개념과 종족의 초월성을 가진 자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 세계들 사이에는 각자 서로의 세계를 침범할 수 없다는 하나의 규율이 지배하고 있다. 인간이 가진 고유의 평등이 이 우주 질서에서도 만연히 뿌리박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공간의 균열이 생겨 어느 시공간의 구멍이 형성되는데, 여기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 다른 세계로 전이하게 된다. 한 세계에서는 그 구멍을 보고 ‘러스트 홀’ 이라 칭한다.

하나의 우주 속, 하나의 세계 속에 그리고 하나의 공간 속에 이 세상 모든 행복이 담겨 있었다. 어느 건장한 청년은 어느 풋풋한 여인의 무릎에 누워있다. 지금 그에게는 여느 습한 바람도 산뜻한 봄의 향기에 숙성된 바람처럼 포근하다. 여인은 짖궂게 미소를 띄고 있는 청년의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그의 얼굴을 바라볼 때마다 거울로 비추듯 그녀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알 수 없는 안도감에 그와 동일하게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한 박자 늦은 거울처럼 그녀를 보고 똑같이 웃는다. 그와 그녀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나 궁금한게 있어.” 여인이 물었다.

“뭔데?”

“만약에, 만약에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할거야?”


그는 잠시 뜸들이다 싶더니 허리를 일으켜 그녀의 두 손을 마주잡았다.


“그럴 일은 없어, 실비아.”

“왜?”

“나의 시간과 당신의 시간은 이미 처음 우리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을 때부터 같이 흐르게 된거야. 이제 우리 두 사람의 인생의 태엽은 맞물려있지. 우리는 언제나 같은 시간을 살게 될거야. 그러니 당신이 사라질 일은 없어. 만일 사라진다고 할지라도, 시공간 저 너머 끝까지 당신을 찾아낼꺼야.”


그의 말 한마디가 천사의 꽃잎을 부르듯 그와 그녀 사이에는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몽환의 세계가 만들어졌다. 그와 그녀는 서로의 눈동자에 빠져들어 헤어나오질 못했다. 두 사람의 입술로 인해 꽃에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빛은 막혔지만, 향기는 더욱 짙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들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다.


푸르른 하늘이 그대를 축복하는 날, 경건하지만 들떠있고, 긴장되지만 기쁨에 겨워하고, 몸은 떨고 있지만 입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 그런 날, 인간의 그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장대한 종소리가 전달한다. 사랑에 빠진 자라면 그 소리에 어느 누가 설렘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랴. 치는 건 종인데 떨리는 건 자신의 심장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거룩한 사랑의 행실이 이어지고 주임의 대사는 천국을 향한 안내문이 되고, 두 사람의 입술이 맺어지고, 성대한 종이 울리고, 하늘이 그 종소리의 소식을 받으면 이내 큐피드가 지상에 축복의 가루를 뿌리고, 두 사람이 영원한 사랑의 비단길로 향하는 그 중요한 지점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이제 그가 바라보고 있는 저 문을 통해 신부가 들어올 것이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선녀일까? 천사일까? 아, 무엇이든 감히 그녀를 표현할 길이 없을거야.’


그는 숨을 몰아쉬더니 이마에 흐르는 초조한 땀을 닦으며 미소를 유지했다.


‘여기 모든 사람 앞에서, 사랑이 맺어진 자와 사랑을 기다리는 자들 앞에서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겠지. 아, 그녀의 순백의 옷무새 사이로 비추는 그 순결의 눈매가 나와 마주치면 어떤 기분일까. 오 심장아 안돼. 너무 긴장하면 꿈과 현실 사이에서 미아가 되어버릴거야. 하지만 어쩌겠어. 그녀는 너무나 아름다운 걸. 나에게 그 사람이, 내 인생에 그 여자가 개입한다는 것, 아침의 태양을 보기 전에 그녀의 눈망울을 볼 수 있다는 것, 스산한 달밤에 함께 별을 셀 수 있다는 것, 그녀가 아기같은 모습으로 내 품안에서 잠든다는 것. 이 모든 게 저 문을 통해 시작될꺼야! 저 문을 봐. 성전으로 가는 문은 그 앞에서도 천사들의 합창이 흘러나와. 환상이면 사라지지 말고, 꿈이면 깨지 말아라. 오, 문이 열린다. 긴장하지 말자. 평소대로 하자. 운명이 날 부른다.’


문이 열리고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그와 동시에 지상에서 흉내낸 천국으로 인도하는 연주소리가 장내를 울렸다. 그러나 그것은 금세 멈추었다. 음악은 끊기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주름이 생기고, 문에서 순백대신 흑백이 보이고, 신부대신 어느 남자가 나왔다. 그는 급박한 소식을 알리기 위해 뛰어왔는데, 어찌나 심했는지 그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주변에 있던 기쁨을 쫒아내버리고 초조와 긴장을 불러왔다. 그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이렇게 말했다.


“사라졌습니다. 실비아가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경악했다. 장내에 울린 허파의 구멍 소리가 천사들조차 기겁하게 만들었다. 이 끔찍한 현실을 사람들이 그 부풀어진 눈동자로 받아들이기 전에, 그가 소리쳤다.


“무슨 그런 소리를!”


그는 급하게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어디로 말이에요? 이런 순진한 신랑을 상대로 너무 장난치면 안됩니다. 솔직히 말하세요. 그녀가 시킨 일이죠? 여성의 기분은 때론 어린이의 변덕보다 심해질 때가 있죠. 그래서 제 반응을 보고, 저의 행동을 보고 마음을 다잡거나 저를 시험해보려는 걸 누가 모르는 줄 아십니까? 하하, 그래도 사랑에는 장난이 지나치면 안됩니다. 큐피드는 아직 어려서 믿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실비아! 장난치지 말고 어서 나와. 그 뒤에 있지? 어? 대답해봐. 어? 실비아?”

“그게...”

“아하! 좋아요, 좋아. 이런 짖궂은 여자 같으니라고. 하긴 저도 대지가 떨리는지 심장이 떨리는지도 모를진데, 그녀는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결혼은 꼭 오늘 거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가 원할 때 다시 하도록 하죠. 이 경사스런 날을 지상에는 알렸지만 아직 하늘에는 알리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 한구석에서 불편하던 참이였습니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주세요. 제가 위로하겠어요. 네? 여러분도 이해하시죠?”


그는 안정을 되찾으려는 미소로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을 보고는 이내 안심하던 사람들. 그러나 사람들의 표정은 다시 소식을 전한 남성을 보는 순간 태양이 가라안듯 싸늘하게 굳어졌다. 신랑도 거기에 전염되어 흔들리는 눈동자로 다시 남성을 쳐다보았다.


“정말 죄송합니다...”

“무슨 소리를...”


검은 양복의 남성은 신랑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신부는...실비아는... 러스트 홀로 사라졌어요.”


그렇게 운명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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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Part 2-10 운명의 여유 15.07.03 94 0 19쪽
24 Part 2-9 우연인가 필연인가 15.07.01 79 0 13쪽
23 Part 2-8 남자의 기억 15.06.29 106 0 14쪽
22 Part 2-7 남자의 정체 15.06.27 66 0 9쪽
21 Part 2-6 추격자와 도망자 15.06.25 104 0 13쪽
20 Part 2-5 선의가 부른 기회 15.06.23 95 0 14쪽
19 Part 2-4 아버지와 아들 15.06.23 66 0 19쪽
18 Part 2-3 차가운 가면 속의 예리함 15.06.21 89 0 15쪽
17 Part 2-2 두 피해자 15.06.19 34 0 20쪽
16 Part 2-1 저항하는 청년 15.06.18 104 0 16쪽
15 Part 1-14 싸움 15.06.16 121 0 12쪽
14 Part 1-13 막을 수 없는 것 15.06.15 112 0 7쪽
13 Part 1-12 성대한 플레시가 터지는 곳 15.06.14 64 0 7쪽
12 Part 1-11 호신술로 막을 수 없는 것 15.06.12 94 0 19쪽
11 Part 1-10 한 집의 두 사람 15.06.11 95 0 14쪽
10 Part 1-9 음모자 15.06.10 116 0 9쪽
9 Part 1-8 여자의 선택 15.06.09 65 0 8쪽
8 Part 1-7 여자가 어둠 속을 걸을 때 15.06.08 98 0 14쪽
7 Part 1-6 노래하는 자가 방황하는 자에게 선사한 진로 15.06.07 86 0 7쪽
6 Part 1-5 가수의 역할 15.06.05 129 0 8쪽
5 Part 1-4 Lost hole 15.06.04 88 0 15쪽
4 Part 1-3 변심과 추진 사이 15.06.03 85 0 6쪽
3 Part 1-2 늙은이와 젊은이 15.06.02 92 0 18쪽
2 Part 1-1 버려진 남자 15.06.01 127 0 17쪽
» Prologue 15.05.31 9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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