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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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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
작품등록일 :
2022.07.14 02:54
최근연재일 :
2022.10.05 22:58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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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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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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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2. 3대 3 한미전 (2)

DUMMY

#22. 3대3 한미전 (2)


한국과 미국, 두 국가를 대표해서 나온 3인방은 급하게 작전타임을 가졌다.

박현철이 귀찮다는 듯이 민우에게 먼저 물었다.


“일단 나와야 할 거 같아서 나왔는데, 어디 뾰족한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최연희도 그의 물음에 동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S급 헌터라고 해도, 한 번의 피격도 없이 클리어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기도 여태껏 그랬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과는 달리 민우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한 대도 안 맞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말이 그렇지, 쉬운 게 아니잖아.”


심지어, 배은호 국장이 제시한 던전은 총 다섯 개였다.

그중에서 미션을 성공한 개수를 헤아려서 더 많은 팀이 이기는 거였다.

하지만, 단 1점이라도 따기 어려운 게 현실.

어떻게든 그중에서 가장 쉬운 던전을 들어가는 게 좋은 선택지 같았다.


“저 혼자 갔다 올게요.”


순간, 그들은 민우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너 혼자 갔다 오겠다니.”


박현철은 짜증난다는 듯이 눈을 부라렸다.


“아이, 아무리 홀리 네크로맨서니 뭐니. 능력이 좋다고 해도 그건 좀 아니죠. 누굴 봉으로 아나...”


그는 민우가 뛰어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자만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홀리 네크로맨서의 눈빛에선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에 최연희는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방법은 있지. 그러니까 그냥 나 혼자 갔다 올게.”


사실, 혼자 가고 싶었던 이유는 박현철의 생각이 맞았다.

한껏 강해진 힘으로 영혼을 소환하고 고스트 워크를 사용하는 등등, 얼마든지 피격당하지 않고 파훼가 가능했다.


‘저 둘이 같이 들어가면 괜히 발목만 잡힐 수도 있어.’


연희 누나는 그렇다 쳐도, 박현철은 더더욱 유의해야 했다.


“아니, 정 못 믿겠으면 내기할까?”

“내기?”


민우는 인벤토리에서 S급 마정석을 꺼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으로 안 되는 게 없지.


“내가 혼자 가서 못 깨는데 이 S급 마정석을 걸게.”


그는 최연희와 박현철에게 각각 마정석 하나씩 건네줬다.


“둘이 하나씩.”

“뭐??”


놀란 눈으로 민우를 쳐다보는 최연희와는 달리 박현철은 ‘이게 웬 떡이냐.’라는 듯이 마정석을 내려다봤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애써 난처한 듯이 말했다.


“아니, 마정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 중요하긴 한데, 하여튼. 중요한 건 민우 씨가 성공할 수 있냐 아니냐, 그게 문제죠.”


민우는 그의 눈빛에서 거짓을 읽어냈다.

그러고는 괜찮다는 듯이 손을 등 뒤로 숨기고선.


“아니, 괜찮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민우는 그 둘에게 제안했다.

일단 첫 던전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때는 믿어 달라는 말이었다.


“...그런 거라면야.”


사실상, 다섯 개 중에 하나 손해를 본다고 해도 큰 타격은 없을 듯했다.

만에 하나 미국팀이 성공한다고 해도 1점 손해 보는 거니까.


“좋습니다, 저는 찬성!”


박현철이 기다렸다는 듯이 한쪽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최연희는 잠깐 고민하면서 손에 들린 마정석과 민우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믿어봐, 누나.”


민우가 식당에서 보여줬던 능력은 가짜가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마력 역시,


‘심상치 않은 힘인 건 알겠는데...’


만약에 지휘권을 미국에게 빼앗기게 되면.

그 후에 상황은 생각만 해도 자존심 상했다.


“그럼 딱 한 번이야. 만약에 실패하면 그다음 던전부터는 다 같이 들어가는 거야.”

“좋았으!”


옆 방에서 회의하고 있던 미국팀의 크리스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모르는 건가. 멍청한 새끼들이 따로 없구먼.’


협회장과 같이 짜고서 한국팀이 회의하는 방에 도청기를 심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는 한국팀의 회의내용에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왜 그래, 크리스. 뭐라는데?”


웃음을 참으려고 입을 가리던 크리스에게 옆에 있던 샤오 린이 물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긴 거 같다.”

“왜?”


붉은색 치파오를 입은 샤오 린은 눈을 번뜩였다.

중국에서 이민을 온 샤오 린.

그녀 역시 S급 헌터로서 무공을 사용하는 헌터였다.

현재 미국에서는 그녀를 타격으로 이길 수 있는 자가 없다고 하는 수준.

근거리 타격으로 마수들을 때려잡는 게 배은호와 비슷한 계열이었다.


“이민우 헌터가 혼자 하겠다고 나대는데?”

“뭐라고? 아하하하하!”

“미친 거 아니야?”


반대쪽에서 자기의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리던 홀터가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크리스가 입 모양으로 조용히 하라며 자세를 낮췄다.


“여튼, 우리는 협회장님이 알려준 대로만 하면 되는 거야.”


크리스는 한국 팀이 있는 방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선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지휘권은 우리 거다, 머저리들.”


* * *


독도 해안가에 모인 헌터들은 다들 표정이 굳어있었다.

내일 있을 합동작전의 지휘권이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자, 다들 모였나?”


배은호의 큰 고함에 한국팀의 최연희와 미국팀의 크리스가 각자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다섯 개의 던전 중에서 어느 곳을 먼저 가든지 상관은 없다. 단, 겹치지 않기 위해서 사전에 정해놓고 가는 걸로 하겠다.”


배은호는 최연희와 크리스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그러면 여기서 동전 던지기를 해서 먼저 정하는 쪽으로 하겠다.”


그가 호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드는 순간,


“그냥 쟤들 먼저 하게 해줘요.”


민우가 최연희 뒤에서 나타났다.


“뭐라고?”

“그게 무슨 소리야, 민우야.”


적잖이 당황한 표정의 최연희.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배은호와 미국팀의 눈치를 살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민우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아니, 진짜로요. 미국 팀이 먼저 선택할 수 있게 해주세요.”


최연희는 도대체가 얘가 오늘 왜 이러지 싶은 눈치였다.


“허허, 이민우 헌터가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는 군요. 역시 그의 능력에 걸맞는 인성입니다.”


배은호 옆에 있던 협회장이 박수쳤다.

그러자 미국 팀의 전원이 이때다 싶어, 다 같이 민우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 이민우 헌터의 배려에 힘입어 감히, 저희가 먼저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크리스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선 공손하게 인사했다.


-저 쓰레기 자식들.

-아니, 이민우 헌터님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가식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치를 떠는 한국팀.

배은호는 잠깐 결정을 망설였지만,

한국 대표 네크로맨서의 표정을 보아하니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좋다, 그러면 미국팀이 먼저 순서를 정하도록 하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크리스의 한쪽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저희는 동, 서, 남, 북.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이 섬 가운데에 있는 던전을 공략하겠습니다.”


배은호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민우를 돌아봤다.


“그럼 한국팀은?”


민우는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두 팔을 허리춤에 올렸다.


“저는 반대로 가겠습니다. 정확하게 반대로요.”


그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미국 팀의 헌터, 그리고 이민우 헌터를 믿고 있는 한국 팀의 함성이 뒤섞인 소리였다.


“자, 그러면 10분 뒤에 시작하도록 하겠다.”


배은호는 말을 끝내고서 미국 팀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반대로 미국 협회장 벤은 민우가 있는 한국 팀을 향했다.


“심판은 우리가 직접 같이 들어가도록 하겠다.”


일제히 쏟아지는 탄식과 함성.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미국 팀, 그리고 협회장님께서는 한국 팀. 이렇게 들어가도록 하겠다.”


물론 그들은 던전 공략에 일절 기여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이었다.


‘국장님이랑 미국 협회장은 능력이 어느 정도인 거야.’


벤이야 세계 유일 반인반룡으로 소문이 자자하지만, 배은호 국장은...

도대체 얼마나 베일에 싸여있는 인물인 건가.


“가운데에 있는 던전이라면 바로 이 근처겠네.”


협회장 벤이 최연희 옆으로 다가와서 말했다.

그의 우람한 덩치는 배은호 국장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빛의 여제 최연희가 작아 보일 정도.

그는 검은 장갑을 낀 채, 시가 한 대를 입에 물었다.


“한국 팀은 준비는 다 했는가? 전략은 어떻게 가기로 했는가.”


그의 물음에 최연희는 딱 한 마디 했다.


“이민우 헌터 혼자 할 겁니다.”


벤은 그 순간, 시가에 불을 붙이는 것도 까먹고선 씁- 빨아들였다.


“뭐, 뭐라고?”

“방금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이민우 헌터 혼자서 한다고? 그, 그게 무슨...”


그녀의 말이 진짜라는 듯이, 박현철은 되려 옆에 있던 벤치에 몸을 뉘었다.

머리에 쓰고 있던 헤어밴드로 눈을 가리고선 한숨 자려는 자세를 잡았다.


“...맙소사.”


벤은 스트레칭을 하는 민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다급하게 걸어갔다.

여전히 시가에 불을 붙여야 한다는 사실은 잊은 듯했다.


“자네가 혼자서 한다는 말이 사실인가?”

“예? 아, 예예. 혼자 하는 게 편합니다.”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아랫입술을 삐쭉 내밀고선 허리를 돌려보는 민우.

그런 그의 모습을 본 협회장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진심이다.


‘...그런데 만일 혼자서 성공이라도 하게 된다면.’


지금 자기 눈앞에 있는 사내는 역사상 가장 강한 헌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고선 곧장 그의 뇌리를 뚫고 지나가는 생각.


‘기필코 데려오고 말겠다.’


수많은 헌터를 영입했던 그였지만, 이토록 간절히 원하게 된 적은 없었다.

그의 가슴이 요동쳤고, 그의 용가죽 껍질은 바그작 소리를 내면서 떨어대기 시작했다.


“왜 그러세요?”


벤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흐르고, 불도 붙이지 않은 시가를 호흡기 마냥 빨아대고 있었다.


“아, 아무것도 아닐세. 자네 표정을 보아하니 진심인 것 같군. 뭔가 작전이 따로 있는 모양이지.”

“작전은 없는데요?”


이번에는 물고 있던 시가를 입에서 뱉었다.


“작전이 없어?”

“네, 그런 거 머리 아파서 못합니다. 하하하.”


벤은 민우가 능청스럽게 웃고 있지만, 숨겨놓은 전략이 있으리라 믿고 있었다.


“하하하, 그것도 그렇지. 그럼 나머지 한국팀은 여기 밖에서 기다리는 건가?”


벤치 쪽에서 박현철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단 이번 던전은 그렇습니다, 협회장님.”


최연희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서 상냥하게 답했다.


“박현철 헌터의 무례함은 용서해주시죠.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아, 아닐세. 저런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네. 이민우 헌터를 그만큼 믿는다는 거겠지.”


인벤토리에 있는 S급 마정석이 생각난 최연희의 얼굴이 화끈거렸다.


“자, 그럼 어디 한 번 자네의 능력을 감상해도 되겠는가?”

“그러시죠.”


민우는 어깨를 빙빙 돌리면서 던전 입구로 걸어갔다.

미국 협회장은 분명 숨겨져 있는 속셈이 있으리라 믿었다.


‘내가 크리스한테 정보를 알려준 것처럼 저들도 뭔가 수를 쓴 게 있겠지.’


하지만, 민우가 던전 보스를 때려잡는 모습을 보게 된 벤은.

여태껏 살아왔던 모든 가치관과 고정관념이 뒤바뀌게 되었다.


“말... 말도 안 돼.”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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