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진흙의 요람

The Way Back Part-VI

좌우로 병사들이 달려왔는데 다행히 토마스 네이브를 포함해 피터의 부하들이었다. 저들은 단번에 아브라함의 머리를 베어냈고 창대에 꼽아 머리 위로 높이 치켜들었다. 아브라함의 머리를 들어 올리며 준비한 나팔을 불러댔다.

아직 전체적인 전력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기병대는 아브라함이 전사한 상황에서 더 이상 싸울 의지를 잃고 다투어 도망쳤다. 기병대가 무질서하게 동쪽으로 물러나니 병사들은 크게 환호성을 질러댔다.

병사들이 불어대는 나팔 소리가 하늘에 닿았고 마침 기다렸다는 듯 비가 쏟아졌다. 피터는 비와 피에 젖은 칼날을 손에 쥐고 있다가 주저앉았다. 자신도 모르게 칼날을 바닥에 꼽고 칼날막이에 양손을 얹었다.

실제로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렸고 마구 뛰어 오르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호흡을 고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모르는 보통 사람들은 피터가 바로 자신의 앞에 있는 아브라함을 비롯해 죽은 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감탄했다.

아브라함 엘름스콧이 전사했고 6천 기병대를 궤멸시켰다는 보고는 도널드 티버톤에게 전해졌다. 도널드는 피터의 어마어마한 성공에 놀라 잠깐 동안이지만 무어 도시를 공격해 점령할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아브라함을 잃은 기병 4천 이상이 무어 도시로 돌아가 장악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되자 멈춰섰다. 대신 피터의 별동대와 합류해 전력을 증강시키며 이후 행동을 결정하려 했다.

무어 도시 쪽으로 도널드의 본대가 이동하고 있을 때 피터는 적들의 견제를 위해 멈춰서 있는 동안 오터사이드 도시를 향한 조엘의 공세가 시작되었다. 조엘의 군대는 전투병만 1만 2천으로 다수의 선박과 보조병이 포함된 보급 부대를 동반하고 있었다.

이미 전쟁을 예상하고 계속해서 대비하고 있던 오터사이드고 다행히 육로를 통해 공격을 가할 예정이던 아브라함 엘름스콧이 패배하고 전사했다. 막상 조엘의 대군이 밀고 들어오니 당장 궁지에 몰렸다.

도시를 수비하던 함대는 조엘 함대의 공격에 불탔고 항구 내부에 묶어 둔 각종 선박들도 모종의 이유에서 불이 붙었다. 3일 밤낮으로 항구가 불탔고 배들이 모조리 가라 앉아 버리니 오터사이드 도시는 급히 사방으로 사람을 보내 구원을 요청했다.

상황의 위급함을 파악한 도널드는 무어 도시를 압박하기 위해 피터와 합류하려는 계획을 중단했다. 다시 병력을 돌려 남하하는 한편 무어 도시에 잔존하고 있는 기병대를 견제하기 위한 대비도 잊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피터를 남겨 두길 바랬지만 무어 도시를 함락시키고 아브라함을 격파해 전사케 한 병력을 낭비할 수 없었다. 결국 자신의 병력에서 무어 도시에 대한 견제 부대로 보병 2천, 보조병 3백을 남기고 피터의 부대는 오터사이드로 남하할 것을 지시했다.

피터는 명을 받고 즉시 주둔지를 불태운 후 남하를 시작했다. 현지 출신 병사들이 오래지 않아 우기가 시작됨을 우려했다. 지금 비가 오래 지속될 시기가 코앞인데 그냥 들판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사방이 비에 젖어 있는 상황에서 대군이 짐마차를 동반해 들판을 걷는다면 그것 자체가 고단함에 지쳐 죽겠다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빗물을 그냥 마시는 것이다.

빗물을 마시게 되면 자연스럽게 설사병에 걸리는데 이것은 자칫 죽음과 직결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듣게 된 피터는 전체적인 무게를 가볍게 하고 목적지인 오터사이드를 향해 남쪽으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싶었다.

하지만 거느리고 있는 병사들 중에서 단 한명도 마차에 실려 있는 막대한 보급품과 함께 특히 각자 약탈해 가지고 재물들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었다. 자칫 길바닥에서 엄청난 재물의 무게에 짓눌려 피와 진흙의 요람 파묻혀 썩어갈 수 있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빈털터리도 죽는 것보다 돈과 함께 죽는 것이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날 때 쓸 노잣돈이라도 풍족하다는 논리였다. 피터도 병사들이 폭동을 일으키거나 도망칠 것을 우려해 보급품을 포기하거나 재물을 버리라고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피터는 남하하는 것을 포기하고 가까이에 있는 마을로 찾아들어갔다. 다른 것보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과 무엇보다 우기에도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피터는 마을 다섯 개를 점거한 뒤 병사들을 나눠 배치시킨 후 마을 대표자들을 불러 모았다. 병사들이 우기가 끝날 때까지 머물 것이며 군기를 위반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뒤 대표자들에게 얼마를 주면 병사들의 주둔을 받아들이겠는지 물었다. 서로 논의를 해보더니 한 마을당 은화 5백 개 씩을 바랬다. 피터는 그 자리에서 대표자들에게 은화를 지불한 후 거듭 병사들의 군기를 확실히 다잡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의 군대도 태반이 보병이었고 대규모 보급마차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보통 때보다 늦게 시작된 빗방울이 쏟아졌다.

이후 비가 계속해서 이어져 도널드의 대군은 무려 5일 동안 멈추지 않고 쏟아지는 폭우속에 놓여 있었다. 얼마나 비가 많이 내리는지 무릎까지 물이 차오르고 갑옷과 창, 무기, 식량 같은 것들이 젖어 썩어가기 시작했다.

비에 젖은 활줄이 풀어지고 폐사하는 말들이 늘어났다. 특히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빗물 섞이지 않은 깊은 우물에서 퍼올린 물을 마시거나 맥주를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이 섞인 물을 마셔 혈액에 독이 퍼져 열병에 걸리고 설사병이 번지게 된다.

사람들은 바닥에 제대로 눕지 못해 마차나 기둥을 세워 놓고 그 사이에 그물 침대 보통 해먹이라고 부르는 것을 설치해 잠을 잤다. 이것도 사정이 좀 좋은 사람들 이야기고 나머지는 그냥 물 위에 앉거나 교대로 잠을 청했다.

물속에서 오래 들어가 있으면 사람들은 마치 한 겨울에 발가벗고 눈위에 내던져진 것처럼 온몸이 하얗고 퍼렇게 질려 덜덜 떨다가 죽게 된다. 모닥불을 피워 몸을 말려야 하는데 태울 것이 모두 비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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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일이 많네요...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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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가람’님...에구...이제는 그럭저럭 좀 좋아졌습니다...^__^; 사무실에서 일 더하기 일은 더 많은 일이 계속해서 이어져서...아프기 좀 힘들기는 하죠...ㅇ.ㅇ;; 어쨌든 간에 열심히 일을 하면서 몸 아픈 것을 내던져야죠...;

오늘도 잠들기 전에 조금 많이 먹고 일찍 푹 자야겠습니다. 아직은 방심할 수 없으니 말이죠...편안한 일과 함께 하시는 밤되시구요. ^^

●‘아리원’님...에궁...; 그냥 푹 쉬고 싶기는 하지만...사무실에서 계속해서 일이 생겨서 어쩔 수 없네요...웅...; 자꾸 움직이고 그러니 약 먹고 일해야죠...웅...; 누가 저 작가넘 일을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죠.

오늘도 일찍 좀 자야겠습니다...기분 좋은 일과 함께 하는 것과 함께 하세요...

●‘뭐이또’님...암만 몸이 좋지 않아도 일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죠. 먹고 사는 문제가 그렇기는 하니 말이죠...;; 웅...어쨌든 간에 이리저리 일 때문에 왔다갔다가 하다보니...몸에 열나는 것도 잊게 되기는 하네요...

오늘도 일찍 잠을 자야겠습니다...ㅠ.ㅠ; 아직 조금 좋아졌다방심하면 안되니 말이죠...^^; 편안함이 깃드는 밤 되시구요. 화팅입니다...(부비적)(부비적)...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40075km]

빗물 마시면 병에 걸리나요? 공기가 오염된 요즘이라면 몰라도 저 시대에는 빗물이 가장 깨끗한 식수일텐데요

[kw****]

흠~~ 그러네요. 빗물을 그대로 받아서 마시면 제일 깨끗한 식수이기는 하네요.
그러나 작가님의 뜻은 빗물이 다른 것과 섞여서 오염되는 걸 말하시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