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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131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6.09 09:04
조회
711
추천
9
글자
11쪽

신이되어 이계로 -36.엘프의 숲-(수정)

DUMMY

‘악마의 숲’으로 한참이나 들어가던 은성 일행의 마차가 심하게 덜컹거렸다.

울퉁불퉁한 우마차길은 마부 톰의 심기도 함께 들썩이게 만들었다.


“정말로 이쪽 길이 ‘엘프의 숲’으로 가는 길이 맞긴 맞는 거요?”


심기가 불편할 때로 불편해진 톰이 페르디아노스에게 의심스런 눈초리로 물었다.

톰의 물음에 페르디아노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소. 이길로 계속 쭉 따라가면 ‘엘프의 숲’이 나타날 거요.”


“정말 와보긴 한거요?”


관광지로 가는 길목이라고 하기엔 길이 너무 험했기에 한 말이었다.


“그렇다니까.. 속고만 살았나?”


페르디아노스가 발끈하자 톰이 한수 물러났다.

하지만 그렇게 30여분을 더 이동한 톰이 결국 폭발하고야 말았다.


“내 이럴줄 알았소. 길이 없지 않소?”


“길이 왜 없다는 말이오?”


“여기서 길이 뚝 끊긴 것이 당신 눈에는 안보이시오?”


톰의 말대로 마차를 세운 길 앞쪽으로 절벽이 높게 솟아 있었다.

우마차길이 절벽밑에서 딱 막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길이 왜 없소? 나는 잘만 보이는데..”


“앞에 절벽이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데 무슨 길이 있단 말이오? 절벽을 기어서 올라가라는 말이오?”


톰이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들이 다투는 소리에 소피아가 마차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톰아저씨. 무슨 일이시죠?”


소피아의 물음에 톰이 언제 화를 냈냐는 듯 화사한 얼굴을 하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피아님. 길이 끊겨 잠시 아노스님과 상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톰과 싸운걸 별로 감추고 싶지 않았던 페르디아노스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상의는 개뿔! 마부면 마부답게 내 말대로 곱게곱게 갈것이지..”


“뭐요? 막다른 길로 와놓고선 노인네가 말이 많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톰이 페르디아노스에게 씩씩 거리며 다가갔다.

그때 마부석에 있던 유리스가 뭔가를 발견한 듯 마부석에서 내려 앞으로 두어발짝 걸어갔다.

그리곤 수십년동안 자랐을 법한 덩굴을 자신의 검으로 크게 두어번 휘둘렀다.

덩굴이 잘려나가며 절벽밑으로 크고 길다란 동굴이 모습을 훤히 드러냈다.

유리스가 뒤를돌아 톰에게 외쳤다.


“스승님! 앞에 동굴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유리스는 톰을 스승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톰이 자신에게 마부수업을 받고 있으니 자신을 스승이라고 부르라고 했기 때문이다.

유리스의 외침에 페르디아노스와 입씨름을 하던 톰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혹시 나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소?”


톰이 자신의 앞에서 두손을 올린 채 멱살을 잡을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자 페르디아노스가 능청스럽게 물어보았다.


“흥! 운 좋은 줄 아시오.”


자존심이 강한 톰이 콧방귀를 내뿜으며 다시 마부석으로 돌아갔다.

만약 페르디아노스의 멱살을 움켜쥐었다면 그가 자신의 생명줄을 움켜쥐었을 것이라는 걸 모르는 톰이었다.

그들이 동굴내부로 들어간 후 동굴외부에 있던 덩굴이 언제 잘렸냐는 듯이 순식간에 자라나며 다시 동굴입구를 감추었다.

몬스터인 트롤에 버금가는 재생속도를 가진 덩굴이었다.

동굴 내부는 상당히 어두웠지만 마차위에 있던 페르디아노스가 라이트 마법으로 전방을 비추었기에 마차가 지나가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무서워요. 은성 공작님.”


마차내부가 어두워지자 소피아가 무서움을 타며 은성에게 매달렸다.

아무래도 복면인들에 의해 자루에 갇혀서 어두움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았다.

그 말에 바토스가 슬며시 라이트마법을 사용했다.


“고..고마워요. 바토스님.”


마차 내부가 갑자기 밝아지자 소피아가 라이트 마법을 시전한 바토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은성의 품에서 떨어지며 말하는 소피아의 표정은 별로 좋지 못했다.


“아니 뭘 이걸 가지고..”


눈치없는 바토스가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

눈치없는 사람은 또 있었다.


‘이거 의외인데?’


바토스가 마족인걸 알고있는 은성은 그의 선행이 새롭게 와 닿았다.

마족인 그가 어둠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헌데 소피아를 위해서 일부러 라이트 마법을 시전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0여분을 달린 동굴의 끝으로 환한 빛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스승님. 출구가 보입니다.”


“나도 알고있어.”


유리스의 말에 톰이 다 안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틀렸다는 듯 페르디아노스가 일침을 날렸다.


“출구가 아니라 내부요.”


“그게 무슨 뜻이오?”


“일단 계속 가보시오. 그러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테니..”


잠시후 마차가 기나긴 동굴의 끝으로 나갔다.

그러자 드넓은 숲이 그들앞에 펼쳐졌다.


“여긴 도대체가...”


톰과 유리스가 눈 앞의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마차의 문을 열고 나온 은성 일행도 할말을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분명 출구를 나왔건만 베롬 성의 숲과는 확연히 달랐다.

숲이 달랐다기 보다는 환경이 달랐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아발론에서 보기 힘들다던 사슴이 떼를 지으며 돌아다니고 각종 알록달록한 새들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자유로이 숲속을 노닐고 있었다.

마치 맹수가 없는 동물원에서 사파리 체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넋을 놓고 주위를 둘러보던 그들의 귀로 페르디아노스의 음성이 들렸다.


“‘엘프의 숲’에 온 걸 환영하오.”


“여기가 ‘엘프의 숲’이란 말이오?”


톰이 페르디아노스에게 물었다.


“그렇소.”


“헌데 왜 내부라고 했소? 딱 봐도 바깥세상인데..”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햇빛이 들어오고 하늘이 보이지 않소?”


“하늘을 자세히 보시오.”


페르디아노스의 말에 사람들이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이럴수가?”


톰이 집중해서 하늘을 쳐다보자 저멀리 공중에서 사람들이 나무사이를 지나며 걸어다니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 숲이 하나 더 떠있는듯한 느낌이었다.

그곳은 지상이었다.

다시말해 톰은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닌 지하에서 올려다 보는 꼴이었다.


“바스텐 백작이 말한 ‘엘프의 숲’은 바로 저곳이오.”


페르디아노스가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톰의 물음에 페르디아노스가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결계 때문이오. 여기서는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저들이 있는 위에서는 여기가 보이지 않소.”


“그 말은 우리가 지금 ‘엘프의 숲’ 지하에 있단 말이오?”


“진정한 ‘엘프의 숲’은 이 산 내부에 있는 이곳이오. 위에 있는 저들은 그냥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을 뿐이오.”


페르디아노스의 말에 소피아가 산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진정한 ‘엘프의 숲’을 보지 못했는데도 저들은 참으로 행복해 보이네요?”


그말에 은성이 지상을 올려다보며 대답했다.


“저곳이 진정한 ‘엘프의 숲’이 아니면 어떤가요? 어디에 있든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곳이 곧 ‘엘프의 숲’이고 지상낙원이겠죠.”


“그렇군요. 저들은 저곳에 만족하니 굳이 이곳까지 오지 않아도 행복한거군요?”


“저들은 저곳이 ‘엘프의 숲’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하지만 저들도 이곳을 경험한다면 저 생각이 많이 바뀔거에요.”


“사람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니까요. 더 나은 환경 더 편리한 환경을 찾는게 당연하겠죠?”


“꼭 그렇지만은 않소.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라기보단 만족도의 높낮이가 다른 것 뿐이오.”


“그게 무슨 뜻이죠?”


“예를 들어보겠소. 소피아가 공주요.”


그 말에 소피아가 화들짝 놀랐다.

은성이 자신의 정체가 공주인걸 알고 있었다는 것에 놀란 것이다.

공주의 반응에 은성이 재차 말했다.


“예를 들어서라고 말했소.”


그제야 은성의 말 뜻을 알아차린 소피아가 대답했다.


“저..저도 알아요. 제가 진짜 고..공주일 리가 없죠.. 호호..”


소피아가 진짜 공주인걸 알고 있는 은성은 굳이 그녀의 거짓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공주였던 소피아가 어느날 남작의 딸로 살아간다면 어떻겠소?”


소피아가 뜨끔했다.

자신의 현재 상황이랑 딱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야 많이 불편하겠죠?”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자신을 호위하는 기사의 수도 극히 적을뿐더러 원하던 것을 더 많이 얻지 못하는 불편함 그리고...”


남작의 딸이라는 가짜신분을 스스로 경험하고 있는 소피아가 자신이 여태까지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불편했던 점을 막힘없이 술술 불었다.

끝이 없는 그녀의 말에 결국 은성이 중간에서 딱 끊었다.


“그 정도면 됐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공주가 과연 남작의 딸이 얼마나 불편한지 알기나 할까요?”


“당연히...”


당연히 안다고 말하려던 소피아는 뒷말을 잇지 못했다.


“당연히 모르겠죠. 그녀가 직접 경험해 본다면 몰라도..”


은성의 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솔직히 어릴적부터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왔다.

그러했기에 가짜신분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이런 불편함도 몰랐을 거라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은성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그런 그녀의 귀로 은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공주가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남작의 딸이라는 신분을 누군가는 간절히 바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아..”


“지금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하는 말에 불과하죠. 내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불행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것이죠. 그러나 그들에게 물어보세요. 자신보다 불행해 보이는 그들 중 누군가는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을테니..”


그렇게 그들은 은성의 설교아닌 설교를 들으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지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머릿속에도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잠시후 셀트온이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바토스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 바토스. 이녀석들이.. 벌써왔는데?


- 그러게? 리치는 밤에 나타난다고 말했는데.. 벌써 도착했네? 그런데 느껴지는 기운이 조금 이상한데..?


- 밤에 만나기로 했으면 밤에 와야지.. 지금은 리치가 없는데 누구랑 싸워?


- 그것보다 여기서 저들이 나타나면 곤란한데...


그 둘의 말처럼 검은 후드를 쓰고 있는 수십명의 인영들이 그들 곁으로 소리없이 다가왔다.

낌새를 눈치챈 톰이 숲속을 주시하며 외쳤다.


“누구냐?”


그러자 수풀속에 숨어있던 인영하나가 대표로 그들의 앞으로 나오더니 말했다.


“인간 주제에 용케도 우리의 존재를 알아보는군?”


“누구냐고 묻지 않느냐?”


그 말에 후드를 쓰고 있던 인영이 후드를 벗자 늘씬한 기럭지에 뽀얀 피부를 가진 전형적인 미녀가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를 본 사람들이 놀라는 듯 하자 그녀가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왜? 나처럼 예쁜 마족은 처음보나 보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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