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3,242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6.06 22:04
조회
748
추천
10
글자
12쪽

신이되어 이계로 -31.오해-(수정)

DUMMY

바스텐 백작가 인근 공원에선 세 사람이 벤치에 앉아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한사람이 두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눈치를 보는 유리스는 눈알을 어디로 굴려야할지 몰랐다.

왼쪽으로 돌리자니 은성의 눈과 마주쳤고 오른쪽으로 돌리자니 페르디아노스가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숨까지 막혀오는 침묵이 답답했는지 결국 유리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나는 왜 안 보내주는 거요?”


그에 은성이 물었다.


“돌아가면 뭘 할건데?”


“당연히 기사로서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할거요.”


“무슨 임무?”


“그야...”


유리스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당연히 돌아가면 이런 짓을 반복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돌아가면 제대로 된 상급자를 만날 수 있나 보지?”


“...”


은성의 이어지는 질문에도 유리스는 굳게 닫힌 입으로 침묵만을 지켰다.

제국에 있는 자들중에 그가 진심으로 존경심을 가졌던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그들이 존경받을 짓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유리스를 보며 은성이 말했다.


“어찌 제대로 된 인물 하나 없나 보군?”


“하지만 그들이 모두 나쁜 자들은 아니오. 저같은 자들도 많아요.”


“나쁜 짓을 했는데 나쁜 자들이 아니다?”


유리스는 그말에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여태까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명령이라는 핑계로 일삼았던 비겁하고 치졸한 짓들은 결국 나쁜짓에 속했고 그것을 행한 자신은 이미 나쁜놈이었던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자신 스스로 그 일들을 임무이기 때문에 정당하다 부정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널 왜 안 보내줬다고 생각하나? 네가 이뻐서? 천만에.. 넌 그나마 반성이란걸 할줄 아는 놈이니까 안보내준거야.”


“그거랑 내가 여기에 있는 거랑은 무슨 상관이오?”


“사람은 때에 따라 마음이 변하기 마련이지. 명예에 변할 수도 있고 돈에 변할수도 있고 또는 환경에 따라 변할수도 있지.”


“내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오.”


“범죄자가 범죄자들의 소굴에 있으면 아무리 혼자서 반성해도 달라지긴 쉽지 않은 법이지. 난 그저 네가 달라지길 바라기 때문에 너를 범죄자들의 소굴로 보내지 않은 것 뿐이야.”


그 말을 들은 유리스도 깨달았다.

자신이 돌아가면 그들과 어울려 정당한 일이라는 핑계로 나쁜짓을 또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하지만 자신을 바로 잡아줄 곳이 있다면 자신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럼 날 어디로 보내려는 거요?”


“누가 보낸다고 했어? 내가 널 데리고 있으려고..”


“난 당신이 좋은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 모르오. 그리고..”


‘당신이 사람인지 드래곤인지도 모르오.’


끝내 뒷말은 속으로만 말하는 유리스였다.

유희중인 드래곤에게 ‘당신 혹시 드래곤이오?’하고 물어보는 것은 유희를 방해하는 행위였기 때문이었다.

드래곤의 유희를 방해하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유리스가 말을 하다 말자 은성이 물었다.


“그리고?”


“아..아무것도 아니오.”


“내가 좋은사람인지 나쁜사람인지 모른다고? 그렇겠지. 범죄자가 ‘나 범죄자요’하고 말하진 않을테니.. 난 내가 좋은놈이다 나쁜놈이다 말하진 않을 거야.. 다만 행동으로 보여주겠어.”


“당신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면?”


“그때는 미련없이 나를 떠나도 좋아.”


잠시 고민하던 유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일단은 당신과 함께 있어보죠.”


“그래 좋아. 그럼 네 가족들은 지금 어디있지?”


“그건 왜 묻는거요?”


“도망간 자네의 동료들이 복귀하면 무슨 말을 할 것 같나?”


“임무에 실패했다고 보고를 하겠죠.”


“그리고...?”


“그리고라니요?”


그런 유리스를 보며 은성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정말 착해 빠졌군? 그들의 눈엔 네가 배신자로 보였을 텐데? 그럼 네 가족들은?”


그렇다.

은성이 도망갈 기회를 줄 때 자신은 도망가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은성의 기운에 도망가지 못한거지만 도망가는 복면인들이 보기에는 스스로 도망가지 않은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복귀를 하면 당연히 자신을 배신자라고 발언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열한 그들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지 알지 못했다.

유리스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은성에게 말했다.


“돌아가야하오.”


“어디로?”


은성이 어느 나라로 돌아가는지 물었다.

하지만 유리스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건 말할 수 없어요.”


“끝까지 조국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난 아직 당신을 모르지 않소? 여태까지의 행동들이 나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유리스가 은성을 경계했다.

그 말에 은성이 한수 접어준다는 식으로 말했다.


“좋아. 그럼 도망친 그들은 언제쯤 복귀할 것 같은가?”


“그것도 알려줄 수 없소.”


그들이 베롬성에 올때는 펠리안 제국에 있는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마법진을 이용해서 왔지만 돌아갈 때는 배를 타고 가야했다.

그란시아 대륙과 펠리안 대륙은 거리가 멀어 여기서부터 최소 한달은 이동해야했는데 그걸 말하는 것 자체가 ‘나 펠리안 제국 사람이오’ 하고 말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알겠다. 그럼 아발론 왕국사람인지 아닌지만 알려줘. 네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거든..”


가족이라는 말에 유리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발론 왕국사람은 아니오.”


“그럼 최소 열흘은 시간이 있다는 말이군? 그전에 결정해. 내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복면인들이 아발론 왕국을 벗어나는데만 해도 열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알아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소.”


“아니 충분할거야.”


은성은 유리스에게 믿음을 줄 자신이 있었다.


“휴.. 알겠어요. 일단 믿어보죠.”


“좋아. 그럼 합의 완료.”


은성이 만족한 듯 말했다.


“이제 돌아가시겠습니까?”


페르디아노스가 물었다.


“아니 그전에 말은 맞춰야지.”


은성이 유리스의 자연스러운 합류를 위해 미리 입을 맞추기로 했다.

그들이 이야기를 끝낼 무렵 피닉스 기사단과 톰이 바스텐 백작가로 돌아왔다.

별채에 돌아온 그들은 루시아 공주와 소피아를 쉴 수 있게 했다.

그들이 오늘 있었던 충격과 슬픔으로 혼자 자기를 거부했기에 소피아와 루시아공주 그리고 공주의 시녀인 안나가 같은 객실을 함께 사용했다.

그 주위로 병력들이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섰다.


“은성 공작님은 아직 안 왔소?”


톰이 바스텐 백작에게 물었다.


“그러게.. 아노스님이 찾으러 가셨는데... 아 저기 오는구만.”


바스텐 백작이 가리킨 곳에서는 공원에서 말을 맞춘 은성 일행이 돌아오고 있었다.


“무사하셨군요? 어디갔다 오셨습니까?”


톰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은성에게 물었다.


“공주를 찾으러 공원쪽으로 갔는데 못 찾았어요. 공주는 돌아왔나요?”


은성의 거짓말에 톰의 눈이 더 가늘어졌다.


‘애송이 녀석. 도대체 무엇을 숨기는 것이냐?’


분명 은성은 소피아 공주를 만났다.

은성이 떨어뜨린 신분증명서가 그걸 증명해 주고 있었다.

가늘어졌던 톰의 눈이 은성의 오른쪽으로 향하며 다시 커졌다.

어제 자신이 마굿간에서 죽도록 팼던 1호였던 것이다.

유리스도 그를 발견하고 놀라며 페르디아노스의 뒤로 황급히 숨었다.


- 왜 그러냐?


페르디아노스가 물었다.


- 저자는 나를 아는 자요.


유리스가 남몰래 톰을 가리켰다.

그에 페르디아노스가 은성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이미 은성은 유리스를 소개하고 있었다.


“갑작스럽지만 소개할 사람이 있어요. 유리스?”


그 말에 유리스가 페르디아노스의 뒤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페르디아노스의 뒤에서 낯선 사람이 나오자 바스텐 백작이 물었다.


“이 자는 누구요?”


“공원에 갔다가 불량배들에게 맞고 있길래 불쌍해서 데려 왔어요.”


은성의 말처럼 유리스는 얼굴에 멍자국이 선명했다.

당연히 그것은 불량배가 아닌 톰의 작품이었다.


“쯧쯧. 어쩌다가.. 내가 베롬성 관리를 제대로 못한 잘못이지..”


사실을 알리없는 바스텐 백작이 미안해했다.

하지만 유리스는 톰의 눈치를 보기 바빴다.

가만히 지켜보던 톰이 유리스 바로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갔다.

유리스는 이내 모든걸 포기한 듯 마음을 굳게 먹었다.

눈을 질끈 감은 그의 귀로 톰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다.


“처음 뵙겠소. 난 톰이라고 하오.”


그 말에 유리스와 페르디아노스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안녕하세요. 유리스라고 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악수를 했다.


- 아무래도 너를 못 알아보는 것 같은데?


페르디아노스의 텔레파시에 유리스가 대답했다.


- 그때 캄캄한 밤이었고 마굿간도 어두웠기 때문에 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 네 얼굴이 떡이 되어서 그런건 아니고?


톰이 유리스의 복면을 벗기기전 이미 그의 얼굴이 떡이 되었긴 했었다.


- 글쎄요.


- 네 얼굴을 모르니 됐다.


그들의 텔레파시와는 달리 톰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악수를 하는 톰의 시선은 유리스가 아닌 은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놈. 이제보니 복면인과 한편이었구나?’


그렇게 그들은 서로 속고 속이며 오해를 만들어냈다.

그런 그의 속도 모르고 은성이 싱글벙글거리며 바스텐 백작에게 말했다.


“당분간 유리스도 저희와 함께 지내고 싶은데 혹시 객실 하나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그거야 어렵지 않죠. 집사! 이 자가 머무를 방을 하나 마련해 주게..”


바스텐 백작이 흔쾌히 승낙했다.

그에 집사가 은성 일행과 함께 유리스의 객실을 안내하기 위해 2층으로 향했다.

그때 톰이 갑자기 그들을 불러 세웠다.


“잠깐 멈추시오!”


톰의 말에 은성 일행이 복도를 걷다 뒤를 돌아보았다.

톰과 은성의 눈빛이 허공에서 만났다.

톰은 이 자리에서 당장 ‘저놈이 복면인과 한패거리다’라고 고자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옆엔 페르디아노스가 있었다.


공주를 데리고 복귀했을 때 병사들 사이에서 아노스가 8클래스 마법사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카네디가 말하길 8클래스급의 힐링마법이 아니고서는 환자들을 그렇게 빠르고 쉽게 치료할 순 없다고 장담했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자신과 페르디아노스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지 모를 싸움이었다.

8클래스 마법사는 소드마스터 상급이상의 실력자와 맞먹기 때문이다.

거기에 오러블레이드는 만들지 못하지만 소드마스터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 은성까지 상대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톰은 은성과 페르디아노스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기로 한 것이다.

그때가 은성을 처리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네놈. 공주를 왜 다시 풀어줬는지는 모르겠다만.. 네놈이 죽는것엔 변함이 없을 것이야.’


톰이 은성을 꼭 죽이겠다는 다짐을 했다.

톰이 말이 없자 은성이 먼저 물었다.


“무슨 일이세요? 톰아저씨?”


그제야 정신을 차린 톰이 대답을 했다.


“아..이걸 주었소.”


톰이 은성의 신분증명서를 건냈다.


“이걸 어디서?”


은성이 신분증명서를 받아들며 물었다.


“객실앞 복도에 떨어져 있던걸 내가 발견하고 주웠소.”


“아하! 그렇군요? 고마워요.”


은성이 아무 의심없이 톰에게 인사를 한뒤 신분증명서를 가지고 집사를 따라 유유히 사라졌다.


‘지금은 네놈을 죽일 수 없지만.. 기회가 되면 반드시 죽일 것이다. 반드시...’


사라져가는 은성을 보며 톰의 주먹이 꽉 움켜쥐어졌다.

자신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줄도 모른 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이되어 이계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신이되어 이계로 -53.검거- +1 20.06.17 546 6 10쪽
53 신이되어 이계로 -52.위기- +1 20.06.17 569 6 17쪽
52 신이되어 이계로 -51.미행- +1 20.06.16 581 5 11쪽
51 신이되어 이계로 -50.흥정- +1 20.06.16 589 6 10쪽
50 신이되어 이계로 -49.검문- 20.06.15 611 8 15쪽
49 신이되어 이계로 -48.정령2- +1 20.06.15 611 10 10쪽
48 신이되어 이계로 -47.배신- +2 20.06.14 621 7 9쪽
47 신이되어 이계로 -46.정령1- +2 20.06.14 633 7 12쪽
46 신이되어 이계로 -45.꼬리- +2 20.06.13 594 7 15쪽
45 신이되어 이계로 -44.충돌- +4 20.06.13 622 7 19쪽
44 신이되어 이계로 -43.화이트 기사단- +1 20.06.12 630 6 10쪽
43 신이되어 이계로 -42.만석- +1 20.06.12 636 8 9쪽
42 신이되어 이계로 -41.계약- +1 20.06.11 649 8 14쪽
41 신이되어 이계로 -40.약속-(수정) +1 20.06.11 691 7 15쪽
40 신이되어 이계로 -39.일석이조-(수정) +1 20.06.10 663 8 10쪽
39 신이되어 이계로 -38.경고문-(수정) +2 20.06.10 694 12 12쪽
38 신이되어 이계로 -37.로즈엘-(수정) +3 20.06.09 699 9 11쪽
37 신이되어 이계로 -36.엘프의 숲-(수정) +3 20.06.09 719 9 11쪽
36 신이되어 이계로 -35.진실-(수정) +2 20.06.08 720 9 10쪽
35 신이되어 이계로 -34.리치-(수정) +4 20.06.08 749 10 15쪽
34 신이되어 이계로 -33.일정변경-(수정) +2 20.06.07 731 12 8쪽
33 신이되어 이계로 -32.요리경연대회-(수정) +2 20.06.07 749 10 17쪽
» 신이되어 이계로 -31.오해-(수정) +2 20.06.06 749 10 12쪽
31 신이되어 이계로 -30.분노-(수정) +3 20.06.06 748 11 14쪽
30 신이되어 이계로 -29.혼란-(수정) +4 20.06.05 777 11 11쪽
29 신이되어 이계로 -28.납치-(수정) 20.06.05 788 9 13쪽
28 신이되어 이계로 -27.악연-(수정) +1 20.06.04 789 13 9쪽
27 신이되어 이계로 -26.악마-(수정) +1 20.06.04 805 13 17쪽
26 신이되어 이계로 -25.실패-(수정) +2 20.06.03 823 13 16쪽
25 신이되어 이계로 -24.사랑-(수정) +2 20.06.03 885 16 2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