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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127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6.15 11:45
조회
607
추천
10
글자
10쪽

신이되어 이계로 -48.정령2-

DUMMY

깊은 숲속 조그마한 공터.

은성과 페르디아노스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그들의 주변으로 정령왕들이 이유모를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물의 정령왕 엘라임의 폭포수 같은 눈물에 주변이 점점 물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여태까지 오던 빗물은 물도 아닌 수준의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콸콸 쏟아졌다,


- 은성님. 이러다간 숲 전체가 물에 잠기겠는데요?


- 그럼 어떻게 해? 내가 뚝 그치라고 해서 그칠 것 같지는 않은데?


- 그래도 은성님께서 소환하셨으니 뭐라도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페르디아노스의 말에 은성이 하는 수 없이 정령들을 보고 한마디 했다.


“뚝!”


은성이 별 희망없이 했던 말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령들이 은성의 말대로 눈물을 뚝 그치는 것이 아닌가?

모두다 눈물을 그쳤지만 엘라임이 중간중간 코를 훌쩍거리며 눈물을 삼키는 소리는 막을 수 없었다.

정령왕들이 조용해 지자 은성이 페르디아노스에게 물었다.


- 이제 어떻게 하면 되지?


- 정령왕들에게 계약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됩니다.


- 그게 끝이야?


- 네. 하지만 그들 모두와 계약을 한다는 것은 결국 그들 모두와 싸워서 이겨야한다는 말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 그럼 어떻게 해?


- 두 세명은 조용히 타일러서 돌려보낸 뒤에 나중에 다시 계약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정령들이 조용히 타이른다고 ‘네’하고 그냥 물러가는 것도 이상했지만 페르디아노스의 두뇌로는 거기까지가 생각의 한계였다.


- 그들이 내 말을 들어줄까?


- 그들 모두와 싸웠다간 자칫 은성님이 죽으실 수도 있습니다.


- 알겠어. 일단 노아스만 놔두고 나머지는 돌려 보낼게.


은성이 페르디아노스에게 텔레파시를 보낸 후 정령왕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너희들을 부른 이유는 너희들과의 계약을 하기 위해서야. 하지만 난 지금 너희 모두와 계약을 할 생각이 없어. 그러니 노아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돌아가 주길 바라.”


그 말에 노아스를 제외한 나머지 정령들이 제각각 불만을 표했다.


“아니? 주인님 노아스만 곁에 두시고 저희들은 버리실 참입니까?”


“주인님. 계약이라니요? 그런 것 필요없으니 다시는 저희곁을 떠나지 마십시오.”


“으아앙. 너무해!”


결국 엘라임이 다시울음을 터뜨렸다.

그에 은성은 크게 당황했다.

페르디아노스 또한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계약도 안한 은성을 보고 주인님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 아노스. 이들이 왜 나더러 주인님이라고 하는 거지? 아직 계약도 안했는데 말이야.


- 이거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습니다. 원래 자신과 계약한 정령사들에게는 주인님이란 말대신 계약자라고 부릅니다.


페르디아노스의 말에 따르면 정령들은 자신과 계약이 성립된 정령사들을 계약자라고 불렀다.

정령들은 자신들을 소환한 정령사들을 절대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신과 계약한 계약자가 한 두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 정령에 주인이 여러명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했기에 그들이 은성을 향해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페르디아노스에겐 생소한 광경이었다.


- 그럼 ‘계약자님’ 이렇게 부르는 거야?


은성의 물음에 페르디아노스가 직접 시범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 제가 노아스에게 명령할테니 잘 보십시오.


페르디아노스는 땅의 정령왕 노아스와 이미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그에게 명령을 할 생각이었다.


“노아스. 계약자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내 발아래 있는 질퍽한 땅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주렴.”


페르디아노스가 자신만만하게 노아스에게 명령을 했다.

그럼 당연히 노아스가 ‘알겠다 계약자여.’라고 말한뒤 비에 젖은 질퍽한 노면을 단단하고 뽀송뽀송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노아스의 퇴짜였다.


“계약자여.. 지금 주인님께서 말씀 중이신데 어디서 입을 놀리는가?”


그 말과 함께 노아스가 페르디아노스의 발아래있는 흙을 더욱 질퍽하게 만들었다.

그 바람에 페르디아노스의 몸이 무릎까지 진흙에 깊게 잠겼다.

페르디아노스는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계약자의 명령은 무조건 지키던 정령이 계약자의 명령을 거부한 것도 모자라 그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생각도 못한 충격에 아노스는 화를 낼 틈도 없었다.


- 아노스. 정말 노아스와 계약한 것 맞아?


-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잘못되어도 뭔가 단단히 잘못된게 확실합니다.


결국 페르디아노스도 이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걸 알게된 은성이 직접 그들에게 물었다.


“내가 왜 너희들의 주인이지? 아직 너희들과 계약한 것도 아닌데?”


그말에 4대원소 정령왕들이 세차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 중 한 정령이 입을 뗐다.


“주인님은 저희와 계약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의 대답이었다.

은성이 다시 질문했다.


“난 왜 계약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지?”


“당연히 저희 주인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주인님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있는 것이니까요.”


실피드가 설명하자 불의정령 샐리온도 거들었다.


“주인님은 저희 정령계를 만드신 신이시지 않습니까?”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은성이 정령계의 신이라니?

은성 자신은 정령계가 어디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정령계를 만들었다고?”


은성의 물음에 실피드가 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격국 은성이 자기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


“너희들은 내가 어떻게 보이지?”


땅의 정령왕 노아스가 굵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저희들의 주인님으로 보입니다.”


“아니 그것말고 내 형체가 어떻게 보이냔 말야.”


“젊은 인간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 아냐?”


“겉은 다르지만 속에 간직한 기운은 분명 저희들의 주인님이 맞습니다.”


“기운이라고?”


“예 맞습니다. 몸에 흐르고 있는 천계의 기운 124개 중 하나가 분명 주인님의 기운이 맞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은성이 또 한번 놀랐다.

자신이 먹어버린 ‘신의 생명’에 천계의 신 124명의 기운과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 아노스. 아무래도 내가 먹었던 ‘신의 생명’안에 있던 기운 중 하나가 정령계의 신이었던 것 같은데?


- 흐음.. 그래서 저 녀석들이 은성님을 주인님이라고 불렀군요? ‘정령계의 신’이 가지고 있던 기운이 그대로 은성님께 갔을 테니..


이제야 어느정도 상황이 이해가 된 은성이 정령왕들에게 물었다.


“내 몸속에 124개의 기운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저희는 그것을 느낌으로 알아볼 수 있거든요. 마계의 기운도 76개나 가지고 계시네요?”


노아스가 은성의 몸을 살펴보더니 정확하게 꼬집어 말했다.


“정확한데?”


그런 노아스를 보며 은성이 감탄하며 입을 벌렸다.

그에 반해 다른 의미로 입을 벌린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페르디아노스였다.


“허억! 천계의 기운 124개에 거기다 마계의 기운이 76개나 된다고요?”


“응. 아노스. 그걸 이제 안거야?”


페르디아노스는 은성을 그냥 신급으로 생각했다.

주신 세이나로즈가 그를 신급으로 대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보니 페르디아노스가 주신의 말을 크게 착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신은 은성을 일반 신들과 동급으로 보라는 당부가 아니라 세이나로즈 즉 주신 자신과 동급으로 그를 대하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신의 기운 200개가 잠재된 인간이라면 그러고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어..아..”


페르디아노스가 은성에 말에 무슨 말이라도 대답하려고 했지만 너무 놀란 나머지 결국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가 그러든 말든 은성은 정령왕들에게 계속 질문을 이어나갔다.


“그럼 내가 너희들을 계약없이 소환할 수 있다는 거야?”


불의 정령 샐리온이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소환부터 명령까지 시키는 일은 뭐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뭐든 다한다는 말이지?”


“물론입니다. 저희들은 정령왕입니다. 저희가 힘을 합치면 천지개벽도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샐리온이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정령왕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그래? 사실은 너희들과 계약 후 부탁할 일이 있어서 불렀거든..”


“그게 뭡니까?”


샐리온의 물음에 은성이 진한 미소를 그렸다.

잠시 후 그들은 시즈 대륙에서 카일로의 명으로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었다.


“노아스. 빨리빨리 수로 안만들래? 네가 빨리 안만드니까 엘라임이 쉬고 있잖아!”


노아스와 엘라임이 볼이 툭 튀어나온채 농로를 만들고 그곳에 물을 주고 있었다.


“샐리온 비닐하우스안에 온도는 데워놨냐?”


“실피드 없이 혼자서 데우기에는 너무 빠듯합니다.”


“네가 바람처럼 빠르게 왔다갔다 하면 되잖아?”


하우스 안에 불만 지핀다고 금방 따뜻해지지는 않았다.

실피드가 바람을 어느정도 불어주어야 온실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피드는 카일로의 옆에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더 세게 안부냐?”


바람의 정령왕이라고 불리는 실피드가 카일로의 땀을 식히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카일로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열심히도 바람을 불어댔다.

땀 한방울에 한 대씩이라는 카일로의 말을 잊지 않은 것이다.

대신 실피드의 등에서 식은땀이 비오듯 줄줄 흐르는 듯 했다.

그렇게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정령왕들이 시즈왕국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며 재능낭비를 하고 있었다.

정령왕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은성의 명령이었으니 그들도 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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