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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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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
작품등록일 :
2022.07.14 02:54
최근연재일 :
2022.10.05 22:58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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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07
추천수 :
996
글자수 :
389,535

작성
22.09.0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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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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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2)

DUMMY

“야 이 벌레 같은 놈들아!”


‘미끼’ 헌터의 역할은 확실했다.

다크엘프의 시선을 집중시키면 되는 것.

하지만, 잡히면 안 되는 게 핵심이었다.


-무람카!


경계를 서고 있던 다크엘프 보초병 중 한 명이 그를 발견하고선 경보를 울렸다.

그러자, 적의 침입에 마치 대비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수많은 다크엘프 부대가 막사에서 쏟아져나왔다.


-무엘라! 키 삼바!


물론 그 수가 군단의 일부였지만, 주작길드의 작전을 시작하기엔 충분했다.

다크엘프들은 미끼 헌터를 향해 활을 쏘아대고, 창을 던져댔다.

하지만, 주작길드의 버프를 몰빵받은 그의 몸놀림은 마치 바람과도 같았다.


-키 삼바!


다크엘프들이 포효하며 한 가운데에 뛰어다니는 그를 잡으려 했지만 계속해서 실패했다.

방어스킬과 회피스킬, 그리고 고정적으로 증가한 민첩성을 활용한 그는 완벽한 미끼였다.


“이제 우리 차례다!”


유광인은 구역별로 흩어진 길드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서쪽에 있던 무리에서 붉은빛 불꽃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가자!

-드가자아!


구름과 맞닿으며 터진 불꽃은 새빨간 주작의 모양으로 하늘을 수놓았다.

이것이 그들의 신호였던 것이다.


“킬당 10만 원이다!”


동, 서, 남, 북.

온 사방에서 그들을 에워싸고 들어오는 주작길드의 공격은 강력했다.

미끼에 어그로가 끌린 다크엘프들은 예상치 못한 적의 기습에 대처하지 못했다.


[영혼을 흡수합니다.]


민우는 여전히 공중을 날아다니는 채로 죽어 나가는 다크엘프의 영혼을 흡수하며 돌아다녔다.


“제법 하는데?”


물론 조직적인 움직임은 전혀 없었지만,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것 같았다.


“탱, 딜, 힐, 그리고 원거리 지원이네.”


그들의 전략은 단순했다.

근접전에 강한 헌터 한 명.

그리고 방패 역할을 하는 헌터와 치유와 버프를 담당하는 헌터.

마지막으로 그 일행을 원거리에서 지원해주는 헌터.

말 그대로 그들은 유닛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무에르라!


다크엘프의 저항도 거셌지만, 아무래도 A급 헌터까지 포함된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뒤져라, 쓰레기 새끼들!”


주작길드의 공격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다크엘프들은 그제야 대열을 갖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기습으로 잃은 병사의 수가 어마어마했다.

군단의 반이 전멸해버린 상황에서 적진 한가운데에 다크엘프 한 마리가 지팡이를 들고서 나타났다.


-무에르!


휘황찬란한 장신구로 얼굴을 뒤덮은 녀석은 딱 봐도 저번에 봤던 오우거 주술사와 계열이 비슷해 보였다.

복면을 쓰고 있어서 녀석의 표정이 보이진 않았지만, 무언가 중얼거리는 듯했다.


-무에르! 라!


거듭 반복해서 한 단어를 뱉어대더니, 이내 지팡이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왔다.


-무에르라!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땅을 타고 흘러 전장에 있는 모든 다크엘프의 몸을 뒤덮었다.


[다크엘프가 고대의 마법을 시전합니다.]

[휘하에 있는 다크엘프들이 버프를 받습니다.]

-자가 치유 능력 증폭

-공격력 증폭

-방어력 증폭


그들의 몸을 뒤덮은 빛은 이내 눈동자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유광인은 북쪽에 있는 길드원들에게 외쳤다.


“우리도 똑같이 간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북쪽에서 터져 나온 붉은빛의 섬광이 하늘로 향해 솟구쳤다.

한 마리의 주작이 날아오르는 모양의 빛은 자유롭게 하늘을 유영하며 모든 길드원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세인트 길드원들이 축복을 받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았다.

주작길드의 전용 버프.

물론, 민우는 용병이라 대상에서 제외됐다.


“딱히 필요한 건 아니지만.”


다크엘프들은 전장을 휩쓸고 다니는 한 마리의 주작에게서 눈을 떼질 못했다.

민우 역시 마찬가지로 꽤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세를 이어가자!”


전장에 울려퍼진 유광인의 목소리에 또 한 번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사방에 혈흔이 튀고, 사상자가 속출하는 전쟁의 한복판.

하지만, 유리해 보이는 건 주작길드 쪽이었다.


-무에라! 엘 바사!


버프를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침입자들의 저항이 사그라들 기세가 보이질 않자 녀석은 또 한 번 주문을 외웠다.

이번에도 지팡이 끝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왔다.


“소용없다!”


똑같은 주문은 통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던 유광인.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이번에는 다른 주문이었다.


-엘 바사!


녀석이 땅을 지팡이로 내려찍자, 쩌적거리면서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그 균열은 나무가 우거진 숲을 향해 점점 번져갔다.


“고작 이 정도로 우리를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냐!”


땅이 갈라지는 동안 잠깐 균형을 잃었을 뿐, 주작길드에게는 실질적인 타격이 없었다.


“이제 끝이다!”


주작길드는 일제히 하늘을 향해 주작의 문양을 쏘아 올리면, 마지막 공격을 퍼부을 준비를 했다.

기세 좋게 다크엘프 군단을 처리하려고 하던 찰나에.


-구어어어!


진지 밖을 둘러싸고 있는 숲에서 괴상한 울부짖음이 울려 퍼졌다.


-그어어!

-그아아!


그 괴성은 하나가 아니었다.

주작길드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숲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엘 사바!


다크엘프가 주문을 외우자, 이내 괴성의 주인이 숲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메말라 비틀어졌던 나무들이 온 사방에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헌터들을 향해 자기의 나뭇가지들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아아!


또 어떤 것들은 옆에 있던 죽은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던지기도 했다.


[엔트 족.]

-공격력: ?

-방어력: ?

-고대 마법에 의해 되살아난 엔트입니다. 숲의 침입자들에 대해서는 자비가 없습니다.

녀석들은 C급 소환수에 불과했지만, 그 크기는 달랐다.

한 번의 팔짓으로 헌터 대 여섯 명은 휩쓸어 버릴 정도의 위력.

유광인은 이를 보고선 재빠른 판단을 내렸다.


“불 속성들이 마크해! 나머지는 본진을 친다!”


그러자, 사방에서 녀석들을 향해 쏟아지는 불꽃.

마법이고 근접이고 가릴 것 없이, 불 속성인 헌터들은 모조리 엔트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구워아아

-무엘라! 키 삼바!


다크엘프과 고대 엔트의 협동에 잠깐 흔들리는 듯했으나, 상성인 불 속성 헌터들에겐 상대가 안 됐다.

위력적인 기세로 헌터들을 휩쓸어버렸지만, 그것도 잠시.

불 속성 헌터들이 퍼부은 불꽃에 나뭇가지가 점점 타들어 가는 녀석들이었다.


‘좋아, 여기까진 계획대로다.’


이제 가운데에 있는 저 녀석만 처치하면 1페이즈는 마무리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고서 등장하는 2페이즈 보스.

거기서부터는 이민우 헌터에게 전적으로 맡길 셈이다.


‘궁지에 몰린 녀석을 귀신같이 구해준다면?’


목숨을 구해준 대가로 S급 마정석 한 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이다.

유광인은 고개를 치겨들고선 공중에 떠 있는 민우를 쳐다봤다.


‘지금 맘껏 즐기시라고.’


아래에서 자기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진 민우는 유광인이 자기 쪽으로 보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었다.

퀘스트만 완료하고 나가면 될 문제.

민우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리치의 힘을 얻어라! (1)>

-고블린 1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10/10)- 완료

-오우거 5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50/50)- 완료

-다크엘프 10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55/100)


퀘스트는 반 이상 완료한 상태였다.

리치가 내줄 다음 숙제가 기다려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힘.

영혼 흡수를 거듭할 때마다 강해지는 이 느낌.

그것은 마음을 끌어들이는 중독성이 강했다.

민우의 발아래에선 주작길드가 어느 정도 승기를 거머쥐려고 하는 듯 보였다.


-엘 캄바사!


가운데 있던 다크엘프는 혼신의 힘을 다해 주작길드를 막으려 했지만, 유광인의 칼날이 녀석의 목에 닿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끝이다.”


그대로 유광인의 검에 목이 베어버린 녀석은 힘없이 땅바닥에 쓰러져버렸다.

푸른 피가 목에서 쏟아져나오며 땅을 적셨다.


-끝난 건가.

-후, 이제 시작이구나.


하지만, 주작길드의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은 일절 없었다.

심지어 티끌만 한 환호성조차 들리지 않았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민우는 공중에서 내려와 그들 사이로 걸어갔다.


“다들 버프 한 번씩 더 받고 가자.”


분명 적장의 목은 쓰러지고 주변도 조용한데,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유광인의 명령과 함께 이번에는 조금 작은 크기의 주작이 그들의 몸을 에워쌌다.


-준비됐습니다.


유광인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민우는 누이 휘둥그레졌다.

죽은 다크엘프의 사체에서 흘러나온 파란색 피가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헌터님, 이제 시작입니다.”


유광인은 민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헌터님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부터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죠?”


민우의 시선은 꿀렁거리는 파란 피에 고정되어 있었다.


“던전 보스를 잡아야죠.”


그러고는 다크엘프의 사체를 검으로 가리켰다.


“녀석의 피가 땅속에 잠들어 있는 그것을 깨울 겁니다.”

“그것?”


유광인은 자세를 낮추고선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타락한 대자연의 천사, 가이아르 말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땅이 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북하게 쌓여있던 다크엘프의 사체들은 갈라진 땅 사이로 떨어지고 있었고, 그들을 에워싸고 있던 숲에서는 잎사귀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스킬 발동: 고스트 워크]


땅에 있으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부리나케 공중으로 떠올랐다.

하늘을 날 수 없던 다른 헌터들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땅에 발을 간신히 디디고 있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민우 헌터님.”


유광인은 공중을 향해 꾸벅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갈라진 땅 사이사이로 눈부신 섬광이 뿜어져 나왔다.


“이 빛은...”


대천사 아폴레오와 싸웠을 때 봤던 그 빛이다.

그리고 아까 유광인이 했던 말.

타락한 대지의 천사 가이아르.


‘...그렇다면?’


-띠링


[던전 보스 “타락한 대자연의 천사 가이아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세계수의 수호가 발생합니다.]

-악마의 능력을 지닌 생명체의 능력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숲의 침입자에 대한 능력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


민우는 공중에 뜬 알림 창을 보고선 할 말을 잃었다.


‘이건 대놓고 저격인데.’


애초에 악마들로부터 숲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창조된 세계수였다. 그리고 그 세계수를 수호하기 위해 천계에서 파견된 천사, 가이아르.

그렇기에 가이아르의 능력은 온전히 악마를 처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모든 걸 알고 있었던 유광인.

그는 거짓된 얼굴로 민우에게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악마의 능력 감소라니... 헌터님, 괜찮으시겠습니까?”


하지만, 민우는 그의 예상과는 달리 의외로 평온한 표정이었다.


“네? 아, 네네. 괜찮습니다.”


악의 능력 감소? 루터의 목걸이와 아크리스의 팔찌의 힘을 빌리면 그만이었다.

민우는 오직 ‘녀석을 잡으면 어떤 보상이 나오려나.’ 라고 기대하는 중이었다.

보고 도움이 되는 거라면 S급 마수정 한 개 따위와는 바꿀 의향이 충분했다.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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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7. 천계에 도착하다 (1) 22.09.22 133 7 13쪽
66 #26. 해치웠나? (2) 22.09.21 141 6 12쪽
65 #26. 해치웠나? (1) 22.09.20 144 5 13쪽
64 #25. 촉수라니 (2) 22.09.19 151 6 12쪽
63 #25. 촉수라니 (1) +1 22.09.18 164 6 13쪽
62 #24. 영혼의 결속 (2) 22.09.17 165 6 13쪽
61 #24. 영혼의 결속 (1) +1 22.09.16 176 7 13쪽
60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2) 22.09.15 173 7 13쪽
59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1) 22.09.14 193 7 12쪽
58 #22. 3대 3 한미전 (2) 22.09.13 192 9 12쪽
57 #22. 3대 3 한미전 (1) 22.09.09 216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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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21. 네가 왜 거기서 나와 (1) +2 22.09.07 22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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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20. 한미 연합작전 (2) 22.09.05 216 9 12쪽
52 #20. 한미 연합작전 (1) 22.09.04 238 11 12쪽
51 #18.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제 2장 끝. 22.09.03 241 11 12쪽
50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3) 22.09.02 242 11 13쪽
»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2) 22.09.01 228 10 12쪽
48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1) +1 22.08.31 248 11 12쪽
47 #17. 신세 좀 지겠습니다 (2) 22.08.29 236 11 12쪽
46 #17. 신세 좀 지겠습니다 (1) 22.08.28 238 10 12쪽
45 #16. 권모술수 (2) 22.08.27 252 10 14쪽
44 #16. 권모술수 (1) 22.08.26 25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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