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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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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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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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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DUMMY

미국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을 때, 한국의 우주전쟁 리그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관객이 꽤 줄어있는 상태였다. 승아와 원재, 창환과 지성철, 이종현 등 대부분의 인기있는 선수들이 미국의 DSL에 나갔기에 리그의 인기 선수들이 빠진 리그는 팬들의 관심이 적었다. 그래서인지 방송을 보는 사람들도 줄어있었고, 현장 관객 또한 넘쳐서 복도에서까지 서서 보던 관객들이 넘쳐나던 예전과는 다르게 현장에 빈 좌석이 충분히 눈에 띌 정도로 자리가 비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미국에 간 선수들은 그 선수들만 보러 현장에 매번 오는 고정팬들이 있었다. 승아나 원재처럼 아예 팬클럽이 단체로 오는 사람들도 있어서 그들이 아예 오지도 않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거기에 더해서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 팬들도 우주전쟁의 팬이기는 한지라 처음에는 아쉬운대로 원래 응원하던 팀을 찾기도 했지만, 몇번 왔다가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관객이 줄게 되었다.


- 오늘 경기 진짜 개쓰레기다. 와.. 눈이 썩어.

- 와 .. 진짜. 어떻게 싸움을 제대로 못해? 누가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그냥 어쩌다보니 이겼다는 느낌이야. 이건 경기가 아냐. 내가 우주전쟁 넷에서 경기하는게 차라리 재밌겠다.

- 난 내일부터 안 올거야. 이런거 보러 내가 여기까지 와야겠어?

- 야, 그나마 우린 나은 경기 본거야. 지금 문자왔는데 2경기장에서 하는 경기는 가관이라더라.

- 2경기장? 누구지?

- 한국항공이랑 KPB 퓨쳐스야.

- 엥? 그럼 한국항공이 당연히 이기지 않나? 강팀인데.

- 그게...


***


2시간 전. 우주전쟁 제 2 경기장.


“안녕하십니까! 우주전쟁 팬 여러분!! 한국항공 점보스 대 KPB 퓨쳐스의 경기! 이제 곧 3세트 경기가 시작할 텐데요. 오늘 경기 양상이 평소와 사뭇 다르죠?”

“네. 강팀으로 리그의 상위권을 유지하던 한국항공의 주력 선수들이 어제부터 자리에 없거든요. 미국으로 더블스톰사의 대회에 간지 벌써 이틀째군요.”

“한국항공의 선수들 중 많은 수가 초대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항공이 강팀이라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 정호진 주장에 에이스인 히데요시 선수가 빠졌음에도 어제 이진성 선수와 김옥지 선수, 사종영 선수의 활약으로 아이템카이 제노스와 접전을 벌였거든요.”

“아이템카이 제노스는 초대받은 선수는 있었지만 팀과 협의가 되지 않아 가지못한 울분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정민, 김은호 선수의 활약으로 어제 승리를 거뒀죠.”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4:3이라는 스코어에서 보듯 쉬운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김옥지 선수가 김은호 선수를 잡아내기도 했었거든요. 에이스 결정전에서 김은호 선수가 다시 설욕하기는 했지만요. 그렇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항공이기에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했었는데 정작 오늘 스코어는 0:2!! 오늘의 한국항공은 무력합니다!”

“한국항공이 무력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KPB 퓨쳐스가 오늘 경기를 확실히 잘 준비해왔어요. 1세트에는 전진 참호러쉬로 사종영의 더블 사원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망했고, 2세트는 마승수 선수가 신인왕을 노리는 기세를 보여주듯 김옥지 선수를 완전히 압도했죠. 3세트에서만은 분위기를 바꿔야하는 한국항공 점보스입니다!”


해설진들이 이야기하듯 한국항공은 오늘 기세가 좋지 않았다. 1세트에 빌드가 갈려서 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호진이 없는 상황에서 팀의 중심이 되어줄 김옥지가 아무리 기세가 좋다고 해도 신인인 마승수에게 압도적인 운영능력 차이를 보여주면서 진 것은 뒤이은 경기의 팀원들에게 부담일 수 있었다. 호진과 같이 멘탈이 튼튼하거나, 히데요시처럼 원래부터 후반운영을 하는 멘탈이 있는 선수가 없는 한국항공은 그저그런 팀일 수밖에 없었다.


- 치잇.. 이렇게 기세에서 밀리면 안되는데..


호진이 미국에 간 사이 팀을 임시로 맡은 김옥지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게이머들 사이의 기세라는 것은 무서워서 이렇게 팀이 밀리는 상황에서는 같은 실력이라면 이기는 쪽에서 나온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에 더 그랬다.


- 다음 세트 우리 나갈 선수가...


김옥지는 다음에 자신의 팀에서 나갈 선수를 보고서는 말을 잃었다. 무대위에는 자신의 팀 옷을 입은 선수 하나가 장비를 세팅하다 말고 나와서 팬들 앞에서 손 키스를 날리고 있었다. 그 선수는 팀복이 다 같기는 했지만 하나가 달랐다. 하의가 짧았다.


“.........”


바지가 아니라 미니스커트 팀복을 입은 팀원은 바로 4차원 미녀 이은지였다. 이은지는 경기력이 최근 좋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경기력은 그대로였다. 항상 같은 전략. 그 죽일놈의 2관문 기계전사 푸쉬. 물론 조금 바뀔 때도 있었다. 2관문 아크 푸쉬나 기계전사 + 아크 푸쉬로. 그래봐야 그게 그거 아닌가? 김옥지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끼며 머리에 손을 짚었다.


“아니.. 3세트 이은지? 이거 뭐야? 은지 원래 오늘 목록에 있었어?”

“있었어요...”

“아니.. 내가 나올때 목록엔 없었는데?”

“그럴리가요. 원래 있었어요.”


김옥지는 몰랐지만 김옥지가 본 목록은 팀내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는 목록이라 누군가의 수정이 가능했다. 원래 이은지가 나오기로 했던 목록이 적혀있는 것을 팀의 막내인 사종영이 화이트보드 옆에 것을 지우다가 같이 지워진 것을 다시 써넣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의 이름을 잘못 써 넣었던 것을 김옥지가 봤던 것이었다. 원래부터 3세트의 출전 선수는 이은지. 김옥지는 감독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감독님! 은지 원래 나가기로 했었어요?”

“어.”

“감독님! 우리 지금 중요한 경기에요! 은지 자꾸 나가면 우리 힘들어져요! 호진형이나 히데요시 있었을 때는 모르지만 지금 은지 나가면...”

“.....내가 그걸 모르겠니..”

“그런데 왜....”


감독의 말대로라면 감독은 이은지가 실력이 늘지않고 같은 빌드만 쓰는데도 계속해서 명단에 넣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경기를 보러오는 관객들을 배려해 여성 선수를 기용한다? 이것도 말이 안됐다. 어차피 관객은 성 비율이 비슷하다. 아니, 어찌보면 여성 관객이 더 많을 때도 있었다. 잘생긴 우주전쟁 선수들은 여자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니까. 그런데 왜 굳이 이은지를? 경기력도 안되는데? 김옥지는 의문을 가졌다. 그때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의 표정은 고뇌에 찌든 직장인의 얼굴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그리고는 폐부의 한을 내뱉듯이 느릿하게 말했다.


“......궁금하냐?”

“네.”

“............이 이사님.”

“..........”

“..............”

“..................”

“..........감독님..”


한국항공의 이 이사의 라인을 타고 있는 감독은 이 이사의 딸인 이은지를 경기에 안 내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내보내는 것이었다. 감독의 느린 말투에 직장인의 애환을 잠시 느낀 김옥지였다.


3세트 경기는 잉카제국. 그리고 상대의 선수는 김근우. 김근우는 승아를 이겼던 적도 있는 선수였다. 물론 승아가 몸이 안좋을 때 이긴 것이기에 김근우가 잘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물량이 조금만 많아지면 자신의 유닛이 어디갔는지도 모르는 단점이 있었다. 다수 컨트롤이 안된다는 이야기였다. 김근우는 생산은 잘하지만 자신의 유닛을 놓치는 일이 많아서 가시괴물을 기껏 좋은 타이밍에 생산하고도 땅에 잠복하지 않아 무용지물로 만들어 헌납한다던가 하는 일이 많은 헛점이 있는 선수였다. 게다가 잉카제국은 다행히 기계종족에게 유리한 전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옥지는 이은지가 이길 것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그정도로 이은지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김옥지에게는 없었다.


- 아니, 무슨 장비 세팅 시간보다 인사하고 앞에 나와서 팬들이랑 손잡는 시간이 더 길어? 그리고 저 쥐잡아먹은 듯한 화장은 뭔데? 여기가 무슨 모델 사진 찍는덴줄 알어? 그럴바에 아예 자동차 전시회 모델로 나가지? 아주?


김옥지는 2패를 하고 있는데 저런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는 이은지가 못마땅했다. 하지만 이은지가 저런 성격이기에 장점도 있다는 것을 김옥지는 알지 못했다. 이은지는 팀이 0:2로 몰리건 말건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이 주목받는 것이 더 중요했다. 멘탈이 강해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은지라고 연습을 안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빌드를 쓰면 거의 거지같은 실력이 되어서 그렇지, 기존의 2관문 빌드에 대해서만은 호진에게 특훈을 받은만큼 완벽한 자원 회전력을 자랑했다. 게다가 컨트롤은 안되어도 어택땅 타이밍만은 예술이었다. 상대가 고수라면 모르지만 그래도 일부 전략에 있어서만은 프로는 프로라는 이야기였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3인용 맵인 잉카제국에서는 상대의 시작지점을 아는 것이 중요했다. 이은지는 12시, 김근우는 8시가 시작지점이었다. 김근우는 비올란테를 처음 5시쪽 시작지점으로 보냈다. 이은지에게 웃어주는 김근우의 첫 정찰이었다. 첫 비올란테 정찰 방향은 운이라 이건 김근우에게는 어쩔수가 없었다. 어차피 방향을 모른다고 경기를 지는 것은 아니었다. 김근우는 비올란테는 그냥 보내놓고 이은지를 상대로 정해놓은 빌드를 타기 시작했다.


김근우는 이은지의 성향을 알기에 괴물종족임에도 불구하고 앞마당을 먼저 가져가지 않고 연못을 가져갔다. 그리고서 앞마당을 가져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순서만 바뀌었을 뿐 앞마당도 가져갔다. 괴물종족이니까. 단지 일꾼보다는 사냥개를 조금 더 빨리 뽑아서 수비하거나 촉수건물로 수비하기 위한 선 연못 빌드였다. 이은지는 분명 또 2관문을 가져가서 기계전사 푸쉬를 올 것이 뻔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은지의 빌드는 평소와 달랐다.


작가의말

94회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하피 관련 데미지 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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