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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괴
작품등록일 :
2023.05.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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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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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13)

DUMMY

파스토르는 흰 바둑알을 손에 쥔 채 하염없이 바둑판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대국은 어느새 중반으로 치달아 있었고, 처음에 텅 비어있던 바둑판 위는 이제 난잡하게 얽힌 돌로 가득했다.

파스토르는 일단 마음 속으로 복잡하게 얽힌 돌을 여러 군집으로 분리했다. 그리고 꼼꼼하게 형세를 따졌다.


실리는 모로 보나 흑이 유리했다.

바둑은 흑이 사귀를 전부 차지한, 일반적으로는 도통 나오지 않는 기묘한 형태의 바둑이었다.

그런 이유로 아마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 바둑은 흑이 한참이나 우세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어쨌든 바둑은 집을 짓는 놀이이며 반상 위에는 흑집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력이 조금 높은 사람들에게 어느 쪽이 유리하냐고 묻는다면 아마 십중칠팔 정도는 백의 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바둑은 혼자 둘 수 없다.

흑이 귀를 차지하려 돌을 하나 놓을 때마다 백 역시 착실하게 반상 위에 돌을 하나씩 올려 놓았다.

결과적으로 흑이 다소 많은 실리를 차지하는 동안 백 역시 그에 못지 않게 훌륭한 두터움을 취할 수 있었다.

종합하자면 바둑은 백이 약간 우세한 그러나 흑이 아주 불리하지는 않은, 한 마디로 서로 잘 어울린 한판이었다.


파스토르는 빠르게 형세판단을 끝마쳤다.

파스토르는 백이 약간 우세하다고 확신했지만 그럼에도 돌을 놓기에 썩 기분 좋은 바둑은 아니었다.

중앙에 늘어진 백돌은 물론 두터움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바둑에서의 두터움이란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과 동시에 언제나 곤마(困馬)가 될 위험성을 품고 있는 법이다.

지금 파스토르의 백돌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력은 출중했지만 백에겐 그럴듯한 근거지가 한 군데도 없었다. 만약 한 수만 잘못 둔다면 두터움은 곧바로 엷음으로 변할 것이 분명했다.

파스토르는 쥐었던 백돌을 다시 돌 통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돌통에 손을 넣어 돌 전체를 만지작거렸다.

고요하던 북부의 두개골에 좌르륵- 좌르륵- 하는 돌 섞이는 소리가 울렸다. 곧 파스토르의 맞은 편에 있던 대국 상대가 그 좌르륵 하는 소리에 커다란 귀를 쫑긋 세웠다. 대국 상대는 코를 약간 씰룩거리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파스토르를 바라보았다.


"그런 식으로 돌 통을 휘젓는 것은 대국 예절에 어긋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파스토르는 그제서야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돌 통을 휘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스토르는 황급히 돌 통에서 손을 뺐다. 그러고 난 뒤에 상대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이런, 죄송합니다 미오님. 예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 이런 식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바둑 예절이 아니지요. 어려운 형국이라 저도 모르게 습관처럼 돌을 주물렀나 봅니다. 불쾌하셨습니까?"


"...됐어. 내 귀에는 거슬리지만 너희들에겐 그리 큰 소리도 아니겠지. 그보다 돌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그리 복잡한 형국도 아니니 장고하는 건 아닐 테고, 역시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가?"


"다른 문제라면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자드가 출사표를 던진 모양이더군."


파스토르는 빙긋 웃으며 눈 앞의 쿠니를 바라보았다.

인간들의 의자는 너무 불편한 탓에 노회한 쿠니는 그녀를 위해 만들어진 전용 의자에 앉아 있었다.

파스토르는 그녀가 처음 방에 왔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를 위해 만들어 졌음에도 맨 처음 미오는 그 의자를 불편해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는 완전히 적응한 듯 싶었다. 미오는 다리가 짧고 푹신한 의자에 아주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파스토르는 불현듯 그녀가 얼마나 인간들과 가까워졌는지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출사표라, 뭐 그런 모양이더군요. 출사표를 받아줄 황제는 이미 없겠지만 말입니다."


인간보다 훨씬 더 구에 가까운 미오의 까만 눈이 조금 확장됐다.


"네가 황제를 죽였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는 북부의 가장 끄트머리에서 남부의 맨 밑동에 있는 황제를 암살할 수 있는, 그런 참신하고 놀라운 마법은 익히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자드라는 남자를 믿고 있기에 그럴 것이라 추측한 것 뿐입니다. 그는 똑똑한 인물입니다. 그 남자가 직접 출정했다면 이미 등 뒤에 위험요소를 전부 제거했다는 뜻이겠지요. 음, 그러고 보니 자드 공작의 성격은 미오님의 기풍과 아주 비슷한 면이 있군요."


"무슨 말이지?"


"보십시오, 지금 당신은 사귀생을 하지 않았습니까. 귀의 모든 곳에 착실한 근거지를 마련해두고 슬금슬금 저를 공격해오는 모습이 꼭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파스토르는 마침내 바둑판 위에 백돌을 올려 놓았다.


"......."


드디어 자신의 차례가 돌아온 미오는 그러나 별로 기쁜 표정은 아니었다.

미오는 검고 작은 코를 잠시 샐쭉거리다가 이전보다 훨씬 강한 손놀림으로 흑돌을 착수했다.

오석을 갈아 만든 흑돌과 자비나무로 만들어진 바둑판이 부딪혀 탕- 하는 청명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신이 착수했음에도 미오는 그 소리에 귀를 한번 움찔 떨었다. 착수를 끝마친 미오는 다시 파스토르를 바라보았다.


"별로 당황하지 않는군. 그 남자가 널 배신한 것도 모자라 수 많은 병력을 이끌고 이곳으로 오고 있는 상황치고는 말이야."


미오의 말에 파스토르는 착수하려던 백돌을 다시 회수했다. 그러고선 어리둥절한 얼굴로 미오를 쳐다보았다.


"배신 말씀입니까? 자드를 말하시는 거라면... 아니요, 그는 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파스토르의 대답에 이번에는 미오 쪽에서 어리둥절한 얼굴로 파스토르를 바라보았다.


"내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모양이군. 나는 배신이라는 단어가 서로의 믿음을 저버렸을 때 쓰이는 것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음? 아닙니다. 아주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군요. 배신은 그럴 때 쓰이는 단어가 맞습니다."


새삼스럽다는 듯 대답한 파스토르는 이내 한 수를 착점했다. 그러고선 생각에 잠긴 채 물끄러미 바둑 판 위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에 파스토르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흑돌이 놓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스토르는 고개를 들었다. 미오는 설명을 요구하는 눈빛으로 파스토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파스토르는 왠지 모를 장난기가 샘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단어의 정의가 정확하기에 아니라고 한 겁니다. 자드는 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배신이 아니지요. 그렇군요, 미오님과는 저번에도 이 비슷한 얘기를 했었군요. 그때 저는 스니블과 스칼이 제 계획에 반하더라도 그것을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그래. 그렇게 말했어."


"비슷한 이치입니다. 요컨대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은 서로 간에 아주 작은 신뢰감이라도 형성된 후에나 가능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자드와 제 사이엔 애초부터 어떤 신뢰감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믿음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없는 믿음을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상대방이 배반할 것을 믿고 있는 사람을 배반할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미오의 양쪽 귀가 축 처졌다. 미오의 귀는 처진 상태로 잠시 동안 위 아래로 들썩였다. 그리고 나중에는 분홍색에 가까운 역삼각형 모양의 코끝이 몇 번 벌름거렸다. 그렇게 얼굴의 모든 부위가 들썩인 후에야 마지막으로 입이 열렸다.


"난 네 말이 말장난처럼 들려. 그러니까 네 말은 사람들이 네 생각대로 움직이는 한 누구도 너를 배신할 수 없다는 거야?"


"비슷하지만 애매하게 다릅니다. 미오님은 이해가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결코 미오님의 사고력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종족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잖습니까."


"종족의 차이?"


"이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컨대 인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어떤 쿠니가, 숲에서 벌목에 한창인 인간을 마주치게 되면 어떤 생각을 하겠습니까?"


"...숲을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얘기로군."


"그렇습니다. 관점이 다르기에 우리들은 서로를 쉽게 오해하고 또 종종 끔찍한 불화가 생깁니다. 아마 미오님은 대륙에서 인간들에게 가장 익숙한 쿠니일 겁니다. 하지만 당신과 다른 종족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특징이 몇 있습니다. 아주 난해한 특징들 말입니다."


"예를 들자면?"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인식과 개념이겠지요. 둘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자면 아돌프나 쿠니 그리고 무스들은 항상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웁니다. 그렇지요?"


미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주둥이를 앞으로 모으며 고개를 한쪽으로 조금 기울였다. 어째서 그렇게 당연한 질문을 하느냐고 묻는 모습이었다. 파스토르는 오물거리는 쿠니의 입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제 질문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시겠지요. 다른 종족들도 모두 그렇게 느낄 겁니다. 하지만 당신들에겐 당연해도 인간에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인간은 당신들과 달리 가끔 너무 행복해서 울거나 혹은 너무 비참해서 웃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 생각해보니 네 말대로 나는 그런 인간들을 본 적이 있어. 특히 공개 참회실에서 곧잘 그러더군. 울면서, 동시에 웃더군.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우리들은 당신들처럼 솔직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다시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비루한 나약함과 저열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 빌어먹을 본성이 인간들 사이의 모든 부조리와, 비합리와, 비효율과 비도덕을 낳는 것이지만... 이 얘기는 지금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그렇다는 것만 알아 두시면 됩니다. 그보다 착점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초읽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군요."


미오는 바둑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시계를 바라보았다. 확실히 대주교의 말대로 몇 십 분 뒤면 초읽기에 빠질 상황이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미오는 착수했다.

미오의 수는 귀에서 변으로 뻗어나가며 집을 확장하는 수였고, 동시에 중앙 백의 두터움을 견제하는 착실한 수였다.

반상을 바라보던 파스토르는 그 수에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

쿠니는 도무지 파고들 여지가 없을 만큼 단단하게 반면을 운영하고 있었다.

별 수 없이 파스토르는 중앙을 견제하는 흑돌 위에 모자를 씌웠다.

그곳은 중앙의 백 집을 지키는 대세점이었고, 더불어 중앙에 거대한 집을 방해하기 위해 흑으로썬 침투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만드는 통렬한 수였다.

파스토르는 미오를 살폈다. 미오는 심각한 얼굴로 다음 수를 고민하고 있는 듯했다. 파스토르는 희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보다 얘기가 샜군요. 처음에 우리들은 배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저는 자드가 배신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만... 엄밀하게 따지면 사실 그것은 배신이기도 합니다."


그때까지 물끄러미 우하귀를 바라보던 미오는 슬며시 고개를 들었다.

미오는 파스토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혹시 애기가(愛棋家)로 유명한 북부의 대주교가 반상 위의 큰 전투를 앞두고서, 일부러 자신을 혼란스럽게 만들 작정은 아닌지 의심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파스토르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미오는 한숨을 내쉰 뒤 질문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공작의 행동이 배신이면서 동시에 배신이 아니란 말이야?"


"저에겐 배신이 아니지만 타인에겐 배신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통 영문 모를 소릴 하는군. 쿠니인 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우습지만 네 말은 논리적으로 봤을 때 맞질 않아. 하나의 단어는 하나의 대상을 지칭할 뿐이잖아."


미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흑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미오는 흑돌을 매만지며 이어 말했다.


"그러니까 이건 바둑알이야. 정확히는 오석(烏石)을 부수고 다듬어 만든 흑돌이지. 상대적으로 기력이 약한 사람이 이 흑돌을 반상 위에 놓음으로써 바둑을 둬. 그게 내가 쥔 흑돌이고 또 흑돌의 정의야. 흑돌은 그런 거야. 흑돌이 갑자기 백돌이 되거나, 의자나 회중시계, 아니면 테피스트리나 감자 스튜 같은 것이 되지는 않아. 흑돌은 그냥 흑돌이니까."


전문적인 용어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파스토르는 미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대번에 이해했다. 파스토르는 쿠니의 통찰력에 적잖이 감탄하며 대답했다.


"정확합니다. 미오님의 말처럼 흑돌은 흑돌입니다. 흑돌인 동시에 백돌이 되거나 다른 것이 될 수 없지요. 우리들은 그 법칙을 동일률이라고 부릅니다만, 미오님이 굳이 여기까지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 직관적인 통찰이면 충분합니다. 그렇지요. 흑돌은 흑돌이지 백돌이 아닙니다. 리기나무는 리기나무를 지칭하는 것이고 바다는 바다를 지칭하는 것처럼 어떤 것도 동시에 두 가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예, 인간만이 유일하게 동시에 여러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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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13) 24.05.07 1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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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11) 24.05.01 10 0 12쪽
148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10) 24.05.01 11 0 12쪽
147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9) 24.05.01 9 0 11쪽
146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8) 24.04.22 13 0 13쪽
145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7) 24.04.22 13 0 13쪽
144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6) 24.04.22 11 0 14쪽
143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5) 24.04.22 9 0 10쪽
142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4) 24.04.22 11 0 11쪽
141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3) 24.04.22 8 0 13쪽
140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2) 24.04.22 11 0 15쪽
139 북부에서 말은 필요 없다 24.04.22 20 0 11쪽
138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5) 24.04.22 8 0 14쪽
137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4) 24.04.22 11 0 9쪽
13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3) 24.04.22 9 0 12쪽
13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2) 24.04.22 10 0 17쪽
13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1) 24.03.10 13 0 17쪽
133 익숙한 것과 낯선 것 (10) 24.03.10 12 0 12쪽
132 익숙한 것과 낯선 것 (9) 24.03.10 13 0 11쪽
131 익숙한 것과 낯선 것 (8) 24.03.10 7 0 17쪽
130 익숙한 것과 낯선 것 (7) 24.03.03 10 0 12쪽
129 익숙한 것과 낯선 것 (6) 24.03.03 11 0 18쪽
128 익숙한 것과 낯선 것 (5) 24.03.03 12 0 9쪽
127 익숙한 것과 낯선 것 (4) 24.03.03 7 0 12쪽
126 익숙한 것과 낯선 것 (3) 24.02.23 14 0 19쪽
125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 24.02.23 15 0 12쪽
124 익숙한 것과 낯선 것 24.02.15 13 0 14쪽
123 얻은 것과 잃은 것 (14) 24.02.15 12 0 18쪽
122 얻은 것과 잃은 것 (13) 24.02.10 1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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