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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마루] 님의 서재입니다.

용언 쓰는 잠입 경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김윤
작품등록일 :
2024.07.17 10:19
최근연재일 :
2024.08.28 19: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3,611
추천수 :
65
글자수 :
22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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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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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7. 입단(入團) (5)

DUMMY

37. 입단(入團) (5)


“연장 준비 됐지비.”


리춘삼.

북한군 소속 군인이었지만 대통합의 계절 전, 이계인들의 이주와 함께 탈영. 현재 한국에선 소속 없이 이것저것 돈이 되는 일은 닥치는 대로 하는 중.


사실 보이는 것과는 달리 삼인조 중 나이는 가장 많은 41세.

어쩐지 나이를 속이는 편이 일을 구하기 쉽다는 이유로 35세인 척하고 있음.

이 일 역시 그렇게 구했고 그러다 보니 막내로 굳어진 상태.


“종간나 새끼.”


스킬.

‘칼자루 바꾸기’

손잡이를 쥔 검의 크기를 키웠다가 줄였다가 할 수 있음.


“아이고, 알겠소 성님.”


박나성.

한때는 요식업에 몸담았으나 이계인과의 잦은 마찰 끝에 폐업, 복수를 위해 이계인 조인족 한 명 살해.

칼을 쓰는 것에 능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뒷세계에서 구르게 됐음.

삼인조 중에선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로.


“왜 나를 나쁜 놈으로 만들고 그려?”


사용하는 스킬은 ‘단검 투척’

총 다섯 개의 단검을 생성해 던지는 게 가능.


“좋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희’라고 불리는 삼인조의 대장.

딱히 성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외하곤 청두파 내에서도 알려진 게 없으나, 다른 두 명을 동시에 상대하고서도 이기는 바람에 대장 역할을 하고 있음.


찹-!


스킬은 ‘탄력성 몸’

팔다리 등 신체를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이는 게 가능함.


“가자.”


이렇게 셋.

삼형제, 혹은 삼인조가 바로 청두파의 새로운 말단 간부 후보이자 이 새림 아파트 단지를 맡아 지키고 있는 주요 인원이었다.


“하, 시발.”


하지만 그들에 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르는 정우는 그저 이 세 덩어리를 서둘러 쓰러뜨리고 싶을 따름이었다.


“18층부터 쉽지가 않냐!!!”


다다다다다-


어차피 상대가 가진 스킬을 전부 파악하고 반응하는 것은 느리다.


“흡!”


그러니 이쪽에서 먼저 가야지.


“죽어!!!”


나는 곧장 앞으로 나선 리춘삼의 하반신을 노리고 자세를 낮춘 뒤 뛰어들었다.


‘칼을 휘두를 게 뻔하다면 이 편이 좋아!’


트롤과의 전투와 비슷하게, 덩치가 큰 상대라면 당연히 하반신을 노리는 게 좋을 거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욕본다.”


하지만 내 계산은 틀렸다.


“후아!”


그는 들고 있던 칼을 쭉 ‘늘여’ 그대로 떨어뜨렸다.


쾅!!!


‘칼을 크게 만드는 게 스킬이었나?’

“제길!”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트롤일 뿐이라는 거지!”


어차피 무게를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공격이 주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오히려 팔을 휘두르는 트롤보다 상대하기 쉽다.


“이거나 먹어!”


리춘삼의 몸만큼 커진 칼을 가까스로 피한 뒤 이번엔 확실히 파고들기 위해 바닥을 두 손으로 잡고 발을 뻗었다.

복부 쪽에 크게 한방 들어가면 눕힐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아무리 덩치가 크더라도 트롤보단 아니니까!’


휙-!


“큭!”


하지만 이번에도 계산이 틀렸다.

아무리 내 발차기가 빠르다고 해도 단검이 더 빨랐으니까.


쨍그랑-!


“하아······.”


다시 거리를 벌린 뒤 단검이 종아리를 스쳐 생긴 상처를 쓸었다.


‘깊지는 않아.’


더 들어갔으면 분명 단검이 박혔을 것이다.


“아따, 거리 좀 벌려서 혀라. 맞추기 어렵잖어.”


촤르륵-!


박나성이 두 손을 아래로 내릴 때마다 그의 소매에서 단검이 튀어나왔다.

마치 뽑아도 뽑아도 자라나는 인섹터의 발톱처럼.


“뭐 있는 것 같더만 별거 아닌디!”


휙-! 휙-! 휙-!


“쳇!”


그는 요리조리 잘도 다른 두 놈 사이로 단검을 날려 댔다. 덕분에 몇 바퀴나 추하게 구르며 피하긴 했지만.


팅-!


무기를 이렇게 깔아둬서야.


“나도 던지는 건 자신 있거든!”


그렇게 나는 단검을 잡고 그대로 던졌다.

인섹터의 발톱이라면 무거워서 하지도 못할 짓이긴 했지만, 단검을 던지는 것이라면 일대 다수인 내가 훨씬 더 유리하다는 건 자명할 테니까.


푸흐-!


“뭐야?”


하지만 내가 던진 단검은 공중에서 말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무기를 그렇게 쉽게 내어 주겠니?”


제길, 스킬 사용자만 쓸 수 있는 타입인가?

아니면 최대 단검 생성 개수를 계산해서 내가 닿는 거리까지 조절?

그것도 아니라면 자유롭게 만들고 또 사라지게 할 수 있는 건가?


휙-!


하지만 떠오르는 수많은 질문 중에 그 끝을 낸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퍽!!!


“커헉!!!!!”


그도 그럴 것이 원희가 휘두른 주먹에 맞아 나가떨어졌으니까.


찹-!


그는 마치 채찍처럼 늘려 휘둘렀다가 다시 줄어든 팔을 빙빙 돌리며 말을 이었다.


“죽이진 마. 어디 쪽 식구인지 확인해야 할 것 같으니까.”

“예, 형님!”

“······!”


리춘삼은 거대한 칼을 휘둘러 기둥 하나를 말 그대로 부쉈다.


콰과광!!!


파편으로 시야가 가려진 사이, 박나성의 단검이 날아든다.


휙-!


“이런 시발!”


겨우 다 피하긴 했지만.


“시발······.”

“이제 항복할 생각이 드나?”


확실히 이 셋.

상대하기가 너무 까다롭다.


‘이런 젠장. 혼자서 다 쓰러뜨리는 건 무리일 것 같은데······.’


삼인방의 실력은 확실히 내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

실제로 다른 두 놈은 몰라도 저 원희라는 놈의 스킬은 어떤 이계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예측조차 못 하고 있었으니까.


‘아니, 만약 알았다고 해도 대응하긴 버거워. 셋은 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잠깐의 합을 나누고 곧장 부상을 당했다.

기동력을 살려 빨리 움직이는 건 고사하고, 스킬은 제대로 파악해서 싸우는데 시간이 더 걸릴 거고.


‘사간이 계속 흐른다.’


그렇게 되면 장비를 설치하는 건 실패가 확실했다.


“그냥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도 어렵겠어.”

“뭐여? 포기하는겨? 근데 우짜쓰까. 여기까지 올라왔다가 네가 원하면 그냥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보네?”

“아니, 그냥 가는 건 애초에 선택지가 없긴 했지.”


투툭-


나는 다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확실히 내가 가는 건 무리겠다.”


기동력은 포기한다.

적에게 거리를 내어 주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변한 건 없다.


“확실하게 한 놈씩······!”


이계인을 상대하는 것도 익숙하다.

인간은 그것보다 더 쉽다.

하지만 스킬을 가진 인간을 상대하는 것은 워낙에 변칙적이니.


“그래도 가야지.”


확실하게.


휙-!


그렇게 나는 다시 리춘삼 쪽으로 몸을 낮춘 채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아까처럼 무턱대고 들어가는 건 아니었다.

내가 신중해졌다고 생각한 놈은 이번엔 자신이 든 칼을 긴 ‘도’의 형태로 바꿔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이 편이 거리를 잡기도 쉽고 변칙적인 공격이 가능하다는 거지?’


예상 밖의 공격.

하지만 보다 확실하게.


샥-!


도신을 다 피하는 건 어렵다. 그렇다면 가장 깊숙한 손목 쪽까지 더 다가가 회전력을 최소화, 내 피해도 최소화 하며 맞는다.


“큽!”


옷을 베고 왼족 옆구리까지 날카로운 것이 박히는 기분이 들었지만, 역시나 베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퍽-!


나는 그대로 그의 팔을 한 손으로 감아 붙잡은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목덜미를 잡고 박치기를 작렬시켰다.


“검이 없으면 별 거 아닌 거잖아!”

“크흑!”


하지만 여기서 놔주면 안 되지.

박나성이 던지는 단검을 막아야 하니까.


“거리를 좀 벌리라고 하지 않았냐!”


휙-! 휙-! 휙-!


“따끔해도 좀 참아!”


같은 편을 잡고 있어도 던질 줄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는데.

하지만 또 확실하게.


푹-! 푹-! 푹-!


“아아악!!!”


단검 세 개 중 두 개는 리춘삼의 몸으로 막고.


“먼저 없어지는 쪽은 가장 마지막에 던진 것.”


남은 마지막 한 개는 내 어깨로 받아내는 동시에, 그대로 리춘삼의 몸에 박힌 단검을 뽑아, 그를 놓아주며, 다시 던졌다.


푹-!


“커헉!”


그가 운용하는 단검의 수는 총 다섯.

그중 셋을 던지고, 둘은 손에 쥔 채, 마지막 것부터 차례로 없앤다.

그렇다면 내 몸에 마지막 것을 박아 넣은 채로 다른 것들을 사라지게 둘 순 없다는 거지.


“두 놈은 끝났고.”


그리고 이제 마지막, 채찍처럼 늘어진 발차기가 온다.


휙-!


“흡!”


진짜 채찍이라도 휘두르는 것처럼 파열음이 이 층에 울려 퍼졌다.

또, 역시나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에서.


‘역시······!’


상대의 위치는 두 눈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두 놈과 구르다 보면 어김없이 얼토당토않은 곳에서 공격이 날아왔다.

그걸로 추측하기로.


“기둥에 감아서 찬 거지!”


원희는 자신의 팔과 다리를 길게 늘였다가 내게 고무줄처럼 쏘는 것이 아니라.

길게 늘인 상태로 기둥에 감아 방향을 틀어 공격하는 것이다.


콱-!


“채찍을 거둘 때는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까, 충분해.”


그래서 이번엔 기둥 쪽에서 싸웠고 발이 오는 방향을 예측해 피한 뒤 다시 돌아가려는 발을 붙잡아 기둥에 그대로 걸 수 있었다.


“큭!”


원희도 적잖이 당황한 듯 깽깽이 발을 하며 질질 기둥 쪽으로 끌려오고 있었다.


툭- 툭- 툭-


“와.”


기동력은 진즉에 포기했다.

그러니 상대가 내게 다가오게 만들어.


“이런······!”


확실하게.


“시발!!!”


상대가 팔을 뒤로 늘리는 것을 봤지만, 한 대 정도는 맞을 필사의 각오로 나 역시 주먹을 뻗었다.


쾅!!!!!


“컥······!”


그렇게 공격은 제대로 적중했다.


“하아, 하아······.”


예상치도 못하게 너무 힘겨운 싸움을 했다.

하지만, 결국 또 혼자서도 이겨냈다.


“후우.”


이제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는 이 세 놈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놈들을 살려뒀다간 뒤따라올 수도 있고 후에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예상치도 못한 변수로 작용할 게 뻔했다.

나를 봤고, 또 나를 상대하기 위한 준비를 할 것이다.


“후환은······.”


나는 가장 가까이에 쓰러진 먼저 원희에게 다가가 무릎으로 목을 누르며 앉았다.


“크윽!”


그는 품에 숨긴 칼을 꺼내려다 놓쳤다.

숨을 쉬기 버거운 것인지 축 늘어진 팔다리가 낙지의 발처럼 꿈틀거렸다.


“후환은······.”


처리해야 한다.

확실하게.

하지만.


“후아!!!”


나는 결국 칼만 챙겨 다시 일어섰다.

이번 일에서 내가 죽일 상대는 ‘정산’뿐이니까.


“쫓아올 생각은 마. 그러면 살려 줄 테니까.”


혼자가 되었어도, 깡패도 경찰도 아니더라도, 나는 확실하게 인간이다.

힘이 있어 다른 인간을 멋대로 죽이는 악인 같은 게 아니라.


삑-


그때였다.

차혜정으로부터 긴급 신호가 들어왔다.


“어, 말해.”

“지하실 확인했습니다.”

“우리 예상이 맞았어?”

“여기, 오크가 한 명 있습니다. 근데 정산 사장이 아니라······.”


하지만 예상대로 돌아가는 일은 하나도 없었다.


“반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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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안녕하십니까, 연재 업로드는 주 7일 19시 입니다. 24.07.17 50 0 -
45 45. 삼거리 전쟁 (5) 24.08.28 7 0 11쪽
44 44. 삼거리 전쟁 (4) 24.08.27 9 0 11쪽
43 43. 삼거리 전쟁 (3) 24.08.26 12 0 11쪽
42 42. 삼거리 전쟁 (2) 24.08.25 14 0 11쪽
41 41. 삼거리 전쟁 (1) 24.08.24 15 0 11쪽
40 40. 입단(入團) (8) 24.08.23 18 0 11쪽
39 39. 입단(入團) (7) 24.08.22 23 0 11쪽
38 38. 입단(入團) (6) 24.08.21 21 0 11쪽
» 37. 입단(入團) (5) 24.08.20 23 0 11쪽
36 36. 입단(入團) (4) 24.08.19 26 0 11쪽
35 35. 입단(入團) (2) 24.08.18 24 0 11쪽
34 34. 입단(入團) (2) 24.08.17 28 0 11쪽
33 33. 입단(入團) (1) 24.08.16 31 0 11쪽
32 32. 양쪽에 걸친 24.08.15 40 0 11쪽
31 31. 전쟁의 서막 24.08.14 40 0 11쪽
30 30. 휘몰아치는 (5) 24.08.13 38 0 11쪽
29 29. 휘몰아치는 (4) 24.08.12 35 0 14쪽
28 28. 휘몰아치는 (3) 24.08.11 38 0 12쪽
27 27. 휘몰아치는 (2) 24.08.10 38 0 11쪽
26 26. 휘몰아치는 (1) 24.08.09 42 1 11쪽
25 25. 큰일 (3) 24.08.08 42 0 11쪽
24 24. 큰일 (2) 24.08.07 43 1 11쪽
23 23. 큰일 (1) 24.08.06 46 0 11쪽
22 22. 혈석 (7) 24.08.05 47 0 12쪽
21 21. 혈석 (6) 24.08.04 57 0 11쪽
20 20. 혈석 (5) 24.08.03 53 1 11쪽
19 19. 혈석 (4) 24.08.02 5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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