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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받은 네크로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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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스트
작품등록일 :
2022.07.14 02:54
최근연재일 :
2022.10.05 22:58
연재수 :
7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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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9,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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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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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6. 권모술수 (1)

DUMMY

#16. 권모술수 (1)


주작길드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남자가 있었다.

뇌전 박현철.

김세린과 같은 도적타입의 각성자로서 현재 S급 승급심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람들은 이 남자의 승급에 관해 관심이 엄청났다.

단지, S급으로 승급하는 것 때문이 아니었다.

최연희 헌터에 대한 도발.

그것이 장안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저기 저기!”


한 기자의 외침에 사람들은 일제히 시선이 쏠렸다.

검은 리무진 한 대가 헌터심사위원회 건물 앞에 멈추어 섰다.


-박현철 헌터님! 이쪽을 봐주세요!

-저번에 도발하신 건 어떤 의미셨습니까!

-신병길 대표님, 한마디 해주시죠!


리무진의 문이 열리자, 주작길드의 대표 신병길과 박현철 헌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은 쉴 틈 없이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리면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박현철은 검은 선글라스를 쓴 채 카메라를 향해 멋들어진 미소를 지었다.

그 뒤에 내린 신병길 대표는 근엄한 표정으로 기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쪽으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둘은 심사위원회 직원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소란스러웠던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한없이 고요했다.


“요청하신 대로 기자들의 출입은 막아놨습니다.”

“그래 보이는 군요, 감사합니다.”


혹여나 기자들 때문에 박현철이 방해받을까 봐, 사전에 부탁해 놓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박현철 본인은 뭔가 불만인 표정이었다.


“아니, 대표님. 기자들 한두 명 정도는 들어오게 했어야죠.”

“그게 무슨 말이냐.”


그는 답답하다는 듯이 거드름을 피웠다.


“언론에 많이 알려질수록 인지도가 상승하는 거 아시잖아요. 제 사진이 많이 퍼지면 퍼질수록 좋은 거라고요.”


사실상, S급 승급이 기정화되어있는 상황이었기에 박현철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원했다.


“제가 괜히 세인트길드를 도발했겠어요.”


최연희 헌터를 도발한 것 또한, 그의 계획의 일부였다.

신성력을 앞세워 한국 랭킹 1위에서 내려오질 않는 그들이 꼴사나웠던 주작길드였다.

하지만, 만약에 본인이 최연희 헌터를 넘어버린다면?

그러면 상황이 반대로 될 수가 있었다.


“일단 심사부터 받고 나서 기자들을 불러도 늦지 않아, 그리고 밖에 있는 기자들은 장식인 줄 아냐?”


둘의 다툼에 심사위원회 직원은 괜히 먼 산 보는 시늉을 했다.


“일단 승급에 집중해, 그게 가장 중요한 거니까. 너한테 쏟아부은 마정석이 얼마인지는 알고 있겠지?”


S급 헌터 한 명을 배출해내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박현철에게 마정석을 투자했었다.

데르메스의 그 교활한 미소를 볼 때마다 신병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 장사꾼 새끼한테 퍼부은 돈이 얼만지 아냐 이 말이다.”

“아이참, 대표님도. 알죠, 당연히.”


박현철은 그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걱정하지 마세요, S급 헌터는 이미 확정인 수준이니까.”


그들이 승강기에서 내리자, <S급 승급심사>라고 적혀있는 팻말이 그들을 맞이했다.

허공에 떠 있는 화살표를 따라가자, 많은 관계자가 기다리고 있는 대기실이 나왔다.


“안에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 대표님은 이쪽으로 오세요.”


박현철은 신병길에게 씨익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주작길드의 대표는 참관자 전용 방으로 안내받았다.


“아, 대표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가장 먼저 그에게 인사를 건넨 건 세인트길드의 이재환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이재환 부대표님.”


둘은 간단하게 악수하고서, 이재환은 신병길을 자기 옆자리로 데려갔다.

그들의 앞좌석에는 최연희 헌터가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녀 옆에는.


‘이민우 헌터? 이 자가 여긴 어떻게.’


순간 신병길의 동공이 커졌다.

랭킹 5위 길드까지만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민우 헌터의 등장은 그의 예상에 없었던 일이다.

그는 다급하게 옷매무새를 다듬고, 입에 침을 발라 눈썹을 정리했다.


“흠흠, 최연희 헌터도 오셨군요.”


최연희는 뒷자리에서 자기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재환 부대표 옆에 있는 신병길 대표를 보고선 반가운 미소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그간 잘 지내셨나요?”

“허허, 나야 늘 지내던 대로 지내고 있죠.”


신병길은 박현철이 했던 도발이 생각났다.


“저희 애가 앞에 했던 말은 농담인 거 아시죠? 언론의 눈에 띄고 싶어서 했던 녀석의 독단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신병길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이재환이 먼저 선수쳤다.


“하하, 대표님도 참. 그럴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남자라면 그 정도 깡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아하하.”


최연희는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속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주작길드는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그들의 운영방식이나 레이드하는 스타일, 그리고 대놓고 노이즈마케팅을 하는 모습이 더러웠기 때문이다.


“혹시 옆에 계신 분은 이민우 헌터가 맞으신 가요?”


극존칭까지 붙여가며 어떻게든 점수를 따보려는 신병길이었다.

최연희가 자기의 옆구리를 쿡- 찌르자, 민우도 고개를 돌려서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 네. 안녕하세요. 그런데 혹시 누구...”


순간, 신병길의 이마 중간에 주름이 잡히는 듯했지만 이내 침착함을 유지하고 민우에게 명함을 건넸다.


“하하하, 처음 뵙겠습니다. 주작길드의 신병길 대표입니다.”


신병길의 당황한 표정을 눈치챈 최연희는 작게 풉- 거리는 소리로 웃음을 참았다.


“아, 주작길드 대표님이셨군요.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신병길은 민우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혹시 들어갈 길드는 정하셨습니까?”


하지만, 그의 대답에 답을 하는 건 민우가 아니었다.


“이민우 헌터님에 대한 질문은 저를 통해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우 바로 옆에 앉아있던 김세린이 단호한 목소리로 그를 잘라냈다.

신병길이 기분 상한 표정으로 누구냐는 질문을 하자, 김세린은 자기의 명함을 건넸다.


“이민우 헌터의 개인 매니저 김세린입니다. 앞으로 헌터님과의 스케줄이나 질문은 저에게 연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묵직한 어투로 말하는 그녀였지만, 사실 심장을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내 옆에 최연희 헌터가 있다니, 그리고 이재환 부대표에 심지어 주작길드 대표까지..!’


김세린은 집에서 자료조사를 하던 중, 민우가 같이 가자고 전화하는 바람에 다급하게 튀어나왔다.

그런데 목적지가 S급 승금심사를 보러는 가는 거였다니.

그것도 참관자 자리를.

며칠 전까지 개인비서를 하던 때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벌써 개인 매니저를 고용하셨군요. 그런데 얼굴이 낯이 익습니다만, 혹시...”


신병길은 잠시 눈알을 굴리더니, 이내 떠올랐다.


“아! 배은호 국장의 개인비서 아니셨습니까? 어쩌다가 이민우 헌터의 매니저가 됐습니까.”

“그건 제가 국장님께 부탁드렸습니다.”


답을 망설이고 있는 그녀 대신 민우가 답해줬다.


“능력 좋은 매니저를 찾고 있었는데, 때마침 국장님이 소개해주셨습니다.”

“배은호 국장이 자기 개인비서를 흔쾌히 내줬단 말입니까?”


순간 민우의 얼굴 한쪽이 움찔거렸다.


“하하, 외람된 말씀이지만 제 매니저는 물건이 아닙니다. 내주고 말고 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민우는 인사를 꾸벅하더니, 승급심사의 생중계가 비춰질 화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김세린도 그와 같이 인사를 하고선 민우와 시선을 같이 돌렸다.


“흠흠, 제가 말실수를 했군요. 그나저나 이재환 부대표님.”


최연희는 당황해하는 신병길을 보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조만간 있을 한미 연합작전 있잖습니까.”

“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한 번 찾아뵈려고 했습니다.”


신병길은 애써 민망한 표정을 숨기면서 주제를 돌렸다.


“이번에도 참가 인원은 저번과 동일하신 겁니까? 혹시 변경된 부분이라도 있으면...”

“저번처럼 그대로 갑니다. 저희가 뭐 주작길드처럼 S급 헌터가 새로 등장하거나 그런 건 아니잖습니까, 하하하!”


조만간 있을 한미 연합작전.

단순히 매년 열리는 훈련이 아니라 실전이었다.

그 원인은 독도에서 발생한 던전 게이트 때문이었다.


“이번엔 미국에서도 S급 헌터를 전부 데려온다고 하던데. 이놈들의 심보가 고약합니다, 그쵸?”


한국으로 와서 자기의 S급 헌터들의 위엄을 보여주면서, 유망주 헌터들을 본국으로 영입하려는 그들의 작전이었다.


“헌데, 이번 게이트가 그렇게 심각한 수준입니까?”

“관리국 쪽에서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최소 S급 이상인 건 확실한데, 그 수치가 정확하질 않다고.”


이재환 부대표는 혀를 쯧쯧거렸다.


“관리국도 힘이 빠질 만큼 빠졌어요, 고작 던전게이트 마력 측정하는 일이 뭐 그렇게 어렵다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먹으면서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헌터 관리국에 대한 폄하를 듣고 있자니 김세린은 화가 치솟았다.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어댔지만, 꾹 눌러 담았다.


-참아요,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다독여 준 건 옆에 있던 민우였다.

민우는 그녀의 떨고 있는 두 손을 붙잡고선 화를 가라앉혔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최연희는 민우에게 귓속말했다.


“뭐야, 매니저 맞아? 여자친구 아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누나.”


최연희는 입을 삐죽 내밀고선 민우가 잡고 있던 김세린의 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민우는 황급히 손을 뗐다.


“S급 헌터 되자마자 연애하는 거야? 그럴 수도 있지.”


계속되는 놀림에 민우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고개를 김세린 쪽으로 돌렸는데, 그녀도 똑같이 두 볼이 불그스름한 빛을 띄고 있었다.

혹시라도 그녀와 시선이 마주칠까 봐, 민우는 고개를 정면으로 돌렸다.

화면에서는 10초 뒤에 시작한다는 안내 문구가 나타났다.


[잠시 뒤, 박현철 헌터님의 S급 승급심사가 있겠습니다.]


‘이걸 현장에서 참관하게 될 줄이야.’


원칙적으로는 무소속은 참관이 불가능했지만, 민우는 가능했다.

S급 헌터였기도 했고, 무엇보다 헌터관리국장인 배은호가 뒤를 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은호 국장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지?”

“안 그래도 누나 얘기도 많이 하시더라고.”


최연희는 차를 타고 오는 중에 배은호 국장에게 전화해서 물어봤다.

민우가 S급 승급심사에 참관자로 가도 되냐고.

그리고 당연히 배은호는 흔쾌히 승낙했다.

대신, 매니저를 데리고 가라는 게 그의 조건이었다.


“근데 S급 승급심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거야? 우리가 화면으로 볼만한 게 있나?”

“얘가 아직 뭘 모르는구나?”


최연희는 목을 앞으로 쭈욱 빼고선 민우의 매니저를 향해 싱긋 웃었다.


“매니저님, 혹시 우리 민우한테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최연희 헌터와 눈이 마주친 김세린은 가슴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녀는 김세린의 워너비였기 때문이다.

아니, 최연희는 수많은 여성 헌터들의 롤모델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아까부터 왜 그래요? 누나한테 뭐 잘못이라도 했어요?”

“아, 아니에요!”


그때 최연희가 웃으며 얘기했다.


“미안해요, 우리 민우가 아무것도 모르는 미련곰탱이라서.”

“그, 그런 게 아니라...”


화면에선 10초의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어두컴컴한 동굴의 내부 모습이 나타났다.


“동굴?”


민우는 습하고 으슥한 동굴의 모습에 처음 늑대인간 던전에서 만난 대천사 아폴레오가 떠올랐다.


“승급심사는 간단해요.”


그때, 김세린이 옆에서 속삭였다.


“A급 던전보스를 잡으면 통과에요.”

“네?”


작가의말

벌써 8월이 다 지나가고 있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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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2) 22.09.15 172 7 13쪽
59 #23.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어 (1) 22.09.14 19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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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22. 3대 3 한미전 (1) 22.09.09 21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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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21. 네가 왜 거기서 나와 (1) +2 22.09.07 22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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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20. 한미 연합작전 (2) 22.09.05 215 9 12쪽
52 #20. 한미 연합작전 (1) 22.09.04 23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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