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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118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7.02 20:26
조회
476
추천
6
글자
13쪽

신이되어 이계로 -70.경매2-

DUMMY

비밀 경매가 진행중인 이름모를 저택의 지하층.

이번경매에 보조요원을 맡은 두 남성이 자루에서 엘프들을 한명씩 꺼내기 시작했다.


“보자.. 이 자루는 A급.”


보조요원 중 키가 큰 남성이 A라고 적힌 자루를 열자 안에서 엘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재갈과 손발이 묶여있긴 했지만 그는 생각보다 저항이 심했다.


“가만히 좀 있어! 흐음.. 남자엘프에 상처하나 없이 깨끗하군?”


엘프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뒤 그의 얼굴을 확인한 남성은 A라고 적혀진 커다란 도장을 엘프의 이마에 찍었다.

예전에는 불에 달군 인두로 노예라는 표식을 나타내는 문양을 이마에 지졌지만 현재는 노예를 사고 파는 일이 불법이었기에 이런식으로 경매에서만 잠깐 등급을 표시할 뿐이었다.

이마에 평생 지워지지 않는 화상자국을 남길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인두가 아니긴 했지만 얼굴에 도장이 찍힌 A급 남성엘프가 불쾌감을 드러내며 키 큰 남성을 노려보았다.


“어쭈? 꼴에 째려보네..? 크크크.”


엘프에게 도장을 찍은 남성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그를 더욱 비웃듯 말했다.

그리곤 엘프를 향해 손찌검을 할 듯 오른쪽 손바닥을 높이 치켜 들었다.

하지만 그는 엘프를 때리진 않았다.

옆에 있던 다른 진행요원이 그를 말렸기 때문이었다.


“지금 때리면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안돼. 그럴 시간에 빨리빨리하라고.. 경매시간 늦겠어.”


얼굴에 주근깨가 난 비교적 마른 남성의 재촉에 키 큰 남성이 그를 지나쳐 또다른 엘프들을 자루에서 꺼내기 시작했다.


“네녀석 F급으로 안 만들어버린걸 다행인줄 생각해라.”


남성은 일을 하는 와중에도 불쾌감을 드러낸 엘프를 향해 협박을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평소에도 마음에 안드는 엘프들에게 손찌검을 자주 했었던 그였다.

그렇게 자루에 있던 A급 엘프들을 확인한뒤 마지막으로 C급이라고 적힌 하나남은 자루 앞에 도착했다.


“이번엔 C급 엘프도 들어왔네..?”


“그러게 말일세.. 엘프들 중에 C급은 거의 없는데 말이야.”


엘프들이 대부분 건강하고 아름다워 그만큼 C급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보통 A급 아니면 B급이 대부분이었다.


“C급이고 D급이고 간에 빨리 자루에서 꺼내기나 해. 시간이 없으니..”


주근깨 남성의 재촉에 키 큰 남성이 엘프를 자루에서 꺼냈다.

이번에 나온 엘프는 특이하게 검은 끈처럼 생긴 안대로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쯧쯧쯧. 아무래도 앞이 안보이거나 눈을 잃은 엘프같은데..?”


주근깨 남성이 그녀의 안대를 보고 혀를 찼다.


“어차피 경매에서 얼굴을 공개해야하니 안대도 벗겨야겠지?”


키 큰 남성도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그녀의 안대를 벗겨냈다.

그러자 곧 로즈엘의 아름다운 미모가 드러났다.


“허억! S..S등급이잖아..?”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두 진행요원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녀는 눈을 잃었거나 다친 흔적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자신들을 번갈아가며 정확히 시선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 말인즉슨 그녀가 장님도 아니라는 뜻이었다.

잠시 정신없이 멍을 때리던 그들 중 주근깨 남성이 먼저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감탄은 나중에 하고 어..어서 얼굴에 도장을 찍게.. 시간없으니..”


키 큰 남성이 당황하며 대답했다.


“이거 어쩌지? S급이 있을줄은 몰라서 그에 맞는 도장을 준비 못했는데..?”


“휴.. 어쩔 수 없지. 어차피 경매장에 올라가면 S급인걸 뻔히 알테니 그냥 올려 보내게..”


“알겠네. 근데 왜 자루엔 C급이라고 적혀 있었던거지..?”


“내 생각엔 아마도 S에서 아래 글씨가 지워져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만..”


그의 말처럼 자루에 적힌 글씨는 손으로 문지르면 쉽게 지워지는 편이었다.


“그렇군. 굳이 도장을 찍을 필요는 없어보이니 빨리 경매대기장소로 데리고 가세..”


그들은 몰랐다.

그녀의 얼굴에 도장이 묻는 순간 평소 자신의 피부에 민감한 로즈엘이 그들을 어떻게 했을지도 몰랐다는 사실을..

두 남성이 5명의 엘프들을 데리고 경매대기실로 이동했다.

비밀경매장에선 어느새 물건들의 판매가 끝을 달려가고 있었다.


- 은성 공작. 아무래도 그저 독특한 물건을 경매하는 경매장일 뿐인 것 같소만?


별 특이한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앤드류 공작이 은성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 평범한 경매장인데 이렇게 비밀스럽게 진행을 하겠어요? 조만간 제가 앤드류 공작을 이곳까지 데려온 이유를 알테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세요.


- 흐음.. 알겠소. 경매구경도 나쁘진 않은 것 같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겠소.


어차피 지금 돌아가봐야 이 시간에 마땅히 할 일도 없었기에 앤드류는 계속 기다려 보기로 마음먹었다.


“자 이제 마지막 물건을 소개하겠습니다.”


조셉의 말과 함께 진행요원이 비단에 둘러싸인 기다란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물건은 아주 희귀한 검으로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검이라고 자신할 만한 물건입니다.”


조셉이 조심스레 검을 감싸고 있던 비단보를 펼쳤다.

경매에 참석한 모두가 기대에 찬 눈으로 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검의 실체를 확인한 모두의 눈이 곧 실망으로 찡그러졌다.


“그게 무슨 희귀한 검이라는 것이오? 한눈에 보아도 오래되어 보이기만 할뿐 흔히 보던 철로 만들어진 것 같구만..”


7번 참가자의 말처럼 보자기에서 나온 검집은 아무 대장간에서 흔하디 흔하게 팔것만 같은 평범하디 평범해 보이는 검집이기에 한 말이었다.


“좋은 질문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검집은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검날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조셉이 조심스레 검을 검집에서 꺼냈다.

그러자 검에서 검은빛이 아련히 새어나오며 경매참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세상에? 그건 도대체 뭘로 만들어진 검이오?”


흑색빛을 띠고있는 검날에 7번참가자가 조셉에게 물었다.


“저희도 정확히는 알지 못하나 철이랑 아주 유사한 성분인 듯 보입니다.”


“철이라면 저런 흑색빛을 띠지는 않을텐데..”


7번 참가자의 말을 9번 참가자가 맞받아쳤다.


“아무래도 검날 자체가 검은색을 띠고 있는 것 같소.”


“검은빛을 띠는 철이라...”


검날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혹적이고 은은한 빛에 그들이 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 검은 도대체 어디에서 구한 것이오?”


“저희와 거래를 하던 상인 중 한분이 몇달전 골동품가게에서 구했다고 합니다.”


이런 경매에선 원래 물건의 출처를 잘 알려주지 않았지만 이번에 조셉에게 검의 판매를 맡긴 상인이 출처를 알려도 무방하다 했기에 한 말이었다.

그들이 검은빛을 띠는 희귀한 검에 관심을 가지는 반면 은성은 검에 새겨진 독특한 문자에 관심을 가졌다.


‘흐음.. 처음 보는 상형문자인 것 같은데 왠지 낯설지가 않아..’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자신이 본 적이 없는 독특한 문자인 것은 확실했다.


“자 그럼 이 검에 대한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매 시작가는 10골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조셉의 진행에 검에 관심을 가지던 사람들이 경매에 하나 둘 참여했다.


“7번 고객님. 금화 20닢 제시하셨습니다. 아! 9번 고객님께서 그보다 두배나 많은 금화 40닢을 제시하셨습니다.”


별볼일 없을 것 같던 철검이 의외로 사람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독특한 철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14번 고객님께서 금화 500닢을 제시하셨습니다. 더 이상 없으십니까?”


240닢까지 올라가던 경매가에서 체르빈 백작이 갑자기 500골드나 제시하자 모든 사람들이 일순 망설였다.

과연 저 철검이 황금 500닢의 값어치를 할 만한 물건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없으시다면 14번 고객님께 500골드에...”


조셉이 말을 하다 말고 체르빈 백작의 옆에서 팻말을 들고 있는 은성에게 향했다.

그의 손에 ‘1000골드’라고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15번 고객님께서 1000골드 제시해 주셨습니다.”


조셉이 체르빈 백작의 옆자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익! 또 네 놈이냐..?’


은성의 방해가 다시 시작되자 체르빈 백작이 이를 갈았다.

아까도 저놈의 방해로 지팡이를 빼앗겼기 때문이었다.


“14번 고객님께서 2000골드 제시하셨습니다.”


체르빈 백작의 파격적인 제시에 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이번 경매의 참석을 포기했다.

철검이 특이하긴 했으나 2000골드의 가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은성은 달랐다.


‘저 검. 아무래도 신경쓰여..’


“15번 고객님. 3000골드 들어주셨습니다.”


은성은 왠지 저 검을 사지 않으면 후회를 할 것 같았다.


- 은성님. 저딴 철검이 뭐가 좋다고 쓸데없이 돈낭비를 하십니까? 새로운 검이 필요하시다면 제가 하나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아직도 제 레어엔 희귀한 보검이 즐비합니다.


페르디아노스의 제안에도 은성은 검은빛을 띠는 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 아노스. 저 검 말이야.. 왠지 낯설지가 않아.


- 저 검을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 그건 아닌데 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낯설지 않단 말이야..


- 혹시 예전에 검을 잃어버리신 적이 있으셨습니까?


- 설마하니 내가 검이나 잃어버리고 다닐까봐?


- 그럼 은성님이랑 전혀 관계없는 검이지 않습니까?


- 그렇긴 한데.. 검에 있는 상형문자도 어디서 본 것 같고 검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도 낯설지가 않아.


- 흐음.. 그럼 일단 사십시오. 어차피 돈도 많으시지 않습니까? 원래 제 돈이었지만..


- 그..그럴까?


은성은 원래 검을 살려고 마음 먹었지만 페르디아노스의 뼈있는 말에 괜히 눈치가 보였다.


“14번 고객님 5000골드 제시하셨습니다.”


체르빈 백작에 이어 은성도 가격을 수정해서 팻말을 올렸다.


“15번 고객님 1만골드 제시해 주셨습니다.”


1만골드라는 말에 체르빈 백작도 골똘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검에 욕심이 나긴 했지만 굳이 1만골드나 주고 살만큼 값어치있는 물건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그의 귀로 조셉의 텔레파시가 전해 들어왔다.


- 체르빈 백작님. 이건 사실 별 볼일 없는 검입니다. 골동품가게에 들렸던 상인이 금화 1닢에 산 싸구려 검일 뿐입니다.


- 그..그런가?


- 예. 그러니 너무 무리해서 사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조셉의 텔레파시에 체르빈 백작도 결국 포기하는 듯 더 이상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


“더 이상 사실분이 없으시면 이 검은 15번 고객님께 1만골드에 넘어가겠습니다.”


탕탕탕.

결국 검은빛을 띠는 검은 은성의 몫이 되었다.

체르빈 백작은 은성이 조셉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은성에게 텔레파시를 전해받은 조셉이 체르빈 백작을 설득해 그가 경매를 중단하도록 만든 것이었다.

낙찰을 받은 은성이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1만골드가 작은 돈은 아니었으나 더 이상 경쟁자가 없었기에 은성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검을 구매할 수 있었다.


“자 이제 모든 경매가 끝이 났습니다.”


조셉의 멘트에 앤드류 공작이 은성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 결국 아무 일 없이 끝났구려? 체르빈 백작이 주인공이라더니? 이건 그저 평범한 경매이지 않소?


- 아직 끝난게 아니라니깐요.


은성이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앤드류 공작을 제지했다.

곧이어 조셉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자..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인력경매를 실시하겠습니다.”


말이 인력이었지 사실상 노예경매였다.


- 이제부터가 진짜 이들의 목적이죠.


은성이 앤드류를 향해 소리없는 미소를 흘려 보냈다.


- 헌데 인력을 왜 이런곳에서 경매하는 것이오?


인력이라면 인력시장에서 구하면 되기에 한 말이었다.


- 당연히 뭔가 문제가 있으니 이런 음지에서 거래를 하겠죠?


“자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인력은 A급 남성엘프로 상처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작가는 금화 10닢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은성의 말대로 인력이라고 나온 그들은 사람이 아니라 엘프였다.

그것도 손발이 꽁꽁 묶여있고 이마에 도장이 찍힌 노예와 같은 차림새로 등장했다.


“이게..”


앤드류 공작이 조셉을 향해 ‘이게 뭐하는 짓이오?’라는 말을 하려고 했으나 은성의 제지로 끝내 말을 다 할 수 없었다.


- 저와의 약속을 잊으신건가요?


은성이 말했었다.

자신과 이곳에 오는대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참으라고..

그 말뜻을 이제야 이해한 앤드류였다.

앤드류가 무슨 말을 할 듯 하자 조셉이 그에게 물었다.


“17번 고객님. 무슨 할말이라도 있으십니까?”


조셉의 물음에 앤드류가 말을 얼버무렸다.


“아..아무것도 아니오. 계속 진행해 주시오.”


그렇게 왕국에서 불법으로 지정한 엘프노예의 경매가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발론 왕국의 왕세자인 앤드류 공작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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