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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의 서재입니다.

축복받은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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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
작품등록일 :
2022.07.14 02:54
최근연재일 :
2022.10.05 22:58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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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68
추천수 :
996
글자수 :
389,535

작성
22.09.0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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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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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18.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제 2장 끝.

DUMMY

<세계수의 열매>

-세계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세계수의 열매입니다.

-<악의 손아귀>의 조합재료입니다.


순간 유광인과 했던 거래가 생각났다.

보상에는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


“저, 혹시 아까 했던 거래는...”


민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아, 아닙니다. 여깄습니다, 헌터님. 보상도 다 가지세요!”


어째서인지 부리나케 인벤토리에서 마정석을 꺼내주는 유광인이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히려 민우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보내는 주작길드 전원이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태연한 표정으로 아이템을 챙기고선 쓰러져 있는 가이아르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세계수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뭘 하시려는 거지?’


유광인은 보상도 다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녀석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민우를 유심히 쳐다봤다.


“되려나 모르겠네.”


녀석이 육신은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고 사라졌지만, 영혼의 흔적은 세계수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여전히 찬란한 빛을 내뿜고 있는 세계수.

그 가지에서 모습을 뽐내고 있는 나뭇잎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영혼을 불러냅니다.]


민우는 자기의 손바닥을 펼쳐서 세계수에 갖다 댔다.


[타락한 대자연의 천사 가이아르의 영혼이 당신의 부름에 반응합니다.]

[가이아르의 영혼을 착출합니다.]


세계수에서 시꺼먼 연기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연기가 민우의 손바닥에 닿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이랬던 적은 없었는데.’


아무래도 보통 C급 마수의 영혼을 흡수할 때와는 급이 달랐기 때문일까.

민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그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


[가이아르의 영혼을 흡수합니다.]


손끝을 통해 온몸에 흐르는 전류.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이 몸으로 빨려 들어오고 있었다.


[영혼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확실히 일반 마수들의 영혼을 흡수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가이아르의 영혼을 흡수하자마자 세계수는 점점 부식되더니, 이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렸다.


-띠링


그러고선 바닥에 떨어진 하나의 아이템.

민우는 익숙해 보이는 듯한 보석을 손으로 집어 들었다.


‘암흑 결정의 조각.’


저번에 오우거 전사의 몸에서 나왔던 게 또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역시나 악마가 개입했다는 뜻인데.

민우는 나갈 채비를 하는 주작길드를 돌아봤다.


‘...만일 내가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목숨은 보장받지 못했을 게 분명하다.

연달아 등장한 결정의 존재.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걸 직감했다.


“저, 팀장님.”


민우는 멍하니 민우를 쳐다보고 있는 유광인을 불렀다.


“예, 예. 헌터님.”

“혹시 제가 아니었어도 녀석을 잡을 수 있었나요?”

“저, 그러니까 그게.”


상당히 당황한 듯한 표정의 유광인.

민우는 그 즉시 눈치챘다.


“예상했던 것보다 강했죠, 보스가?”

“예, 예... 맞습니다. 그걸 어떻게...”


민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선 헛웃음을 지었다.


“아닙니다, 저는 나가보도록 할게요. 고생 많으셨어요.”

“예, 헌터님. 고생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길드원들 관리 잘하세요.”


민우는 마지막으로 유광인에게 한마디 하고선 게이트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부재중 전화 15통)

-김세린 매니저


민우는 밖에 나와서 핸드폰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던 걸까.

곧장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 이후에 수화기를 뚫고 나오는 김세린의 사자후.


-어디길래 전화를 그렇게나 안 받아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인데.

그녀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네?

“그러니까 다크엘프 던전은 해결됐다고요. 신병길 대표한테 전화 안 하셔도 돼요.”

-안 그래도 저도 그거 때문에 전화하려고 했어요. 민우 씨랑 일대일로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웃긴 양반이네.”


자세한 얘기는 이따가 집에 가서 하기로 했다.

전화를 끊자, 알림창 하나가 민우의 눈앞에 떴다.


-띠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자, 어디 한 번 볼까나.”


민우는 설레는 마음으로 퀘스트 창을 열었다.


<리치의 힘을 얻어라! (1)>

-고블린 1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10/10)-완료

-오우거 5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50/50)-완료

-다크엘프 100마리의 망령을 흡수하시오(100/100)-완료


[보상을 획득하셨습니다.]

-스킬 획득: 소울 리바이브

-흡수한 영혼을 혼의 상태로 다시 불러낼 수 있습니다. (현재 가능 등급: C급)


보상이 스킬인가.

영혼을 불러내는 거면...

민우는 순간 지옥에서 봤던 리치의 모습을 떠올렸다.


‘입에서 영혼을 뱉어내던데, 그럼 나도..?’


아무리 생각해도 그 모습은 너무 기괴할 것 같았다.


‘이번에 지옥으로 가게 되면 물어봐야지, 다른 데에서 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냐고.’


수많은 헌터들이 보는 중에 입에서 영혼이 기어 나온다면...

살아있는 악마라고 낙인찍힐 게 분명하다.


-띠링


민우는 인벤토리에서 얻은 마정석을 꺼냈다.

그러고는,


“저기, 팀장님!”


마침 길드원들과 함께 게이트 밖으로 나오고 있는 유광인을 불렀다.


“무슨 일이시죠?”

“아, 그래도 이건 받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민우는 달려오는 유광인에세 A급 마정석을 던졌다.

잽싸게 받아내는 유광인.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민우에게 물었다.


“이걸 어째서...”

“아, 그래도 아까 군단은 주작길드에서 다 잡았잖아요. 적어도 마정석 정도는 챙겨가셔야죠.”


그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감, 감사합니다!”


물론 S급 마정석에 비하면 조촐했지만, 자기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려고 했던 사람에게 오히려 보상을 주다니.

이민우 헌터의 넓은 아량에 그는 고개를 떨궜다.


“그럼 수고하세요.”


민우는 손을 흔들면서 집으로 걸어갔다.


-띠링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연계 퀘스트)]


리치의 퀘스트인 것 같았다.


<리치의 힘을 얻어라! (2)단계를 진행하기 위해 리치를 찾아가시오.>


“아싸.”


또 한 번 지옥행 열차를 타야 하는 민우였다.

그는 지옥 입구에 있던 술집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다른 서큐버스랑 놀아볼까.”


* * *


미합중국 헌터협회장의 집무실에는 뿌연 담배연기가 가득했다.

검은 가죽 소파에 한 쪽 다리를 꼰 채로 앉아있던 협회장은, 탁자 위에 있던 시가 한 대를 입에 물었다.


“이번에 한국에서 S급 헌터가 두 명이나 생겨났다고 하는데 그게 사실인가.”

“네, 맞습니다.”


엄지만 한 시가에서 뿌연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자료는.”

“예, 여깄습니다.”


그의 비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의 품에서 서류 파일을 건넸다.

자료를 건네받은 남성은 유심히 훑어보더니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이민우라는 헌터, 소속 길드가 아직 없다는 게 사실인가.”

“예, 협회장님. 아직 들어간 길드가 없습니다.”


비서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한국 자체에서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지만, 이민우 헌터가 모조리 거절했다고 합니다.”

“흠...”


한국에도 쟁쟁한 길드들이 많았을 텐데, 전부 다 거절했다니.


“생긴 것과는 달리 야망이 있는 모양이네.”


그는 여태껏 수많은 인재를 본국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국적을 가리지 않았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헌터라면 언제든지 두 팔 벌려 이민을 환영했었다.


“이번에 합동작전은 준비됐나?”

“예, 해당 헌터들은 이틀 전에 숙소로 전부 도착했습니다.”


비서는 잠시 자기의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3일 뒤에 출국입니다.”

“3일이라...”


협회장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S급 헌터들은 모조리 명단에 넣었겠지?”

“예, 협회장님. 지시하신 대로 본국에 거주하고 있는 S급 헌터들은 모두 호출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협회장에게 비서는 물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혹시 왜 그렇게 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무리 S급 던전이 나타났다고 해도, S급 헌터 두 명 정도만 보내도 해결될 문제였다.

더군다나 한국에 있는 S급 헌터까지 합치면 다섯 명.

하지만, 협회장님이 이토록 힘을 쓰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데려와야지.”

“예?”

“야망 가득한 이민우 헌터를 본국으로 데려온다. 그게 이번 합동작전에 참가하는 우리의 목적이다.”


협회장은 시가에서 연기를 뻐끔뻐끔 내뱉으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본국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이면, 우리가 그 기준을 충족시켜줘야지.”


이민우 헌터를 본국으로 영입하게 되면 얻게 될 이득은 엄청났다.

국방력은 물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홀리 네크로맨서라니,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빛과 어둠.

천사와 악마.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존재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헌터.

무상성 S급 헌터 이민우.

협회장은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영입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아, 그리고 데이비드 쪽에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오, 그래 뭐라고 하던가.”

“지금 한국 헌터관리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데이비드는 그들이 한국에다가 몰래 심어놓은 첩자였다.

그의 정보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생겨나는 던전게이트 수에 비해, 관리국의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관리국장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는 사실.

미합중국 협회장의 눈에선 승리의 기운이 가득했다.


“그러면 모든 상황이 잘 들어맞는군. 신이 주신 기회야.”


이번에야말로 한국을 자기의 발아래 둘 수 있는 기회.

한국을 지키고 있는 배은호 국장이 약해졌다면, 지금이야말로 둘도 없는 찬스다.


“이번에 합동작전 나가는 던전의 정보는?”

“예, 그것도 이미 조사는 끝났고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결과가 나올 겁니다.”

“좋아, 결과가 나오는 대로 헌터들한테 정보를 나눠주도록 해.”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방을 나갔다.

집무실에 혼자 남은 협회장은 시가를 또 한 모금 빨고선 공중에다가 연기를 내뿜었다.

연기는 한 마리의 작은 용이 되어 그의 집무실을 날아다녔다.


“세계가 내 발아래에 머리를 조아리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하하하!”


날개를 펄럭이며 집무실을 배회하던 용은 연기가 다 소진되면서 그 모습이 사라졌다.

자욱하게 내려앉은 담배 연기 뒤에는 그림 한 점이 액자에 걸려있었다.


<최초의 전투.>


그 그림에는 마계의 마수들과 헌터들이 피 터지게 싸우는 전쟁터가 그 배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림 한가운데에 서 있는 두 사람.

한 명은 하얀 로브를 입은 채, 하늘에서 내려오는 한 줄기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바로 옆에 있던 남자는 웃통을 까고 있었는데, 마치 용의 가죽을 온몸에 두르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때의 배신은 잊지 않았다네, 오랜 벗이여.”


협회장은 그 그림을 한 손으로 쓸어내리면서 추억을 회상하는 듯했다.

그러고는 물고 있던 시가를 반대쪽 손으로 으깨버렸다.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았던 시가였지만, 용의 가죽으로 뒤덮인 그의 손은 뜨거움을 느끼지 않았다.


“자네의 손주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것보다 통쾌한 복수가 있을까.”


으깨진 시가가 그의 손에서 불에 타 재가 되어 바닥에 흩날렸다.

협회장은 은은한 웃음소리와 매캐한 담배 연기만이 그 공간을 가득 채워나갔다.


작가의말

제 소설을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선작과 추천을 달아주신 독자님들 덕분에 제 2장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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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28. 로키의 바벨탑 (1) 22.09.27 10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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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27. 천계에 도착하다 (1) 22.09.22 133 7 13쪽
66 #26. 해치웠나? (2) 22.09.21 140 6 12쪽
65 #26. 해치웠나? (1) 22.09.20 143 5 13쪽
64 #25. 촉수라니 (2) 22.09.19 150 6 12쪽
63 #25. 촉수라니 (1) +1 22.09.18 163 6 13쪽
62 #24. 영혼의 결속 (2) 22.09.17 165 6 13쪽
61 #24. 영혼의 결속 (1) +1 22.09.16 176 7 13쪽
60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2) 22.09.15 172 7 13쪽
59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1) 22.09.14 192 7 12쪽
58 #22. 3대 3 한미전 (2) 22.09.13 192 9 12쪽
57 #22. 3대 3 한미전 (1) 22.09.09 215 10 12쪽
56 #21.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 +2 22.09.08 218 8 11쪽
55 #21. 네가 왜 거기서 나와 (1) +2 22.09.07 224 10 12쪽
54 #20. 한미 연합작전 (3) 22.09.06 217 9 12쪽
53 #20. 한미 연합작전 (2) 22.09.05 215 9 12쪽
52 #20. 한미 연합작전 (1) 22.09.04 238 11 12쪽
» #18.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제 2장 끝. 22.09.03 241 11 12쪽
50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3) 22.09.02 242 11 13쪽
49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2) 22.09.01 227 10 12쪽
48 #18. 다크엘프 군단과 주작길드 (1) +1 22.08.31 247 11 12쪽
47 #17. 신세 좀 지겠습니다 (2) 22.08.29 236 11 12쪽
46 #17. 신세 좀 지겠습니다 (1) 22.08.28 238 10 12쪽
45 #16. 권모술수 (2) 22.08.27 251 10 14쪽
44 #16. 권모술수 (1) 22.08.26 250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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