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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바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17.08.03 05:04
최근연재일 :
2021.02.13 21:2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938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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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5,944

작성
17.08.0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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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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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9쪽

19.∥막간 1장∥

DUMMY

19.∥막간∥


마법사를 상대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과학이 발전한 현대에 이르러서도 때때로 자신들의 연구에 지나치게 심취한 나머지 미쳐버린 마법사들이 나타나곤 했고 이런 자들은 주위의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마법학회에선 이런 미쳐버린 마법사들을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자들이 있다. 하지만 워낙 개인주의적인 마법사들의 행태와 여러 파벌로 나뉘어져 암투를 벌이는 학회의 특성이 겹쳐 모든 일들이 마법사들의 힘 만으론 감당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마법사들이 더 이상 자신들의 능력으로 사태를 진정시킬 수 없을 때.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의회에서 마법에 의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감시집행위원회가 소집되고 이들의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최후의 순간에 감시기관이 움직인다.

마법사들조차도 이들과 실제로 접해본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왜냐하면 대부분 최악의 상황에서 마주치게 되니 그들과 마주하고도 살아남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마법사들에게 감시기관의 요원들은 소문으로만 접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존재이면서 자신들을 감시한다는 입장에선 참으로 가증스러운 존재였고 한편으론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두려운 자들이었다.

비록 지난 며칠간 일어난 일들이 워낙 이레귤러한 사태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볼품없는 꼴을 보였지만 이제는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상대가 마법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말의 주저함이 없진 않지만 감시기관의 의지에 거역하는 자는 누구라도 이들의 집행에서 예외일 순 없었다.

보웰과 후배 요원이 차량의 뒤편에 실려있던 가로 820mm 세로 320mm 의 금속케이스들에 손을 뻗었다.

무척이나 투박한 디자인 탓에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쇳덩어리처럼 보이는 이 가방은 ‘빈서판Blankslate’ 이라는 꽤나 현학적인 코드네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것을 사용하는 감시기관의 요원들 사이에선 기본장비Basic-equipment 라는 무미건조한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리워졌다.

단순한 호칭이지만 요원들은 기본이라는 단어가 가진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듯 이 빈서판은 그 자체로 이미 감시기관이 지닌 모든 무장의 시작과 끝이나 다름없었다.

즉 요원들의 장비는 특별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곤 이 직사각형의 육면체 쇳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 가방 하나가 개인 무장의 전부라는 이야기였다.

운전석에서 중간 좌석으로 자리를 옮긴 아르망디가 그 케이스 중 하나를 건네받았다. 그리고 조금 전 마스터 안드레이가 그랬던 것처럼 차량의 썬루프를 통해 상체를 밖으로 빼서 그 자리에 걸터앉는다.

강한 바람에 눈을 뜨기가 힘들고 숨을 참아야할 테지만 아르망디 요원은 다른 플로지아들, 즉 평범한 화化인종 과는 다른 매우 독특한 능력을 연마하고 훈련해왔다.

그의 눈의 각막이 순간 두꺼워지고 눈썹이 길어지며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시키려는 듯 좌우로 몇 미리 정도 각도가 틀어졌다.

정면에서 불던 바람은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시야에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았고 그의 콧구멍 또한 구멍이 좁아지고 연골이 휘어지며 마치 하늘을 고속으로 비행하는 새들의 신체기관을 흉내낸 것처럼 형태가 변해버렸다.

변한 것은 겉모습 만이 아니었다. 호흡을 조절하고 압력을 견디기 위해 그의 폐 속 폐포들 또한 세포벽이 두꺼워졌고 횡경막의 근육 역시 느리고 완만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무릎에 가방을 올려놓고 손바닥을 가져다 대었다.


「요청. 폰트랩&아우펠룽 2번 대물저격총. 17mm 대구경 철갑탄 다섯 발. 탄자무게 증가, 탄속 강화장치, 대공기저항 및 자기역장 코팅.」


반갑습니다 아르망디 요원. 요청을 승낙합니다.


오직 케이스 위에 손을 올린 그의 눈에만 보이는 홀로그램 이미지들이 눈 앞에서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리곤 정육면체 쇳덩이로 밖에 보이지 않던 강철 케이스가 그 즉시 수십 수백 개의 복셀들로 쪼개지기 시작했다.


촤르르르르륵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형태를 바꿔나가던 장비는 끓어오르는 용광로에서 꺼낸 듯 신비로운을 빛을 내며 달궈지더니 다음 순간 투박한 쇳덩어리에서 거대한 크기의 저격 라이플로 변해있었다.

깎거나 모양을 다듬거나 조립한 이음새가 전혀 없는 모습으로, 마치 처음부터 그 모양 그대로 분자구조가 형성되어 만들어진 무기처럼 보였다.

가방의 형태일 때 보다 훨씬 더 길어진 그 저격총을 원래의 가방과 똑같은 무게처럼 한손으로 가볍게 들어올린 요원은 차량의 앞쪽에 총을 거치시키고 그대로 견착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기계와 같은 손놀림으로 노리쇠를 밀어넣으며 탄약 한 발을 장전한다.


철컥.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사람 손가락보다 두꺼워보이는 탄약이 부드럽게 약실로 미끌어졌다. 그가 자세를 잡고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대자 총열에 요철처럼 돌출되어있던 가속장치들이 푸르른 빛깔을 머금으며 서서히 총열 둘레를 회전하기 시작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후방의 다섯 대 모두에 리을 군은 없습니다.」


「알았어. 맡기지.」


포룸 요원의 허가가 떨어지자 아르망디가 고개를 끄덕인다.


「초탄, 발사합니다.」


그가 아무런 심호흡이나 준비과정이 필요 없다는 듯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운전대를 잡고있던 본 교수로서는 그리고 다음 순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쾅!


하는 총기의 발사음과 거의 동시에 자신들의 수 백여 미터 앞에서 달려가던 차량들 중 오른쪽 후미의 검은색 세단이 펑 하고 왼쪽으로 날아올랐다.

날아오른 차량은 마치 빙판 위에서 고난도의 기술을 펼치는 스케이팅 선수처럼 우아하게 회전하며 이들의 SUV 차량 위를 지나쳤고 다리의 반대쪽 차선으로 굉음을 내며 튕겨나갔다.


콰릉! 콰직! 콰지지직.


머리 위로 차량의 그림자가 부웅 하고 통과하는 순간에도 본 교수와 후배 요원을 제외한 다른 세 요원들은 믿기지 않는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그 물체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철컥.

팅!


노리쇠를 잡아당기자 노리쇠뭉치에 물려나온 탄피가 약실 밖으로 튀어나갔고 SUV 차량의 표면에 닿은 탄피는 다음 순간 여러 개의 복셀들로 쪼개지며 그대로 공중으로 튕겨올라 사라져버렸다.

장전은 순식간에 끝이났고 아르망디 요원이 또 다시 짤막하게 호흡을 뱉는다.


「이탄, 발사합니다.」


이제야 눈앞에서 도망가던 적들도 SUV 에 탑승한 자신들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한 것 같았다.

뒤늦게 차량의 무리들이 회피기동을 해 보지만 그들을 노리는 아르망디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듯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쾅!


이번에 떠오른 차량은 마치 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할 때처럼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공중에 솟아올랐다. 그리고는 SUV 차량이 지나가자마자 다시 한 번 직하로 내리꽂힌다.


콰직!


차량들의 무리를 쫓는 포룸 요원들 입장에선 만약 적들의 차량이 저격에 휘말려 앞을 가로막거나 도로를 덮칠 경우 자신들 역시 위험에 처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르망디는 그 모든 것을 염두해둔 듯, 말도 안되는 솜씨로 차량들을 자신들의 진로 밖으로 하나씩 하나씩 걷어내고 있었다. 차량의 어느 부위를 어떻게 쏘면 그 차가 어느 방향으로 튕겨나갈지 까지 전부 계산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남아있는 적들의 차량은 이제 다섯 대.

이번에도 역시 짧게 호흡을 가다듬고 조준경에 눈을 가져간 요원이 무언가의 변화를 눈치챈 듯 견착을 살짝 풀고 육안으로 앞 쪽을 바라보았다.

적들도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판단한 것일까.

마찬가지로 감시기관의 요원으로 보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체구의 셀라 한 명이 그들이 몰던 픽업트럭의 적재함 위로 몸을 내밀고 올라섰다.

그 갑작스런 등장인물의 존재가 뭔가 눈에 익은 듯, 포룸 요원이 입을 열었다.


「어? 저... 쟤가 누구였더라....」


이마를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지만 곧 그걸 떠올리는 행위 자체가 번거롭다는 듯 머릿속에서 치워버렸다.


「뭐, 알게뭐야. 쏴버려 아르망디.」


아르망디가 이번에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이번엔 전혀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저 멀리 검은색 픽업트럭의 후방에 자리잡은 셀라가 감시기관의 강철케이스에 손을 대더니 순식간에 160cm 길이의 검날을 가진 클레이모어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번개처럼 칼을 휘둘러 차량을 향해 날아오는 저격총의 탄환을 바깥으로 튕겨내 버린다.

번쩍 하는 스파크와 함께 달리는 차량의 오른쪽 현수교 기둥에 사람 손바닥만한 크기의 구멍이 텅 하고 뚫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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