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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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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3,249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6.16 14:10
조회
589
추천
6
글자
10쪽

신이되어 이계로 -50.흥정-

DUMMY

리론즈성에서 제일 가까운 마을.

그 중 제일큰 여관에 은성 일행이 하루 묵고 가기로 했다.

다함께 저녁을 먹은 뒤 객실로 돌아온 은성의 방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똑똑똑.

은성이 노크소리에 대답했다.


“들어오세요.”


유리스가 은성의 객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무슨 일이지?”


은성의 물음에 유리스가 굳게 다짐을 한 듯 말했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어요.”


“약속한 시간이라..?”


“그래요.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 내게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약속한 열흘이란 시간 말이에요.”


“일단 자리에 앉지.”


은성이 태연하게 자신의 옆에 있던 의자를 뒤로 빼주었다.

유리스가 한껏 상기된 얼굴로 그의 옆 자리에 앉았다.

드래곤이라 생각되는 은성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도리어 자신에게 해코지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런 유리스를 가만히 바라보던 은성이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보기엔 나는 좋은 사람이었나? 나쁜 사람이었나?”


은성이 유리스에게 자신을 떠날지 말지를 묻는 것이었다.

일전에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되면 자신의 곁에 머물고 나쁜 사람이라 생각되면 자신을 떠나도 좋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여태껏 지켜본 결과 나는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약속한대로 저를 보내주세요.”


“흐음.. 내게 시간을 조금 더 줄 생각은 없나?”


“저는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이미 말씀드렸어요.”


유리스의 결정은 확고한 듯 보였다.

은성도 더는 그를 말릴 수 없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 그럼 할 수 없지. 그런데 여길 떠나면 갈 곳은 있나?”


“그야. 당연히 내 조국으로 돌아가야지 않겠소.”


유리스가 이미 결정한 듯 말했다.


“돌아가면 배신자로 몰려 죽을텐데..?”


“상황을 설명하면 그들도 믿어 줄 거예요.”


유리스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이미 배신자로 소문이 퍼졌을 자신이 조국인 펠리안 제국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살을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펠리안 제국으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들의 추격에 죽을 것은 뻔했다.

은성을 믿지 못하는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조국으로 돌아가 죽을 때 죽더라도 자신의 정체를 누설하지 않은 의리있고 명예로운 기사로서 죽고 싶었다.

펠리안 제국이 아무리 썩어빠진 나라일지언정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일깨워주고 죽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마.. 그때 나의 행동들이 아직도 너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나?”


유리스가 입술을 깨물었다.


“최소한 그것만 증명했어도 나는 당신을 믿었을지도 모르오.”


“그럼 떠나지 말게..”


“늦었어요. 난 이미 떠나기로 마음먹었으니..”


“난 자네가 죽는걸 바라지 않네..”


그 말에 유리스가 은성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가 자신이 조국으로 돌아가면 무조건 죽는다는 것을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그걸 어떻게..?”


“펠리안 제국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니까..”


그 말에 유리스의 두 눈이 크게 흔들렸다.

은성은 자신이 이미 펠리안 제국사람이라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다.

즉 자신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은성이 자신을 이용하여 공주 납치사건의 주범이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도 그가 좋은 사람인지는 유리스로서는 애매모호했다.


“당신이 나를 이용하려던 게 아니었다는 것.. 믿어줄게요.”


“좋게 봐줘서 고마워.”


“하지만 역시나 난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 모르오. 그러니 내가 당신 곁을 떠나는건 변함이 없어요.”


“하아.. 나는 너를 잡고 싶지만 네 마음이 떠나겠다고 이미 결정했다면 나도 별수는 없지..”


“날 보내주겠다는 약속 지켜주어서 고마워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이 밤에,,?”


은성이 창문너머로 어두워진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조용히 떠나고 싶어요.”


그 말과 함께 유리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 유리스를 은성이 올려다 보며 말했다.


“결국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나를 떠나겠다는 건가?”


은성의 말에 유리스는 예전 은성에게 가족이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리곤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나 같은 고아가 가족은 무슨..’


은성의 말을 무시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은 유리스가 뒤돌아서 객실문을 향해 걸었다.

그위 귓가로 은성의 말이 계속 들려왔다.


“그렇다면 난 더더욱 너를 보낼 수 없어.”


그럼에도 유리스는 아무 말없이 문밖을 나섰다.


‘당신이 알기나 하겠어? 고아라는게 얼마나 슬프고 외로운건지..’


그 생각과 함께 객실문을 닫고 떠나려던 유리스의 귀로 은성의 마지막 말이 들려왔다.


“사실.. 나도 너와같은 고아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네가 내 가족이 되어줄 순 없을까?”


그 말에 유리스가 방문 앞에서 흔들리는 눈빛으로 은성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자신이 고아라는 것을 들켰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되어 달라는 은성의 말에 눈빛이 흔들린 것이었다.

잠시 후 유리스는 은성의 눈을 통해 그가 진실을 말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방문을 잡은 채 멈춰섰던 유리스가 끝내 결심한 듯 객실문을 닫고 사라졌다.

그에 은성이 객실문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 좀 더 당신을 지켜볼게요. 당신이 좋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쁜 사람이라는 확신도 없으니..


은성이 웃은 이유는 그의 머릿속으로 유리스의 텔레파시가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그들이 묵고 있는 여관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는 염소수염을 한 중년인이 혼자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식당으로 또다른 중년인이 들어오더니 염소수염을 한 중년인의 맞은편 의자에 허락도 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다짜고짜 그의 맥주를 자신의 것 마냥 벌컥벌컥 들이키기 까지 했다.

자신의 맥주가 바닥이 나는데도 염소수염의 중년인은 아무런 표정변화없이 그를 쭉 지켜보았다.


“캬아! 이 집 맥주는 여전하구려?”


그가 맥주잔을 모두 비우고 난 후에야 염소수염의 중년인이 그에게 용건을 물었다.


“무슨 일이시오?”


염소수염을 한 중년인의 물음에 맞은편에 앉은 중년인이 시원한 맥주를 마셨음에도 기분이 언짢은 듯 말했다.


“이거 저번보다 액수가 부족한 것 같구려?”


그는 낮에 고지식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경비원이었다.


“뭐가 부족하단 말이오? 저번이랑 똑같이 드렸지 않소? 1명당 금화 한닢씩 말이오.”


그의 말을 들어보아 엘프 한명을 통과시켜주는데 금화 한닢의 뒷돈이 오간 것 같았다.

금화 한닢이면 평범한 4인 가족 1년치 생활비의 반값이었다.

즉 경비병의 6개월치 월급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최근 물가는 오르기 시작하는데 나한테 오는 수수료는 그대로이니 하는 말 아니겠소.”


경비병의 말뜻은 요즘 앤드류 공작이 국가의 제정을 충당하면서 경기가 좋아졌으니 그만큼 자신의 입에도 돈을 좀 더 넣어달라는 뜻이었다.

그 말에 중년인이 경비병을 살살 달랬다.


“나라의 제정이 좋아지면 뭐하겠소? 우리같은 것들이 살기 어려운 세상인건 여전한데.. 요즘 장사가 잘 안되는 것 댁도 잘 아시지 않소?”


하지만 경비병도 한두번해본 솜씨가 아닌 듯 흥정에서 지지 않았다.


“같이 잘먹고 잘살자고 나도 이 짓거리 하는 것 아니오? 이런식으로 나오면 우리 거래는 오늘로써 끝이오.”


결국 경비병의 엄포에 중년인이 한 발 뒤로 물러나겠다는 듯 웃어보였다.


“하하하. 나도 더 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여윳돈이 없어서 그러오. 내가 리론즈성에서 물건을 팔고 돌아오는 길에 뒷주머니가 섭섭지 않게 더 챙겨 드리리다.”


그의 목소리가 컸는지 경비병이 주위를 한번 힐끔거리더니 중년인을 향해 낮게 속삭였다.


“소리 좀 낮춰서 얘기하시오. 누구 모가지 잘리는 것 보고 싶소?”


경비병도 자신이 하는 짓거리가 나쁜 짓이라는 것은 잘아는 듯 했다.


“아이고 이거 미안하오. 경매를 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소.”


“크흠.. 어쨌든 다음엔 내 몸무게 좀 많이 늘려주시오.”


경비병의 의도를 알아차린 중년인이 버릇처럼 해오던 미소를 띠며 답했다.


“아무렴요. 다음번엔 소매가 좀더 넓고 튼튼한 옷으로 입고 오시기나 하시오.”


“흠흠.. 그럼 조만간 기대하겠소.”


경비병이 중년인과의 거래가 만족스러웠는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여관밖을 나섰다.


“개자식! 여태껏 소맷자락으로 꿀꺽한 돈은 대체 어디다 쓰고 돈이 없다고 지랄인지..”


여관 밖을 나선 경비병이 도박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는걸 알리가 없는 중년인이 그에게 한차례 욕설을 퍼부었다.

밥 맛이 떨어진 중년인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거래처를 새로 바꿔야겠어..”


거래처를 바꾸면 수수료가 싸지기 마련이었다.

그가 이런말을 할때면 이 마을에 경비병이 꼭 한명씩 실종되곤 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객실에서 그들의 대화를 모두 엿들은 은성이 중얼거렸다.

한번 만났던 사람의 기운은 모두 추적할 수 있는 은성이 1층에서 낯익은 경비병의 기운이 느껴지길래 뭔일인가 싶어 그들의 대화에 집중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들의 비리를 알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거래처는 내가 소개시켜 줘야겠지?”


아마 염소수염의 중년인은 은성에게 소개비를 단단히 쥐어 주어야 할지도 몰랐다.

자신의 전재산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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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신이되어 이계로 -48.정령2- +1 20.06.15 611 10 10쪽
48 신이되어 이계로 -47.배신- +2 20.06.14 621 7 9쪽
47 신이되어 이계로 -46.정령1- +2 20.06.14 63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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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신이되어 이계로 -44.충돌- +4 20.06.13 622 7 19쪽
44 신이되어 이계로 -43.화이트 기사단- +1 20.06.12 630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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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신이되어 이계로 -41.계약- +1 20.06.11 649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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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신이되어 이계로 -36.엘프의 숲-(수정) +3 20.06.09 719 9 11쪽
36 신이되어 이계로 -35.진실-(수정) +2 20.06.08 720 9 10쪽
35 신이되어 이계로 -34.리치-(수정) +4 20.06.08 750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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